[eBook] 사소한 정의 라드츠 제국 시리즈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16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인공지능 로봇이 주연이나 조연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많지만, 우주전함이나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인공지능이 주인공인 작품은 드문 것 같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HAL9000 정도?  인공지능이 온전한 인격체로 등장하는 경우는 대체로 결말이 재앙적이다.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대표적. 물론 인간의 충직한(?) 우군일 경우도 있다. (<<아이언맨>>의 자비스)

인공지능이 인간형 외형으로 등장할 경우, 대체적으로 인격체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다루는 반면, 비인간형으로 그려질 경우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받고 도태될 수 있는 위험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진화론에 익숙한 현대인으로서는 현 인류보다 월등히 뛰어난 지성체의 탄생은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밀려나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작가 앤 레키는 영리하게도 인공지능 함선과 함선의 보조체라는 장치를 통해 인간답고 더 뛰어나면서 인간의 완벽한 보호자가 되어주는 인공지능을 그려내고 있다. 오히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라드츠 제국의 군주인 아난더 미아나이가 최종적으로는 더 위험한 독재자였음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함선에 근무하는 선원들에게 애착을 느끼도록 설계된 인공지능 함선은 자신이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었던 대위를 아난더 군주가 스스로의 모순을 덮기위해 내린 명령으로 살해하게 된다. 그로인해 아난더 군주에게 반기를 들게 되고 결국 군주에 의해 함선은 파괴되고 함선의 파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일개 보조체만이 살아남아 자신이 사랑했던 대위의 복수를 이행하는 모습은 주군의 원수를 갚는 '47인의 낭인'의 주제와 다르지 않다.

또다른 함선의 유일한 인간 생존자인 '세이바든'을 우연히 만나 돌봐주면서 인간 '세이바든'에 의해 인간으로 오해받는데, 별다른 연민없이 제공하는 그녀의 보호가 오히려 '세이바든'에게는 어느누구보다 헌신적이고 고결한 인간의 모습으로 비쳐지게 된다.

'사소한 정의'라는 제목은 주인공인 '저스티스급' 전함의 한 파편인 보조체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고 미약한 존재인 그녀에 의해 완성되는 '정의'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라드츠 제국은 또한 성의 불평등이라는 개념자체가 없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제국의 모든 구성원은 '그녀'로 여성형이다. 작품 속에는 분명 남성도 등장하지만 함선의 장교와 사병들은 분명 여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페미니즘적 느낌은 전혀 없이 단순히 성별에 대한 구분이 없을 정도로 성평등이 일반화된 사회일 뿐이라는 설정이다.

앤 레키의 소설을 이처럼 자못 심각할 수 있는 주제를 대놓고 드러내지만 결코 매몰되는 일없이 낙관적인 스토리를 재미있게 엮어간다. 데뷰작으로 라드츠 제국이라는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야기를 뽑아내는 작가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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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소한 정의 라드츠 제국 시리즈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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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게 보이는 인공지능의 한 분체가 지켜낸 결코 사소하지만은 않은 정의! ‘47인의 낭인‘의 AI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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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들의 세계사 보르헤스 전집 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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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처음 읽는 보르헤르의 단편들. 단편영화들을 보는듯 단순명료한 텍스트들이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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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조 퀴넌 지음, 이세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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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분명하다. 당신 덕분에 별점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덜 받게 되었다는 것. 저자는 자신의 책을 내가 eBook으로 대여해서 읽은 것을 안다면 뭐라고 할까?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건의 경야'만큼은 예의상 꼭 읽어볼게요. 조 퀴넌씨. 하지만 당신의 넉두리는 끝까지 읽기 정말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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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숫타니파타 ; 최초의 불교 경전(해석본) - 불교경전해설본 13 ▶ 부록 첨부 - 불교경전약식설명
미상 / 법정(역자) / 논객넷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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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소설의 제목으로 인용된 ‘무소의 뿔‘이라는 유명한 구절이 담긴 불교 경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가 올라와서 충동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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