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을 읽는 것만으로도 대망을 꿈꾼다.

대망 1 (반양장) ㅣ 대망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박재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5년 4월

저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 버려라 (노부나가) 

저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 하라 (히데요시) 

저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려라 (이에야스) 

양대 세력 속에서 무기력함을 실감하면서 자신의 가문과 가신들을 지켜내기위해 전전긍긍하는 심약한 아버지와 그에 비해 운명의 파도 속에서도 현실주의적이면서 강한 생명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에야스. 대망은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기도 하며 길러지는 것이라는 걸 한 껏 드러내는 소설이라는 느낌이다. 

이에야스가 노부나가와 대면하여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장면은 이에야스의 천성적인 영웅의 모습을 엿보게 하며, 이에야스의 가신과 할머니, 어머니의 뒷바라지와 셋사이 선사와의 만남은 이에야스라는 인물이 성장하면서 어떤 인물들의 영향을 받게 되는지를 알게 해주고 있다. 

이로써 시대를 이끄는 인물은 그 인물의 됨됨이 뿐만아니라 그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과 환경에 의해 단련되고 연단되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은 듯 하다. 

노부나가와 이에야스의 출현, 아직은 노부나가에 비해 극히 작은 존재감으로 희미한 빛을 내기 시작하려는 이에야스이지만 시련을 통해서도 자신의 색깔을 바래지 않는 모습은 앞으로의 대망을 기대하게 한다. 또한 사람의 의표를 찔러 공포감과 경외감으로 주위 사람을 굴복시키고야마는 노부가나 역시 기대와 흥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12권의 대장정 중 1권을 끝낸 소감은 역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이미 주문한 2권이 벌써 기다려진다.

[100자평] 대망 1

대망 1 (반양장) ㅣ 대망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박재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5년 4월

노부나가와 이에야스의 출생- 재미와 흥미는 다시한번 읽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00자평] 살인자들의 섬

살인자들의 섬 ㅣ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마지막 반전을 통해 바라본 주인공은 너무도 불쌍하고 가여웠다

[100자평]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이렇게 맛깔나게 써내도 되나? 벌써 이 작가의 다른 책을 클릭댄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났다. 그 남자는 그 여자가 운명적 만남이라고 생각했고 그 여자와 운명적 사랑을 했다. 그런데 그 여자가 그 남자의 친구와 눈이 맞았고 둘은 헤어지게 됐다. 그 남자는 헤어짐의 고통을 자살로 마감하려 했으나 미수로 그치고 또 다시 다른 '운명'적인 여자를 만나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이렇게 진부하고 뻔한 얘기가 있을까? 더우기 이 책의 원제는 이러한 진부함을 천연덕스레 밝힌다. 'Essays in Love', 'On love'라니. 이 책의 전 번역서의 제목은 '로맨스'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내 얘기인냥 공감의 미소와 안쓰러움과 대견함을 느끼며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매력은 무엇일까?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현실적이며 세련되고 솔직하게 써내려가는 작가. 알랭 드 보통. 

가장 신기한 건 이 소설을 써내려간 때의 나이가 20대 중반이란 점이다. 부록의 나이에나 가능한 관조를 지금 부록의 나이인 작가가 20대에 써내려갔다는 사실이 왠지 아이러니같다고 느끼게 된다. 인터넷에서 작가의 서재 사진을 보았다. 소설가다운 책상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에 벌써 마우스를 클릭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