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기회 한 번 잡지 못하고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병두. 병든 어머니와 동생들, 그리고 자신을 믿고 따르는 동생들까지 감당하기엔 그의 삶이 너무 고단하다. 이런 그에게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병두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회를 잡기 위해 뛰어들게 되고,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는 일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 병두. 그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외모만 봐서는 조폭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배우 조인성. 그간 스크린의 부진을 깔끔하게 씻어내고 배우로 제대로 거듭나는 느낌이었다. 그간 얼굴 반반하고 순정만화같은 모습만을 봐서인지 거친 병두의 모습이 익숙치않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병두의 모습을 한 조인성에 점점 빠져들 수 있었다. 조인성이 이제야 기존의 이미지를 깨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 배우들의 연기도 꽤 볼만했던 것 같고. (병두의 오른팔인 종수 역도 꽤 마음에 들었다)





  조폭 영화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조폭을 코믹 소재로 다룬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속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삶을 바라보는 거울을 마련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하고, 배신하는 모습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야 각기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지나친 폭력때문에 다소 부담스럽긴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병두의 상황이 더 인상적으로 남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유하 감독의 전작인 <말죽거리 잔혹사>와 크게 다른 점이 없는 것 같아 그 점은 좀 아쉬웠다. 식상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조인성 덕분에 그나마 즐길 수 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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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10-0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류의 영화들이 지나치게 폭력적인 것이 꺼림칙하긴 합니다.
단순 폭력이라면 봐줄만 한데 지나치게 잔인한 것이 문제에염. ^*^

이매지 2008-10-07 21:31   좋아요 0 | URL
전 왜 이렇게 폭력적인 영화가 난무하는지 모르겠어요.
뚜껑을 열고보면 그게 그 영화인 것 같은데 말이죠.
 


 인종의 도가니, 혹은 인종의 샐러드 볼로 지칭되는 미국. 애초에 이민으로 시작된 나라이니만큼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미국'이라는 우산을 함께 쓰고 있지만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배척적인 모습을 보이며 인종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 속에는 백인, 흑인, 히스패닉, 한국인, 페르시아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고 저마다 다른 인종과 갈등을 일으키며 살아가고 있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영화는 자칫 산만할 수 있는 구성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 LA 교외에서 발견된 한 구의 젊은이의 시체. 그리고 영화는 36시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 그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보이는 15명(8커플)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흑인여성은 백인경찰로부터 성적인 수모를 당하기도 하고, 자물쇠를 수리하기 위해 온 멕시코인을 보고 백인여성은 그를 못믿겠다며 다음날 다시 자물쇠를 교체하자고 남편에게 이야기한다. 또, 백인여성은 길 가다가 맞은 편에서 오는 흑인 남성들을 보고 그들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겁을 먹고는 그들을 피하기도 한다. 또 백인지방검사는 사실 타인종에게 별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표를 위해서 그들을 위하는 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인종차별적, 민족차별적인 내용들은 이 영화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영화는 약 2시간동안 인종차별적인 이야기를 다소 차분한 시선으로 그리고 한걸음 물러선 시각에서 그려낸다. 하지만 그렇게 잘 이끌어온 내용을 마지막에 인종 차별적 발언을 서슴치 않았던 여성이 유색인종의 가정부를 끌어안으며 "당신이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예요"따위의 말을 하는 것으로 해소시키는 것은 다소 작위적이고 개연성이 없어보였다. 인종문제는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도 아니거니와 그 갈등의 골은 이 영화 속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깊을지도 모른다. 작위적으로 그런 갈등을 해소하려는 모습은 가식적이고 우습게 보였지만 그런 화해의 모습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미국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할나위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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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흥행에 성공한 편은 아니지만 은근한 입소문이 자자했던 영화. 5년 전의 영화이지만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두나의 풋풋했던 모습도 볼 수 있고, 영화보다는 TV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요원과 옥지영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는 점 외에 세 배우 모두 처음에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여튼, 이렇듯 나름대로 개성있는 배우들이 모여서 그럴싸한 영화가 나온게 바로 이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이다.





  상고를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된 5명의 친구들. 졸업 후 1년 동안 아무일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있는 태희, 텍스타일을 공부하고 있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않는 지영, 증권회사에 취직해서 성공의 야심을 품고 있는 혜주, 자신들이 만든 악세사리를 팔면서 지내는 비류와 온조. 이들은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기에 학교다닐 때보다는 멀어지게 되지만 어떻게든 그 우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의 우정도, 그들의 인생도 삐걱삐걱 위태롭기만 하다.



  단순하게 다섯 친구들의 우정과 삶에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감독은 인천과 서울이라는 극단적인 대비물을 통해 쓸쓸함이나 외로움을 보여줬던 것 같다. 인천은 바람이 많이 불고, 휑한 모습이라면 서울은 화려하고 사람이 북적거리는 모습. 이런 극단적인 대비물을 통해 인천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좀 더 사실감있게 드러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다소 지루해보일 수도 있는 영화이지만 비현실이 아닌 현실의 우리의 삶을 다루고 있다는 면에서 오히려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나 20대 초반의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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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미 책을 읽으면서 나름의 감상은 있었지만 영화로까지 볼 필요는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던지라 안 보려고 했는데 그 놈의 강동원때문에 보게 된 영화. 제작 초기에 '강동원 사투리 연기 도전'라는 기사를 보고 피식 웃었던 기억을 새삼 생각하면서 보게 된 영화.(원래 그쪽에서 자랐는데 '연기 도전'이 아니잖냐!)





  이야기는 책과 크게 다른 것없이 흘러간다. 다만, 제한된 시간 내에 이야기를 풀어내야했기때문에 윤수와 유정에게 초점이 맞춰져서 영화는 진행된다. 사실 사형수와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점보다는 자신의 딸을 죽인 윤수를 용서하기 위해 노력하는 할머니가 내 마음을 더 움직였기에 할머니의 부분도 많았으면하는 생각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 부분은 잠깐 등장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딱 필요할 정도로만 넣었더라)





  사실 용서와 사랑이라는 주제는 다소 빤한 느낌도 든다. 사실 그만큼 대중에게 먹히는 주제도 없는 것 같고. (그걸 실천으로 옮기는 것과는 별개로) 상투적인 소재에 기대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영화.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고 하지만 그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영상때문인지, 마음이 움직인 것인지는 생각해봐야할 듯. 개인적으로는 역시 할머니가 등장했을 때 눈물이 찔끔했더랬다. 윤수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는 그저 '죽는구나'라고 담담하게 생각했던. 





  차라리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그들의 사랑을 곱씹어보는 게 좋을 듯. 너무 짧은 시간에 내용을 쑤셔넣어서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영화. 물론, 이것저것 흥행요소는 많이 가진 영화였지만 개인적으로는 5점 이상 주기는 힘들 듯. 그냥그냥 멜로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괜찮게 보지 않을까 싶었다. 

 
 덧) 강동원이나 이나영의 연기보다는 조연으로 등장한 강신일이나 오광록의 연기가 더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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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06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나는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봤어요.
딸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는 할머니~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펑펑 울었어요. 제일 감동 먹은 부분~ 용서, 그거 자기가 죽을만큼 고통당한 후에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니까요.

이매지 2008-10-06 23:51   좋아요 0 | URL
영화나 책이나 먼저 보는 쪽이 더 인상이 강하게 남는 것 같아요.
이 영화는 보기 전에
강동원의 '사투리 연기 도전'라는 기사를 보고 피식했던 기억만 나요 ㅎ
 
















을유세계문학전집과 펭귄 클래식이 거의 한달에 몇 권씩 꾸준히 출간되고 있어서 읽어야 할 고전들이 쌓이고 있는듯. <어둠의 심연>은 예전에 민음사에서 <암흑의 핵심>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을 때 사두고 아직도 못 읽고 있다. <도화선>은 아마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책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내 취향의 책은 아닐 것 같지만 관심은 간다. <오페라의 유령>은 워낙 많이 번역되기도 해서 낯설지 않고. 진 리스의 <한밤이여, 안녕>은 BBC에서 극화된 바 있다고 하는데, 먼저 소개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도 아직 안 읽어봐서 이 또한 언제 읽을지 기약이 없구나;;




열린책들의 Mr.Know 세계문학은 꽤 오랜만에 출간된듯. (얼추 반년정도?)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영화프로그램에서 허구언날 머리 감겨주는 장면만 봐서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는데 원작 소설이 있었구나. 영화도 보려고 했는데 의외로 러닝타임이 길어서 미루고 있는 중. 원작부터 읽고 나중에 봐야지.











예전에 <장국영이 죽었다고?>를 나름 재미있게 읽었는데, 김경욱의 또 다른 소설집이 출간됐다. 표제작인 위험한 독서를 비롯해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지 궁금하다. 그나저나 <위험한 독서>에서 대체 독서치료사인 주인공은 어떤 책들을 권해주는 걸까. 괜히 읽었다가 리스트만 늘어나는 거 아닐까 걱정도 조금.











한동안 홍수처럼 쏟아지던 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열풍(?)은 조금은 잠잠해진듯. 아무래도 비슷비슷한 분위기에 독자들도 질려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은 요런 말랑말랑한 책이 땡길 때가 있는듯. 392 페이지라는 분량에서 9명의 주인공의 이야기가 등장해서 자칫 혼란스럽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나름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9명의 여자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건 휴식으로는 안성맞춤일듯.







매번 산문집을 읽으며 언제쯤 소설집은 나오나 오매불망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출간! 성석제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오늘 등록되서 그런건지 다른 인터넷 서점을 뒤져봐도 구체적인 서지정보가 없다 -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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