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달리고 있는 두 사내들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빠르게 달려간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마크 렌턴과 그의 친구들은 마약쟁이들이다. 친구들의 성격을 자세히 살펴보면 벡비는 난폭하긴 하지만 마약엔 손을 안대는 스타일, 스퍼드는 나사가 하나쯤빠져보이지만 착한 성격, 식보이는 숀코넬리에 푹 빠져있고, 토미는 마약에는 손을 대지 않지만 이기팝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들과 관계하고 있는 주인공 랜턴은 마약을 끊겠다고 벌써 여러번 결심했지만 얼마 지나고 나면 다시 또 마약에 손을 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는 우연히 클럽에서 다이앤을 만나게되고 그녀와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는 의지를 갖게 되지만 친구들을 그를 놓아주지 않는데... 과연 우리의 랜턴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영화는 꽤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처음 장면이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되어서인지 왠지 계속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고, 배경으로 깔린 음악들도 영화에 어떤 속도감을 붙여주고 있었다. 자신들의 삶을 쓰레기처럼 생각하는 영국의 젊은이들. 그들은 사회로부터 낙오된 자들이고 그런 현실을 잊기 위해 마약을 하고, 마약을 하면서 점점 더 사회로부터 낙오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마약을 하며 쾌감을 느끼는 모습, 마약을 끊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바닥까지 떨어진 인간의 삶의 피폐한 모습, 모든 사람들은 "인생을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하고, 가족을 선택하고, 대형 TV도 선택하고, 세탁기, 차도 선택하고 CD 플레이어와 자동 병따개도, 건강도 선택한다. 콜레스테롤수치도 낮추고 치아보험도 들고 고정된 수입원도 선택하며 새집을, 친구를, 운동복과 경기도구를, 좋은 옷암으로 만든 비싼 옷도 선택한다. DIY 용품도 선택하고 일요일 아침엔 자성의 시간도 가진다. 쇼파에 앉아서 쓰잘데없는 TV쇼도 보면서 인스턴트식품을 먹다가 결국엔 늙고 병들 것을 선택한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이기적이고 재수없는 놈들에게 조소를 퍼부우며 초라한 집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미래를 선택하고 인생을 선택"한다. 하지만 랜턴과 그의 친구들에게 그런 선택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그저 지금 당장의 쾌락만이 존재할 뿐.
랜턴과 그의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저 그들의 모습을 방관자적인 자세로 바라볼 수도 있을 듯. 그 어느 쪽이라고 해도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며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것들은 변해가지만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변하지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