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 읽기 정신분석과 미학총서 2
숀 호머 지음, 김서영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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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론 수업을 들으며 라캉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그 전부터 이름은 들어봤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수업만으로는 이해가 어려워 도서관에서 라캉에 관한 다른 책들도 뒤져본 끝에 이 책이 가장 입문서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라캉의 주요 이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라캉의 이론 자체가 난해한 탓인지 아니면 내가 학문적으로 많이 부족해서 그런지 얇은 책인데도 끙끙거리며 읽어갔다.

  '왜 라캉인가?'으로 시작된 글은 뒤이어 '라캉의 중심 개념들'이라는 제목 하에 상상계, 상징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팔루스의 의미, 무의식의 주체, 실재계, 성차 등에 대해 보여주는데 이 때 , 각 챕터가 끝날 때 그 내용에 대한 요약사항을 제시해줘서 다시금 내용을 정리하며 읽어갈 수 있었다. 중심 개념에 이어서 라캉 이후에서는 라캉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연구들(사회 이론, 페미니즘, 문학 및 영화학 등)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고, 더 읽을 거리에서는 라캉과 관련된 책들을 소개하며 독자 스스로 좀 더 라캉에 대해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각각의 내용들이 짤막하게 소개되고 있지만 중요 개념에 대해서는 모두 짚어주고 가기 때문에 라캉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입문서로는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좀 더 깊은 영역까지 파고 들고 싶다는 학문적 욕구(?)도 슬그머니 생겼고.  

  라캉의 사상은 문학, 영화학, 여성학 그리고 사회이론에 관계된 학문분야들에 보급되었고 교육학, 법률학 그리고 국제관계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라캉은 한 번쯤은 거쳐야할 관문인 것이다. 뭐 요새는 대학에서 전공을 한다고 해도 깊이있는 공부는 하지 않아 접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부끄럽지만 4학년이나 되서야 라캉을 접한 나같은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이라도 라캉에 대해, 그리고 깊이 있는 학문의 입구에라도 온 것을 다행으로 여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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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5-2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캉의 이론들에 대해 간략히 리뷰에 덧붙이려고 했는데 벌써 퍼가셨군요^^;

이매지 2007-05-29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반납일이 오늘까지라 반납했어요. ㅠ_ㅠ
다음에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정리할래요 ^^;;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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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갓 심리학 이론들을 접하는 입장이라 사실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과 상식선의 이론 정도만 알 뿐 자세히 알지 못한다. 프로이트, 융, 라캉 등 유명한 사람들의 이론을 접하려하지만 아직까지 기본적인 토대가 없기때문인지 영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융의 책들을 뒤적이다가 가볍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융의 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자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제법 얇은 책이고 내용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어갈 수 있었다. 이 책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그림자란 우리 자신의 일부분이지만 우리가 보려 하지 않거나 이해하는 데 실패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그림자는 육체적 균형처럼 심리적 균형을 위해서는 꼭 인식해야하는 부분이다. 빛과 어두움이 균형을 이루고 공존할 수 있듯이 심리적으로 그림자와 페르소나(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모습인 동시에 우리가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하는 모습)은 공존한다. 평소에 그림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극단적으로 감정이 치닫게 되면 그림자가 겉으로 드러난다. 이에 평소의 그 사람답지 않은 행동이나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퍼지면 전쟁이나 유대인 학살과 같은 것으로 드러난다) 저자는 이 그림자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어야 정신적인 균형을 이루고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끔 별다른 이유없이 화를 냈던 것이 그림자와 관련이 있었구나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림자를 통합하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잔혹한 소설을 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지만(어차피 내면이 그런 상태니 굳이 꾸며내지 않아도 된다고) 좀 더 다양한 해소법에 대해 알고 싶었다. 총 3장으로 되어 있는 부분에서 1,2장에서는 주로 그림자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었지만 3장에서는 만돌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부분의 내용이 굳이 있어야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 융의 심리학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었지만, 역시 이 책만으로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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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신기루 2007-05-17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어~ 페르소나..!!(전 '페르조나'라고 배웠습니다만 외국어니까)
라틴어로 '가면'이라는 뜻이지요..ㅎㅎ (라틴어 맞나..??)
성격심리학 때 배웠다가 참 마음에 든 말이라서 기억 속에 늘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매지 2007-05-1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책도 좀 들여다보니까 이것도 만만치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새는 라캉때문에 머리가 깨질 지경이예요. 흑흑.
 
왜 다시 품사론인가
남기심 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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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의 품사를 둘러싸고 많은 학자들의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 책은 국어 문법에서 품사 체계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거시적 관점이 아닌 기존의 품사 체계를 어느 정도 인정한 채 각 품사에 대한 미시적이고 세밀한 논의를 하고 있는 책이다. 다시 말해, 품사 체계 전체에 대한 원론적인 논쟁으로 돌아가기보다 그동안 논의들에서 축적된 품사 하나하나에 대한 연구 결과와 최근 말뭉치 분석을 통해 드러난 여러 사실들을 종합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다.

  품사와 관련한 레포트를 쓰다가 레포트 끝물에 만나게 된 책이라 이미 기존의 이론을 한 번씩 다 살펴본 뒤라 다시 정리하는 마음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학교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9품사를 하나의 챕터로 잡고, 각각의 학자들이 그동안 학자들의 이론을 비교하고, 그 품사의 범주적 특성을 간략히 살피고 있다. 예시가 많이 실려있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말뭉치에 대해서는 아직 배우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떤 개념인지, 말뭉치에 근거하여 개별 어휘의 특성을 기술하는 방법론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서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두께는 제법 되지만 개별적 품사를 다룬 부분은 내용은 그리 두껍지 않아 간략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만으로 품사 전반에 대한 이해는 어렵겠지만 다양한 품사 분류를 공부한 뒤 정리삼아 읽어봄직한 자료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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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5-10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품사에 대해서는 저도 관심이 있습니다만, 핵심적인 논쟁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네요. 이 책에 나올까요.

이매지 2007-05-1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심적인 논쟁이라면 대표적으로 서술격 조사 '-이다'를 관계언(조사)으로 넣을 것인가 용언으로 넣을 것인가를 시작으로 형용사와 동사를 따로 볼 것인가 동사로 묶을 것인가 등등이 있어요^^; 워낙에 많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 이 책에는 대표적인 논쟁들은 간단하게 언급되고 있는데 깊이는 안 들어가더라구요^^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독서법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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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책을 읽다보면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책이란 지식의 축적, 혹은 재미를 위하여 읽는 것이 대부분일텐데 나같은 경우엔 주로 소설을 읽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을 읽음으로써 삶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가끔씩은 소설 읽기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이런 책에 대한 정체모를 반감(?)이 과연 나만의 것인지, 이런 상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접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습관을 예로 들어 책읽기에 대해서 먼저 말문을 연다. 언제 어딜가든지 책 한 두 권은 가지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여느 독서광과 다르지 않아서 왠지 모를 친밀감이 들었다. 저자는 '한 권의 책을 사기 위해 우리는 돈을 지불하지만 책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그 속의 진리와 지혜를 배울 수 없다는 말이다. 그것을 읽고 느끼고 배우면서 자신의 삶과 충실히 적용시켰을 때야말로 우리는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며 중요한 내용은 외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읽고,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글로 남겨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책 읽기에 대한 조언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첫 번째 읽었을 때 이해하지 못한 책도 시간이 지나 다시 접하게 되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고 위로(?)해주기도 하고, 남에게 보이기 위해 책을 읽는 일은 하지 말라고 따끔한 충고를 해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책을 읽을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읽어낸 책을 어떻게 자신의 자양분으로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제법 얇은 책이라 빨리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꼼꼼하게 읽어갈 수 밖에 없어서 시간이 제법 걸렸다. 책 읽기의 방법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독서 노트를 실어놓아 저자는 어떤 책들을 어떻게 읽어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짤막한 내용들이 연달아 실려있는데 읽다보면 비슷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조금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책을 읽어가야할 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할 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책을 선택해야할 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것 같다. 그간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나의 독서패턴에 대해서도 밑빠진 독이 아닌 콩나무 시루에 물을 붓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제 갓 독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겐 별로일 것 같고 어느 정도 책을 좋아하고, 책과 관련해 슬럼프에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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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5-08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깔끔한 정리! 소설도 그렇게 생산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소설이란, 현실에 대한 예술적 인식이니까, 이 인식과 대화하며 배워나가는 것이 있겠죵 ㅎ (좋은 소설이랑 ^^;; )

이매지 2007-05-08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는 소설은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서 가장 윗 단계인 자아 실현 욕구와 관련이 있다고 하더군요. 내면적 가치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나왔던^^;
 
편집자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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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히 좋아하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취미를 업으로 삼고 싶어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사실 이것은 이상적인 직업 선택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할 정도이다. 평소 책을 좋아했던 내가 책과 관련된 직업을 찾은 것도 필연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물론, 책과 관련된 직업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이 출판사가 아닐까 싶었다. 주위에서 워낙 출판사는 박봉이다, 힘들다는 말들을 들어왔지만 단순히 책을 만든다는 막연한 정의에서 벗어나 무슨 일을 하고,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능력(혹은 자질)이 필요한 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다가 만난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현직 편집장이면서 출판사 대표인 저자가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기획, 편집, 홍보 등 한 권의 책을 둘러싼 과정을 차례로 배열하고, 그 속에서 관련 서적에 담긴 내용들에 자신의 경험을 플러스해 보여주고 있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편집자의 목소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생동감있고 사실적으로 출판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편집자는 단순히 교정, 교열을 보고, 레이아웃을 만드는 정도의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 편집자는 현실에 질문을 던져 어떤 책을 만들 것인가를 기획하는 것에서부터, 어떤 작가에게서 글을 받을 것인가, 어떤 독자를 타겟으로 삼을 것인가, 책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제목을 정할 것인가 등 한 권의 책을 둘러싼 거의 모든 분야을 다루고 있었다. 디자인의 경우에는 디자이너가 한다고 하더라도 저자는 편집자 또한 디자인에 대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한다고 얘기하고 있으니 어쩌면 직접적으로는 상관이 없어보이는 디자인의 영역까지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폭넓은 과정을 다루고 있는 만큼 편집자는 고단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손을 거친 책이 나왔을 때 그 모든 고생이 씻겨나가는 것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 20년 간 그녀를 출판 편집인으로 살아가게 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현장의 편집자로부터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는 점과 편집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출판을 업으로 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제 갓 출판에 관심이 생긴 학생들이나, 단순히 책을 좋아하는 독자 누구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다만 저자의 출판사인 '마음산책'의 책들을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느낌이 크게 와닿지 않았던 점과 자신의 목소리보다는 기존에 나온 글들의 인용이 더 많았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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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4-16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매지님은 깔끔하게 잘 쓰세요 ^^ 출판사나 책관련 직업이 이매지님의 재능과 능력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출판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들어하기는 하지만, 아닌 사람도 있잖아요? ^^;

이매지 2007-04-1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저번에 정군님의 어드바이스를 구했는데 역시 변수가 많은 직업 같더라구요^^; 깔끔하게 잘 쓴다고 칭찬받으니 왠지 으쓱으쓱한걸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