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숨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6
유즈키 유코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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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관한 한 여성을 포함해 남성까지도 중요하게 여긴다.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지만, 마음속을 들여다보자면 그들도 못생긴 사람보다는 잘생긴 사람을 더 선호할 것이다. 뚱뚱한 것보다는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를 더 좋아하는 것처럼.

 


한때는 날씬하고 아름다운 외모로 뭇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눈에 샀다. 지금은 뚱뚱하고 못생겨져 아이들의 학교에서도 놀림을 받는 여성이자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도 버거움을 느껴 자존감을 상실한 후미에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해리성 이인 장애로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받고 자주 의식을 잃는다. 후미에의 유일한 취미는 각종 이벤트에 응모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유명 연예인과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다. 그곳에서 중학교 동창생 스기우라 가나코를 만나 도와달라는 그의 말에 따라 뤼미에르 화장품 대표가 된다.


 


 

 

다른 한 축은 가마쿠라 경찰서의 하타 게이스케가 다자키 미노루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이야기다. 형사 생활만 이십여 년째인 하타는 여형사 나카가와 나쓰키와 한 팀이 되었다. 형사치고 미인인 나쓰키와 한 팀이 된 걸 다른 형사들이 부러워했다. 형사 경험이 부족할뿐더러 여자 형사라 내심 불편했던 하타였지만, 그 옆에서 재바르게 행동하는 나쓰키의 업무 능력이 점점 마음에 들었다.

 


사기를 치려고 하는 자에게는 속절없이 당하고 만다. 잘 기억나지 않는 동창의 이름을 댔다가 그 사람의 가장 약한 점을 골라 공략에 들어가기 시작해도 알지 못한다. 처음엔 호감을 보일 정도로 제대로 된 방식으로 임하지만, 어느 한순간을 노리는 게 사기꾼들의 습성이다.

 


가나코가 중학교 때 후미에에게 어떤 식으로든 상처 주는 말을 했을 거라고 여겼다. 작정하고 후미에를 사기 대상으로 삼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했다. 상황은 전혀 달랐다. 경찰이 탐문 수사를 시작했을 때 드러나는 건 다자키의 별장에 찾아온 선글라스를 낀 여성밖에 없었다. 다자키가 대표로 있던 주식회사 컴퍼니 옐로에 파견직원으로 있던 여성들은 모두 후미에의 이름만 기억할 뿐이다.


 

모든 정황은 후미에를 향했다. 다자키는 화장품을 구매한 회원들에게 연락하여 주식 상장을 목표로 하는데 미공개 주식에 투자하면 고액의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후미에가 쇼고로 알고 있던 다자키와 가나코에게 연락이 되지 않자 회원들은 후미에에게 전화하고 소비자보호센터에 주식 사기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화장품에 관한 강의만 했을 뿐인데 살인 용의자가 되었다.


 

경찰에서는 유력한 용의자로 후미에를 체포했다. 다자키의 사망 시각에 알리바이도 없었고 선글라스를 낀 여성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한 가지 무언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은 하타는 나쓰키와 함께 가나코의 흔적을 찾기 시작하고 드러나는 진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작정하고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속을 수밖에 없고, 당할 수밖에 없다. 외모가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 사기 행각에 뛰어든 사람이 하는 짓이란 고작 명품을 구입하고 해외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었다. 돈이 떨어지면 또다시 누군가를 물색하면 된다는 그 생각조차 혐오스러웠다.


 

외모를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일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외모가 좋은 경우 이점이 없다고 볼 수 없기에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그저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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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을유세계문학전집 112
요시야 노부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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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소설의 고전이라 일컫는 이 작품은  1935년에 출간되었다2차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소녀들은 이처럼 달콤한 소설을 읽으며 전쟁을 잊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지금 나오는 소설이라 일컬을 정도로 현재의 정서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 요시야 노부코가 굉장히 앞서가는 여성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여성은 미래의 현모양처로, 가정을 지키는 사람으로남성은 군인이 되어 나라를 지키던가과학자가 되어 큰일을 할 사람으로 그려지는 시대였다세 소녀의 이야기는 꿈많은 소녀 시절을 누리는 그 시절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에서 세 소녀가 나오는데 그들은 모두 다른 유형의 소녀들이다부잣집 딸인 아이바 요코는 온건파별명도 클레오파트라다사에키 가즈에는 강경파, 모범생으로 로봇 혹은 인조인간으로 불린다유게 마키코는 개인주의자로 아버지가 대학교수이고 어머니는 병약하다마키코는 학교를 이삼일 쉬어서 가즈에의 필기를 보려고 노트를 빌린다그때 요코가 생일 파티에 마키코를 초대한다거절하려고 했던 마키코에게 아버지는 요코의 아버지에게 지원을 받기로 했다며 생일 초대에 꼭 참석하라고 한다.

 


요시야 노부코는 꽃 이야기 시리즈로 여러 작품을 발표했다이 작품도 그중의 하나다물망초는 요코가 좋아하는 향수의 이름이다마키코가 요코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을 때 가장 좋아하는 향이라며 물망초 향수를 손수건에 떨어뜨렸다요코는 마키코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남자들과 달리 여성들은 좋아하는 여자애랑 애정 비슷한 감정을 갖게 된다.

 


남성 위주의 시대에 여성은 제대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지 못했다. 구시대적인 발상에 사로잡힌 사람들과는 달리 요시야 노부코는 스스로 삶을 개척했다. 남성들이 바라는 여성보다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여성의 삶이었다. 마키코와 요코가 동성애적인 느낌을 풍길 정도로 좋아하는 모습 또한 소녀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일상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 숏커트에 남자애처럼 생긴 아이가 있었는데 한 아이가 그 아이를 좋아했었다. 그 아이가 나타나면 얼굴이 빨개지고 부끄러워했다. 같은 여자애인데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요코와 마키코, 마키코와 가즈에의 관계처럼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혼자 있는 남동생을 돌봐야 하지만 요코와 함께 밖으로 다니는 마키코는 와타루가 집에 오지 않은 줄도 몰랐다. 가즈에와 함께 돌아오는 걸 보고 동생을 챙기지 못해 미안했다와타루는 가즈에의 도움을 받고 많이 부러워했다. 그제야 마키코는 와타루를 내팽개치고 요코와 놀러 다녔던 것을 후회한다.

 


그렇지만 요코와 마키코 그들의 우정을 버리지는 않았다. 그저 마음속으로 좋아할 뿐이다. 남성 위주의 사고를 하는 아버지를 변하게 했던 것도 마키코의 역할이 컸다. 이처럼 조금씩 변한 것들이 지금에 이르렀다.


 

소녀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시대가 달라도 그 시절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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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카베자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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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진한 맛에 반했습니다. 아프리카 만의 커피의 풍미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부드럽고 진하고 단맛나는 커피 입니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저에게 딱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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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두메르소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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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마셨던 예가체프보다 훨씬 진하고 부드럽네요. 신맛도 덜해서 반했습니다. 알라딘에서 진한 커피가 나오는 것 같아 좋습니다. 두메르소 매력적인 맛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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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더운 우리 집
공선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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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살고 있던 집은 논길을 돌아 주택들이 여러 채 있던 곳 가운데쯤 자리하고 있었다. 흰색 벽이었고, 자그마한 이층집이었다. 제일 큰 공간은 서재였다. 책장이 한 곳에 자리 잡고 길다란 책상이 있던 곳. 넓은 공간 한쪽에는 소파가 있었던 거로 기억된다. 2층의 방 들을 포함해 1층의 방은 작았다. 잠깐 낮잠을 자도 좋을 곳. 고양이들이 좋아할 자그마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부엌. 창문이 커, 창문을 통해 밖으로 음식을 내보낼 수도 있었던 곳. 목재로 된 식탁에서 김장 김치를 꺼내놓고 뜨거운 밥을 먹었다.


 

책을 읽는데 어쩐지 그 공간이 자꾸 떠올랐다. 눈이 와 녹은 마당이 질척거렸고, 개가 한 마리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나만의 집을 갖겠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아니어서 유심히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저 이 공간이 아름답구나. 그렇게만 생각했다.


 


 

 

최근 집들에 관한 에세이를 몇 편 읽게 되었다. 집을 추억한다는 건 시절을 추억한다는 거다. 집은 우리가 거쳐온 공간이다. 가족의 기억들을.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을 떠올리게 된다. 무엇보다 엄마와 아빠. 유년시절의 우리가 있다.

 


사랑과 행복 가득한 집보다는 햇볕이 들지 않아 오히려 추운 집의 시간을 그린다. 그곳에는 엄마, 아빠가 계셨던 곳. 시골이라 책 한 권을 구하기 어려운 시간을 기억한다. 전남 곡성의 서향집에서부터 작가가 머물렀던 집들은 비록 화려한 집은 아니었고, 소박한 공간일망정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작가가 존재할지 모른다.

 


태어나서 열일곱 살 때까지 살던 집, 그 뒤로 거친 여러 집. 그리고 방황하듯 여러 도시를 떠돌았던 집. 그리고 현재의 집을 짓기까지의 과정과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건넨다. 작가가 살고 있는 집은 수북이라는 곳으로 할머니들과의 일화를 말하는데 상당히 다정하고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글을 쓸 때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작가는 엄마들이 했던 말들. 할머니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옮겼는데 정감있다. 책에서 보는 전라도 사투리가 이렇게 정감있게 들려온 적이 없다.

 


순하디순한 전라도 엄마들의 말이 꽃 같았다는 표현을 했다. 자식들에게 아가라는 호칭을 썼는데 그 호칭은 자식들의 나이가 서른 살이 넘어도 변하지 않았다. 지금이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없지만, 예전 할머니들에게 그런 말을 들은 것 같다. 다정하고도 애정이 넘치는 악아 혹은 아가라는 말. 다시는 들을 일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나에게 내 집이란 어떤 집인가. 내게 내 집이란 어떤 집이어야 하는가. 내게 집이란 무엇인가. 어디로 떠나도 언제고 돌아올 수 있는 집, 나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내 물건들이 편히 자리 잡고 있는 공간, 그곳이 내 집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가지고 있다가 값 오르면 팔고 나올 부동산이 아닌, 비 오는 날의 우산으로서의 집. 눈 오는 날의 베이스캠프. (79페이지)


 


 

 

작가의 다정한 언어들을 계속 읽었으면 싶었다. 할머니들뿐인 동네여도 소소한 일상들을 글로 남겼으면 하고 바랐다. 책을 읽고 동생과 함께 그 집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했다. 지금도 눈에 선하여 다시 한번 그 집에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도를 띄워 주소를 검색해보고는 곧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이란 무엇인가?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장소? 오래전에 살았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시골의 바닷가 마을. 엄마의 산소에 갈 때 한 번씩 가보게 되는데 집터만 있는 곳을 바라보아도 그 시절의 우리를 떠올리게 된다. 집은 그리움과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그리운 시절이 있는 곳. 그게 바로 집이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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