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하여 좀더 일찍부터 고민했더라면 현재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종종 생각하곤 한다. 이미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현재의 나를 인정하고 현재의 환경에서 좀더 나은 삶이 어떤 것일까 생각한다.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먼저다. 많은 사람들은 특별히 무엇을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게 문제랄까. 간절하게 원하는 게 있으면 그것을 향하여 노력하게 되는데 흐지부지 마는 사람도 있으니 뭐라 할수 없다.

 

아무래도 이 책 『스페인, 버틸 수밖에 없었다』는 TV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가보고 싶긴 하였으나 간절한 마음이 덜하였다. 나영석 피디가 만들었던 <윤식당>이나 <스페인 하숙>을 보면서 스페인의 아름다움에 반했다. 그래서일까, 가고싶은 곳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가 되었다. 대학 졸업후 일주일간 여행하였던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다시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떠났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공부를 한다는 건 여행과는 다른 차원이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언어를 배우고 건축 실무를 배운다는 건 보통 사람들이 쉽게 하지 못할 일이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후 취직한 건축사무소에서 근무했다. 대학때부터 좋아하던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의 건축물을 보고자 떠난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했다. 건축과 공간, 건축가로서의 시선을 넓히기 위하여 떠난 곳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다시 지루한 건축사무소의 일상을 살아가던 중 아버지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은퇴를 준비중이었던 아버지는 저자에게 하고 싶은 걸 하라며 1년 정도는 지원해줄 수 있다고 하였다. 모네오의 거점인 마드리드로 향했다. 스페인어 공부와 함께 그곳에서 건축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다시 건축 공부를 시작하며 무보수로도 몇개월, 아르바이트로 몇개월을 건축사무소에서 일했다.

 

저자는 지금 베를린에서 역시 건축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자희 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거쳐 베를린으로 향하게 된 것인데, 이 책에서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의 일들을 말하고 있다. 더 보태지도 않고 저자가 경험하고 느꼈던 것을 그대로 말하였다. 생활비가 부족해 사무소와 5분 거리에 집을 얻어 집에서 점심을 먹었던 것 하며, 아버지가 바르셀로나에 찾아왔을 때도 제대로 된 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내가 스페인을 거쳐 독일에 사는 것처럼 세상에는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 때로는 예측하지 못한 일로 슬프기도 하지만, 기쁜 일도 많다. 이 알 수 없음이 나는 좋다.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오늘의 사소한 일이 훗날 어마어마한 사건이 되는 알 수 없음에 대한 기대 말이다. (157페이지)

 

2008년 편도 항공권을 끊고 무작정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했던 저자의 여정은 지금의 저자를 있게 했다. 여전히 건축일을 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서 자신이 살고 싶은대로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큰 행복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자를 받고 계획을 세워 공부하러 떠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모임이고 새로운 출발점이다. 다소 무모하게 여겨졌던 여정임에도 저자는 자기가 배우고 싶은 대로 마드리드에서 더나은 건축가로소의 꿈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향했고 지금은 베를린의 사무소에서 역시 건축 일을 하고 있다.

 

단지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람답게 살고 싶었을 뿐이다. 누군가가 뿌려놓은 빵 부스러기를 내가 따라왔듯, 이 책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11페이지)

 

더불어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스페인으로 떠나 앞서 유학을 떠난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았듯, 저자의 경험이 내일을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여행이 아닌 자신의 꿈을 좇아 스페인으로 향했던 저자의 행보가 몹시 부러웠다. 미래를 꿈꾸는 그래서 여전히 계획중인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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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정 양장본) - 가장 작고 사소한 도구지만 가장 넓은 세계를 만들어낸
헨리 페트로스키 지음, 홍성림 옮김 / 서해문집 / 2020년 7월
평점 :
미출간


연필에 대한 역사라니. 그 의미만으로도 기록될만한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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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2020) - 5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과테말라 안티구아가 입맛에 맞아 자주 마신다. 아무래도 나는 스모키 커피를 더 좋아하는 듯하다. 알라딘 커피 중 가장 맛있는 커피. 커피향은 두말할 필요없고, 산미, 바디감 다 좋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약간의 단맛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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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드 수국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블렌딩보다는 싱글을 더 좋아하는데 ‘수국‘이라는 상품명에 반했다. 6월이면 수국을 찾아 제주도 다니길 여러번. 더불어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블렌딩이라는 것에 구매함에 주저함이 없었다.
첫 맛은 레몬의 산미가, 이어 꽃향기, 마지막엔 달콤한 단맛이 느껴진다. 바디감은 좀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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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플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0
혼다 데쓰야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하자면, 전과자라고 하면 일단 두려울 것 같다. 그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를 떠나 전과자라는 그 단어 하나 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건 보통의 인간이라면 그렇게 여기지 않을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고 그 사람이 가진 사연이나 진심은 알려고 들지 않는다. 그저 우리와는 다른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을까. 전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방을 내줄 수 있겠는가. 직업을 구할 때 채용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것들을 묻는 소설을 만났다. 혼다 데쓰야가 전하는 이야기에서 우리가 가진 편견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묻는 소설이었다.

 

'해변'이라는 뜻을 가진 셰어하우스 '플라주'에 입주하게 된 청년이 있다. 여행사에 다니던 그는 술을 진탕 마신 뒤 한 번의 실수로 각성제 복용을 하여 집행유예 상태다. 직장에서 해고 된 건 당연하고, 사는 집마저 윗층에서 불이나 거의 다 타버렸다. 겨우 옷과 지갑만 들고 빠져나와 보호사를 찾아가 사정을 말했다. 보호사와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셰어하우스를 소개 받았다. 겉모습은 카페였고, 카페를 지나면 붙박이 침대와 목재 선반이 있었고, 방에는 문이 없고 그 자리에 커텐이 있었다. 그곳은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전과자들이 모였다. 한 달에 5만엔, 그가 머물 곳이었다.

 

각성제 복용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다카오는 플라주에서 머물며 카페에서 집주인 준코를 돕는다. 셰어하우스 집주인 준코는 살인자 아버지를 두어 힘든 생활을 했다. 나카하라 미치히코는 데이트 도중에 생긴 시비에서 살인을 했고, 가토 도모키는 친구를 살해했다는 죄로 구속되었으나 무죄로 판명났지만 다시 재심을 기다리는 처지고, 노구치 아키라는 어떤 죄를 지었는지 정확하게 나타난 건 없다. 여성 입주자인 야베 시오리는 과거의 연인에게 이용당해 죄를 뒤집어 쓴 경우고, 고이케 미와는 학교 폭력에 휘말려 한 아이가 죽고 몇 명에게는 상해를 입힌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가졌다.

 

다카오는 그들이 죄를 저질르기는 했으나 어떤 죄인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고백으로 사람을 죽인 죄를 지은 이를 바라보는 것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카페의 저녁은 자주 오는 손님들과 셰어하우스 거주자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가진 사연과 죄를 떠나 그들에에게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각자의 사연들을 말하는 중간에 한 기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는 한 사건을 쫒고 있으며 그 이야기를 글로 쓸 예정이다. 즉 친구를 죽인 살인자가 무죄로 풀려나온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 마치 숙명처럼 말이다.

 

 

 

분명하다. '전과자'라는 꼬리표는 사람을 달라 보이게 한다.

얼굴도 몸도 목소리도 동작도 웃는 얼굴도 눈물도,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았는데 근본부터 인간이 달라 보인다.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고 당하는 것도 인간이다.

아니, 인간이 가진 말言이다. (176페이지)

 

준코가 플라주를 만든 동기는 아주 의미심장하다. 실수로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아버지를 지켜보며 느낀 게 있어서였다. 그 사람이 제대로 갱생했는지, 재범 가능성이 있는지, 벌을 받은 사람에게도 재출발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였다. 플라주를 발판 삼아 다음 걸음을 내딛기를 바랐다. 그러므로 소설 속 주인공들은 계획을 세워 살인자가 된 사람이 아니다. 실수로 과잉 방어로 인해 생긴 일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를 품어주는 곳이 있으면 안정을 찾게 되고 얼굴의 표정도 변하기 마련이다. 한껏 긴장하던 눈빛에서 점점 부드러운 표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플라주에서 머물렀던 사람들은 사회복귀를 위한 준코의 응원으로 이곳에 머물다 떠날 수 있을 것이었다.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전과자가 가진 사연들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연 옳은지를 묻는다. 물론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살인자는 그가 어떤 뜻을 가졌든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그 고통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실수로 했던 행동들에게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살인사건을 뒤쫓았던 기자의 마지막 이야기는 뭉클해진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준코가 전과자들을 받아들였던 동기와도 맞물리는 부분이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던 소설이 마지막에 가서는 감동을 준다. 그러고보면, 처음부터 악인인 경우는 드문 것 같다. 그들의 사연을 듣다보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가진 편견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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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8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8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6-0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진을 예쁘게 찍으셔서 한번 더 보게됩니다.
오늘 날씨가 무척 더웠어요. 이젠 여름 같습니다.
Breeze님,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