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것도 다 있었어.

와인 좋아하는 내게도 어울릴만한 유리컵이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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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20-04-2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즈 선물로 받았는데, 앙증맞은 사이즈예요.
평소 동생과 제가 와인마실때 둘째 조카에게 이 잔에 사과주스 따라주면 좋아하네요.^^
지금은 달고나 라떼 사이즈에 딱 적합해서 좋은데, 굿즈로 받을때는 몰랐는데 가격이 좀 사악하군요.

Breeze 2020-04-27 11:36   좋아요 0 | URL
아이들도 좋아하는 유리컵이군요.
그러고보면 상당히 기발해요. 이러한 디자인을 한다는게요. ^^
 
소년이로 - 편혜영 소설집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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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억이란 것이 부질없는 것이어서 어쩐지 읽은 내용 같은 단편이 있었다. 아마 젊은작가상이나 다른데서 읽었겠지 하고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이상해서 다시 찾아 보니 4 년 전에 읽은 장편소설 『홀』의 내용이었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까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중  「식물 애호」 라는 작품과 비슷하다고 여기고 책을 찾기 시작했다.  장편 『홀』은 단편  『식물 애호』의 확장판이라는 걸 책을 다 읽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장편  『홀』과 똑같이  「식물 애호 」에서는 오기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내용도 거의 흡사한 것 같다.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 오기가 바람을 어떠한 이유로 아내와 함께 타고 가던 차에서 교통사고가 났으며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을 때 마주한 건 장모의 슬픈 얼굴이었다. 딸을 먼저 보낸 장모의 얼굴에서 무언가 다짐같은게 보였다. 장모가 그 이유를 알고 있었겠지만 오기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간병인과 물리치료사를 해고 했으며 그에게는 장모 밖에 없었다. 오기의 집 정원은 매우 아름다웠다.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가꾼 덕분이었다. 하지만 장모는 정원의 나무를 뽑고 날마다 구덩이를 판다. 새로운 나무를 심으려나 지켜보자니 불안할 따름이다. 구덩이에 무엇을 심겠다는 것인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소설의 전체적인 주제는 불안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오기가 장모의 행동을 바라보는 불안함.  「소년이로」 또한 유준의 집에 놀러왔다가 자꾸 자고 가면서 자신에게만 적의를 표현하는 유준의 엄마와 유준 아빠의 회사 상황 등을 지켜보는 소진에게 느껴지는 것도 불안함이었다. 소진은 유준 엄마가 자신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빛을 알면서도 왜 유준의 집에 머무르는지. 자고 가라고 하면 뒷방에서 홀로 잠을 자면서 까지 유준의 집을 벗어나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자 했다. 


「원더박스」는 떨어지는 이불을 피하려다 넘어져 척수를 다친 수만과 그의 아내 소영의 이야기다. 계약을 잘못해 그 책임을 떠안은 수만은 김의 아파트를 찾았다가 일어난 사고였다. 치료비 때문에 누구의 책임인가를 묻지만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었다. 입원해 있는 수만때문에 간병인으로 일하게 되는 소영은 20여 년 동안 누워있는 환자인 노인을 돌보고 있다. 수만이 물었던 질문, 누구의 잘못이냐고 대답하고 말 것 같았다. 수만이 처한 상황과 아내 소영이 처한 상황. 이들의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지 물을 수 밖에 없는 불안감이 깃들어 있었다. 


군대에서 폭력 가해자가 된 처남과 장인과 장모 그리고 노인이 구급차로 실려가던 밤에 짖지 않았던 사실을 탐구하는  「개의 밤」, 87일만에야 자신을 찾은 우지를 바라보며 드는 생각을 담은 「우리가 나란히」, 제초제를 잘못 뿌려 그에 대한 책임을 제조사에게 묻는 「잔디」는 남편 또한 자신의 잘못을 모른척하고 있었다는 걸 말한다. 그 사과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려운가. 부서 배치를 받은 진과 그의 사수  유의 어긋남 「월요일의 한담」. 오보에를 불었던 아버지가 잦은 실직에도 쾌활하였으나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케어했던 것들을 말한 이야기 「다음 손님」 또한 우리에게 남은 숙제를 말하는 것만 같았다. 그토록 다정한 아버지가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하는 일. 우리라고 그러지 않겠는가 말이다. 






「소년이로少年易老」라는 제목을 나는 '소년 이로' 라고 생각했다. 즉 이로 라는 소년의 이름을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주자의 문집에 수록된 시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에서 앞부분을 따왔다는 걸 알았다. 즉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또는 변화를 나타내는 말로 쓰였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에 서 있다. 어떤 삶을 살았든 나이듦을 피할 수는 없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사는 사람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조금씩 변화된 삶을 살게 된다. 


쓰러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아버지를 바라보는 소년 유준의 눈빛에서 우리는 어느 한 순간에 어른이 되고 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인지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도 우리 앞에 놓인 미래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는 거다. 누구나 피해갈 수 없다는 게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나이를 점점 먹어가고 있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나이들어가고 싶다는 건 나의 바람 뿐일까.  


#소년이로  #편혜영  #문학과지성사  #식물애호  #우리가나란히  #개의밤  #원더박스  #월요일의한담  #잔디  #다음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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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마음산책 짧은 소설
백수린 지음, 주정아 그림 / 마음산책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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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면 딸과 함께 유럽 여행을 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늘 그립고 함께하지 못해 아쉬워서다. 딸과 단둘이 하는 여행은 굉장한 즐거움을 줄거라 여기는데 아마도 그건 내 생각 뿐일 지도 모른다.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여행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딸은 엄마를 위해 많은 걸 준비했을테고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는 생각이 크지만 서로 이해하지 못할 일들은 생기게 마련이다. 나는 엄마의 입장에서 소설의 한 꼭지를 읽으며 엄마가 좀 딸의 요구를 들어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네 명인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곤 한다. 시간이 되는대로 일정에 맞는 나라에서 함께 자고 함께 먹고 마시며 그 시간을 즐긴다. 올해에도 벌써 다른 나라를 향해 떠났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모든 하늘길이 막혀 아쉬울 뿐이다. 


백수린 작가의 소설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물론 젊은 작가상에서 혹은 다른 책에서 읽은 적은 있지만 백수린 작가만으로 된 책은 읽은 기억이 없다는 거다. 마음산책의 짧은소설 시리즈는 이기호 작가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느낌이 상당히 좋다. 마치 에세이를 읽듯 무난하게 읽히며 소설 속 상황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총 13편의 짧은 소설이 수록되어 있고 주정아 작가의 그림이 삽입되어 소설의 내용을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든다. 작가가 말하길, '나는 오랫동안 나의 소설 작업이 언어로 그림을 그리는 일과 닮았다고 생각하곤 했다. 내가 언어로 그린 그림이 진짜 그림으로 재탄생되는 것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더 근사한 일이었다.' 했다. 언어로 그린 그림은 우리의 삶을 대변한다. 주변에서 보았음직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나타나 익숙한 느낌을 준다. 


결혼한 상태에서 다른 남자의 시선을 느끼는 것처럼 짜릿함이 또 있을까. 「어느 멋진 날」에서는 아이와 함께 바닷가 파라솔에 누워 책을 보는 한 여자를 비춘다. 한 남자의 시선을 느끼는데 그는 자신의 발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그 시선을 무심코 즐기는 한 여자의 마음에서 설렘을 느꼈다. 그는 여자에게 발이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그와 짧은 대화를 하며 여자는 얼마나 설렜을까. 자기에게 아름답다는 표현을 해주는 사람이 이제는 드물 듯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더위나 추위를 피해 도서관이나 은행 등에 가곤 한다. 아마 집에서 공항이 가깝다면 공항처럼 더위나 추위를 피하는데 좋은 장소도 없다. 휴가 기간,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전기세 때문에 잘 때만 켜기로 약속한 진우와 주희는 휴가기간에 공항으로 향한다. 냉방이 잘된 공항에서 음식을 먹고 각자의 노트북을 챙겨 테이블에 앉아 하고 싶은 일들을 한다. 주희는 문득 어렸을때 아빠와 떠났던 어느 여름 휴가를 떠올렸다. 텐트 사이로 멀리 보이는 바다에서 머리를 내밀고 수영하는 아빠를 바라보는 마음. 이거야 말로  「완벽한 휴가」가 아닌가. 


첫 문단에서도 밝혔지만   「비포 선라이즈」는 딸이 엄마를 위해 기획한 프랑스 파리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를 위해 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엄마가 좋아했던 영화  「남과 여」에서처럼 해주고 싶었으나 파리의 에펠탑도 줄서서 기다리느니 그 앞에서 사진만 찍고 가자고 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절대 저런 엄마가 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여행 준비를 위해 얼마나 애를 썼겠는가. 그저 딸이 하자는 대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행복한 여행이란 멀리있지 않다. 낯선 도시에서 함께 해 지는 석양을 함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무 일도 없는 밤」에서는 간병인으로 일하는 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강설량이 최대치로 오른 날 주인공이 돌보고 있는 노인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다. 보호자들에게 연락했으나 폭설 때문에 노인은 홀로 죽어가고 있었다. 노인에게 무심했던 여자는 혼자 죽어가고 있는 노인에게 조금만 참으라며,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라고 귓가에 속삭였다. 






소설들은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죽어가는 노인과 그를 돌보는 간병인, 아이를 가진 나이 어린 부모, 예쁘다며 키스 한 번만 하자고 조르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시선. 일본어를 배우며 사귀게 된 남자와 5년후 다시 한번 도쿄를 여행하게 되는 연인들의 모습들. 아내가 죽고 딸이 살고 있는 프랑스로 오게 되는 여정을 말하는 글들. 본인은 아무리 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나 우리와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모습에서 세대 간의 격차를 느끼게 된다.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우리 주변의 삶을 엿보게 한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으며 다양한 삶을,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여기게 된다. 주변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이렇듯 우리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모르는 채로 있다면 삶은 얼마나 단순하겠는가. 


#오늘밤은사라지지말아요  #백수린  #마음산책  #주정아  #짧은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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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과 진저브레드 -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김지현 지음, 최연호 감수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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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용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만들었다. 거기에 감자를 많이 넣고 양파, 당근, 대파, 오이고추를 썰어 넣었다. 소금과 후추로만 약하게 간을 하고 뭉근하게 끓였다. 돼지고기로 만든 스테이크나 김치볶음밥을 먹을때 곁들여 먹으니 좋았다. 일명 감자 수프. 김지현 작가의 『생강빵과 진저브레드』를 읽다가 미하엘 엔데의 『마법의 수프』를 읽는데 문득 수프가 먹고 싶어졌다. 넣고자 하는 재료를 넣어 마치 마법의 수프처럼 배불리 먹을 것을 만들고 싶었다. 물론 맛이 있었다. 마치 소설의 마법의 수프처럼 뭉근하게 끓인 감자 수프는 속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문학작품들 속에서 수많은 요리법이 나온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요리나 빵 종류 등도 나와 그게 무엇일까 검색해 보기도 한다. 문학 작품을 읽어왔고, 문학 작품을 번역하는 번역가로 활동하는 이에게 소설 속 요리법은 호기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음식의 이름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번역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는 문학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는 음식들을 한국어에 맞게 옮겨져 오고 알 수 없는 그 맛에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는 다시금 소설 속 음식들을 읽으며 소설을 생각하고 작가가 창조한 음식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생강빵이라는 건 아이들과 함께 보던 애니메이션에서 먼저 보고는 아기 모양의 빵을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고심했던 적이 있었다. 문학 작품속에서는 진저브레드로 나와 있지만 생강빵이라고 번역하는 것에서 번역 작가가 어떤 것을 바라보느냐, 우리 만의 고유한 언어의 탄생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 물론 번역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만들어내야 하는 고충도 말하고 있다. 번역가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까지 엿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번역가는 참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월귤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영어 단어로는 블루베리나 링곤베리로 표현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단어가 없었다. 블루베리는 그냥 블루베리로 불리고 링곤베리는 월귤로 불리는 모양인데, '월귤'이라는 단어는 또 얼마나 예쁜가. 달 같은 귤모양으로 보아야 하나. 링곤베리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어렸을 때 뒷산에서 따먹곤 했던 정금나무 열매가 떠올랐다. 알프 프레이센의 『호호아줌마가 작아졌어요』에 나오는 링곤베리 즉 월귤나무 열매가 정금나무 열매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블루베리보다는 살짝 열매가 작고 익으면 진한 보랏빛으로 변해 새콤달콤했던 과일로 기억된다. 


이처럼 언어의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 월귤나무로 굳어진 링곤베리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 이름만으로도 상당히 예쁘고 월귤나무 열매가 맛있을 것만 같다. 호호아줌마처럼 월귤나무 열매를 따다가 잼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최근에 『하이디』 나 『작은 아씨들』, 『다락방의 꽃들』, 『생강빵과 진저브레드』, 『키다리 아저씨』,『빨간머리 앤』 등을 다시 읽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소설을 나이가 들어 다시 읽는다는 건 그 시절의 추억을 읽는 것과도 같다. 그저 책을 읽을 때 음식에 대한 부분을 보며 참 거창하게 식사를 하는구나 싶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었기에 그랬을 수도 있다. 『빨간머리 앤』에서 앤이 다이애나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 장면은 외국의 식사 문화에 대하여 엿볼 수 있다. 주스와 케이크, 차를 대접하며 친근한 관계로 다져진다는 것을. 물론 앤은 다이애나에게 나무딸기 주스라며 주었지만 그것이 마릴라 아주머니가 넣어둔 포도주 였음이 나중에야 드러나 배리 부인이 다시는 다이애나와 놀지 못하게 만들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앤에게는 마음 아픈 일이었다. 물론 내가 배리 부인이었어도 똑같이 행동했겠지만 말이다. 






외국의 소설을 읽을 경우 '돼지고기 파이'가 나올때 돼지고기 파이를 차게해서 먹는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맛이 없을 것 같다. 돼지 기름을 제거 했겠으나 뜨거운 것을 먹을 때와 차가운 것은 어쩐지 기름이 많이 배어있을 것만 같은 것이다. 애니드 브라이튼의 『세인트클레어의 말괄량이 쌍둥이』에서는 정어리 샌드위치까지 먹는다. 기숙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는 음식은 무엇을 먹어도 맛있을 것이다. 하지만 돼지고기 파이나 정어리 샌드위치의 조합이 나에게는 썩 달갑지 않다. 정어리 통조림은 김치찌개용으로 생각되는데 문화의 차이인가도 모르겠다. 


식전 음식과 메인 요리, 디저트의 순서대로 문학 작품 속 음식들을 말했다. 아울러 번역가로서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는 단어를 찾으려 애썼다.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다양한 음식을 바라보는 방법도 이야기했으며 그 시절 우리가 읽었던 소년소녀 소설의 추억과 함께 한 산문이었다. 문학 작품 속 음식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좋은 것 같다. 상상 속에서만 그려왔던 음식의 실체와 그 나라에 얽힌 문화를 함께 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더불어 책 속의 또다른 책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읽은 책은 다시 읽고 싶었고, 읽지 않은 책들도 읽어보고 싶었다. 역시 책은 또다른 책을 부른다. 


#생강빵과진저브레드  #김지연  #비채  #김영사  #에세이  #에세이추천  #책추천  #문학작품  #문학작품속음식  #음식  #월귤나무  #번역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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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
편혜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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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꾸준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어왔다. 내가 알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을,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 책은 젊은작가상 1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출간해 온 제1회부터 제9회까지의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편이 수록된 특별판이다.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으니 기억이 나지 않은건지 읽지 않은건지 생소한 작품들도 보였다. 


수록된 작품은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 손보미의 「폭우」,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이다.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으며 생각한 건 역시나 그때도 백 퍼센트 이해하지 못했던 소설은 지금도 백 퍼센트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설을 재독하는 사람들은 좋은 작품을 다시 읽고 감동을 받고 싶기때문이다. 이번에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을 다시 읽으면서 느낀 건 그때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꼈다. 장기간의 장마는 모든 것을 물 속에 가둔다. 언제나 불이 더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물 또한 더 무서운 존재라는 걸 알았다. 쉬지 않고 내리는 물 속에 잠긴 아파트를 상상해 보았다.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이나 자기가 살고 있는 층 아래까지 물이 차올라 죽은 엄마를 꽁꽁 싸매어 문으로 만든 배 위에 올려 물 위를 움직이는 느낌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모든 것이 물에 잠기고 살아있는 생명체라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가 느꼈을 두려움과 허망함에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에 특별하게 읽은 작품은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와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다. 우리는 소멸된 어떤 것들을 향하여 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조선의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를 바라보는 건축과 혁명에 대한 생각들의 경계를. 그리고 호수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두려움을. 그러고보면 「호수-다른 사람」 또한 상실된 것을 향한 물의 두려움과 사람에 대한 두려움인가.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사람처럼 많은 영향력을 주는 것도 없으니.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에서는 십 년도 전에 연락을 끊었던 친구에게서 온 전화. 장례식장에 화환을 가지고 출발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말했다. 누군가의 생명이 오늘내일 할 거라고 장례식에 쓸 화환을 준비해달라는 사람은 어떤 이 일까. 그걸 지켜보기 싫어 장례식장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과거의 어떤 기억을 떠올렸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떠났으나 어쩐 일인지 긿을 잃어 계속 헤매고 돌아다녔던 일을. 그리고 돌아가신 다음에야 길을 찾아 장례식장으로 향했었던 일을. 누군가 죽기를 기다리고 있는 자신과 타인들이 어이없어 헤어지겠다고 생각했던 여자한테 전화를 거는 김. 죽음이 주는 황망함에 구애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은 폭력 피해자가 폭력 가해자와 호수에서 마주선 감정들을 말하고 있다. 폭력에 대하여는 문학작품 속에서 자주 문제시되고 있다. 친구가 사고를 당했던 날 저녁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추궁을 하는 친구의 연인과 길을 걸으며 역시나 데이트 폭력을 일삼았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예의바르고 분위기를 이끄는 남자였지만 그 예의바름에서 나오는 불편함을 느꼈었다. 그 남자와의 동행은 역시 불편했다. 마지막 결말이 무엇인가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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