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 완결판
리처드 바크 지음, 공경희 옮김, 러셀 먼슨 사진 / 현문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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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오래전에 읽었던 작품들을 다시 읽고 있는데, 느낌이 특별하다. 작가의 이름과 제목, 그리고 스토리를 기억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면 전혀 새로운 느낌이다. 이 책이 이렇게 시작했구나,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고 새로운 느낌을 전해 받는다. 오래전에 읽었던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또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그래 조나단 리빙스턴이라는 갈매기가 있었지. 갈매기가 날기 위해 연습을 하고 또하고는 했었지. 그가 같은 갈매기 동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것도 새롭네.  

 

  조나단 리빙스턴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가 있었다. 여타의 갈매기들이 먹이를 위해 비행을 하는데 반해 조나단 리빙스턴은 오로지 비행에 관심을 가졌다. 멀리 나는 것, 빠른 속도로 나는 것. 형제들은 다른 갈매기들은 그의 비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다른 갈매기들처럼 똑같은 갈매기가 되려고도 했지만 조나단은 만족할 수가 없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비행을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한계속도에 도달했다. 이후 조나단은 같은 부족으로부터 동료 갈매기들에게 치욕의 죄를 저질렀다며 추방을 당한 것이다.

 

  혼자서 떠돌며 비행하고 먹이를 위해 다른 갈매기들과도 싸우며 지내고 있는게 오히려 편했다. 스승 설리번으로부터 완벽한 속도에 접하는 순간 천국에 이르는 길과도 같다는 말을 듣고는 스승 설리번에게 나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된다. 우리의 삶도 그러지 않을까. 내가 완벽하게 배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내 생각뿐이라는 것.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많고, 우리 앞에 있는 난관과 제약을 헤쳐나가지 못하면 우리가 꾸었던 꿈은 그곳에서 멈춰버릴지도 모른다. 우리가 꾸었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의지.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었던 강한 의지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한가지 가르침을 준다.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의 자유의지로 직접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삶을 원하는가, 어떠한 삶을 살것인가 자신의 내면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나단은 아주 단순한 것들에 대해 말했다 - 갈매기가 비행하는 것이 옳다는 것. 자유가 존재의 본성이라는 것. 그 자유를 막아서는 것은 무엇이든 무시해야 한다는 것. 그게 의식이든 미신이든 어떤 형태의 제약이든.  (98페이지)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며 오랫동안 같은 버젼으로 읽힌 책인데, 새로운 번역과 함께 새로운 결말이 다시 쓰여진 책이다. 오랫동안 묵혀 있던 원고를 찾아 새로운 결말을 쓴 『갈매기의 꿈』은 러셀 먼슨의 사진이 함께 수록되었다. 꽤 많은 사진으로 인해 이 작품을 더 풍성하게 해주고 빛을 발하게 해준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마라. 눈이 보여주는 것은 다 한계가 있을 뿐이란다. 너의 이해력으로 보고. 이미 아는 것을 찾아내거라. 그러면 너는 나는 법을 알게 될 게다.  (110페이지)

 

  어느 작품이든 우리가 처음에 읽었던 원작이 제일 좋다고들 말한다. 모든 갈매기들이 조나단의 비행에 대해 칭송하고 제자들로부터 조나단의 이야기를 듣는것과 달리 마지막 추가된 장은 우리 현실의 삶을 담은 것 같다. 모든 영웅들의 이야기도 현실에서는 스러지고 만다는 것을. 그가 아무리 잘했든 조나단을 잊고 말것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소중했던 것들을 잊어가듯 그들도 그럴거라는 걸.

 

 

 

   제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춘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은 재미를 좇아 다른 책들을 읽을지 몰라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은 다 이유가 있다는 것들 청춘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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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거인 -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하윤숙 옮김 / 시공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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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면서 과거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까운 과거 보다는 먼 과거, 우리가 어린아이였을때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과거의 기억으로 살아가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픈 기억들마저 아픈 기억들속에서 좋았던 기억이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픈 기억들은 기억의 저편으로 스러지고,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오래도록 남는 것 같다.

 

  기억들은 우리가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해도 같은 상황의 기억을 더듬을 때면 함께 있었던 사람들에게서 조금씩 왜곡되어 있기도 하다. 자기의 편의대로, 자기에게 강렬했던 느낌들을 간직하는터라 말을 하다보면 조금씩 다르게 기억하는 것을 느낄수 있다. 만약 과거의 기억들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기억하려해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사랑하는 이와 어떠한 이야기를 했는지. 자신들에게 배우자 말고 다른 가족이 있었는지. 왜 이곳에 머무는지 확실하게 기억을 하지 못한다면.

 

  고대 잉글랜드의 안개 가득한 평원. 액슬과 비어트리스 부부는 토끼굴 같은데서 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살고 있다. 부부는 서로 사랑하지만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없다.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이 부부 뿐만이 아니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안개가 가득한 이곳에 생활하면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는 마을에 어스름하게 있는 안개때문에 그들의 자신들의 과거를 망각한채 살아가고 있다. 안개처럼 희미하게 기억나는 기억들에서 자신들에게 아들이 있었다는 기억을 떠올린다.

 

  기억속의 아들은 어린아이가 아니라 제법 큰 아들이다. 액슬과 비어트리스 부부는 아들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여행중에 그들은 강을 건너는 뱃사공의 이야기를 듣는다. 한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한후 남편을 강가의 이편에 놔두고 아내를 배에 태워 강의 저편으로 실어다 주었다는 것이었다. 액슬과 비어트리스는 뱃사공의 말을 듣지만 하룻밤이 지나면 곧 잊어버릴지도 몰랐다. 이어서 도깨비들에게 잡혀갔다가 물린 상처를 안고 돌아온 소년 에드윈과 도깨비들을 물리친 전사 위스턴을 만나 여정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던 병사들과 수도사들의 기이한 행동, 낡은 갑옷을 입은 가웨인 경을 만나기도 한다. 

 

 

  희미한 기억을 가지고 아들을 찾아 떠난 이들이 과연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기억의 파편들은 흩어지고 말것인데, 아들이 있는 곳을 기억할 수 있을까. 서로 깊이 사랑하여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이 부부에게 아들을 찾아 떠난 여행은 시련이기도 했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곳에 안주하지 않고 아들에게 향하는 발걸음은 과거의 기억들을 조금씩 생각해 냈다. 

 

그 여자는 이 땅에 망각의 안개가 덮여 저주가 내렸다는 이야기를 계속했고, 그건 우리 두 사람도 종종 말하던 거잖아요. 그때 그 여자가 내게 물었어요. '함께 나눈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신과 당신 남편은 서로를 향한 사랑을 어떻게 증명해 보일 거예요?' 그 후로 나는 줄곧 그 생각을 했어요. 그 생각을 할 때면 너무 겁이 날 때가 있어요. (71페이지)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을 처음 읽었는데 이처럼 몽환적인 소설일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서 선 이들의 이야기일거라 생각했었다. 망각의 안개로 가득찬 곳이어서 일까. 내 머릿속도 안개에 가려지는 듯 혼재했다. 과연 액슬과 비어트리스는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아들에 대한 기억도,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도 정확히 기억을 못하면서 어떻게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의 기억들만 모호한게 아니라 내 머릿속도 망각의 안개에 짙게 가려졌다. 

 

  치매에 걸린 부부들의 이야기를 종종 접한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내를, 남편을 보살피며 헌신하는 사람들을. 나는 기억하는데 상대방은 나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가슴아플까. 행복했던 기억들, 고통스러웠던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가 함께했던 시간들의 증명일텐데.

 

  시간이 흘러 저절로 잊혀지는 것과 아무리 기억하려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의 차이는 크다. 차라리 망각의 안개처럼 잊고 살았다면 언제나 함께 했을까. 모든 것이 기억났을 때의 고통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사랑했던 모든 순간들. 현재의 우리. 과거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는 것이 옳은것인지 잊고 살았을 때가 좋은것인지, 문득, 묵직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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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뭄이서 충청도 어느 지방은 제한 급수를 한다고 해 안타까웠었는데, 지난 주말에 사흘정도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비 소식은 내일까지라고 한다.

비를 좋아해

직장에서 급한 일을 해치우고 앉아있는데

빗소리가 참 듣기 좋다.

이런 날 책읽기에 그만인데, 주말만 되면 왜이리 바쁜지 모르겠다.

주말엔 한달에 두 번씩 산에 가거나

그렇지 않은 날엔 다른 일로도 바쁘다.

지난주에는 비때문에 섬산행이 취소되어

가까운 무등산을 다녀왔고

이번주엔 시어머니가 편찮으셔 병원엘 가야한다.

큰며느리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겠지.

 

비가 잠시 개인 11월의 무등산

 

얼마전에 <오 봉 로망>이라는 책을 읽는데

책 좋아하는 사람, 특히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책을 있는 곳'이라는 서점을 운영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좋은 책이란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내 마음에 드는 책이라야 가장 좋은 책이 아닐까 싶으면서도, 주변에 있는 분들이 좋았다는 책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그 책 속에서 책들은 여름 휴가를 지나고 9월이 되면 출판사에서 신간 서적을 낸다고 하던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에서도 보니 신간서적들이 쏟아져 나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먼저 읽은 책들을 보자면

 

 

 

 

 

 

 

 

 

 

 

 

 

 

 

 

 

 

 

 

 

 

 

 

 

 

 

 

짧은 시간에 꽤 많은 책을 읽기는 했다.

이 외에 내가 구입했거나, 받았거나 해서 읽을책들과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본다.

 

 

 

 

 

 

 

 

 

 

 

 

 

 

 

 

 

 

김연수 작가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같은 경우는

자음과모음에서 나온 책인데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새옷을 입고 나왔다.

김연수 작가의 <스무 살>이나 <사랑이라니 선영아>라는 작품들도

개정판으로 나와 그 즐거움을 더한다.

 

 

 

 

 

 

 

 

 

 

 

 

 

 

 

 

이번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 소설인 세라 워터스의 작품들도 관심이 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들을 찾아 읽고 싶다.

 

 

 

 

 

 

 

 

 

빗소리가 듣기 좋아 잠시 쉬면서  

또 이렇게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르고 있구나. 

시간은 흐르고

읽은 책들은 쌓이고

그럼에도 자꾸 책에 욕심부리는 나, 이거 무슨 병일까. 

읽고 싶은 책때문에 약속까지도 쉽게 잡지 못하는 나, 정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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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1-1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책을 부르는 이 사태는 알라디너라면 누구나 겪게되는 일이 아닐까해요 ㅎㅎ 큰 며느님으로써 책임과 의무를 다하사겠다던 말씀이 뭉클한 아침 입니다. 시부모님과 잘다녀오시구 독서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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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스트레인저
세라 워터스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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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 워터스라는 작가의 이름을 인식한건 아마도 영화의 한 홍보글에서였을 것이다. 세라 워터스의 원작인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박찬욱 감독이 각색한 「아가씨」라는 영화에서였다. 어떤 작품이길래 박찬욱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했을까. 영화계에서 자주 보이는 배우진들이 보여 원작인 『핑거 스미스』가 궁금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리틀 스트레인저』라는 작품이 눈에 띄어 세라 워터스의 작품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겠다 싶어 반가웠다. 세라 워터스는 19세기 런던의 삶을 다룬 소설을 주로 펴냈다. 그가 펴낸 소설의 면면을 보자면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런던의 빅토리아 시대라는 점, 상류층 귀족들의 삶을 다루었다는 점,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었다는 점들이었다.

 

  런던의 워릭셔의 대저택 헌드레즈홀. 두 번의 전쟁후 에어즈 가문은 몰락하고 대저택은 붕괴위기에 처해졌다. 옛 영화를 간직한 헌드레즈홀의 마지막 세대인 에어즈 부인과 전쟁에서 공군으로 참전해 부상을 입은 아들 로더릭, 귀족처녀이지만 몰락한 대저택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딸 캐럴라인, 그리고 마지막 남은 어린 하녀 베티가 헌드레즈홀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과거 헌드레즈홀의 유모의 아들로서 대저택을 동경하고 숭배했던 닥터 패러데이가 헌드레즈홀을 방문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헌드헤즈홀의 하녀로 일하고 있는 베티의 꾀병때문에 전화를 받은 패러데이는 오랜만에 헌드레즈홀을 방문하고 기억속의 화려했던 헌드레즈홀과는 다른 쇠락한 모습때문에 당황한다. 에어즈 부인과 아들 로드릭의 절룩거리는 걸음걸이, 낡은 옷을 입었지만 쾌활해 보이는 캐럴라인과 담소를 나누고 돌아오며 패러데이는 헌드레즈홀의 주치의가 된다. 이후 패러데이는 주치의로서 로드릭의 다리를 치료해준다는 명목으로 대저택을 드나들고 에어즈 부인은 이웃한 랜들 가문의 스탠디시가 런던에서 온 건축가 부부에게 팔려 이사오게 되자 그들을 초대해 조그만 파티를 열게 되었다.

 

  파티가 열리게 된 날 대저택은 오랜만에 활기에 차 있었다. 패러데이 또한 손님으로 방문하며 초대한 손님들이 도착해 파티가 무르익는다. 그 와중에 스탠디시의 저택을 샀던 피터 베이커하이드의 딸 질리언이 캐럴라인이 기르는 개 지프에게 얼굴을 물리는 사고가 벌어진다. 이 사고 헌드레즈홀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의 시작이었다. 

 

  삼십여 년 전에 대저택의 파티에 왔었던 어린 시절의 패러데이는 헌드레즈홀을 저택을 숭배하는 마음으로 저택의 일부를 갖고 싶어 도토리와 나뭇잎 모양의 가장자리를 장식을 한 벽에서 도토리 모양을 뜯어낸 적이 있었다. 패러데이는 헌드레즈홀을 동경하는 마음이 아직까지도 자리하고 있었을까. 어렸을적 저택의 일부라도 갖고 싶었던 욕망의 발현이었을까. 주치의로서 저택을 스스럼없이 드나드는 패러데이가 순수한 마음으로만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저택이 탐욕스럽다고 했던 캐럴라인의 말처럼 패러데이도 대저택에 대한 탐욕이 자리했을까.

 

  로맨스를 좋아하는 나답게 헌드레즈홀을 동경하는 패러데이와 헌드레즈홀을 지켜야하는 캐럴라인의 러브라인이 그려지자 서로의 필요에 의해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었다. 패러데이는 캐럴라인과의 결혼으로 동경하는 대저택에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고, 캐럴라인은 패러데이와의 결혼으로 헌드레즈홀도 지키고 패러데이에 대한 호감도 애정으로 변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패러데이가 애정 표현을 할수록 캐럴라인은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귀족처녀답게 사랑하지만 사랑의 표현에 주저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했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가 패러데이라서 우리는 패러데이가 보고 느낀 것들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패러데이의 입장에서 대저택을 바라보고, 캐럴라인을 바라보고, 에어즈 부인이나 로드릭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탐욕스러운 집, 집에 서려있는 사악한 기운. 어느 책에선가 집에 서려있는 기운을 무시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었고, 그 책의 내용에 공감한 적이 있었다. 헌드레즈홀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었다. 과거 이 집에서 죽었던 에어즈 부인의 첫째딸의 강한 기운이 대저택을, 이 집에서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언젠가부터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사악한 기운만으로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했다. 어느 누군가의 개입이 있지 않았을까. 책 속의 화자인 '나' 패러데이가 의심스러웠다. 추리적 요소를 갖춘 소설이기에 책을 읽는 우리는 누군가를 의심하고, 생각조각들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무엇 때문일까. 누구 때문일까. 여러가지 생각들때문에 책의 마지막을 향해가며 좀처럼 마음을 안정시킬 수 없었다. 다 읽고나서도 대저택에 사는 에어즈 가의 몰락이 과연 내가 생각하고 결론과 맞는 것인가, 한참을 생각할 정도였다. 세라 워터스의 다른 작품들을 좀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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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5-11-12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패러데이가 의심스러워지면서부터 책을 손에서 놓치를 못하겠더라구요. 아 그런데 너무 설명 부족.. 그 모든 게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해서 좀 더 탐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Breeze 2015-11-13 17:04   좋아요 0 | URL
캐럴라인때 설명을 조금 했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게 가능할까 싶기도 했어요. ^^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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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책 내용이나 제목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오래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추억을 읽는다는 것. 책의 내용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읽어보면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도 생경한 일이었다. 우리는 읽은 책을 잊어가고 또 읽어도 잊어간다. 우리가 읽은 그 많은 책들을 다 기억한다면 우리 머리는 아마 터지고 말것이다. 이에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몇부분의 문장들만 생각나고 다른 것들은 잊게 된다.

 

  『어린왕자』의 모든 문장들을 기억한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읽어본 문장들은 생경했다. 생경한 문장들을 따라 책 속의 화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그가 처음 모자 속의 보아뱀을 그렸던 어린시절로. 그림을 그려 보여주면 어른들은 모자라고만 했었다. 모자 속에 든 보아뱀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때의 기억들에서 비행기를 타고 사막에 불시착해 고장난 비행기를 고치고 있을때 만난 어린왕자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

 

  양 한마리를 그려달라는 어린왕자와 오래전 그렸던 모자를 그려주자 모자속에 든 보아뱀 그림은 싫다고 했었던 우리의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무릎도 차지 않는 활화산이 두개, 사화산이 하나인 조그만 소행성 B612이라는 별에 살았던 어린왕자의 여행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른들은 보이는 것만 보고,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은 것까지 본다. 어른이 될 수록 상상력은 떨어지고 고정화된 생각에 갇혀있는 듯도 하다. 그래서 작가 생텍쥐페리는 한때 어린아이였던 어른들에게 바치는 이 동화를 썼다. 사실 청소년인 아들에게 이 책을 읽혔으나 그다지 좋은줄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초등학교때는 재미있게 받아들였어도 말이지. 아이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면 우리가 밑줄 그으며 읽었던 것처럼 어른이 된 아이도 밑줄을 그으며 다시 감동할지도 모른다. 우리처럼.

 

  이번에 다시 읽을때도 나는 밑줄 대신 색색의 포스트 잇을 붙이며 오래전에 감동했던 문장들과 새롭게 다가오는 문장들에 표시를 했다. 좋은 문장은 다시 읽어도 늘 좋다. 이상하지.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어린왕자의 스토리가 하나씩 기억속에서 나오고 있었다. 어린왕자가 사막에서 여우를 만났을때 여우가 했던 길들이는 것에 대해 말이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는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  (84~85페이지)

 

 

 

 

  영원히 살아 숨쉬는 문장들이다. 또다른 문장들을 볼까.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을 거야...... (87페이지)

 

  번역자 황현산 작가가 말했듯 『어린왕자』에서는 여우의 말 때문에 이 책이 더 빛난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발을 들였을때 처음 만난 것도 뱀이고, 마지막에 만난 것도 뱀이었는데도 말이다.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문장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고 노력했었고 실패도 맛보았으니 말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97페이지)

 

  같은 문장인데도 왜 매번 감동을 받을까. 다시 읽으면 다시 읽을수록 그 감동은 배가 되어 돌아 온다. 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인지 알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시한번 어린왕자를 읽으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나를 발견했다. 어릴적의 나와 만나는 일이기도 하고,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이십 대 시절과의 만남이기도 했다. 다시 오지 않을 우리의 소중한 한때였던 그 시기와의 조우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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