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 문학×커피 더 깊고 진한 일상의 맛
권영민 지음 / &(앤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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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가진 문화를 사랑한다. 커피에 관련된 것은 커피의 역사에서부터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법, 바리스타가 되는 법까지 다양하게 책으로 접했다. 그러한 부류가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은 커피 한잔에 담긴 문학과 커피가 가진 문화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서양 문학이 아닌 우리나라 문학에 들어있는 커피 이야기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오게 된 시기는 일제 강점기로 보인다. 고종이 커피를 즐겨 마셨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조선 시대에는 가비 혹은 가배로 불렸고 왕족 뿐 아니라 서민들도 커피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끽다점이라는 이름으로 커피점을 열어 가비차, 가배차로 불렸다. 시인 이상이 다방 제비를 금홍과 함께 열어 시를 썼다는 것은 유명하다. 시인 이상이 다방 제비를 열었을 때 소설가 박태원을 만났고,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과 교유하였다.


 


 

 

우리나라 근대 소설을 읽지 않아서 잘 몰랐다. 익숙한 제목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소설이 커피와 그 시절의 문화를 나타내었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매일 경성 시내를 배회하는 이야기로 그는 하루에 세 번이나 다방에 들른다는 사실이다. 김기림의 커피 잔을 들고에서 커피를 연인으로 그 달콤함을 슈크림으로 표현하는데,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그 시절 다방은 소설가들의 사랑방이었다. 지금의 다방과 비교된다. 퇴색한 이미지로 굳어있지 않은가.

 


저자는 커피문화의 시작을 우리나라 근대 문학에서 찾았다. 새로운 시도라 더 의미 있는 독서였다. 그 시절에도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 모였었고, 그 공간에서 작품을 쓰기도 하였으니 지금과 비교해도 다르지 않다.

 


근대 문학에서 드러난 커피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외국 생활에서 접한 다양한 카페를 말한다. 일본 긴자의 카페, 미국 버클리 대학 근처 카페, 저자가 대학 다닐 때 고향 마을에 생긴 다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학림다방과 문화유산신탁이 만든 제비 다방은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장소다. 이상이 살았던 큰아버지의 집으로 이상의 작품을 생각하며 들러봐도 좋을 거 같다.


 


 

 

최근 인터넷 서점에서 게이샤 커피를 한정 판매했다. 게이샤 커피를 마셔보지 않아 그 맛이 궁금했는데, 볶은 원두 뚜껑을 열 때부터 약간 신맛이 올라오는 거 같았다. 파나마와 콜롬비아산 원두를 핸드 드립 해 마시자 생각보다 부드러운 신맛이라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하와이에 있을 때 마셔본 커피 때문에 코나를 유달리 사랑하는 가 보다. 세계 3대 커피 중의 하나라 그 맛이 궁금했는데 나름대로 상상하며 그 부분을 읽었다. 얼마나 맛있을까, 하고.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잔>이라는 노래가 가진 사연에서 조금 울컥하고 말았다. 월남 파병을 앞둔 형과 헤어지던 날 다방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커피 한잔> 이었다. 형을 전송하고 나오며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렸다는 사연 때문이었다. 귓가에 울리는 노래 때문에 그 이별의 슬픔이 조금 옅어지지 않았을까. <커피 한잔>이라는 노랫말을 읽으며 저절로 따라불렀다. 추운 밤, 따뜻한 커피 한잔이 간절해지는 노래였다. 연인과의 이별이든, 가족 간의 이별이든 상관없다. 그저 커피 한잔이 유달리 생각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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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산문
박준 지음 / 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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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때문일까. 연이어 시인의 산문을 읽게 되었다. 시처럼 다가오는 문장 때문에 더디 읽으며 글을 즐겼다. 최근의 산문은 일기 형식이 대세인 거 같다. 박준 시인의 산문은 누군가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물론 일월 산문부터 십이월 산문까지 이어져 있으니 일기라고 해도 좋겠다. 가만가만히 전하는 마음을 온전히 받은 느낌이었다.


 

시작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마음속에 문이 하나 새로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중략)

 

시작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나에게 그동안 익숙했던 시간과 공간을

얼마쯤 비우고 내어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밖으로 열리는 문이 아닌

늘 안으로만 열리는 문

 

시작이라는 문 (15페이지)


 


 

 

한 편의 시다.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니. 시작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건 두려움이 먼저, 설렘이 나중이었다. 시인의 말하는 걸 보았더니 그것은 역시 마음인가 보다. 마음에 문을 하나 만드는 작업이며, 그 문 안에서 서성거릴 마음조각들이 보여서 다독거려본다. 무슨 일을 하든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며 그다음에 몸이 움직이는 것이다.


 

침묵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게 되는 날이나 사무실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경우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는다. 하지 않아도 되는 말, 마음속에 들어있던 것들을 꺼내놓으면 마치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공허하다. 침묵이 가진 좋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작가가 좋아하고 따르던 선생님과 한 공간에 있으면서 침묵이 주는 편안함을 느꼈던 것처럼 귀한 게 있을까. 아무 말이나 하지 않아도 되고, 침묵에서 오는 다정함을 알았다는 말에서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것이 가져올 파장을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해야 할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을 고르는 것은, 곧 그 말을 들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126페이지)


 


 

 

바둑이점이라는 부제가 붙은 오월 산문을 읽다가 드는 생각이다. 화가가 초상화를 그릴 때 얼굴의 점은 그려야 할까, 빼야 할까. 그 사람을 나타내는 표식과도 같아서 당연히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눈썹과 눈꼬리가 만나는 곳에 점이 있어 여간 신경 쓰이지 않아 피부과에 가서 점을 뺀 적이 있다. 시인의 얼굴에 있는 바둑이점은 커가며 점점 넓어지고 옅어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슬프지 않는 일을 함께 슬퍼해달라는 표현에 그만 웃고 말았다.


 

예술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보다. 박준 시인의 글에서도 술과 해장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스콧 피츠제럴드나 어니스트 헤밍웨이, 레이먼드 카버의 술에 관한 책을 말한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도 천상병 시인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어 공감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술을 즐겼던 분들의 해장법이 궁금해졌던 모양인데, 글쎄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김수영 시인의 해장법은 기억해둘 만하다. 김수영 시인은 술을 마신 다음 날, 조를 갈아 죽을 쑤어 먹었다고 한다. 부드러운 죽이 들어가면 위벽을 보호해 좀 더 낫지 않을까 동감하는 바다. 조를 갈아야 한다는 수고가 따르겠지만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다.

 


계절의 안부를 읽으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머무는 자리마다 기억 조각들은 훗날 추억이 된다. 어느 시간으로 잠시 돌아갈 수 있다면 이처럼 안타깝지도 않으리라.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애틋한 법. 우리가 사는 현재가 곧 우리의 과거가 되며 시간이 모여 우리의 삶이 된다. 그러므로 귀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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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17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작 부분 잠깐 들춰봤는데 좋았어요
따뜻한 느낌?

Breeze 2022-01-17 13:04   좋아요 1 | URL
산뜻하고, 다정하고. ^^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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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인의 산문집을 읽고 리뷰 쓴다는 게 어쩐지 부끄럽다. 최승자 시인의 시를 읽고 그를 닮고 싶은 시인들의 감탄사를 읽으며 더 부끄러워하는 중이다. 시인의 산문 속에서 드러나는 것들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기록 차원에서 남겨둔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라는 바다.


 

최승자 시집은 쓸쓸해서 머나먼만 읽어보았다. 죽음과 쓸쓸함, 그 고독이 전해져 와 묵직한 여운을 남겼던 시집이었다. 오래전 1989년에 나온 산문집에 네 편의 산문을 더하여 32년 만에 증보판으로 산문집이다.


 


 

 

시가 인간에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시가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시가 시를 쓰는, 시를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시가 시를 쓰는, 시를 생산하는 수많은 사람 중의 하나인 내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124페이지)

 


시를 직접 써보기 시작한 시인은 혹시 시인이 될 수 있을까 시험해 보기 위해 신문사와 잡지에 투고했었다. 예심에 오르지 못한 채 떨어져버리고, 몇 년간 회사를 다녔지만 재미가 없었다. 시인이 되고 싶어 친구가 타이핑해준 시를 봉투에 넣어 서랍 속에 잠재워둔 채 몇 달이 지났다. 게으름 때문에 부치지 못했던 봉투를 어느 날엔가 부쳤고 잡지에 게재되어 시인이 되었다.


 

내가 찾는 것, 내가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실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내가 불안하게 기다리고 있는 그것, 아니 나의 불안 자체가 명확하게 활자화되고 공식화되어 신문기사로 나타나길 바랐던 것인가. (56페이지)

 


쓸쓸함과 고독 그리고 죽음은 어쩌면 비슷한 단어인지도 모르겠다. 쓸쓸함과 죽음의 화두를 안고 살아갔던 시인의 마음이 전해져오는 듯하다. 시인의 글 중에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점검하게 된다’(96페이지) 라는 문장이 있다. 들려오는 죽음 소식은 안타깝다. 전혀 교류가 없는 타인일지라도 그의 죽음에서 내 삶의 미래를 보게 된다. 어쩌면 미래의 우리 모습이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오지만 그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1980년대가 문학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것을 어떻게 구체화시켰는지 알려달라는 편집자의 말에 시인은 그것을 가위눌림이라고 표현했다. 1980년대는 문학인에게 표현의 자유를 잃은 억압의 형태였다. 가위눌림의 공포를 에둘러 말하였다. 그 시절을 견뎌온 사람들만이 공감할 표현이리라.

 


시인은 오랫동안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 퇴원 후 약 먹는 걸 잊어버려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는 시인이기에 그가 쓴 글이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증보판 작가의 말도 병상에서 썼다 한다. 최근 트위터에서 작가의 글들이 간간이 보이기에 무탈없이 지내시는구나, 하고 여겼는데 말이다.

 


시인들의 시인, 최승자 시인을 사모하는 시인들의 문장은 커다란 울림을 준다. 최승자 시인의 시를 마치 먹이처럼 먹고 자란 시인들의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었기에 감동이다. 그들만큼 시인의 시를 알지 못하여 시집들을 더 읽어야지 않겠나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시인이 말하였다. 젊은 날의 기록이 부끄럽고 치기 같다고. 그 모든 편린이 나 자신이니 수필집을 쓸 거면 더 먼저 써서 털어버릴 걸 하는. 지나간 시간의 기록들은 이처럼 하나의 문학이 되는 걸 다시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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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대표하는 천재 9인의 사상과 걸어온 발자취를 알 수 있는 작품으로 문화사회학자 이자 역사문화학자 신정일 선생이 쓴 책이다. 9인의 인물을 보자면, 김시습, 이이, 정철, 이산해, 허난설헌, 신경준, 정약용, 김정희, 황현이 그들이다. 책을 쓰는 작가에 따라 책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 역사를 읽는 재미가 컸다. 저자가 직접 천재들의 발자취를 걷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시각으로 쓴 책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천재는 태어날 때부터 범상치 않다. 세 살 경부터 글을 줄줄 읽고 시문을 썼다는 이야기는 아주 흔하다. 정쟁에 휘말리지 않은 한 평탄한 삶을 살 텐데, 천재들은 왕을 보필하는 와중에 정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이상을 펼치려 하다가 왕의 미움을 사 귀양을 가는 경우도 흔하다.


 

김시습은 조선의 뛰어난 문장가인 김일손이 무오사화로 죽임을 당하자 세상을 떠도는 삶을 살았다. 송도를 필두로 해서 관서 지방을 유람했고, 효령대군의 권유로 세조의 불경언해사업에 참가하여 교정 일을 맡았다. 가장 살 만한 곳으로 여겼던 경주의 금오산에서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썼으며 매월당이라는 호도 금오산의 금오매월에서 따왔다.

 


김시습은 주자가 말한 견문이 넓은 사람일수록 안목이 좁은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온몸으로 느끼고 실천했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33페이지)


 

거리가 가까워 가사문화권을 가끔씩 거닌다. 명옥헌의 정자에 앉아 하염없이 자연의 바람을 느끼기도 했다. 가사 문학의 대가 정철이 초막을 짓고 살던 곳 송강정을 내가 가본 적이 있던가 생각 중이다. 광주호 주변에 워낙 정자들이 많다고 핑계를 대본다. 조선의 역사를 보면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대립한 경우가 많았다. 정철 또한 당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기축옥사로 인하여 원한이 깊었던 호남 사림 집안에서 아낙네들이 도마에 고기를 놓고 다질 때 증철(정철)이 좃아라(칼로 고기를 다지는 것) 증철이 좃아라’, ‘철철철철하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얼마나 미우면 칼질할 때 그렇게 소리를 냈을까. 어디선가 본 것도 같은데, 다시 읽으니 역시 새로웠다. 주말에 일정을 잡아, 가사문화권을 한 번에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조선의 천재를 다루는 책에 허균이 빠졌다는 게 의외였다. 대신 그의 누이 허난설헌이 이 책에 나온다. 허난설헌은 천재적 가문에서 태어나 오빠와 동생의 어깨너머로 글을 배웠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갇혀 허난설헌을 이해하지 못한 시어머니의 시기와 질투 때문에 버거워했다. 허난설헌이 삼한(三恨, 세 가지 한탄)을 노래했다. 그 첫 번째가 조선에서 태어난 것이요, 두 번째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요, 세 번째는 남편과의 금슬이 좋지 못한 것이라 했다. (157페이지) 겨우 2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시대가 달랐다면 그의 천재성이 더욱 꽃피웠을 텐데 말이다.

 


어딘가에 가면 그곳의 유래를 적어놓은 글을 들여다본다. 우리나라의 산맥 체계를 도표로 정리한 지리서 산경표를 쓴 신경준이라는 이름은 생소했다. 벼슬이 높지도 않았고, 정치적인 파쟁을 많이 겪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업적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거 같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나라 산줄기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 온 우리 고유의 지리학을 백두대간과 장백정간 그리고 열세 개의 정맥, 산경표(山徑表)로 분류한 사람이 바로 신경준이다. (192페이지)


 

새로운 발견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래서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보다. 순창 강천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 물놀이를 자주 갔던 곳이다. 단풍이 예뻐 가을철 단풍을 보러 친구들과 다닌 적도 많았다. 그곳이 조선 성종 때 신경준의 선대 조상인 신말주(신숙주의 동생)의 아내 설씨 부인의 시주를 얻어 중창한 절이라고 한다. 다음번 방문 시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작년 제천의 배론 성지를 방문했다. 정약용의 조카사위인 황사영의 백서가 발견된 곳이었다. 정약용의 집안을 보면 우리나라 천주교의 시작을 살펴볼 수 있다. 다산은 사형을 면하고 정약전은 제주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를 가고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수많은 작품을 썼고, 자식들에게 편지를 보내 교육을 시키기도 하였다.


 

태어날 때부터 달랐던 인물들의 어린 시절과 부모와 스승의 역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벗의 역할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천재성을 타고나 당쟁에 휘말려 불운한 삶을 살았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유배지에서도 책을 읽고 작품을 쓰고, 후학을 양성하는 등 제2의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역사에 남을 저작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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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1-10 14: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브리즈님 프로필 사진 바뀌었네요. 고양이가 넘 이뻐요!! 초록색 눈이 아주 이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Breeze 2022-01-10 16:19   좋아요 1 | URL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1-10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난설헌 삶이 너무 안됐더라고요. 아이들도 잃고 시어머니와 남편의 구박 ㅠㅠ 조선의 천재들 흥미롭네요 ~

Breeze 2022-01-11 17:01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허난설헌에 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빨리 죽은 줄은 몰랐습니다.^^
 
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30만 부 기념 ‘겨울 미술관’ 에디션)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겨울 미술관 에디션)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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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품을 읽는다는 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눈으로 담고, 마음속에 넣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소설도 마찬가지지만 미술 작품처럼 자주 찾게 되는 것도 없다. 마음이 울적할 때, 스트레스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그림을 보면 마음이 풀린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굳이 글이 없어도 그림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때로는 글을 건너뛰고 그림만 들여다보는 일도 많다.


 

세계적인 서양화가의 그림과 삶을 소개한 방구석 미술관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 화가의 삶과 그림을 다루었다. 신문 기사에 회자되었던 유명한 화가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몇 번이고 들여다봐도 즐거운 일이다.


 


 

 

2019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김환기 화가의 그림이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점화 우주(Universe 5-IV-71 #200)라는 작품으로 한국 화가 중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가다. 그림을 그냥 봐도 좋지만 그림이 그려진 사연과 작품의 의도를 알고 나면 그림을 보는 마음이 달라진다. 그림을 보는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 그림에 대해 알지 못해도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그림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함께 읽으면 그 감정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림도 마찬가지인데 좋은 예술 책을 만나면 소개해주고 싶다. 주변 사람에게 그림을 소개하는 것처럼 말한 책이 조원재의 방구석 미술관시리즈일 것이다.


 


 

 

우리나라 화가 중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의 화가 이중섭은 알 것이다.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약동하는 소는 우리나라의 기상과 닮았다. 하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국전쟁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보내야 했던 이중섭은 종이와 그림 도구를 살 돈이 없어 담배갑의 은박지로 그림을 그렸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더 애틋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과 독보적인 여인상을 그렸던 천경자 화가의 그림은 볼수록 아름답다. 나혜석의 경우 최초라는 각종 수식어를 달았지만, 가족과 단절되어 안타깝게 한다. 그림에서 드러나는 화가의 마음이 느껴져 오래도록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천경자의 화려한 색의 황금의 비에서 여인의 눈은 많은 것을 표현한다.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는 아름다운 여인의 머리에 메두사처럼 뱀 몇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고독한 마음일 것이다.


 


 

 

김환기의 점화도 좋지만, 나는 그가 그렸던 조선백자를 모티프로 하여 조선의 미를 표현한 달항아리 그림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색을 사용하여 자꾸 바라보게 했다.


 


 

 

20세기 한국미술의 거장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미술 교양서다. 소의 화가 이중섭,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 이응노,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심플을 추구한 장욱진, 김환기, 서민을 친근하게 그린 박수근, 천경자,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돌조각으로 예술품을 만든 이우환. 총 열 명의 화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작권 때문에 그 그림들을 소개할 수 없어 아쉽다. 이우환 화가의 경우 저작권 때문에 책에서 작품을 수록하지 않아 QR코드로만 봐야 해 아쉽다.


 


 

 

방구석 미술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마치 앞에서 들려주듯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여 한국미술에 대한 지식이 한결 업그레이드되는 거 같다. 미술이라고 해서 어렵지만은 않다. 화가들이 걸어온 삶과 작품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작품을 보는 안목이 높아질 것이다. 추운 겨울, 방구석에서 그림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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