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언맨 매뉴얼
대니얼 월리스 지음, 이규원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세련된 화보와 자세한 설명으로 된 영화의 가이드북을 본다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영화속에서 보지 못한 세세한 면을 볼 수 있고, 아이언맨을 만들게 되는 과정을 스토리로 만날 수 있다. 사실 예고편만 보고 영화로는 보지 않았기에 아이언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언맨 매뉴얼』은 한눈에 알수 있다. 스타크의 주변 인물들. 그의 반대편에서 그를 죽이려는 적들. 무엇보다 놀란건 아이언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세세한 설계도서가 있다는 것이다. 스케치와 색을 입혀 점차 실제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실제를 보는것 같달까.

 

책을 펴보자,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극비 파일이 들어 있다. 기밀 문서 한 장과 별도의 기자전용카드와 비밀 메모 몇 장이다. 이 모든 것들은 책과는 별도로 파일집 안에 별도의 메모로 되어 있어 실제 기밀 문서를 보는 느낌이다. 강한 살상력을 지닌 무기를 만드는게 토니 스타크의 일이었다.  

 

 

 

 

 

 

토니 스타크, 그는 누구인가. MIT 재학시절 인공지능 분야의 신기원을 개척하는가 하면 17세의 나이로 MIT를 수석 졸업했고, 4년 후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수장에 올랐다. 그가 머물고 있는 캘리포니아 말리부에 있는 저택. 절벽위에 세워진 집으로 그곳이 그의 터전이자 작업실이었다. 책에서는 그의 저택 설계도, 거주 공간의 사진, 작업실의 내부 등을 만날 수 있다.

 

 

 

 

각 페이지마다 풍부한 사진 자료 때문에라도 아이언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할 책이다. 나처럼 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이처럼 좋은 책을 소장할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다. 별도로 삽입된 메모 자료 때문에라도 일일이 풀을 바르고 메모지를 붙였을 수작업 때문에라도 소장가치가 큰 책이다.

 

아마 사진보다도 실제 책을 펼쳐보면 함성을 지를 만한 책이다. 책을 가진 자만이 느낄수 있는 희열과 흡족함이랄까. 고로 아이언맨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소장하시길. 아이언맨에 대한 가장 완벽한 보고서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게 이병률의 책은 바람이다.

바람같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글을 남기면 그 글들은 그대로 바람이 된다.

그의 글들에서 여행에서의 시간들이 묻어난다. 

그의 신작 이병률 대화집이라 일컫는 <안으로 멀리 뛰기>에서도 그의 바람같은 시간을 엿볼수 있었다.

그나마 이 책은 인터뷰집이라 그의 진솔한 마음들이 더 엿보였달까.

 

 

책 속의 이병률 사진은 좀 쑥스럽더라.

마치 좋아하는 남자의 사진을 몰래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그의 인물 사진이 여러 장 들어 있어서

나는 마치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첩과 일기를 본 느낌이었다.

조금은 설레며

조금은 부끄러워하며 읽었던 책.

 

 

 

 

 

막막한 밤에 할 말을 찾고,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 시인은 그래서 생겨난 직업이니까요.

그래서, 시인은, 사랑입니다.  (164페이지)

 

그가 시인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처럼 멋진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인터뷰집에서는 이병률을 좀더 가깝게 다가왔다.

그의 솔직한 말들을 마음속에 하나씩하나씩 새기게 되었다.

 

 

그의 책들을 검색하다, 내가 보지 못한 표지가 보여 검색했더니 그의 산문집이 문고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표지도 어쩌면 이렇게 달달한지.

 

 

 

 

 

 

 

 

 

 

 

 

 

 

한 손에 쏙 들어올 크기인데 표지가 장난 아니다.

너무 이뻐서 갖고 싶은.

 

 

 

 

 

 

 

 

 

 

 

 

 

 

 

 

그의 책들을 꽤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보지 않은 책들도 있구나.

<찬란>이라는 시집과

<낯선 침대위에 부는 바람>을 읽지 않았어.

 

그가 시인이라서, 시인의 말을 사용하는 에세이스트여서 좋아했으면서,

왜 그의 시집 <찬란>을 읽지 않았을까.

 

조금 있으면 가을, 읽지 않은 이병률의 시집을 읽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비밀을 가진 집, 미니어처하우스.

17세기의 네덜란드에서는 남색자에게 머리에 무거운 돌을 매달아 바다에 익사시키는 형벌이 있었다. 그 때에는 남색을 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에 반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느님에게 죄를 짓는 것, 그 죄를 짓는 자들에게 하느님의 분노를 표현하는게 익사였던 것 같다. 지금에야 시대가 변해 남색자를 동성연애자라고 표현하고, 그들의 결혼도 허락하는 나라가 있게 되었으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우리 또한 그들을 인정하면서도 만약 내 가족이 그렇다면 고통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제시 버튼의 소설은 이렇듯 동성연애자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음과 동시에 선물로 받은 장난감 집 때문에 일어난 기이한 이야기를 나타냈다. 물론 소설속에서 17세기의 네덜란드 거리,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네덜란드의 문화와 역사를 간접적으로 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장난감 집이 가진 비밀과 소설 속 주인공 넬라가 머무는 집에 대한 비밀이 드러나는데, 우리는 이러한 소설을 고딕소설이라 부른다.

 

페트로넬라라는 열여덟 살의 소녀는 결혼식을 올린 후 남편이 있는 저택으로 오게 된다. 이상하게 반겨주는 이 없고, 어둠 속에 숨어 그녀를 지켜보는 시선이 있을 뿐이었다. 이 광경에서 우리는 이 집이 가진 비밀의 한 부분을 접할 수 있다. 어떠한 비밀을 가진게 분명하다고. 새신부가 왔음에도 어둠속에서 숨어 지켜볼 뿐 쉽게 나타나지 않은 것만 봐도 그랬다. 그녀의 신랑이라는 요하네스 브란트의 흔적 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넬라는 남편의 따스한 시선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행복한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던 저택에서 음울한 그림자를 엿볼 뿐이었다. 암스테르담의 부유한 상인인 남편은 어느 날 밤 늦게야 돌아왔고 새신부인 그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고 그가 머무는 서재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기대에 부풀어 남편을 기다리던 넬라는 홀로 자신의 방에서 잠들었다. 그리고 얼마뒤 요하네스는 넬라에게 그들이 머물고 있는 집과 똑같은 캐비닛 상자를 선물로 받는다. 그가 넬라에게 건넨 선물이었다. 실제에서는 줄 수 없는 무엇을 장난감 집으로 채우길 바랐던 것일까.  

 

넬라는 그저 남편의 사랑을 바랐던 것일 뿐인데. 남편은 그녀에게 왜 무심한 것일까. 커튼을 열고 미니어처를 열었다. 그리고 미니어처를 채울 것들을 찾았다. 스미트 명부에서 미니어처리스트를 찾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몇가지 물건을 주문하게 된다. 하지만 며칠뒤 도착한 물품은 자신이 주문한 물건 외에도 넬라와 남편 요하네스, 남편의 누이 마린, 집안의 하인인 오토와 코넬리아의 모습을 빼박은 미니어처가 들어있었다. 미니어처리스트는 왜 주문하지도 않는 물건을 배달한 것일까. 이유를 알수 없음에도 넬라는 저택의 사람들을 각자 자기방에 넣어 두었다.

 

 

 

 

넬라가 미니어처리스트를 찾아 갔을때 한 낯선 여자의 시선을 느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뚤어지게 바라본 여자.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듯한 여자의 시선을 느끼고는 늘 그녀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미니어처리스트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주문하지도 않는 물건을 보내는가 하면, 손가락 하나 크기인 실제 사람과 똑같은 인형속에는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집이 가진 방들. 방들의 문을 열어보면 드러날 비밀을 그 낯선 여인은 어떻게 알고 있었던 말인가.

 

장난감 집은 장난감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미니어처하우스는 이 소설의 모든 비밀이 담겨 있었다. 실제 사람과 똑같이 생긴 미니어처에서는 앞날을 예감할수 있는 표식들이 숨겨져 있었다. 심지어 저택에 있는 개에게서도 빨간 십자 표시를 발견할 수 있었으니 앞으로 일어날 불행을 예감할 수 있는 표식이었다. 과연 넬라는 자신에게 다가온 불행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저택의 사람들에게 닥친 불행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넬라가 원하는대로 혹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결말이 이어질까.

 

이 소설은 번역자인 이진의 또다른 번역작품 『열세 번째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고딕 미스테리를 다룬 작품. 『열세 번째 이야기』의 소재가 책이었다면 『미니어처리스트』에서는 미니어처 하우스가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 선물 받은 미니어처하우스와 낯선 여인, 미니어처 인형들의 비밀에서 꽤 매력을 느꼈다.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수록 소설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매혹적인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동안 동남아에서 아홉 살에서부터 열서너 살까지의 아동을 상대로 성관계를 했던 소아성애자들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이에 따라 동남아에서 어린 소녀들을 사고 파는 일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아마 이 소설은 그때쯤 쓰여진 소설이 아닐까 싶다.

 

불편한 진실이다.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을 상대로 성관계를 한다는 사실은 몹시 불편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과거에도 있어왔다.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에서도 나오지 않았는가. 사랑이라 일컬었지만 결국에는 소아성애자였음을 우리는 알수 있었다. 소아성애자들의 많은 이들이 과거에 강간을 당했던 사람이라는 것은 더욱 불편한 진실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을 잊지 못하고 똑같이 되돌린다는 것이다. 영원히 잊지 못할 상처이며 고통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으로부터 탈피를 할수 있어야 자신을 이기는 방법일텐데 안타까울 뿐이다.

 

요 네스뵈의 『바퀴벌레』는 해리 홀레 시리즈를 알린 『박쥐』의 다음 소설로 『레드브레스트』의 전편이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젊은 삼십대 중반의 해리 홀레를 만날 수 있다. 젊은 해리 임에도 이질감을 전혀 느낄수 없을 정도로 전혀 새로운 해리 홀레의 이야기이다. 역시나 술에 절어 살고 있는 해리에게 사건이 주어졌다. 방콕 대사가 사창가의 한 모텔에서 칼에 찔려 사망했고 그가 가진 가방에는 소아성애를 나타내는 사진들이 들어 있었다. 대사를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어떤 이유로 그가 죽은걸까. 노르웨이 총리와 절친한 친구였던 아틀레 몰네스의 죽음이 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이에 대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해리는 방콕으로 가야 했다. 그것도 혼자서 방콕의 경찰들과 함께 사건의 배후를 조사해야 했다.

 

해리의 장점은 어떤 사건을 맡게 되면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코올의존증에 가까울 정도로 짐빔을 마셔대던 그가 사건이 시작되면 아무리 알코올의 유혹이 있어도 마시지 않는다는 것. 그런 그를 무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사건에서만큼은 치밀하다. 어떻게보면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어 그를 선택했겠지만, 그들의 생각과 달리 사건에서만큼은 정확하게 수사한다는 것이다. 그는 형사로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그가 사건의 현장에 도착했을때도 물건 하나 허투루 보지 않는다. 아주 작은 물건이라도 살펴보고 단서가 되지 않을까 챙겨놓는 치밀함을 보인다. 사건의 방향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교묘히 틀지만 그는 마음속에서부터 어떤 사람을 의심하고 있었다. 다만 그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을 뿐. 요 네스뵈의 추리소설의 백미는 결말 부분의 반전이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흐르게 마련이고, 혹시 의심했던 사람이라도 우리가 잘못 생각했나 할 정도로 단서들을 숨겨두고 있다. 독자를 마음을 놓게 해놓고 본격적으로 진정한 사건 추리를 들려주게 된다. 아마 그렇기에 독자들은 요 네스뵈에 열광을 할 것이다.

 

요 네스뵈의 후기작들을 먼저 읽고 그의 초기작들을 읽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초기작에서의 젊은 해리는 다소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운증후군인 여동생 쇠스에 대한 걱정, 홀로 사는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엿볼 수도 있다. 쇠스를 성폭행했던 남자의 행동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남자를 잊으면 안된다. 그리고 후기작들에서 해리와 숙적인 볼레르의 등장도 어쩐지 반갑다. 해리로 인해 그의 이름을 알고 있으므로. 우리는 해리 홀레 편이기에 볼레르의 등장에 날을 세울 수밖에 없다.

 

소아성애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가난 때문에 아이들을 사창가에 내몰았던 태국의 사정에 많이 안타까웠다. 지금도 여전히 소아성애자들은 태국 등을 방문할 것이고 그들의 요구에 맞춰 어린 소녀들은 사창가로 내몰릴 것이다. 그들은 아주 교묘하게, 비밀리에 움직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이 안타까울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