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언어 - 어떻게 살아야 부자가 되는지 묻는 아들에게 부자의 언어
존 소포릭 지음, 이한이 옮김 / 윌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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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합산 소득이 적지 않은 편인데 지출이 많은 편이다. 몇 달 동안 쉴 계획을 세우며 지출을 파악해보니 필요치 않은 곳에 지출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출을 줄이고 신용카드 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정립이 되었다. 책 속에 그러한 장면이 나온다. 수익을 얻으려면 현재의 비용보다 이익이 많아야 얻을 수 있다는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보면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빚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곧 들어올 돈이니까, 꼭 필요한 지출이니까 라는 핑계로 시작된 지출이 어느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수천 만원의 빚을 떠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특별한 곳에 지출하지도 않았다는 게 문제다.

 

 

이 책은 척추 교정사로 일하며 부동산 사업가로 성공한 저자가 아들에게 우화 형식으로 들려주는 부의 방법이다. 어떻게 하면 부를 이룰 것인지, 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81가지의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이자 정원사와 친구 프레드, 그의 아들 제러드, 소년원에서 막 나온 지미, 그리고 정원사의 농장 관리인 산투스를 등장시켜 부를 추구하는 언어들에 대하여 말한다. 우리가 가장 부러워하는 게 경제적 안정이다. 경제적 안정이 바탕이 된 뒤에야 우리가 꿈꾸었던 평생의 꿈을 실현시킬 수도 있다. 돈과 시간이 없으면 인생을 뜻대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가 여러 챕터에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이 될때 정신을 집중하고 고요의 시간을 갖다 보면 들리는 목소리가 있다. 어떤게 옳은지 어떤게 나한테 최선인지 그 방법이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내면의 목소리를 가리켜 이성을 넘어선 감각이며 잠재의식 깊은 곳에서 알아차리는 느낌. 즉 본능적인 감각이라 일컬었다. '좋은 질문을 하고 매일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간다면 내면의 목소리가 우리를 이끌어줄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 (162페이지)고 했다. 하지만 이또한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전혀 들릴리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소설 같은 우화 속 지미는 한 순간의 실수로 소년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교화를 위해 자원봉사자로 일한 정원사가 눈여겨 본 덕분에 그의 밑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물론 지미는 열심히 공부했고 명석한 수학적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보고 정원사는 그를 아들처럼 여겨 부자의 언어를 들려주었다. 이 또한 저자가 아들에게 들려주고자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다. 저자를 정원사로, 아들을 지미로 보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방법으로 부를 늘려야 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방법을 스스로 겪게끔 이끌었다.

 

 

또한 사람은 수입, 저축, 재산 그리고 부가 소득에 대한 명확한 금전적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가 원하는 걸 소리쳐 불러라. 목표는 삶을 명료하게 해주고, 목표없이는 보이지 않았을 기회들에 빛을 비추지. 사방에 있는 표지판만 네 눈에 보이듯이, 목표는 네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줄 거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목표 때문에 너의 신념에 따른 우연들도 눈앞에 나타나게 될 거라는 거야.' (189페이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목표를 향한 실천이다. 달성하는 습관을 기르며 절반은 성공이라는 말처럼 목표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중함이 아닐까 한다. 신중함은 여러 분야에서 필요로 한다. 서둘러 결정했다가 오판하는 경우가 흔한 것처럼 감정에 휘둘릴 수 있고, 무모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을 염려했다. 더불어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할때 질문하기를 강조했다. 부는 그냥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열정적인 노력과 선택의 기로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자의언어 #존소포릭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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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니스 - 잠재력을 깨우는 단 하나의 열쇠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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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니스란 내면의 고요를 가리킨다. 스토아 철학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 삶에서 스틸니스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고대 철학자의 말에서부터 케네디, 윈스턴 처칠,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등의 인물들을 말하며 어떤 삶을 살아야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정신, 영혼, 몸의 영역을 분리하여 고요한 내면의 세계로 안내한다.

 

전쟁을 바라보는 정치가는 꽤 냉정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저자는 소련의 흐루쇼프가 추구하는 핵전쟁을 막았다는 일화에서부터 삶에서 어떠한 고요함을 가지고 선택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우리는 줄곧 쉽게 흥분하고 강압을 부려 어떠한 결정에 다다르게 한다. 하지만 마음속에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으면 그것은 침착함으로 연결되어 좀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명료한 사고, 지혜, 인내, 복잡하고 도발적인 갈등의 뿌리를 알아보는 예리한 안목 덕분에 케네디는 핵 재앙으로부터 세상을 구했다. (42페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책이 나에게 맞지 않다고 여겼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대로 스틸니스에 대하여 따라가다보니 내가 추구하고 있는 생각과 닮아 있어서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내 마음 속은 어떤지. 내면의 아이와 만나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특별한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 현재에 집중하면 된다. 고요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곧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발견하기도 하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늦게 보내는 습관이 있었다고 했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함에도 편지를 늦게 확인해 보면 이미 해결된 뒤이기도 했고, 어느 것이 중요한 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었다. 물론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단 1초도 허투루 쓸 수 없다고 했다고 하니 때로는 이러한 선택도 필요하다고 본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것을 가리기란 쉽지 않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것은 뒤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답장을 늦게 하며 뒤로 미루어 두었던 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거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 속에 이러한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정보를 제한하고 소리를 작게 줄여야 우리 삶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입을 다물고 있으면 마침내 이 세상이 우리에게 하려고 했던 말을, 또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91페이지) 

 

평소 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출근 전 라디오에서 말하는 중요한 뉴스만 듣는 편인데, 최근 코로나 19 때문에 뉴스를 틀어놓는 시간이 늘었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전국의 확진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뉴스 채널을 보지 않게 되었더니 조금쯤은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 것 같았다. 위의 발췌 글처럼 말을 줄이고, 소리를 작게 하여 우리의 마음이 고요해지면 더욱 깊어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골프선수로 유명했던 선수 타이거 우즈를 기억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났던 그였지만 아내와 아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르는 등 사생활에서는 좀처럼 안정을 찾을 수 없었던 것들을 그의 유년기에서 찾았다. 어린 아이를 차고에 앉혀두고 골프 연습만을 했던 아버지와 미숙한 어머니때문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의 상처때문에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했던 건 인정받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이었다.

 

아무리 끔찍한 일을 마주하고 있더라도 한 발 물러나서 보면 다른 사람들의 경험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그들과 소통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덜어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모든 대륙과 모든 나라를 이어주는 기다란 줄에 묶여 있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며, 동일하게 만들어진 존재이고 동일한 것에서 동기를 부여 받는다. (204페이지)

 

저자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글을 쓴 뒤에 농장의 울타리를 손보며 일을 하다보면 어느 새 잠재의식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갖게 한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죽음은 두렵지만 죽음을 생각하다보면 우리 삶은 더 간절해진다. 내게 남아 있는 시간이 가는 게 아쉬워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결국 잘 죽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틸니스 #라이언홀리데이 #흐름출판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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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권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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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경우 '어디 출신이냐?'는 질문을 많이 건넨다. 출신은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나타낸다. 그 사람이 쓰는 언어, 음식, 문화에 이르기까지 나와 상대방의 다른 것과 비슷한 것을 비교할 수 있다. 사샤 스타니시치라는 남자가 자신의 출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나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대하여. 자기와 부모님, 조부모님에게로 이어지는 출신을 말하며 우리를 유고슬라비아를 이루었던 보스니아로 향하게 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현재 내가 태어난 나라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나라가 존재할 때만 해도 나는 내가 유고슬라비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19페이지)

 

보스니아 내전이라는 뉴스를 들었던 게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며 보스니아에 속해있던 사람들의 기억들 속에서의 고통을 바라보게 되었다. 보스니아 내전은 이슬람교도와 크로아티아계에 대한 세르비아계의 갈등의 구도로 볼 수 있다. 사샤 스타니시치는 이슬람교도인 어머니와 세르비아계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나치가 유대인에게 가했던 인종 차별처럼 이들도 이슬람교도에 대한 인종 청소의 일환으로 핍박하였다. 그것을 피해 독일로 오게 된 스타니시치의 가족들은 출신지를 그리워하며 적응해나가야 한다.

 

 

 

생각해보라.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커 돌아갈 날만을 기대하게 되는데 고국이 없다면 마음이 어떠할까. 자신의 아이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있다고 해도 그 그리움은 쉽게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사샤 스타니시치에게 할머니가 있다. 발코니에 서서 창밖의 한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곧 가겠다며 달려가지만 소녀는 사라지고 없다. 할머니는 여든일곱 살이면서 동시에 열한 살, 그리고 일곱 살이다. 할머니가 말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비셰그라드에서 태어났던 자신의 출신을 찾아간다. 외국인청에 보낼 서류를 작성하고 아버지와 함께 축구 관람을 했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전쟁의 기억들과 상흔이 함께 있다.

 

할아버지 페로는 용을 퇴치한 전설 속 용사 서 게오르기우스를 숭배하는 마을 출신이었다. 용을 숭배하는 마을답게 용 모양의 펜던트나 용 모티브 자수, 밀랍으로 만든 작은 용 모양의 양초는 사샤 스타니시치에게 익숙했다. 출신을 말하는 소설에서 왜 용의 그림이 그려진 표지였을까. 용의 머리와 꼬리 부분만 있고 나머지는 점처럼 흩어진 것을 보면 지금은 사라진 이들의 나라를 말하는 듯 했다.

 

물론 과거 보스니아 내전이 일어났던 1991년과 1992년의 상황과 2018년의 현재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죽음을 피해 달아났던 비셰그라드를 방문할 수 있었고, 자신의 출신지의 근원인 할머니는 과거의 기억들을 잊어가고 있었다. 죽음을 앞두고 있었고, 근원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출신지를 기억하고 출신지의 근원인 할머니의 죽음이 멀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던 작가의 배경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나의 반항은 출신의 숭배 뿐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속감은 지지했다. 나를 원하고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는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그런 소속감과 함께 우리의 가장 작은 공통분모는 '충분하다'였다. (295페이지)

 

소설 속 스타니시치가 말하길 유고 사람들 대부분 출신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더불어 이 일이 별거 아니라는 사람은 문제가 있으며 차별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표현했다. 독일에서 생활하며 독일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건 그 곳에 속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언어가 되지 않으니 대화할 수 없으며 자식이나 손자를 내세워야 한다. 결국에는 부모와 자식간에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만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으로 이민갔을 때를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가 소설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간다. 소설의 시작부터 할머니가 등장해 마지막 할머니의 장례식에 서 있는 스타니시치 가족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다루고 있다. 할머니를 따라가다보면 이 소설의 주제와 마주할 수 있다.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 점차 손자인 사샤도 알아보지 못하고 자꾸 과거의 사람, 즉 테오 할아버지가 보인다는 건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된다. 더불어 할머니를 보스니아라는 나라에 비교하지 않았나 싶다. 할머니가 기억을 잃고 죽음을 맞이했던 것처럼 이제 한 나라도 사라지고 없다. 크리스티나와 세르비아라는 이름이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저 그들의 기억속에서만 존재하는 이름이 되었다.

 

그럼에도 출신지를 잊지 않는다. 생명을 가지고 있는 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원히 간직해야 할 자산인 것이다. 문득 나라를 빼앗겼을 때의 조선이 떠오른다.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애썼던 독립운동가들이 없었다면 우리 또한 세르비아 출신들처럼 갈 곳 잃은 사람들처럼 정처없이 헤매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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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hyun 2020-03-29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쟁도 끝난 시기에 느닷없이 전해졌던 보스니아 내전과 인종청소의 소식은 유럽에서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느닷없어 보였었죠. 유대인학살을 겪고도 또 그런 일이 생기나 싶었는데 그것에 관한 기록이 있었군요. 그 시대를 조부모세대는 가장 견디기 어려웠겠어요. 치매를 현실로 보는 매일이지 않았을까요?
정말 우리나라 독립투사들께 감사드리게 되지요.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지음, 민경욱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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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라고 하면 주로 노사 간의 대립되는 부분에서 결정에 도움을 주는 직업이다. 물론 노무사는 사측에서 일할 수도 있고 노동자 편에서 일할수도 있지만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 알고 있다. 일본에서는 주로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 후생연금 등 사회보험 관련 법률 서비스를 하는 직업을 사회보험노무사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노무사는 일본의 사회보험 노무사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많은 부분 비슷한 내용이었다.

 

주로 총무 관련 파견 사원으로 일했던 히나코는 근무를 하며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여겨 사회보험 노무사 자격증을 땄다. 큰 회사에 이력서를 냈으나 되지 않았고 직원이 겨우 네 명인 야마다노무사사무소에 취직했다. 신입사원이라는 기분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업무가 배당되어 사회보험 노무사로서 클라이언트를 만나기 시작했다.

 

 

 

여섯 편의 연작 소설로 클라이언트에 따라 다양한 일들을 배당받았다. 자진 퇴사를 했으나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찾아온 사원, 취업규칙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라며 임신한 사원을 배제하는 사장, 계약직이라는 당근을 내걸고 아르바이트생을 부려먹는 점장, 지하철에서 떨어져 산재 신청을 한 사원, 각 업무별로 재량노동시간을 두는 게 옳은 일인가를 묻는 다양한 일을 하게 되었다.

 

파견사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되살려 사업자 측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근로자 측에서 바라보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도움을 주려는 모습이 보였다. 또한 히나코의 경험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업무를 하다 없어진 서류를 무조건 파견 사원한테 뒤집어 씌우는 모습을 보고 좌절하게 되는 일도 떠올렸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있어왔던 일일 것이다. <미생>과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에서도 계약직과 정규직의 차이와 차별에 대하여 나왔었다. 두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마 공통의 경험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많은 부분 공감하였고 또한 응원했었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많은 기업에서 연장근로시간 수당을 제대로 책정해서 주기 보다는 고정 시간을 정해 주는 경우가 있다. 연장근로를 더 많이 해도 주어진 시간만큼만 수당으로 받는 식이다. 예를들면 월 30시간을 정해두고 더 근무해도 30시간만큼만 연장근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법에 저촉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권고하고, 부당하게 실업급여를 받으려는 사원에 대해서도 그 세세한 사항을 파악하여 도움을 주고자 했다.

 

야마다 소장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조언을 하는 사람이야. 클라이언트가 원활하게 경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일이지. 규칙에서 벗어나면 물론 알려줘야 하지만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은 클라이언트야. (250페이지) 라고 말이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하여 고민할 때 소장이 해주었던 말이었다.

 

신참 노무사라고 니와 씨에게 병아리(히요코)라 불리는 히나코는 이러한 일을 하며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원과 대표자의 관계에서 어떤게 도움이 될지 조언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신참 노무사 병아리에서 제대로 된 노무사로 발전해가고 있었다. 직장인으로서 많은 부분 공감하였고, 한국과 고용보험 관련법이 많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처럼 사실적인 내용이었다. 그만큼 자료를 많이 준비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 실생활에서도 도움되는 내용이 많아 저절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게 되었다. 이러한 소설이 많이 나와 많은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으면 좋겠다.

 

#병아리사회보험노무사히나코  #미즈키히로미  #작가정신  #책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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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순간들 - 박금산 소설집
박금산 지음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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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가 있다. 「극한직업」라는 제목이었는데 영화관에서 보고 최근 TV에서 재방해주는 것을 보았는데 다시 봐도 재미있었다. 같은 코미디적 요소에 웃고 다음 에피소드를 기대했다. 그 영화의 유명한 명대사가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였다. 이 대사는 많은 분야에서 인용되었다. 그래서 나도 한번 외쳐본다. 이것은 소설론인가, 소설인가!

 

소설의 순간들을 발단, 전개, 절정, 결말에 구분 짓고, 그 속에 소설을 삽입한 형태의 소설집이다. 즉 소설론이기도 하고 소설집이기도 하다는 것. 9회 말 투 아웃 만루 상황의 야구를 염두에 두고 투수는 타자를 잡을 방법을 두고 공을 던져야 하는데 타자의 반응이 예상되어 있는 공을 던져야 하는 것이 발단이라고 표현했다.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소설의 전개는 역시 9회 말 투 아웃 만루 상황인 점은 똑같으나 서핑으로 보았을 때 서핑 보드에 올라서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절정이 소설의 전부 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좋은 절정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클라이막스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마지막 결말 부분이다. 좋은 결말은 외길이다. 절정이 훌륭하면 훌륭할수록 결말로 가는 길은 좁고 분명하다. 절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좋은 결말인 것이다.

 

이 책속에서 언급하는 소설론을 보고 있자니 오래전에 소설을 써볼까 하여 두께가 꽤 있는 원고지 묶음을 사다놓고 한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소설 작법을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았으면서 호기롭게 도전을 하겠다고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꽤 부끄러운 경험이다. 그리고 나서 생각한 건 나는 역시 소설을 쓰는 것보다 읽는 게 더 좋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 소위 1인 출판 혹은 독립 출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 만의 책을 갖는 것이 소원인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대학의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교수로, 여러 편의 작품을 가지고 있는 소설가로도 활동한다. 작가의 작품을 읽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내게는 생소한 작가였다. 그러나 단편들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호감이 생겼다. 소설을 주로 읽는 독자로서 느낌이란 게 있다. 첫 문장에서 느껴지는 묘한 감정. 다른 말로 글맛이라고 해도 되겠다. 그러한 감정을 갖게 되면 나도 모르게 빙긋거리며 소설을 기대하게 된다. 즉 즐거운 마음으로 읽게 된다는 말이다.  

 

전체적으로 유쾌한 소설이었다.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을 말했다. 마치 에세이처럼 짧은 단편들이어서 다음 편에서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 호기심이 생겼다. 「소설을 잘 쓰려면」이라는 단편은 한 편의 소설을 쓰고 그걸 지도 교수에게 가지고 가서 대화하는 내용이다. 즉 소설이란 어떻게 써야하는가, 인데, 교수의 말은 꽤 의미심장하다. 줄기가 흥미를 끌고 디테일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소설이어야 진짜 소설임. 짧게 쓸 것. 한 마디로 줄여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소설이며 재미있어야 영원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맞다. 소설이란 재미있어야 한다. 시처럼 문장을 응축하여 쓰는 게 단편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유수의 문학상을 받았더라도 재미없으면 독자는 작품을 읽지 않는다.  소설론 속에 소설이 들어있는 형태이며, 발단, 전개, 절정, 결말로 나뉘어 부분별로 소설이 수록되어 소설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일깨우게 한다. 무엇보다 소설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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