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신문에서 발견한 기사, 체코 출신 알폰소 무하의 '아르누보와 유토피아전'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알폰소 무하라는 화가의 이름을 처음 들었는데, 그는 타로카드를 그린 화가라고 했다.

 

순정만화속에서 방금 빠져 나온듯한 그의 그림은 우리를 즐겁게 하기도 한것 같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모델로 한 ‘지스몽다’ ‘카멜리아(동백꽃 부인)’ ‘로렌차초’ ‘사마리아 여인’ ‘햄릿’ 등 연극 포스터와 ‘슬라브 서사시’ 연작 회화, 드로잉 사진 공예품 등 전성기에 제작된 각양각색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9월 22일까지 전시회를 한다니 먼 거리지만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처럼 그림은 우리를 상상에 빠지게 하는 것 같다.

그림을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책으로 만나는 그림일지라도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 시름을 잊게 만드는 게 그림인것 같다.

 

 

 

 

 

 

 

 

 

 

 

 

 

 

새로운 공간을 상상하고, 그 안에서 명작을 다시 배치하는 것이다.

 

똑같은 그림을 다르게 볼 수도 있는 법.

누구나 자기만의 이상적인 박물관을 지을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바라보며 우리는 우리 마음속의 상상의 나래를 펴 박물관을 하나 지을수도 있을 것 같다.

 

명작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해석을 할 것이다.

필리페 다베리오가 안내하는 상상박물관을 만나고 싶다.

그림속에서 나를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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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일주일내내 장대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오랜만에 햇볕이 쨍하다.

개인적으로 비오는 날을 좋아하기 때문에, 장마철을 좋아한다.

장마철이 되면, 비오는 소리를 들으며 커피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예쁜 우산을 들고 장대비가 오는 빗속을 거닐고 싶어한다.

남들은 이상하다며 쳐다보지만, 비오는 날이 좋은걸.

 

오랜만에 햇볕을 봐서인지 무척 더웠다.

일이 있어 출장을 나가 누군가의 결재를 기다리다가 왔더니 무척 덥다.

챙겨갔던 '눈알 수집가'를 읽고 있었다.

더위를 잘 견딘다고 생각했지만, 해가 다르게 덥게 느껴진다.

땀으로 목욕을 하다시피하고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 있으니 좀 살것 같다.

 

 

역시나 7월이 되니 구입하고 싶은 책들이 쌓여간다.

갖고 있거나

올 책이거나

읽고 싶은 책이거나

하는 책들이다.

 

 

 

오랜만에 새로운 시집도 눈에 띈다.

 

 

 

 

 

 

 

 

조정래 작가의 새로운 신작도 눈에 띄어 어서 구입해 읽고 싶다.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들의 마음을 빼앗아갈까.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과 우수상을 받은 책들도 보인다.

 

 

 

 

 

 

 

 

 

 

 

 

 

 

 

 

 

 

 

 

 

 

요즘 월,화 드라마 중 '불의 여신 정이'를 챙겨 보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조선의 여자 사기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일까, 신작 목록을 보니 백파선 이라는 신간이 출판사 별로 보인다.

 

 

 

 

 

 

 

 

 

 

 

이 많은 책들을 다 어쩌지?

다 보고 싶고, 갖고 싶은데.

시원한 곳에 앉아 하루 종일 이 책들을 읽는다면, 더위 쯤은 저만큼 날려버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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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다 1 - 헬로 스트레인저 길에서 만나다 1
쥬드 프라이데이 글.그림 / 예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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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거닐기를 좋아한다. 책 한 권을 옆구리에 끼고, 나무들의 향기를 맡으며, 하늘도 쳐다보며 거리를 걷다보면 쌓여있던 스트레스는 다 날아가버리고 만다. 나무들 사이로 들리는 새들의 지저귐소리,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햇볕이 반사되는 바닥. 그렇게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있는 상념들도 사라져 버린다. 이렇듯 서울의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서울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쓴 글에 사진을 입힌 글도 좋았지만, 거리들의 모든 모습들을 그림으로 그린 경우는 더 다정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물론 한 지역의 골목길을 그림으로 그린 경우는 드물다. 사진과 다르게 그림은 커다란 나무잎 하나하나를 그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작업을 해야 한다. 만화라고 하기엔 풍경들의 그림이 너무도 이뻐 수채화쯤 된다고 해야 할까. 한 청년이 있다. 은희수 라는 이름을 가진 이로 아직 데뷔하지 못한 시나리오 작가이다. 영화에 대한 꿈을 버릴수도 없어 서울을 방황한다. 우연히 길을 걷다 미키라는 여자를 만난다. 둘은 그렇게 서울의 거리를 걷는다. 미키는 서울의 거리를 사진에 담고, 말주변이 없는 은희수에게 자꾸 말을 시킨다.

 

사람의 얼굴처럼 길에도 표정이 있다.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감촉을 느끼고 싶은 돌담이 있는가 하면 차가운 시멘트 벽으로 둘러싸인 골목도 있고 담쟁이넝쿨이 뒤덮여 계절에 따라 극단적으로 표정을 바꾸는 길도 있다.

       어느 동네의 골목을 보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38페이지)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났던 사람을 정말 우연이 다른 장소에서 마주쳤을때의 반가움이 있다. 더군다나 몇마디의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평소에는 낯선 사람이 무섭게 생각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친한 이웃처럼 미소를 건네고, 먹고 있던 약간의 간식도 건네는 모습을 볼수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지만, 같은 길을, 낯모르는 사람과 걸었을때 처음의 어색함과는 다르게 어느새 친해진 걸 볼수 있다. 이 책에서처럼. 

 

 

희수와 미키는 서울의 거리를 걷는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처음 만나 후암동 골목길과 연대 동문길을 거닐며 그들은 이야기한다. 길에서 만난 사람이 이렇게 편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다 나름의  사연이 있다.

영화 일을 그만두게 된 일과 조용하고 말없는 희수에게도 전엔 즐겁게 만나던 사람이 있었으니. 또한 서울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미키에게도 사연은 있었다. 우연히 일본에서 만난 제이라는 남자를 찾아 한국에 오게 되지만, 일부러 찾지 않고,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게 된다. 왜 그런 말이 있잖은가. 만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고. 서울의 거리를 희수와 거닐며 사진을 찍다가, 같이 일해보자는 선배의 말을 듣고 찾아 갔던 곳에서 제이를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젊은 청춘들인 은희수와 호시노 미키가 함께 걷는 길을 그림으로 표현한 책은 참으로 따스했다.

함께 걷고 싶은 길, 따스한 사연이 있는 길이었다. 우리는 저마다 사연이 있고, 자신만의 표정이 있다. 책속에서 말한 사람의 얼굴처럼 길에도 표정이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을 걸으면 우리의 마음도 삭막해지지만,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걷다보면 우리 마음의 어느 순간이 편안해짐을 느끼는 것처럼, 나무가 있는 길, 멋진 건물들이 있는 길은 저마다의 표정으로 우리의 마음을 압도한다.  그 길을 걷고 싶게 만든다. 따스한 그림들이 있는 책이기에 더더욱 책 속의 길들을 걷고 싶다. 그 길에서 누군가를 만나도 반가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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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케이스북 셜록 시리즈
가이 애덤스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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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이 연기한 배우중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상당히 매력있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적이 있다. 처음 사진을 접했을때는 얼굴이 이상하게 보였지만 계속 바라볼수록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라는 것을 느꼈다. 영국이 BBC 방송국에서 시리즈로 제작된 드라마를 나는 한 번도 본적이 없어서 셜록 홈스를 제대로 느끼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갈수록 내가 느꼈던 묘한 매력의 베네딕트 검버배치가 셜록으로써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셜록이 다시 태어나기 까지의 과정이 흥미로웠다. 셜록을 연기할 배우로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낙점시켜놓고, 그와 어울릴 왓슨 박사를 찾았다 했다. 최근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두 번째 시리즈 까지 나왔지만,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는데, 만약 보았다면 이 책을 이해하고 비교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거라 생각되었다. 책을 처음 읽어볼때는 왓슨 역의 배우 마틴 프리먼이 어쩐지 얼굴이 좀 익숙한 것 같더라니, 책을 다 읽고 셜록에 대해 다시 검색해보니 영화 '호빗'에서 나온 배우였다. 반가울 따름이다.

 

 

책에서는 현대의 셜록이기때문에 원작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

예를 들면, 원작에서 사악한 모르몬교도들에 대한 회상 장면이 있었다면, 스티븐 모팻의 각본에는 그 장면을 뺐다 했다. 또한 셜록 홈스를 문제가 있는 탐정으로 그렸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홈스를 정말로 싫어한다. 홈스 역시 남에게 호감을 얻으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다.   (28페이지)

 

드라마 속에서 나왔던 장면 그대로, 사건기록부가 펼쳐져 있다.

드라마를 전혀 보지 못했어도,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처럼 사건 기록부를 따라가기도 한다. 사건 기록부를 보면 드라마 속의 장면들, 신문 스크랩 사진, 그리고 노란 포스트잇으로 된 메모지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 노란색 메모지에 적힌 글을 보면, 사건을 해결하려는 왓슨과 셜록의 의지가 들어있다. 메모지에 쓰인 글씨는 마치 진짜 메모지인듯, 글씨체 까지도 많은 신경을 썼다. 손글쓰로 된 노트처럼 왓슨의 사건기록부가 있다. 그들이 사용했을 각종 영수증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런던 지하철 영수증과 택시 영수증도 그대로 그려내 마치 사건속으로 들어와 있는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최근에 본 영화 '감시자들'의 제임스의 방에 있었던, 수많은 스크랩 자료와 지도, 겹겹이 붙어 있는 메모장들이 보여, 메모지를 들어낼 수도 있을것처럼 그렇게 사실적으로 편집되었다. 

 

 

 

책 속에서 보면, 코니 프린스라는 여자가 죽었는데, 보톡스 주사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나와 있었다. 보톨리누스 독으로 인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보톡스라는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은 얼굴의 주름이 펴지게 하여, 얼굴이 팽팽하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고 알고 있었다. 텔레비젼에 보면 많은 배우들이 어려 보이게 사용하고 있고, 일반인들도 한번 사용해 보면 어떨까 고민해보지만, 표정이 없어진다는 것과 효과가 6개월 정도 밖에 가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할 생각을 못하고 있다. 많은 양을 사용했을때 보톨리누스 독으로 사람이 죽을수도 있다는 걸 알고는 상당히 무섭게 느껴졌다. 이제 보톡스 한번 넣어보면 어떨까 라는 말이 쏙 들어가게 생겼다.

 

 

 

 

독자들과 편집자 들은 셜록 홈스를 원했지만, 셜록 홈스를 만들어낸 작가, 아서 코난 도일 경은 진지한 작품을 쓰고 싶어 했다 한다. 셜록 홈스의 작가로 알려진다는 걸 싫어했던 코난 도일 경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독자들이 아서 코난 도일 경을 '셜록 홈스의 작가'라고 알고 있지 않는가. 독자들이 의중을 잘 짚어내는 것도 작가의 역량일 것이다.

 

 

베네딕트가 한 독자 투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되었다고 나와 있던데, 그만큼 TV 시리즈가 사랑받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되었을 것이고, 드라마를 이처럼 완벽하게 분석한 책이 나온것 같다. 책 속에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셜록을 바라보는 이야기도 함께 건넨다. 또한 그동안 셜록 홈스를 연기했던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수록되어, 영국에서 셜록 홈스 시리즈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알수 있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리즈를 완벽하게 분석했고, 또한 시즌 3의 셜록까지 잔뜩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셜록'을 꼭 보고야 말겠다는 다짐까지 할 기세다.

이전에 방영되었던 셜록과, 앞으로 방영될 시즌 3의 셜록까지 꼭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셜록 시리즈가 더욱 궁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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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모든 것 안녕, 내 모든 것
정이현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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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1994년은 어땠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신랑을 다시 만났던 해였구나. 나의 1994년을 생각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헤어졌던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나던 해였다. 한참 방황을 할 때였나 보다. 이십 대의 나를 기억해보면 거의 방황이었다. 그이를 만나 방황하는 내 삶을 그만 접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이렇게 곰곰 생각하게 하는 1994년.

다들 각자의 해로 기억할 것이다. 나는 신랑을 다시 만나던 해로. 또 누군가는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김일성이 죽은 해로, 또 누군가는 온 국민을 아프게 했던 성수대교 참사로 기억할 것이다. 책 속의 열일곱 살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시간들을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은 2011년 현재의 그들이 열일곱의 시간들을 기억하는 내용들이다.

 

 

다른 어느 누구도 그들 틈에 끼어들지 못했던 세 사람, 지혜, 준모, 나, 세미 그들의 이야기이다. 지혜는 보는 것, 듣는 것, 모든 것들을 기억하는 아이이다. 그 모든 것들이 세세하게 기억이 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는 아이, 더 이상 그 어떤 새로운 것도 뇌속에 넣고 싶지 않는 이다. 다른 한 친구 준모는 뚜렛 증후군에 음성 틱 장애가 있어,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욕설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나, 세미는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한후 정이 없는 할머니 집에서 기거하고 있는 아이로, 친한 친구들인 지혜나 준모에게도 자신이 살고 있는, 으리으리한 집을 보여주지 않는다. 할머니 집에서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세미에게는 두 친구들만 있으면 되었다.

 

 

학생은 꽃이에요. 절벽에 핀 풀꽃. 잊고 잊히며 살아야 해요. 있는 듯이 없는 듯이. 오래 안고 가지 말아요. 무슨 일이더라도.

  

사무쳐도, 아파도, 다 흘려보내요. 내 것이 아닌 듯. 그러면 꺾이지도 밟히지도 않을 거예요.  (88페이지)

 

2011년의 화자는 지혜다. 지혜는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하고, 1994년의 대부분은 세미가 이야기 하고, 한 꼭지 준모도 이야기한다. 같은 시간을 지냈는데도, 생각의 차이, 바라보는 것의 차이는 각자의 기억속에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림처럼 모든 것을 기억하는 지혜의 기억들도 때로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대부분을 이끄는 세미는 자신들의 이야기, 다시는 오지 않을 기억들을 이야기한다.

 

 

 

 

아직 십대의 그들. 스무살이 되면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몇십 년의 세월이 지난 다음에 돌아보면 가장 생각나는 건 그때 십대 시절이다. 십대 시절을 오로지 셋과 지냈던 그들의 이야기는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이들의 추억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그들만의 모든 것들을 '안녕'하고 외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이현 작가의 소설은 담담하게 읽혀진다.

내가 읽었던 소설 중 가족문제를 날카롭고도 담담하게 써내려갔던『너는 모른다』도 그렇고, 연애소설이라는 『사랑의 기초_연인들』또한 그랬다.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지만, 그것은 꿈일뿐, 그토록 설레하던 사랑에 감정은 시들해지고, 덤덤해지는 사랑을 이야기했다. 세친구들 세미, 준모, 지혜의 십대를 이야기하는 『안녕, 내 모든 것』도 그랬다. 고모가 고모부에게 맞는 부분을 볼때도 그렇고, 누군가와 하룻밤을 보낼때도 그랬다. 십대의 사랑도 격정적일줄 알았지만, 이상하게 정이현 작가의 소설은 담담하게 읽혀졌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아침, 우리는 날마다 그 시간들에 안녕하고 있다.

내 모든 것을 버릴 수도 있는 그 시간들은 지나고보면 기억하고 싶은, 때론 기억하기 싫은 순간들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의 모든 내 시간들에게 나도 '안녕'하고 말 한 마디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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