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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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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문이 있다면, 우리는 그 문을 열어볼 것이다. 문을 연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나아간다는 것이며 또한 새로운 세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나가는 문이며 누군가에게는 들어오는 문이 될 수 있다. 문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낯선 장소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문을 찾는 자에게는 문이 열릴 것이며, 문을 닫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사라져야 할 장소에 불과하다. 삶의 모든 선택 앞에는 항상 문이 있었다. 문을 열어야 할 것인가, 닫을 것인가. 문을 찾는 자, 문을 닫는 자. 자유가 없는 삶, 차별이 없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한 소녀를 보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배운다.
재뉴어리의 아빠는 세계를 떠돌며 보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에 가깝다.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재뉴어리는 로크하우스에 머물며 로크 씨의 보호를 받고 있다. 로크 씨와 떠난 여행에서 재뉴어리는 푸른 문을 발견했다. 푸른 문을 바라보며 문 너머에 다른 세상이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끼던 가죽 수첩에 ‘소녀는 그 문을 열었다’라고 쓰고 문을 열자 은빛 바다로 둘러싸인 높은 절벽에 서 있었다. 로크 씨가 부르는 소리에 커튼을 젖혀 나오자 로크 씨가 서 있었다. 재뉴어리에게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그때 주운 여왕이 그려진 은화는 소중한 보물이었다. 재뉴어리는 도망치는 소녀였으며 도망치지 않았다면 푸른 문을 발견하지 못했으리라.
재뉴어리와 세계를 떠도는 아빠, 그리고 로크 씨의 관계가 의미심장하다. 로크 씨는 기꺼이 재뉴어리를 보살폈으나 그녀를 통제했다. 버릇없이 굴었다고 방 안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으며 새뮤얼이 준 개 배드(신드바드)를 키우지 못하게 했다. 방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재뉴어리는 귀중품 보관함에서 책을 가져와 읽었다. 어느 날엔가 발견한 <일만 개의 문>이라는 책을 발견하고는 아빠가 준 선물이라 여겼다. 아빠가 돌아오면 늘 달려가 안겼던 재뉴어리는 달라졌다. 아빠에게 달려가 안기지 않았으며 냉정함을 가장했다. 그러던 아빠가 돌아오지 못했다. 로크 씨는 죽었다고 했다.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던 재뉴어리는 <일만 개의 문>을 읽으며 어렸을 때 보았던 문을 다시 발견했다. 스스로 찾는 자에게 길이 열린다고 했다. 또 하나의 친구였던 배드를 잃은 슬픔을 견딜 수 없어 썼던 글씨대로 재뉴어리는 문을 나설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나선 재뉴어리에게 펼쳐진 세상은 로크하우스에서 머물던 때와는 달랐다. 변화의 바람이 시작되었다.
재뉴어리가 읽는 책 <일만 개의 문>은 재뉴어리를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통로이자 예견된 미래였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 혹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문을 열고 나선 세상은 모험이 가득한 낯선 세계였다. <일만 개의 문>에서는 한 소녀 애들레디드(에이다)와 그녀가 유령이라고 부른 소년 줄리언(율 이언)이 나온다. 언덕 위 부서진 문 앞에 낯선 소년이 이상한 옷을 걸치고 있었다. 사흘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다시 찾아간 장소에서 문이 사라지고 없었다. 에이다는 항해에 필요한 배를 직접 만들어 유령을 찾으러 모험을 시작했다.
문은 변화이고, 변화는 위험하지만 필요하다고. 문은 혁명이고 격변이자 불확실성이고 미스터리이며 중시묵으로 온 세상이 그 축에 따라 뒤집힐 수 있다. 문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이고, 세상 사이의 통로로 모험과 광기, 심지어 –이 대목에서 그는 미소 지었다-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이 없다면 세상은 침체되고 석회화되며 이야기가 사라진다. (253페이지)
재뉴어리가 머무는 세계는 1800년대이며 유색인을 차별하는 시대였다. 검은 피부를 가진 아빠, 흰 피부를 가진 엄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재뉴어리는 붉은 피부를 가졌다. 고고학회에 속해있는 회원들은 검은 피부를 가진 아빠를 고고학회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뿐더러 그가 낯선 세계에서 훔쳐온 보물을 팔아 이득을 취했다. 작가는 재뉴어리가 열 수 있는 문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다. 에이다가 배를 타고 항해했듯 아빠를 찾으러 떠나는 재뉴어리의 모험을 차별에 맞서는 인물로 표현했다. 재뉴어리가 여는 문밖의 세상은 우리가 찾아 나서고자 하는 장소였으며 재뉴어리로 인해 생각의 변화를 바랐다. 차별이 없는 평등한 세계를 보여주는 듯했다.
동화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은 아름다웠다. 재뉴어리가 바라는 대로 아빠를 찾기를 바랐으며 한 가족이 모이는 세상을 상상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삶을 꿈꾸는 듯했다. 꿈과 동화, 모험이 가득한 세계,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묻는 소설이었다. 꿈꾸는 자, 문을 열고 나서기를 바란다. 문밖에 펼쳐진 세상을 기꺼이 즐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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