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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산다는 것 - 우리 시대 작가 17인이 말하는 나의 삶 나의 글
김훈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1년 9월
평점 :
여러 책 중에서도 특히 소설을 좋아하는 내게 『소설가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은 더할 수 없는 호기심을 주었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소설가로 살면서 느끼는 이야기 등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책을 받기 전부터 기쁨에 겨워했었다. 작가를 좋아하고,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들이 쓰는 이야기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다 알고 싶은 사람이 되고 있었다. 마치 스토커처럼.
책 속에서 그들의 개인적인 느낌이 있는 흔적을 찾고자 했다.
소설가로 살면서 느끼는 점이 있을거라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작가가 쓰는 창작론'을 말하는 글이었다. 생활하며 쓰는 이야기, 갑자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이야기, 어떠한 그림을 보고 그 그림을 연상하며 글을 쓰게 되는 동기를 발견한다는 작가들의 말은 인상적이었다. 어느 한 단어를 놓고 작가의 실력 때문에 주르륵 글을 쏟아낼 것 같았던 그 분들에게도 남모르는 고통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글이 말을 걸고,
글이 자꾸 유혹하는 언어들.
그 언어들을 한 편의 소설로 만들어져 가는 일들은 글 잘 쓰는 작가들에게는 쉬운 일 같으면서도 흔히들 산고의 고통으로 만들어낸 글이라고 한다. 그만큼 작가의 마음과 모든 열정들이 그 한 편의 소설로 나타내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미 떠나보낸 글들. 또 독자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글들. 작가들의 글은 저마다의 특성 답게 특별한 '소설 창작론'을 보여준다. 에세이로 써진 창작론들은 자신에게 이야기하듯이 썼고 또한 오래전의 추억들, 그리운 이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소설가 이순원의 소설에 대한 생각을 글로 옮겨 보고자 한다.
저는 소설을 글로 짓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의 소재, 집을 짓는 재료에 따라서 초가집을 짓는 것과 기와집을 짓는 것과 양옥을 짓는 것, 또 아파트를 짓는 것들은 저마다 공법이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나무로 짓는 집과 천막으로 짓는 집과 돌로 짓는 집들이 다 어떻게 같은 색깔로 지을 수 있을까? (182페이지 중에서)
소설가는 늘 자신만의 이야기 방법을 찾는다. (책머리에 중에서)
열일곱 분의 작가들 중 내가 좋아하는 작가도 있었고, 한 번도 책을 접해보지 못한 작가들도 있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이 나올때는 나도 모르게 웃음지으며 '이 작가님은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 내실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의 페이지를 열고, 사진을 보고, 작가의 글들을 읽어내려갔고, 잘 모르는 작가의 글들은 아,,, 이런 생각을 품고 계셨구나, 이 것 때문에 글을 쓰셨구나 하고 그 작가들에게도 한 발 다가서는 느낌이 들었다.
책 읽는 스타일이 다르듯 소설을 읽는 사람들도 제각각 자기 기분에 따라, 취향에 따라 느낌이 다 제각각이듯 소설가들의 생각 또한 다 다르게 다가왔다. 어느 작가의 글에서는 다정함을 읽었고, 어느 작가의 글에서는 차가운 도시적 감성을 느끼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너무 다른 생각들을 품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다양한 작가 만큼,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만큼 다양한 작품들을 우리는 만날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독자는 다양하고 좋은 작품들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