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봐, 슈퍼맨 날아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
안나 커즈 지음, 김옥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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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적에 나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솔직히 나는 그 아이가 그다지 좋은 건 아니었다. 나는 다른 친구를 더 좋아해 그 아이가 내게 다가오는 걸 그다지 달갑지 않게 생각했었다.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 내가 다른 아이랑 걸어가고 있으면 삐져서 저만큼 앞서가며 내가 그 아이한테 다가가면 빙그레 미소지으며 좋아했었던 친구였다. 사람의 마음이 다 제각각이라 그아이가 나를 좋아할때 나도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때 우리는 그 아이에게 무의식적인 상처의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 그 아이랑 친해지고 내가 좋아했던 아이와는 다른 우정을 나누었던 그 아이가 이 책을 읽다보니 문득 생각이 났다.

평생 친구를 만나는 계기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엔 별다른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아니어도 어느 순간에 서로의 마음속 깊이 우정을 이어가는 친구가 생긴다. 또다른 고등학교때는 그저 친구의 친구로 지내다가 멀리서 혹은 가까이에서 지금까지도 20년 넘게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다. 만나면 별다른 이야기도 하지 않지만 서로 눈빛으로 통한다고 할까. 그런 우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제레미는 매일밤 꿈을 꾼다.
얼굴에 피가 튀고 찬물이 온몸을 덮친다. 두 팔, 두 다리를 마구 흔들며 그곳에서 빠져나오려 하지만 빠져나오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린다. 그러고나면 시트에 오줌을 싸는 일이 반복된다. 제레미는 엄마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엄마가 더 아파할까봐. 더 슬퍼할까봐. 아빠를 사고로 잃고 밤마다 꿈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정든 고향을 떠나 도시의 학교로 전학오게 되었다.  

새로 전학온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 '못참아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론과 함께 애벌레 관찰하기를 한다. 달리기도 엉거주춤 이상하게 뛰는 아론은 애벌레 실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지식이 많다. 이상한 아이라며 제레미는 아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짝궁과 함께 하는 애벌레 관찰하기에서 제레미는 생각지도 못하는 기발한 생각을 말하는 아론과 함께 애벌레 관찰하기는 싫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예전에 잠을 잘 때마다 흉터가 꿈에 나타났어. 하지만 상담 선생님이 그 꿈을 멈추는 방법을 알려주셨어. 상담 선생님 말이, 상담 선생님 말이, 나쁜 꿈도 전등을 끄는 것처럼 끌 수 있다고 했어. 스위치를 내려서 간단하게. 아론이 손가락으로 가상의 스위치를 내렸다.
                          ~~~~~  115 페이지 중에서 

마음속에 아빠를 잃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제레미는 친구들을 만나며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도 열게되는 계기를 만든다. 역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하며 움츠리고 있던 마음을 펼수 있게 된다.  마치 유충인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딱정벌레가 되기 까지의 과정을 거치듯이 제레미는 한층 마음의 성장을 하게 된다.   

작가 안나 커즈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보는 선생님이 사실적이고 따뜻해 보였다. 작가의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달리기 시합을 하게 하고 줄넘기 시범과 애벌레 관찰하기 실험을 하며 아이들이 성장하는 따뜻한 면을 그렸다. 

제레미의 성장을 지켜보는 내 마음처럼 우리 청소년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친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두 아이들에게도 읽혀야 겠다. 다 읽고 난 다음엔 조금쯤 성장해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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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1 기담문학 고딕총서 12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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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아내로 산다는 것.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람과의 생활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서로 맞추어가는 과정에서 맞지 않는 부분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다투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해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단점까지도 그 사람의 일부분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포용하게 되는게 결혼생활인것 같다. 하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너무나도 다른 시각이 있는 사람과는 평생을 함께 하지는 못하리라.

더군다나 한번 결혼한 전적이 있는 사람과는 더 힘들수도 있을 것이다. 서로 맞지 않아 이혼한 것이 아닌 사별한 경우에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항상 살아 숨쉬기 때문이리라. 먼저 있던 사람과 너무도 다른 것에, 무슨 일을 할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저번 드 윈터 부인은 어땠습니다' 하는 말을 듣는게 새로 들어간 사람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같이 근무했던 상사가 가고 새로 들어온 상사에게 '먼저 상사는 이랬습니다. 이렇게 했습니다.' 하는 말을 듣기 싫은 것처럼 말이다.

주인공 '나'는 아직 어리고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집도 없는 '나'는 지독한 속물인 나이 든 반 호퍼부인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반 호퍼부인과 여행을 하던중 몬테카를로에서 아내가 죽은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여행중이라는 드 윈터씨를 만나게 된다. 반 호퍼부인이 아파 드러눕게되고 간병 간호사가 오자 '나'는 우연히 드 윈터씨와 호텔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먹은후 여기저기 같이 어울려 다니게 되며 어느새 좋아하게 된다. 그후 반 호퍼부인은 딸과 함께 미국에서 만나기로 해 돌아가야 했다. 드 윈터씨와 헤어지기 싫지만 할수 없이 작별인사를 하러 갔다가 마치 신데렐라처럼 그에게 청혼을 받게 되어 결혼을 하고 그가 일년 동안이나 멀리했던 그의 저택 '맨덜리'로 오게 된다.

가진 것 없고 어리기만 한 그녀에게 맨덜리에서 맥심의 전 부인인 레베카를 숭배했던 있던 댄버스 부인은 자신을 무시하고 '레베카는 이러저러했다'는 말을 하는 하인들과 답례 방문을 한 곳에서 '드 윈터 부인은 맨덜리에서 무도회를 개최했습니다. 파티를 자주 하셨습니다. 아름답고 활달해 어느 누구라도 좋아하는 부인이었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녀가 드 윈터 부인이지만 마치 레베카의 환영과 함께 하는 것 같아 점점 의기소침해진다. 해변과 맞닿은 저택 맨덜리에서 바닷가 멀리까지 산책을 다니길 즐겨했던 '나'는 어느 날 바닷가에 밀려 들어온 보트 안에서 레베카의 시체가 발견된다. 맥심 드 윈터씨가 1년전 멀리까지 가서 레베카의 시신까지 확인했지만 지하 묘지에 묻혀있는 시체는 레베카의 시체가 아니었다. 누가 무엇때문에 레베카를 죽인 건지, 과연 레베카는 자살은 한건지 어떻게 된 사실인지 영문을 모르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궁금해하고 드러나는 레베카에 대한 진실들이 하나둘 펼쳐진다. 

서스펜스 영화를 만든 히치콕 감독이 가장 사랑했던 작가라던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이름을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물론 히치콕이 감독한 동명의 이 영화 또한 보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신데렐라처럼 가난하고 집도 부모도 없는 아가씨가 나이가 들고 부자인 남편을 만나 사랑하는 로맨스이야기이면서 맥심의 전 부인인 레베카를 누가 죽였는지 혹은 자살인지 궁금하게 하는 서스펜스 추리물이기도 하다. 또한 레베카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진감 넘치는 고전 소설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을 검색해보니 『새』라는 단편소설만 있을 뿐이어서 좀 아쉬웠다. 공포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히치콕의 영화를 제대로 본적이 없는데 로렌스 올리비에가 주연했다는 동명의 영화가 궁금하기도 하다. 어딘가에 자료가 있다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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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고 1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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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직도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청소년 문학을 좋아한다. 오죽하면 아이들이 어렸을때 동화책을 전집으로 사주고 내가 먼저 그림을 보고 읽고 나서 아이들에게 읽어 줄 정도였다. 같은 작품을 하루에 스무 번쯤 읽어 보셨는지. 내용은 아예 다 외우고 강약을 조절해서 말하느라 입안이 마르고 아이를 앞에 앉혀 읽느라 내 몸까지도 뻐근해질 정도로 한 자리에서 오래 앉아 책 읽어주기가 지겨운 적도 있었다. 그때는 아이들이 빨리빨리 커서 스스로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다 커버려 진작에 아이들 책 읽어주기는 졸업을 했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힐까 그런 생각 뿐이다. 내 욕심처럼 잘 되지는 않지만 내가 골라 준 많은 책들을 아이들은 지금에도 열 번 정도 읽기도 한다. 그럴때는 내 마음까지 흐뭇하다.

창비에서 나온 설흔 작가의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라는 작품으로 조선 후기의 문장가인 이옥과 김려의 이야기이다. 한낱 성균관 유생에게 소설류의 문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까다롭게 물고 늘어지는 정조 때문에 벼슬에도 나갈수 없었던 이옥은 끝내 자신의 문체를 버리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세태를 풍자했던 유려한 문장가였다. 그런 그와 우정을 나누었던 김려 역시 그의 글들을 묶어 문집을 엮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그 시대에서는 그랬을 것이다.
임금이 문인들이 썼던 문체까지 다 간섭하고 고치라고 요구하고 그를 유배 보낼수도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소설류의 문체를 썼다는 이유로 이옥이 잡혀 들어가고 이옥과 함께 뜻을 같이하고 글을 나눈 지기였던 김려 역시 아주 먼 곳으로 유배를 떠나면서도 글쓰기를 쉬지 않고 유배지 부령에서도, 진해에서도 글쓰기를 쉬지 않았던 김려는 양반체의 글을 쓰지만 이옥의 아들 우태를 만나고 우태의 곁에 서 있는 이옥의 그림자를 보며 아주 예전의 김려체의 글로 돌아온다. 자신이 얼마나 글을 좋아했던지 이옥의 글이 얼마나 주옥같은지 알게 된다. 힘든 시절에도 시름을 달래는 것은 글을 쓰는 것과 또 그 글이 여러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일들에서 가슴 뿌듯함을 느끼는 것 말이다.
 
글쓰기를 통해 우정을 논하고, 우정을 통해 글쓰기를 말하고자 한 것이 본래 이 글을 쓰게 된 취지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그런 청소년문학을 상당히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또 좋은 작품을 만났다. 나도 즐겁게 읽고 아이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는 책 말이다. 역사의 인물에 대해 알게 해주고 또 그 시대상을 알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부담이 없으면 좋겠고 또 짧은 글을 남기면서 즐거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많은 양의 글을 쓰지 않아도 매일매일 마치 흔적처럼 글을 남기는 것이 글을 좀더 잘 쓰는 방법이 아닐련지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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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등급 그녀
진소라 지음 / 예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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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집안, 직업, 학벌, 재산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면, 과연 당신은 몇 등급일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글쎄,,,,,아마 나는 저만치 맨 아랫 단계에 있는 F등급쯤 될까? 외모도 안돼, 집안도 안돼, 직업도 안돼, 학벌, 재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다. 이런 씁쓸한 일이 있을까. 나름대로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이렇게 등급 매겨지는 걸 보니 만약에 연애결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까지도 아마 싱글로 있지 않을까. 결혼정보회사에 아예 가입조차 안될 것이고 어디 중매 시장에 내놓을수나 있는 프로필이냐고,,,,  이런이런~~~~

진소라 작가의 책을 몇 편 읽었다. 
평범한 듯 하면서도 특별한 느낌을 주었던 작가라 그녀의 작품을 많이 챙겨 본것 같다. 그래서 이 책 또한 기다려왔고 읽게 되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에 비해 아주 특별한 느낌보다는 어느 정도 평범해진 느낌의 책이었다. 

스물일곱 살의 그녀 고우신.
엄마는 결혼정보회사의 잘 나가는 매니저다. 몰래 숨겨 두었던 사시에 합격하면 엄마에게 짠~ 하고 소개시키려던 남자친구를 엄마는 가로채가서 다른 돈많은 부동산 재벌집 딸에게 넘겨버렸다.  바보같이 남자친구에게 버림 받았어도 남자친구가 지금 잡으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에도 그냥 가라며 혼자서 아파한다. 그러다가 무슨 말을 들었다. 그 여자친구가 미안하면 결혼하기 전에 그 여자한테 받았던 걸 돈으로 계산해 주라며 꾄다. 그 남자 알아 봤더니 엄마가 다니는 결혼정보회사 사장이다. 사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에서 거짓말 살짝 보태고 회원 가입을 하려하니 D등급이 나온다. 

결혼정보회사 사장 윤승완.
 10년만에 어릴적 같이 살았던 후배 강민준을 우연히 만난다. 신여사가 물고 온 민준은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며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민준의 전 여자친구 프로필을 들어보니 전혀 아닌 여자라 그 여자와 깨끗하게 헤어지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민준의 결혼식날 지하주차장과 자신의 차에 있던 햄스터때문에 어떤 여자를 알게 된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 여자가 민준의 전 여자친구다. 복수한답시고 하는 행동이 귀여워 자꾸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에 아빠 세탁소에서 세탁을 도왔던 고우신은 어떻게 보면 정말 등급이 나오지 않는 여자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등급별로 만나는 건 아니다. 만나다보면 전혀 아무것도 가진것 없어도 서로 사랑하며 죽고 못살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이 거의 그러 하리라. 나 또한 등급에 끼지도 못하지만 나름대로 잘 살고 있지 않은가. 남편 또한 별다르게 내세울것 없는 사람인데도 그만하면 사람 괜찮고 나에겐 특별한 사람이듯이 말이다. 

20대의 사랑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조건 때문에 옛 여자를 뒤로하고 돈 많은 집으로 결혼하는 사람이나 자신의 출신 때문에 더 낳은 조건을 가진 사람과 사랑없는 결혼을 하려는 사람을 보니 우리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그렇게 사실적으로 꾸밈없이 표현해냈다. 그래도 작가는 사랑이 중요시하다는 걸 알려 주었다. 그 모든 조건에 들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을 택하는 것. 특별한 소질이 없는 내게 바느질을 잘하고 다림질을 잘해 자기만의 사업 노하우로 '당신의 등짝'이라는 자기 가게를 낼 수 있는 마음씨 고운 우신이 부러웠다. 남자들의 등짝을 한번 보면 절대 잊지 않는 우신의 그 눈썰미도. 드라마로 한다면 통통 튀면서도 마음이 여려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우는 우신의 모습에 흠뻑 빠질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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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기록된 20세기 전쟁사 - 1914년부터 오늘날까지
던컨 힐 지음, 박수철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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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쟁을 겪어보지 않는 이가 전쟁에 대해서 말하기는 뭣하지만 과거 아주 오래전부터 전쟁은 있어왔고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전쟁을 잘 모르는 우리가 알게 되는 전쟁은 영화의 한 장면에서 혹은 책에서, 그 시절의 사진 자료에서 그 전쟁을 접하게 된다. 일단 전쟁이라고 하면 나는 도시의 부서진 잔해가 떠오른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가족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사람의 애절한 얼굴들이나 군인들의 처진 어깨를 하고 있는 모습등. 평상시에 잘 보지 않는 책이었지만 20세기 전쟁사에 대한 사진집으로 되어 있어서 전쟁에 얽힌 역사를 알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서 읽고 싶었던 건데 이렇게 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책 두께는 그렇다 치고 책 크기가 다른 책에 두 배 가까이 되어 책을 읽는데 아주 고생을 해야 했다. 여린(?)팔을 받치고 읽기도 버겁고 사진에 대한 자료의 설명에는 글씨까지 작아 눈 나쁜 나는 온 신경을 거기에 써가며 읽었다.

전쟁은 아픔이다.
금방 끝날 전쟁이라면 모르지만 십년가까이 계속되는 전쟁에 얼마나 아픈 일들이 많을 것인가.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전쟁 사건을 사진 자료와 함께 써내려간 책으로 <데일리메일>이 제공한 당시의 기사와 사진들을 엮어 전쟁 그대로의 모습을 볼수 있다.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시체를 걸어가는 병사들의 사진과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사진들. 불타는 도시, 그리고 전쟁을 반대하는 이들의 시위 사진들이 보였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은 우리가 영화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사건이라 방대한 사진 자료를 보면서 그 때의 전쟁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우리가 우리나라가 겪었던 한국전쟁을 보면서는 직접 우리나라와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인지 몇장 되지 않았음에도 그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그 작은 나라를 서로 갖겠다고 싸운 일이 참 힘이 없는 자의 설움을 느끼게도 했다. 

1936년에서 1939년에 있었던 스페인 내전에 관한 자료를 읽을 때는 그 예전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했던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영화 장면들이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스페인 내전이 일어났을때 게릴라군으로 활약을 해 그 전쟁속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했던 장면들이 생각나 익숙한 전쟁사였다. 

소설속에서 알게 된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시에라리온 내전 편에서 다이아몬드를 채취하고 있는 민간인 옆에서 총을 들고 서 있는 군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앞에서는 정말이지 마음이 아팠다. 그 전쟁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한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았을 것인가.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셨던 분이 청년일때 베트남에 파병되어 복무하셨는데 시간만 나면 베트남 전쟁때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삶과 죽음이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그 전쟁 속에서도 예쁜 베트남 처녀가 지나가면 예쁘다고 한마디씩 했다는 말과 그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셔서 역시나 베트남 전쟁도 나에게는 너무도 익숙했고 사진 자료를 보는 것은 그 이야기를 확인하는 작업과도 같았다.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개입할때 '도미노 효과'라고 지칭한 현상 - 한 국가가 공산화되면 인접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공산화되는 현상 - 을 예방하기 위해 봉쇄전략을 선택했다. (202페이지) 는게 언급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얘기할 때는 미국이 무기 팔아먹기 위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한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세계평화도 좋지만 자국의 이익이 없지 않고서야 누가 전쟁을 하려 할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사상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1914년부터 오늘날까지 사진으로 기록된 20세기 전쟁사를 읽으며 참 많은 공부를 했다. 
옆에서 신랑 또한 전쟁사에 대한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한다고까지 말했을 정도였다. 포스트 잇을 붙여가며 열심히 사진을 보고 내용을 읽었다.  마침 방학이어서 중고생인 아이들에게도 읽히고자 한다. 만약 너무 딱딱하게 느껴진다고 한다면 사진 자료라도 보게 하고 싶다. 굉장히 유익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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