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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대 1 - 봄.여름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나의 열두 살은 어땠을까.
공부는 뒷전이고 동네의 많은 여자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고 마을을 누비고 다니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 때부터 막연히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선생님께 이쁨을 받았었다. 그게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때 선생님이 지금까지도 내 생애 최고의 선생님으로 머릿속에 기억되는거 보면 사실인지도,,,, 늘 찾아뵈어야 겠다고, 늘 가슴속에 마음에 두고 있지만 지금은 살아계신지도 모르겠다. 아마 연세가 70 가까이 되셨을텐데,,,,,
이 책의 코리의 이야기를 읽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열두 살을 기억해 낼것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자신만의 추억속으로 빠져들겠지. 머릿속에는 나는 어느 부자집의 외동딸이 아니었을까 하는 꿈도 꾸었고 미래의 여러 모습들로 다가온 내 자신의 모습들을 상상했던 그때로 말이다. '한때 소년이었던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말에 끌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우리도 한때는 소년이었기에. 그때의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에.
'산들바람'이라는 뜻을 가진 제퍼에서 살았던 열두 살 소년 코리의 이야기이다.
1964년의 마법의 땅인 제퍼에서 코리는 장래 작가가 되고 싶은 책을 좋아하고 글을 잘 쓰는 소년이었다. 어느 날 아침 아빠의 일인 우유배달을 도와주러 갔다가 목졸려 죽은 남자가 수갑을 차고 차에 갖혀 깊고 깊은 검은 호수에 가라앉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로 인해 아버지는 밤마다 죽은 남자의 살인자를 찾아달라는 꿈을 꾸게 되고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건은 점점 흐지부지 해진다.
그날 코리는 아버지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서 있는 어떤 사람을 보게 된다. 다시 돌아보자 사라져 버렸지만 그가 흘리고 간 듯한 초록색 깃털을 발견해 자신의 마법상자에 넣어 놓았다. 코리는 그때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나름대로 살인자를 찾기 위한 추리를 해보고 있었다.
죽음은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결코 친해지지 않는 것이다. 죽음이 만약 소년이라면 다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공기 중에 물결치는데 자기 혼자 운동장 구석에 서 있는 외로운 아이일 것이다. 죽음이 만약 소년이라면 혼자 걸어갈 것이다. 말할 때는 나직하게 소곤거리고 눈은 어떤 인간도 견딜 수 없을 지식의 무게에 눌려 혼곤할 것이다.
~~~~~ 2권 284 페이지 중에서
어른이 되려고 서두르지 마. 가능한 한 오래 소년으로 남아 있으렴. 일단 그 마법을 잃고 나면 되찾고 싶어서 구걸하는 거지 꼴이 되니까.
~~~~~ 2권 310 페이지 중에서
코리가 살았던 그곳 제퍼는 마법의 땅이었다.
그냥 성장소설이려니 했지만 이 소설에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추리소설이기도 하면서 성장소설이며 또 판타지 소설이기도 했다. 전에 읽었던 책 『헬프』와 시대가 같은 1964년이다. 인종 문제때문에 KKK단이 활동을 했던 때이기도 하지만 두 작품을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열두 살 소년 코리의 모험과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고 살인자를 찾게 되는 추리물까지 모든 것이 혼합된 종합선물세트 같은 그런 소설이다. 잃어버린 세계에서 나온 트리케라톱스나 호수 속에서 살고 있는 괴물 올드 모세는 우리나라 한강속에서 살고 있었던 '괴물'과도 흡사하다.
작가 자신이 이책에서 가장 동질감을 느꼈다는 인물이 버논이라고 했다.
마음이 코리처럼 열두 살인 버논이 코리에게 흘려주는 말이 살인자를 찾는 힌트를 얻게 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에 대해서 더 많은 지면을 싫지 않고 코리에게 잠깐 머무는 사람으로 그렸다. 삶에서 잠깐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자신의 어떠한 일에 큰 역할을 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우리의 지난 소년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코리가 했던 그 모험속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마치 마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