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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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에서 오래도록 과거부터 쭈욱 이어져 오며 살아가고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말을 하고는 한다. 그집에 숟가락이 몇개인지 누가 다녀갔는지 그런 세세한 것까지 알고 있다고. 겉으로 보기에는 사이가 좋고 친밀한 작은 마을이지만 그 속에 감춰진 추악한 진실이 있다면 그 때에도 가족같은 마을이라고 말할수는 없다. 어느 한 사람을 옭아매려고 했던 마을 전체 사람들이 거짓말을 했다면? 그 추악한 진실은 정말이지 믿고 싶지 않으리라.


십년전에 토비아스는 여자친구 둘을 죽이고 그 시체를 은닉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들어가 십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하게 된다. 출소하는 날 아버지는 보이지 않고 어렸을때부터 언제나 옆에 있어 주었던 자신의 진실한 친구 나디야가 마중나와 주었다. 나디야는 자신의 집에 가자고 하지만 자신 때문에 힘들었을 부모님을 생각해 아버지가 하시던 레스토랑 '황금수탉'으로 간다. 자신이 감옥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동네의 명소라 할 만한 곳이 지금은 폐허가 되어 마당에는 잡초만 무성할 뿐이었다. 곧이어 아버지를 만나고 어머니를 찾지만 어머니는 집에 계시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경찰 피아는 폐쇄된 군 비행장의 지하 기름 탱크에서 여자 유골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간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엄마와 함께 살던 아멜리는 아버지와 함께 살기위해 이곳 알텐하인으로 와 용돈을 벌기 위해 식당 '흑마'에서 일하다가 그곳 손님들로부터 십일년전의 살인범 토비아스 자토리우스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따분하게만 느껴졌던 이 마을에도 흥미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티스 테를린덴과 친구사이로 토비아스 사건에 대해서 나름대로 조사를 시작한다. 또 토비아스를 사진으로 보고 잘생긴 외모에 반하기도 했다.  토비아스가 죽인 여자친구는 로라와 백설공주라고 불리웠던 스테파니 슈네베르거로 로라와 사귀고 있던 토비가 이사 온 스테파니를 보고 한눈에 반해 사귀게 되며 마을의 축제인 축성일에 로라와 크게 싸우고 또 스테파니와도 싸우게 돼 죽였다는데 토비는 그 몇시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왠지 그 사건이 이상하다고 느낀 아멜리는 토비와 만나게 되고 아멜리를 본 토비는 백설공주와 놀랍도록 닮은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이곳 마을의 경찰인 피아 키르히호프와 수사반장인 보덴슈타인은 기름 탱크에서 발견된 시체가 로라임을 알게 되고 또한 육교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은 여자 환자가 얼마전에 출소한 토비아스라는 걸 알게 되고 이 사건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예감하게 되며 십일년전의 토비아스가 살해했던 로라와 백설공주의 사건을 꺼내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며 여러가지 의문점을 발견하게 된다. 

 다양한 등장 인물들과 함께 어떻게 그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를 해 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들에서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토비의 사건에 대해 진실을 알게된 아멜리가 실종이 되며 내용은 겉잡을수 없는 수렁에 빠진듯 그렇게 빠르게 진행이 되어 간다. 자신의 친구들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떠한 짓을 했는지 알게 된 토비의 절망에 나 역시 분개해 하고 있었다. 한동안 숨도 못 쉬듯 그렇게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나는 처음에 책 제목만을 보고 왜 그런 제목을 지었는지 와닿지 않는 제목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내용을 읽다가 그래서 이런 제목을 썼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십대의 나이부터 60을 바라보는 50대의 인물들도 하나같이 다 잘생긴 사람들만 나온다.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어떻게 잘생긴 사람만 나오는지 좀 억지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못생긴 사람보다는 잘생긴 사람을 보는게 나 또한 즐거운 일이므로 즐겁게 넘어갔다. 

 작가 자신이 오랫동안 살고 있는 독일의 타우누스 지역을 배경으로 한 소설 시리즈중 네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경찰관인 피아 키르히호프와 보덴슈타인을 등장시키며 내용이 끝나갈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매력에 다른 책을 또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운 여름에 이런 짜릿한 추리소설을 읽는다면 그 어떤 열대야도 이길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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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집보내기
사쿠노 쓰키네 지음, 김소영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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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엄마가 남자를 주워 왔다.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쓰키 짱은 어느 날 밤 고주망태로 술에 취한 엄마가 선물을 갖고 왔다며 쓰키코 짱을 깨운다. 스테오(누가 버린 남자)라는 그 남자는 반짝이는 싸구려 빨간 셔츠를 입고 엘비스 프레슬리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남자다. 엄마 보다도 열 몇살이 어린 남자랑 결혼을 한다며 '오늘부터 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랑 단둘이 살아온 쓰키코는 그런 엄마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둘 사이를 갈라 놓은 것 같기도 해 쓰키코는 스테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그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데 너무 음식 맛이 좋아, 내보내기로 마음 먹었던 스테오가 조금씩 좋아지려고 한다.

사랑이야기를 꽤 좋아하지만 나이 차이가 많은 연상연하 커플의 얘기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다. 아마도 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영화에서나 책에서 보면 꽤 나이 차이가 많은 연하의 남자와 연애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다. 그 언젠가 보았던 일본 소설에서 열다섯 살 정도 차이나는 사람과 나이 많은 엄마랑 결혼해 새아빠가 되어 엄마가 죽은후 진짜 아빠처럼 돌보았던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새아빠랑 단둘이 살면서 주위에서 무어라고 수군대도 친아빠보다도 더 좋아했던 그런 내용이었다. 나의 고지식한 생각으로는 절대 이해되지 않지만 그런 사람들도 꽤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은 나이 국적 불문이라는 말까지도 있으니 말이다. 엄마인 요 짱은 열다섯 살 어린 남자와 결혼할 예정이고 쓰키코는 또 엄마랑 동년배일듯한 남자랑 사귄다. 이것 또한 그다지 마음에 들지않는 나는야 편견덩어리.

스물다섯 살이 되어도 집에서만 있는 쓰키 짱도 말 못할 사정이 있었고 자신이 아는 사람에게서 더 이상 죽음을 보기 싫다던 스테오 즉 겐짱도 생각없이 허허 웃는 것 같지만 혼자 있을때는 무릎을 끌어안고 우는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엄마와 겐짱의 사랑은 꼭 죽도록 사랑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앞섰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같은 집에서 살면서 쓰키 짱도 스테오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또 엄마가 그에게 마음을 줄 수 밖에 없었던 사건까지도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의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어 엄마의 결혼식과 더불어 자신이 거부했던 것까지 마주하게 되는 일들 또한 새로운 가족의 발견과 희망을 안겨 주기도 한다.  

동화적인 표지와 함께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잔잔하게 읽을 수 있는 200여 페이지의 얇은 책이라 금방 읽을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도 개봉했다고 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그 영화도 볼 기회가 있으면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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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박주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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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밤하늘에 외로이 떠 있는 노랗게 빛나는 달.
그 밝음에 손을 내밀었는데 그 달이 날아갈 수도 있는 불안한 종이달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십대 후반 그 스물일곱 살의 청춘은 어쩌면 '종이달' 일수도 있겠다. 무엇하나 확실하지도 않고 무엇하나 제대로 정해진게 없다면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이십대 청춘들의 불안함을 '종이달'에 비유한 그들이 무언가를 찾고자하는 이야기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1년 정도 근무하다가 박차고 나와 버리고 이런저런 직장을 몇군데 다니다가 지금은 백수인 윤승아. 무언가 특별히 하고 싶었던 것도 없었고 좋아하는 것도 없어 지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백수이다. 늦은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일이 전부인 그녀. 얼굴도 예쁘고 집안도 그럭저럭 괜찮은 시니컬하고 아주 특이한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친구도 거의 없고 어쩌다 한번씩 무리지어 만나는 성우라는 녀석과는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그럴싸한 직장이 없는 백수생활이라 고향에 계신 엄마는 더 늦기전에 선이라도 보라며 전화로 성화를 하신다. 

아무할 일 없이 지내는 승아에게 작은 오빠는 묻는다.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되고 싶은지. 어렸을때 막 미치도록 하고 싶었던 것은 없었는지에 대해.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는 작은 오빠의 말을 그냥 흘러 들었다가 책을 한번 써보라는 성우의 이야기를 십분 정도 귀담아 듣는다.  해보지도 않고 뭐든 할 수 없다고 말해선 안되는 거라는 친구 효림의 말에 정말로 소설을 쓸 생각을 하고 소설 쓰기에 돌입한다.

언제 행복하냐고 물을 때 나는 혼자 있을 때라고 망설임없이 대답하는사람이었다. 그러면서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 대답을 지독한 농담이나 시니컬한 성격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나는 어서 빨리 혼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사실은 사람들 가운데 있어도 나는 늘 혼자였다.(70페이지 중에서)

무언가 진지하게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절실해지는 순간이 있다. 지금 같은 순간. 누군가 진지하고 간절한 눈빛으로 너는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는 그런 순간. 게다가 그 사람이 나를 아주 잘 알고, 내가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할 수만 있다면 우연이 끌고 가는 내 삶을 필연으로 정리하고 싶다.(119페이지 중에서)

나는 책장에 꽂힌 책들 중 몇 권을 골라 훑어본다. 나 같은 사람이 하루면 읽어내는 이 책 한 권을 위해 작가란 사람은 얼마나 많은 열정과 시간을 쏟아부은 걸까. 정확히 얼마의 시간이면 이런 책 한 권을 세상에 들이밀 수나 있는 걸까. 한 자 한 자 실제로 쓰는 시간만으로 이 책이 되는 것도 아니겠지.(136페이지 중에서)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았던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승아는 소설을 쓰면서 자신에게 생기는 한없는 욕심을 부려가며 글을 썼다. 소설을 마치고 어디선가 날아 올 수상 소식을 기다리며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펼쳐지는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것. 스물일곱 청춘 시절의 절망도 희망을 향한 강한 몸부림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향해 날개를 편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확실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충동적이었지만 결정적인 무엇을 찾게 되는 순간이다.  

박주영 작가를 처음 만난 책이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던 『백수생활백서』였다. 오로지 책을 구입하고 책을 읽기 위해 원해서 백수생활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고 난 어쩌면 그렇게 내 마음과 똑같은지 책의 아주 많은 부분에 색색의 포스트잇을 붙여놓았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인 『무정부주의자들의 그림책』을 읽었고 또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라는 책도 구입해 놓고 읽으려고 벼르고 있을 정도로 그녀가 말하는 책이야기가 나는 너무도 좋다. 약간은 시니컬한 성격을 가진 주인공들이 참으로 마음에 드는 그녀의 소설 또한 내 마음에 쏙 든다. 이번 작품 『종이달』또한 그런 비슷한 주인공들을 닮았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성격의 주인공들이 아주 싫을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녀가 말해주는 주인공들의 성격이 참 좋다. 책 좋아하는 부분에서도 그렇고 승아의 성격처럼 아주 특별한 성격을 지닌 주인공들이 나는 마음에 든다. 

불안한 인생이지만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승아의 이야기가 참 좋다. 
내가 다시 그 시절의 혼돈과 불안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새로운 자신의 인생을 향해 발을 내딛는 것처럼 느껴졌던 이 소설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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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영혼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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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운 여름철에 가장 읽기 좋은 책이 스릴러 소설이 아닌가 싶다. 책의 주인공과 함께 살인자를 찾기 위한 숨가쁜 여정에 동참하며 심한 무더위도 오싹함으로 시원하게 할수도 있으니 말이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중에서 다른 책을 읽고자 했으나 자꾸 두께와 푸른 빛으로 나를 유혹하는듯 하여 읽게 된 책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인 프로파일러가 나오는 책이기도 해서 이 책의 주인공은 또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일었다고 해야겠다.

먼저 책은 600여페이지가 넘은 두꺼운 책으로 누워서는 손목이 아파 제대로 볼수가 없는 책이었다. 오로지 앉아서 그것도 쿠션을 두 개쯤 받치고 읽어야 손목이 시큰거리지 않았다. 두꺼운 책이었지만 역시나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을 지켜보느라 나는 정신을 온통 책에 쏟고 있었다. 주인공 조슈아 브롤린과 줄리에트 라파예트를 지켜보며 마음 졸이며 읽고 있었다.


장소는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  심리학을 전공한 조슈아 브롤린은  FBI를 거쳐 경찰청으로 들어왔다. FBI 아카데미에서 양성 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행동과학연구소에서  프로파일러(profiler, 범죄심리분석관)가 될 수 없어서 범죄에 대한 현장 경험을 하고자 경찰서 강력계에서 근무하게 된다. 

범죄 프로파일러에게 가장 힘든 점은, 살인자의 심리에 완전히 녹아들어 그 행동방식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범인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한다. 프로파일러는 수사와 피해자들에 관해 모르는게 없어야 하고 밤이든 낮이든 살인자의 인간성이 손에 선명하게 '잡히는'느낌이 올 때까지, 시체가 어떤 일을 당했을지 온 신경을 집중해야만 한다고. 그리고 그 다음에 프로파일러는 살인자가 '되어야'한다고.(40페이지 중에서)     

브롤린은 투알라틴 강둑에서 팔꿈치 아래가 잘려나간 첫 번째 시체를 발견하고 그후 두 번째 시체가 발견된다. 한편 심리학을 공부하는 줄리에트는 친구인 카멜리아의 집에 갔다가 늦은 밤에 집에 가기 위해 자신의 차로 갔지만 타이어가 완전히 펑크가 난 걸 발견하고 그때 옆에서 어떤 남자가 도와주겠다며 말을 걸고 집이 가까우니 혼자서 걸어가겠다며 가려하지만 그 남자가 갑자기 다가와 얼굴에 솜뭉치를 들이대고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잔인한 범행수법때문에 '포틀랜드 인간백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하기 직전에 브롤린의 총에 의해 그 살인마는 죽고 줄리에트는 다행히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 연쇄살인범이 죽자 악몽에 떨던 포틀랜트는 다시 평화가 찾아 온다.

일년 뒤 또다시 '포틀랜드 인간백정' 의 짓으로 보이는 팔이 잘린 시체가 발견되고 줄리에트와 경찰청으로 한 통의 편지가 오고, 편지를 해독하고 증거를 찾지만 좀처럼 찾을수가 없어 그들은 함정을 파고 살인범을 기다린다. 살인범으로 보이는 자가 남기고 간 담배꽁초에서 '포틀랜드 인간백정'인 릴랜드 보몬트의 DNA가 나와 경찰은 충격에 휩싸인다. 분명히 죽은 자인데 어떻게 그의 DNA가 나올수 있단 말인가. 급기야 그가 묻혀 있던 묘지에 가서 관을 열어보지만 관 속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관이었다. 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일수 있을까 의문에 그들은 그때서야 릴랜드에 대해서 다시 조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대개 추리소설을 읽을때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느니 숨막히도록 긴장감에 재미있게 읽는다는 말을 하게 된다. 가장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 책 또한 마찬가지였다. 모든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옆에서 누가 말을 시켜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몰입해 한마디로 숨이 가빴다고 해야겠다. 나도 어서 그 진실을 알고 싶어, 과연 어떤 결말을 낼지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작가인 막심 샤탕의 이름은 홍보문구에서 몇번 본 기억은 있지만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쓴 그의 첫작품이라고 한다. 프랑스 문학계에서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와 비교될 만큼 장르문학계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작가이며 이 책은 주인공 조슈아 브롤린을 주인공으로 한 <악의 3부작>중 첫 작품이라고 한다.  살인사건과 부검하는 장면들은 너무도 공포스럽고 두려움이 일게 하지만 그래도 그 사건을 해결하는 이들에게서 헤어나올수는 없다. 시리즈로 나온 책들은 꼭 읽어보고 싶은 내 습관에 의해서 <악의 3부작>들을 찾아 읽을것 같은 예감이 든다. 스릴러 영화를 한편 본 듯한 짜릿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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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8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종길 옮김 / 민음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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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많이 읽은 때가 아마 이십대 초반 이었으리라.
집에 있는 현재 지금도 가지고 있는 삼성판 세계문학전집을 거의 매일 푹 빠져 읽고 있었다. 그때 읽었던 고전문학들의 여운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는걸 보면 책과 독서의 위대함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는 듯하다. 그때 읽었던 그 마음과 느낌을 거의 몇십년 이어져 가는 걸 보면 말이다. 그동안 다른 책들을 많이 읽다가 요즘 다시 고전 읽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고리타분하게 보일지 몰라도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 여운이 십대에서부터 아마 육십 대 이후까지도 세대를 아울러서 사랑받는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영원한 로맨스 소설의 고전인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오만과 편견』을 좋아한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찾아 읽던 와중에 얼마전 영화 '제인 에어'가 개봉이 되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읽었다. 너무도 재미있게 읽고 나서 그녀의 동생인 에밀리 브론테가 남긴 단 하나의 작품인 『폭풍의 언덕』을 너무도 읽고 싶었다. 

이십 년전에 읽은 이 책에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은 내 마음속에 깊이 각인 되었던지 거의 기억이 났다. 물론 세세한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다시한번 읽으면서 나는 다시금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에 애타하며 읽게 되었다. 사랑이란 것이 이토록 고통스러운 것이었는지, 그 잠깐의 행복과 격정적이고 증오에 가득찬 히스클리프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요크셔의 드러시크로스 저택에 세들어 사는 록우드라는 사람이 집주인인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에 사는 히스클리프를 만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워더링 하이츠에서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헤어튼을 만나고 와서 저택의 가정부 넬리에게서 히스클리프와 워더링 하이츠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 언쇼 씨는 리버풀에 다녀오면서 힌들리와 캐서린에게 선물이라며 누더기를 걸치고 얼굴이 까만 아이 히스클리프를 데려 온다.시간이 얼마 지나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아주 친해지고 힌들리는 그를 못살게 군다. 어느 날 드러시크로스 저택의 에드거와 이사벨라 린튼이 놀러 오고 캐서린은 점점 그들과 친하게 지내며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면서도 에드거 린튼과 결혼하게 된다. 이를 참을 수 없었던 히스클리프는 사라져버리고 그동안 힌들리도 아내를 데려와 아이 헤어튼을 낳지만 아내가 일찍 죽어버리자 술에 빠져 헤어튼을 제멋대로 키우고 3년뒤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사랑하는 자신을 놔두고 돈 많은 에드거 린튼과 결혼한 캐서린을 잊지 못해 복수를 하기 위해 에드거의 여동생인 이사벨라를 꼬여내 결혼을 하게 된다. 

내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그에게 알릴 수가 없어. 히스클리프가 잘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넬리, 그가 나보다도 더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되어 있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같은 거고, 린튼의 영혼은 달빛과 번개, 서리와 불같이 전혀 다른 거야.(133페이지 중에서)

린튼에 대한 내 사랑은 숲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돼서 나무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세월이 흐르면 그것도 달라지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애정은 땅 밑에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그도 그저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136페이지 중에서)

이토록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면서도 캐서린은 린튼을 선택한다. 아마도 이것이 캐서린의 운명이었는지도.

난 한 가지만 기도하겠어. 내 혀가 굳어질 때까지 되풀이 하겠어, 캐서린 언쇼! 당신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편히 쉬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은 내가 당신을 죽였다고 했지. 그러면 귀신이 되어 나를 찾아오란 말이야! 죽은 사람은 죽인 사람에게 귀신이 되어 찾아온다면서? 난 유령이 지상을 돌아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어.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줘.어떤 형체로든지, 차라리 나를 미치게 해줘! 제발 당신을 볼 수 없는 이 지옥같은 세상에 나를 버리지만 말아줘. 아! 견딜수가 없어! 내 생명인 당신 없이는 못 산단 말이야! 내 영혼인 당신 없이는 난 살수 없단 말이야! (274페이지 중에서) 

캐서린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사랑을 너무도 격정적이며 광적이다. 그토록 야만적이고 캐서린이 죽은 후에도 그녀를 잊지 못해 그녀의 유령이라도 만나고자 하는 히스클리프는 어떻게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그녀의 유령이라도 보고자 그녀가 머물렀던 방에서 캐서린을 향한 그리움에 떨며 울부짖고 그녀의 무덤가에서 정처없에 헤매고 있는 히스클리프의 광기어린 모습 말이다. 

서머싯 몸이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은 세계의 10대 소설로 꼽을 만 하다며 극찬을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내가 어찌 이 작품에 대해 감히 평을 할수 있을까. 나는 히스클리프의 캐서린의 유령이라도 보고자 했던 캐서린과 닮은 헤어튼의 얼굴에서 그녀의 모습을 간절히 찾았던 그래서 잠깐이나마 행복했던 히스클리프를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또다른 캐서린과 린튼, 그리고 헤어튼의 인연까지도 어쩌면 그렇게 서로들 얽힐 수 밖에 없었는지.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과연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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