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내 스토커...
위 이미지는 5월 내가 다른 서재 가서 쓴 댓글만 모아 한글 문서에 입력해 본 것. 
원고지 80매 단편소설 4개는 쓸 분량~ 질을 떠나 일단 양으로는.
가벼운 농담류 ˝ㅁㅁㅁ님은 이래서 멋지다니까요^ㅇ^) ㅇ~~˝같은 글은 뺐다.
한 달에 대략 웹페이지 14개가 넘어가는 댓글을 쓰고 있었다. 뭐 될 라고 이래!!! 
댓글을 줄이고 내 글, 내 독서에 집중해야지 하면서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될 댓글 전쟁에 참여한다거나... (차라리 대서사시를 쓸걸)... 흥미진진한 리뷰나 페이퍼를 보면 또 참지 못 한다. 이런 의견 교환에서 분명 뭔가를 건지게 될 때도 있거든! 노파심에서 밝히는데 남의 표현이나 글을 훔쳐온다는 게 아닙니다-_-; 내 생각의 개진을 뜻하는 것임... 
자신을 먼저 깨지 않는다면 타인도, 세상도 요지부동이다.

상대가 글을 삭제해도 내 댓글은 남아있다는 건 다행한 일이었다. 이건 알라딘에 칭찬해주고 싶다! 다만 북플 [읽고 싶어요]에 남긴 코멘트는 댓글 브리핑에 남지 않는다는 건 참고할 사항~


팔 아파서 6월 댓글은 다음에 또;_;)....
나는 그나마 서재 시작 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이렇게 정리라도 하지 댓글 브리핑이 200~300페이지 넘어가는 이웃은 그냥 포기겠군....-_-)>충성!! 어디다? 
아 참, 평상복일 땐 이런 거수경례하면 안 된다지. 모자도 벗어서 가슴팍에 똭~요즘은 이거저거 다 따지기도 어려운... 


 

 




경례 문화도 난장판인 나라 사정을 생각하며, 여러분~ 자신의 댓글 그냥 넘겨 버리지 말고, 알뜰살뜰 살펴보길 바라요/

글감은 저 먼 우주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이런 버려진 데서 더 찾기 쉬운 법이죠~ 금리보다 당신에게 더 이득이 될 것임b





ㅡ 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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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쌩 2015-07-05 0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것이 알고 싶다.
그동안 숨기시느라 애 많이 쓰셨네요.
이제는 밝혀질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아갈마님은 알라딘에서 북플 활성화라는 특명을 받고 심어놓은 프락치라고 합니다.
이제 스스로 커밍아웃 하시죠.
많은 분들이 이해하실꺼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님의 댓글과 정성어린 피드백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AgalmA 2015-07-05 04:23   좋아요 1 | URL
왜 이리 된 건지 저도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알라딘이 아니, 이 자식이 우리 내부 기밀을 자꾸....하며 제 서재 폭파할까봐 겁납니다))...그래서 글을 이리저리 모으며 보따리를 늘 싸두고 있어요;_;)...또, 어디로.....흑.

따끔한 지적도 개의치 마시고 주십시오. 언제나 귀담아 듣겠습니다/

boooo 2015-07-05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댓글을 잘 안달기도 하지만 북플을 이용하느라 휴대폰으로 접근하는데 길게 못 쓰긴 더 힘든 거 같아요 ㅎㅎ

AgalmA 2015-07-05 15:16   좋아요 1 | URL
휴대폰으로 접근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더군요.
저는 웹이랑 서재 반반 병행합니다. 서재브리핑으로 이웃의 글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점이 좋더군요. 하루하루 어떤 흐름을 파악할 수도 있달까. 표절 사태 때는 대단했죠...
휴대폰 보기는 호외, 웹 보기는 생각의 경향과 배치를 살피는 신문 같아요.
본의 아니게 서재와 북플을 통해 현장성 넘치는 사회학을 배우는 기분 :)

만병통치약 2015-07-05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길게쓰면 시비거는 어조로 변해서 길게 못 쓰겠어요. 제 생각이 아주 독선적이거든요 ㅎㅎ

AgalmA 2015-07-05 15:15   좋아요 1 | URL
ㅎㅎ 2월에 만병통치약님 서재에서 최다 댓글(16개) 단 글이 있어서 웃으며 확인했어요ㅋ 글 맥락과는 상관이 없었던 터라 좀 죄송하기도;....그 이후 댓글 릴레이에 대한 경각심 급상승ㅎ 그러나 사람 대 사람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이럴 때 독선의 성격이 필요한 거지요~ 만병통치약님은 독선을 책에 대한 블랙유머로 잘 표현하고 계셔서 긍정적으로 봅니다만? :)

물고기자리 2015-07-05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경험이 있어요^^ 리뷰 사이트는 아니지만 그 비슷한 곳에서 몇 년 동안 만 개를 훌쩍 넘기는 댓글을 달았었는데 어떤 면에서 저는 글보단 댓글을 쓸 때 더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것 같아요.

댓글이란 건 다른 사람의 영역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라 다른 집을 방문할 때처럼 적당한 예의나 유쾌함 등을 갖추고 조심스러워도 할 말은 해야겠는, 즐거운 피로를 남기거든요 ㅎ

꽤 정성스러웠던 그 많은 댓글들을 떠올려보면 내용의 방대함이나 정성보단 제 뜨거움을 먼저 추억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언제 또 그렇게 열정적일 수 있을까 싶어서요.

저는 제가 남긴 글과 댓글들을 통해 성장해왔다고 생각해요. 소통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공을 들인 만큼의 보상을 받는 것 같더라고요.

북플에서의 저는 이기적인 유저이고,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활자의 힘을 아는 만큼 제 발자국을 함부로 남기지 말자 다짐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먼저 반응할 때가 있어요^^

북플을 우연히 알게 된 건 두어 달 남짓인데 전 제 서재에도 딱 한 번 가봤어요. 그런 게 있다는 것도 다른 분들의 언급을 통해서였죠.

책에 대한 애정과 노트북을 켜지 않고도 쉽게 리뷰를 올리거나 볼 수 있는 편의성 때문에 북플을 찾지만 아갈마님 같은 분들의 활동 덕분에 독방 같은 이곳이 사랑방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ㅎ

아갈마님이 열심일수록 스스로에게나 다른 분들께 긍정적인 자극과 공감을 주실 거라 믿어요.

댓글뿐만 아니라 아갈마님의 글을 말하는 거예요. 제 관심분야와 상관없이 꼭 읽고 지나가는 분들 중의 한 분이거든요.

자극 없이는 생각을 더하거나 뺄 수 없는데 그런 긍정적인 자극과 공감을 얻게 되는 글이니까요.

제가 댓글 다는 것을 엄두내지 못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ㅎ 장황하고 길어지는 거요 ㅋ

그나저나 정말 난장판이네요. 경례하는 모습 말이에요 ㅜㅜ

AgalmA 2015-08-15 00:38   좋아요 1 | URL
어제 물고기님 리뷰에 대한 단상들이 제가 하나같이 느끼고 있는 점이었는데, 뭐라 더 말을 덧붙이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다 말씀하신 거에 중언부언될까 해서...ㅎ;
맞아요! ˝조심스러워도 할 말은 해야겠는˝ 이 말씀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그런 경험 통해 위축되고 좌절과 후회도 많이 느끼게 되는데, 사실 에너지 소모가 점점 힘들어지는 게 가장 좌절스러워요. 운동을 하면 좀 나아지려나;...어푸어푸 이참에 폐활량을 늘리는 수영을...(죄송해요. 엉뚱한 소리하는 게 또 제 취미기도 해서...제가 그리 진지한 사람이 아니라능!)
물고기자리님의 소회는 긍정성을 더 앞에 두셔서 저도 그 긍정을 받아보게 되네요.

제게 칭찬을 주시지만 물고기자리님 리뷰 볼 때 저는 마음의 차렷자세;; 공감도 참 많이 되고요.

경례 난장판 이해되지 않는 바도 아녜요. 나라사랑이 기반이 돼야 몸도 따라 줄텐데...그런 게 요즘 정치인이고 일반인이고 있을 여유가.... 저는 국가라는 체제와 규범을 절대적으로 반대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자리에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도리에서 보면 세상사가 참....

양철나무꾼 2015-07-05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 님은 멋지시네요~따위의 가벼운 농담을 할 수 있는거지만,
역시 님은 글도 그렇지만, 댓글에서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죠. 그건 뭘 얘기하냐면 비껴가지 않고 맥락을 파악하는걸 한큐에 끝낸다는걸 의미하니까요.
저같은 경우는 생각이 이리저리 널을 뛰는것도 있지만, 수많은 분야를 두루 폭넓게 꿰뚫고 있어야 나올 수 있는 댓글이 불가능하거든요.
게다가 듣기 훈련이 잘 된 사람이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요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사치례의 답방이 아니고, 쓴글을 열심히 읽고 코멘트를 해주시는 님 같은 분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죠.
님을 보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AgalmA 2015-07-05 15:57   좋아요 1 | URL
아시다시피 저도 (성공 여부를 떠나) 농담 엄청 하잖아요ㅎㅎ;
제가 인사치레를 싫어해서 타인에게도 그렇게 하기 싫은 거예요. 아마 제 배움이 많아서라기 보다-여기 열공다독 얼마나 많은가요-공감력이 중요한 맥락이지 않나 싶어요.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심상정-노회찬 사이에 30대 후반의 조성주란 분이 눈에 띄더군요. 그와 그의 동료들이 이뤄 온 성과는 통상적인 진보적 대의가 아니라 정말 소소하지만 `사람`을 향해 있다는 것에 여러 생각을 하게 됐어요. 조성주 씨가 그러더군요. 자신의 장점은 사람에 대한 공감력이 뛰어난 것이 아닐까 한다는. 정치 뿐만이 아니라 어디든 언제나 절실했지만 언제나 부족한 점이죠. 그래서 이토록 쉽게 정쟁화, 경쟁화되는 것일테고. 이런 분들이 안 되겠다 싶어서 물밑에서 올라와 정치를 많이 해 주면 희망도 있겠지...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 서재 사람들이 보통 이상의 지식과 품성을 갖추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자신의 앎이란 안경을 통해 세계를 재단해서 보려는 속성을 자주 느낍니다. 당연하겠죠. 자기의 앎을 넘어 뭘 본다는 건 불가능하니. 하지만 차라투스트라에 나오던 귀와 목소리와 눈이 확대된 인물들은 아닌가 매번 짚어봐야 할 겁니다. 저도 그런 속성의 인물은 아닐까? 매번 고민스럽죠. 그래서 끊임없는 배움과 반성이 필요한 거고요^_ㅜ)

양철나무꾼님처럼 좋은 질문과 글 써주시는 분들 덕분에 제가 생각을 펼쳐 놓을 수 있는 거죠. 듣는 건 참 중요한 거 같아요. 서로가 생각하는 게 점점 다양화되다 보니 오해와 곡해도 많이 생기는 거 같아 그게 참 걱정스러운...

2015-07-05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5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5-07-09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가 쓴 댓글에서 글감을 얻을 때가 있어서 댓글을 따로 관리해야겠단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글감이 참 없구나, 하다가 어느 님의 서재에서 댓글을 쓰다가 얻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남의 글도 열심히 읽어야 한다, 가 되겠습니당~~
남의 글을 읽고 댓글을 쓰는 좋은 일을 하다가 복을 받았다, 가 되겠습니당~~

AgalmA 2015-07-10 22:16   좋아요 0 | URL
워낙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댓글을 달다가 과장 보태어 대오각성 같은 순간도ㅎㅎ;
다른 분께 댓글을 달 때 좋은 질문을 모색하는 게 서로에게 좋겠구나 생각합니다^^

CREBBP 2015-07-10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교환할 수 없는 것만큼 허망한 일도 없어요. 그래서 내 생각이나마 글로 남기는 건데.. 어떨땐 참으로 귀찮죠. 그래도 꾸역꾸역 한 1~2년 읽고 쓰고 했더니 이렇게 세상이 조금 변했네요. 휴대폰에서도 가볍게 SNS 처럼 다른 생각과 공감들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에요. 좋아요 만으로도 충분히 교감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핵심 내용을 가지고 의견 교환을 한다던가 공감하는 내용들을 가지고 말을 섞는 행위는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것 같아요. 저도 댓글을 모아봐야겠어요. 사실 대화를 하면 혼자 쥐어짜는 것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잖아요. 댓글 달 때 더 좋은 생각과 글감이 떠오르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기도 헤요. 저도 뭐 건질 거 있나 찾아봐야겠어요.

AgalmA 2015-07-10 23:56   좋아요 1 | URL
공감 만 개^^!!!
guiness님도 워낙 정성 가득한 글을 쓰셔서 제게 생각을 참 많이 던져 주시죠. 그래서 guiness님 리뷰 읽을 땐 섣부른 질문으로 서로의 생각에 혼선이 가지 않도록 고심을 많이 합니다;
능력 부족으로 제 역량이 되는 글에만 댓글을 달게 되는 게 아쉬워요... 공부 열심히 할께요ㅎㅎ;;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꾸벅)
 
겨우 존재하는 인간
정영문 / 세계사 / 1997년 10월
평점 :
품절


§

여름도 오기 전에 방역차가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대구에 이어 오늘은 제주가 뚫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길거리엔 사람이 드물어지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한적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기이한 고요를 느꼈는데, 불안이었다. 사서들은 1회용 마스크를 어색하게 쓰고 있었다. 전쟁 때 파리에 남아 도서관에서 책을 봤던 발터 벤야민이 어떤 기분이었을지 조금 이해됐다.

병을 잡아야 하는 병원부터 뚫렸다.
바다에 빠진 국민을 구해야 했던 정부가 없었던 때와 마찬가지다.

잘못을 덮은 창비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 『공평한가』에서 소비자 불매운동도 고소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사람들을 게릴라로 만드는 이 시스템. 문단의 중심은 도대체 어디인가. 반성해야 할 자리에 공백을 두는 이 중심 없는 세계.
방금 jtbc 뉴스에서 창비가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는 소식을 봤다. 두고 볼 것이다.

지방에 계신 내 어머니는 병원에서 근무하신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무턱대고 그만 둘 수도 없다. 조심하라고 내가 말한들 불운이 닥치면 우리는 속수무책일 것이다.

교수가 학생을 희롱하고
법조인이 법을 지키지 않고
정치인이 정치권력을 남용하고
자신의 중심을 지키지 않는 자들.

자신의 중심을 가차없이 버리는 자들.

 

내 중심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
일주일이 넘도록 새로 바꾼 스마트폰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계신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불안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중심이다. 우리는 웃었다. 말을 하지 않으면 곧장 침묵이 숨어 들었다.


팔기로 했던, 정영문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팔지 않기로 했다.

가장자리와 중심이 무너지는 것이 아닌, 가장자리와 중심의 경계가 없는

내가 꾸는 꿈은 그것인가....

 

 


 

 



ㅡAgalma




 

 

 

 

 

 

 

 

 

 

야만적인 꿈은, 그것보다 더 야만적인 현실의 잠으로부터 나를 깨워준다.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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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5-06-1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심과 가장자리라는 개념 장뤽낭시의 숭고한 봉헌에서 나오는 것 이닌가요? 탈경계테제 블라블라 했던것 같은데요,,

AgalmA 2015-06-19 22:25   좋아요 0 | URL
낭시 파악이 저는 아직 안 돼서 답변 드릴 게 없는데요^^; 참고 하겠습니다.
탈경계는 들뢰즈도 있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논하기도 해서...
 

 

 

 

 

 

 

 

 

 

 

 

 

 

 

 

 

 

 

§ 탐닉들

 

갤리온 출판사에서 펴낸 <작은 탐닉> 시리즈는 공감가는 게 많습니다.

22종이 거의 품절상태인 게 아쉽습니다.

 

 

 

 

 

 

 

 

 

 

 

 

 

 

 

 

 

 

 

 

 

 

 

 

 

 

 

 

 

 

 

 

 

 

 

 

 

 

 

 

 

 

 

 

 

 

 

 

 

 

 

 

 

 

 

 

 

 

 

 

 

 

 

 

 

 

 

 

 

 

 

 

 

 

 

 

 

 

 

 

 

 

 

 

 

 

 

 

 

 

 

§§ 천경환의 바닥

 

<작은 탐닉>시리즈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책은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였습니다.  

건축가인 천경환 작가는 블로그를 통해 일상과 여행에서 발견한 바닥 사진을 꾸준히 보여줬고 이 책까지 내게 되었습니다.

사진마다 건축을 전공한 사람의 취향과 눈썰미가 돋보입니다.

 

 

 

 

프랑스 앵밸리드 사진은 표지  사진이기도 한데,

빛이 만들어 내는 바닥 풍경을 천경환 작가는 "아름다운 양탄자"라고 말합니다.

이 표현에 모두 동감할 겁니다. 

 

 

 

[위키백과] 앵발리드(Invalides)는 파리의 역사적 건축물 중 하나이다. 1671년 루이 14세가 부상병을 간호하는 시설로 계획하고 리베랄 브뤼앙(Libéral Bruant)이 디자인을 지휘하여 1674년부터 부상병들이 간호를 받기 시작하였다. 교회의 건설은 1677년에 시작되었고, 1706년에 완성했다. 돔 교회의 지하 묘소에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의 관이 중앙에 놓여있다. 또한, 주위에 나폴레옹의 친족이나 프랑스의 유명한 장군의 묘가 놓여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된다.

 

 

 

 

 

 

 

옥외주차장에서 발견한 철제바닥판의 구조를 보고 에일리언을 떠올리는 대목

 

 

 

 

 

 

 

 

동경의 바닥 신호표시의 군더더기없는 날렵함과 지시성에 장인정신을 느끼며,

우리나라의 바닥 신호표시에 대해 예리하게 지적합니다.

 '행정 편의주의'가 공공물에 상당히 많다는 걸 우리도 알고 있죠.

 내 주위도 돌보기 바쁘지만 사물과 환경에 세심하지 못할 때 그 여파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옵니다.

이런 작은 것의 비교를 통해 천경환 작가는 좀 더 나은 환경을 꿈꿉니다.

이런 눈썰미 배울 점이죠 :)

 

 

 

 

 

 

 

일본 하수구 뚜껑의 아름다움을 발견~ 우리나라 비교 들어갑니다ㅎ

 

 

 

 

 

 

 

 

디자인이랄 것도 없이 통일성도 없고 흉물스럽게 박혀 있는 한국의 하수구 뚜껑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이런 환경이면 주변에 쓰레기를 쉽게 버리게 되고 더 망가뜨리게 되죠.

 

 

[위키백과]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 BWT)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Fixing Broken Windows: Restoring Order and Reducing Crime in Our Communities)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나마 오래된 하수구 뚜껑은 단순미를 보여준다는 것을 발견~

저는 이런 탐구 정신 정말 좋아합니다.

 

 

 

 

 

 

이 외에도 우리가 지나쳤을 흥미로우면서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보여 줍니다.

 

이참에 제 바닥사랑도 인증하고 싶습니다.

 

 

 

 

 

 

 

 

§§§ Agalma의 바닥

 

 

 

 

 

서대문 형무소의 빛, 얼마나 간절했을까.

 

 

 

 

 

 

 

 

 

 

영영 돌아가지 못하는 물고기

 

 

 

 

 

 

 

 

 

 

나 두고 갔어 그릇 ...

지나가는 내가, 너 버려졌네 라고 말하는 게 미안했다

 

 

 

 

 

 

 

 

 

 

 

잎에게 잡혀갈 뻔한 시간

 

 

 

 

 

 

 

 

 

 

우산에게 사랑 고백하기 1초 전

 

 

 

 

 

 

 

 

 

 

 

전시장 그림자 감상은 덤~

 

 

 

 

 

 

 

 

 

오후 4시의 음모!

 

 

 

 

 

 

 

 

 

종묘 사건현장

 

 

 

 

 

 

 

 

 

 

종로 5가 사건현장

 

 

 

 

 

 

 

 

 

 

 

나는 여기 제목을 붙일 엄두가 안 난다

 

 

 

 

 

 

 

 

 §§§§ 탐닉 속 보물들

 

천경환 작가의 바닥 사진과 제 바닥 사진은 많이 다르죠.

저는 이 사진들을 찍을 때 천경환 작가의 작업을 전혀 몰랐습니다.

천경환 작가는 바닥과 환경의 구조성에 더 집중한다면

저는 바닥과 쌍을 이루는 사물들의 사건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르면서 각자의 시선으로 바닥을 보고 있는 게 재밌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천경환 작가가 책까지 내서 조금 부럽기도 합니다ㅎ

사실은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신경숙 작가의 표절은.....

 

열정과 탐닉의 세계에는 언제나 무궁무진한 보물이 있습니다.

우리는 찾는 자이지 도둑이 아닙니다.

자신의 열정으로 자신의 작업을 성취해가는 것,

그게 예술이라고 저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 세계는 비교도 경쟁도 마감도 없습니다.

오로지 세계와 자신의 대면입니다.

 

 

 

 

 

ㅡAgalma

 

 

 

 

 

 

 

바닥은 타임캡슐이다. 천장이 무너지고 벽이 쓰러진 한참 뒤에도 바닥은 홀로 남아서 우리에게 예전의 기억을 전해준다. 바닥을 파헤치는 것으로 우리는 과거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ㅡ 천경환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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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독서가 2015-06-17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수구 뚜껑의 아름다움이라... 생각지도 못했어요. 이것말고도 놓치고 있는 아름다움이 많겠죠? 또 뭐가 있을지 찾아봐야겠네요.

AgalmA 2015-06-17 03:56   좋아요 0 | URL
하수구 뚜껑 저는 유심히 보긴 했는데, 저렇게 옛날 것을 찾아 비교해 볼 생각까지는 못해 봤어요. 역시 대단한 열정!
게으른 독서가님도 이제 길을 걸을 때 눈을 부릅 뜨고 사방을 둘러 보세요. 찾기 시작하면 은근히 많더라고요 ^.^

Jeanne_Hebuterne 2015-06-17 0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옛날 오사카 가서 하수구 뚜껑 사진 찍어왔었어요! 히히 요즈음엔 해당 구 캐치프레이즈를 새겨놓기도 하던데 저 역시 옛날 디자인이 더 좋다는! 어쩌다 보니 agalma님 서재에서 하수구 뚜껑 이야기만 하게 된 것 같지만 정작 댓글 작성을 하게 된 계기는 자장면 그릇 사진이었어요!

AgalmA 2015-06-17 03:55   좋아요 0 | URL
저도 천경환 작가 사진 보니 일본 가서 하수구 뚜껑 좀 보고 싶어졌습니다ㅎㅎ; 아, 슬프게도 자장면 그릇이 아니랍니다ㅡㅜ좀 저렴한 카메라라 세밀하게 안 찍힌 듯...오래된 사기그릇인데 이사철 되면 저렇게 대문 밖에 그릇을 두고 가더라는...

Jeanne_Hebuterne 2015-06-17 03:58   좋아요 0 | URL
어이쿠 제가 머릿속에 음식 생각이 가득해서 그만..ㅠㅠ 오래된 그릇인데 제가 잘못 본 게 확실해요 죄송해요ㅠㅠ

AgalmA 2015-06-17 04:00   좋아요 0 | URL
저는 괜찮은데 그릇이 두 번 울겠습니다...😂

2015-06-17 0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7 0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병통치약 2015-06-17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 때 건축자재일을 해서 어디가면 한동안 타일만 쳐다본적이 있었죠. ㅋㅋ 바닥이 눈에 잘 보이지만 별로 티 안나는 곳이라 신경쓰기 쉽지 않죠. 진짜 멋쟁이가 바닥에 돈을 제대로 쓰죠.

AgalmA 2015-06-17 19:00   좋아요 0 | URL
멋쟁이가 속옷에 신경쓰듯 그런 거죠^^ 아무리 멋진 곳도 바닥에 쓰레기 보이면 금방 누추해지잖아요. 건축은 이러저러 제게 관심가는 분야기도 해요. 우리가 사유를 끌어올리듯 건축도 그런 양식이니까요.

[그장소] 2015-06-1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사진과 또 그 갈무리하는 통렬한 상징성! 우리나라에선 매년 길바닥을 일 굴 계획을 하니, 디자인을 할 턱이...ㅎㅎㅎ
어,그런데..신경숙 작가 표절은 ..무슨얘기인지..알려주면 ? 제가 정보에 둔..(뉴스,티브이 통 깜깜 했어요.)
궁금해요! 가감없이 알려주시길! 애작가 인거 아시죠..그러니 더 잘 알아야 해요.통 글이 안보인다 싶은 작가였는데

AgalmA 2015-06-17 19: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생각 했어요ㅎ 매일 바닥을 뒤집는데 몇 백 년 넘게 같은 바닥을 유지보수하는 해외 따라갈 리 만무하고 보수를 잘 할 거란 기대도 없고ㅎ; 국보 1호도 저 지경인데.....
사진에 대해 공감 감사^^)

그리고 신경숙 작가 얘긴...안 그래도 그장소님 사연을 알아서 엄청 속상하시겠구나 생각했어요. 서재 이곳저곳에서도 관련 글들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죠.
명확히 사건을 적시한 이응준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글 읽어 보세요. 신경숙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 작품을 표절한 게 명백하더군요. 그간에도 유야무야 넘어간 표절도 많았고...표절을 조금 했다 많이 했다 문제가 아닙니다. 작가로서의 인식도, 양심도 없다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좋은 글을 아무리 많이 썼어도 이런 상황이면 그 글의 핍진성이건 작품성이건 말할 전제부터 걷어치우게 하는 행위입니다. 이 경우는 정말 나라망신까지....휴.
이 페이퍼가 바닥에 대해 말하고 있듯이 그런 바닥으로 한국문단의 기둥처럼 굴었다는 게 역겨워요. 신경숙 작가의 문제만이 아니죠. 이 한국문단의 여러 썩은 행태들에 늘 머리가 절레절레...제가 한국문학 꺼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좋은 작품에 대한 응원은 합니다. 관심가지는 작가들도 더러 있고요.
이응준 작가는 이 문제와 제반한 한국문단 전체의 심각성을 통합해 고발하고 있는 거고요.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 | 이응준>
www.huffingtonpost.kr/eungjun-lee/story_b_7583798.html

[그장소] 2015-06-18 04:55   좋아요 0 | URL
음, 읽어 봤어요. 그 나름 밥줄(시인 밥줄이 얼마나한다고,,에휴~)걸고 하는 일인데, 좌시할 일이 아니고
문장 하나가 아닌 전체가 통하던데, 상관없다는 식도 말안되고. 표절은 도둑질 이예요. 안됩니다. 저도
그 점에 분명 한 의견이 있어요.싫거든요. 차라리 필사 평생 하며 그 글 보고 만족하며 글씨만 느는 한이
있어도 표절은 반대 ! 그,,그런데.. 신경숙 작가 기둥이긴 했나요? 워낙 소리도, 활동도 조용 조용, 그래서
없는 사람 처럼 살지 않았어요? 공식활동도 많지않고, 난 무슨 문단 위원 이라고해서 아주 놀랐잖아요...
그 이번 젊은 작가상 심사에 이름이 있어 보이긴 하는데, 다른 작가심사평들에 비해 뭐랄까..틈에 조금
비치는 것같아 보였어요. 알라딘엔 그 책 베너에 신경숙 추천 하고 올렸지만..정작 책에선 힘 없는게 ..느껴
지는데. 나만 그리 느낀 건가..글이 맥락없이 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으니..그 사람은 수더분하니 그런
자리 못(? 안) 할줄 알았지..난 너무 맹탕인가봐요..

AgalmA 2015-06-18 05:40   좋아요 0 | URL
은희경, 공지영과 함께 신경숙 작가가 90년대 여성 문학 포문을 열었으니 연예계처럼 문단에서 스타만들기 한 여파도 있겠죠. 자리가 사람만든다고 신경숙 작가가 정말 아무 욕심도 내진 않았을 거 같고요.

cyrus 2015-06-17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수집의 즐거움》을 읽게 되어서 수집과 관련된 책을 조사하고 있어요. 아갈마님의 글 덕분에 탐닉 시리즈를 알게 되었어요. ^^

AgalmA 2015-06-17 23:05   좋아요 0 | URL
cyrus님도 수집의 일가를 이루는 분 아닙니까ㅎ; 탐닉 크로스 ((~~챙챙~~))
탐닉 시리즈 동네 도서관에도 몇 권 없어서 쫌 아쉬워요.

[그장소] 2015-06-18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우상도 만들어지는 존재임이 분명한 ,가짜 이다. 신이 아니니까.. 그러니 얼른 회개(? 회계)하고 진실도 밝히고..
문학의..타락..이 아닌, 쉬운 길로 가려하는 출판업계의 타락이..맞지 않나? 누가 먼저 했든지 최초의 고발자가있고
그것이 통하는 사회이기만 했어도 그 긴 시간 그대로 굴러왔을리 없는 일.. 문학? 아,,어쩜 일본 문학의 자연스런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초석 마련..이라고 해야 겠다.

AgalmA 2015-06-18 05:42   좋아요 0 | URL
문단도 사람사는 데 아니랍니까...그런 거죠 뭐...
˝일본 문학의 자연스러운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초석 마련˝ㅋㅋㅋ
 

§

사랑하는 고양이가 있었다 왜 이제야 찾은 거야 이 고양이는 말이 없다 앞으로도 영영 종이에 담았으니 평생 간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오려 두지 말 걸 거기 둘 걸 잊은 것도 잃어버린 것도 나였다

고양이를 찾으며 넘긴 페이지들에는 죽은 신해철, 헤어진 연인,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 꿈속의 폐허, 내가 만들다 만 괴물과 인형, 끊어진 이야기들이 무섭도록 살아 있었다

상을 받아 액자까지 했던 그림도 어머니가 버렸지 삶의 중요도는 누구에게나 일정하지 않다 늘 지키지 못하면서 늘 아파한다 그런 거지 어리석어서 아파서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무는 게 죄는 아니잖아
내 종이 고양이 기억 속 고양이

슈뢰딩거 고양이보다 내겐 이 고양이가 더 중요해 이게 인간이지 부정할 수 없이
그러나 이 고양이 때문에 나는 다른 고양이를 또 사랑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ㅡAgalma





여름이 남기고 간 선물


그 해 여름 우린 어딘지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오누이 같았다

섬은 목책 없이 이어진 산책길, 새벽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생령들은 소근대며 피어올랐다 이파리가 물속에 잠겨 있는 버드나무 밑동을 파헤치고 늙은 개가 새끼를 낳고 있었다 다가가면 백합조개 깨진 껍질들만 가득했다

무너진 집 돌담 밑에서 이름이 지워진 수첩을 발견했다 엑스표는 많았지만 동그라미는 없었다 십 년 전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가묘를 파헤치고 육탈이 끝난 아이들의 뼈를 옮겼던 날에는 섬사람들을 따라 해안가를 걸었다 제를 올리고 우리는 기름이 적은 육고기를 나누어 먹었다 씹을수록 너의 옷섶으로 뿌옇게 배어 나왔던 젖물

바람이 불고 배를 띄우고 물속에 뛰어든 네가 다시 돌아와 웃고 있었다 우린 손을 잡고 간수가 빠져나가길 기다리며 세워둔 소금자루처럼 앉아 있었다

촛불은 흔들리고 꽃등은 밤마다 위를 둥실둥실 떠가고

깨진 거울을 주워 모았고 수은을 벗겨내 서로의 얼굴에 고운 가루를 발라주었던 날, 마호병에서 온수를 따라 세 번 나누어 마셨다 폭풍 치는 마지막 밤에도 서로의 귓속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었다 사랑하는 일만 남아 있다고 믿기엔 우린 어딘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詩 박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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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4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4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6-15 0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간 신경숙작가의 글 속에서 요란하지도 않고 조용하니 괜찮겠다 싶어 들인 고양이가 구석만을 찾아 다니는 문제점이 있다는 걸 간과했었다는 그래서 이사를 하려는데 아무리 불러도 나오지 않던 그 녀석,상자며 서랍이며를 다 뒤져도 찾을 길 없어 포기..나~아중에야..서류 봉투 속에 들어가 납작해진 채 말라버린 고양이를 발견하곤 그 부피 없음에 놀랐던 얘기가..문득 떠올라서..목 뒤에 털이 오소소 돋는 시간...종이에 그려진 고양이 그림과 같을 순 없겠지만..그리움이나 안타까움이나 시간을 헤 칠 길이 없기는 마찬가지라..하염없는 생각을 떨구고 갑니다.. 저 푸른 계단을 보면 영화 블루˝ 속 수영장이 그 물이 자꾸 넘치는 환상이 보이는 듯 ..그럽니다...

AgalmA 2015-06-15 01:16   좋아요 0 | URL
신경숙 작가 이야기는 포 <검은 고양이> 처럼 서늘하네요. 저는 살아있는 동물은 키울 수 없을 것 같아요. 트라우마가 깊어서. 무슨 트라우마가 이토록 많은지...하아...
영화 <그랑블루>, <디 아워스>도 그랬죠... 그 차오름...
저 사진 찍을 때, 내가 떠오르는 건지 가라앉는 건지 분간이 안 됐는데, 지금 봐도 역시 헷갈려요.

[그장소] 2015-06-18 05:20   좋아요 1 | URL
아, 그 역시도 이제 누군가의 글을 뺏은게 아닐까..싶어져..와~ 만 하루 사이에 저 위에 어제의세계 라고
쓰신 제목은 정말 선견지명...에..그래드 부다페스트호텔 -은 좋아하는 영화라 몇번씩 반복해 봤는데, 그럼에도
Agalma님은 따라 갈 수없는 이야기 꾼, 아니 엮자.
랄프 파인즈 좋아해요. ㅎㅎㅎ, 저도 살아 있는건 못 키워요. 안쓰러워서.. 잘 되지도 않고말이죠. 저 사진 필터
쓴거죠? 어디서 찍은 거예요? 아니야..당신 정체가 뭐예요? 척척박사..? (이건 어디서 나오더라? 영화,애니,책?)
아,,이제 여러권을 한꺼번에 읽는건 그만둬야겠어요. 손으로 쓰며 정리를 하는 건 기억이 오래 가는데.놓치는 부분은 기억을 더듬어야한다는..

AgalmA 2015-06-18 05:36   좋아요 0 | URL
우리가 신경숙 얘기한 지 하루만에 신경숙 난파 얘기가 전달되니 정말 이상하죠...참 사람 일이라는 게....
예, 저 이제부터 엮자주의자 할랍니다ㅎㅎ 한 권씩 차례로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돼요^^;; 그래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랑 어제의 세계 비교분석 시기를 놓쳐 버렸죠ㅎㅎ; <공평한가> 정리하느라고ㅋ
사진은 아이패드로 찍은 건데 콘트라스트를 조금 강하게 준 거 외에 크게 변화를 준 거 없어요~ 원본에서 너무 다른 것도 사기니까ㅎ
 

 

 

 

 

 

 

 

 

 

 

 

 

 

 

 

§

에두아르도 라고 『지도 도둑』에는 러시아, 아프리카, 스페인, 베네치아, 압살람, 베이루트 등 세계 곳곳과 그곳의 작가와 예술가들(발자크, 조이스, 카프카, 월트 휘트먼, 브루노 슐츠, 호메이니, 펠리페 알파우…… ) 이야기가 미로처럼 얽혀있다. 소설에 대한 소설로 읽으면 난해하지만  삶의 수많은 중첩들을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는 바 아니다. 실재와 환상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러디어드 키플링이 알라하바드에서 상상의 강물과 현실의 강물이 만나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소설의 강물과 현실의 강물을 섞는 건 본능이리라. 
그리고 기억의 강물과 소설의 강물이 또 섞인다.
강물만큼 많은 우리가 만든 이야기들.
 



▒  Allahabad  ▒ 


 

 

인도에서 매 순간 접하는 릭샤와 트럭의 꾸밈은 그 문화의 독특함을 그대로 전해 준다.


운전대 가까이 신의 사진, 꽃과 향을 채운 제단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 외 사방은 키치적이며 에로틱한 장식들로 가득하다.

어디든 신을 위한 자리를 안배하면서 인간의 즐거움을 위한 공간도 놓치지 않는 비상한 사람들이란 생각을 했다.

고장 난 버스에서 서로 마주 보며 백치의 웃음을 나누기도 하면서.

 

 


  


 

 

악바르 요새 망루 중 하나

  


 



 

 

 

사공은 이곳을 잘 찍어두라 했다. 

역사 속 전투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떨어져 죽었는지 모른다고. 

오래전 우리나라 낙화암의 비화처럼 그랬을 거라 짐작했다.

요즘은 자살에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성스러운 삼강을 향한 행렬과 일상적 죽음의 이끌림이 끝없이 진행되는 강.

 

 


 


 



모래밭 끝이 알라하바드의 삼강(sangam)이다.

갠지스 강과 야무나 강이 만나 깨달음의 강 사라스와티가 되는 성스러운 지점.

영혼을 정화시킨다 하여 힌두교인들이 일생에 한 번이라도 목욕을 꿈꾸며 온다는데 나는 손에 물도 안 묻혀 봤다;

가까이 가서 보면 흙탕 물(갠지스 강)과 녹색 물(야무나 강)이 섞이는 걸 볼 수 있다. 
 

12년마다 대규모로 열리는 쿰부멜라(Kumph Meia)축제가 벌어지는 곳이다.

축제 때마다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니 생과 사가 극적으로 만나는 곳임은 분명하다.

그건 신과 인간이 모여 전쟁을 치르던 일리아스의 은유일까, 재현일까


 

 

 



 

 

 

까마귀와 강이 이리도 잘 어울리는지 몰랐다. 

일몰과 일출이 장관이라는데 일정상 그걸 못 본 게 아쉬웠다.


 


 

 


 

 

 

몸무게를 재는 것까지 돈을 받는 인도의 이 상술을 낙후라고 해야 하나, 차별화라고 해야 하나 난감했다. 

10년이 지났으니 지금은 전자저울로 바뀌었을라나.

소위 선진국이라는 곳에서는 체중조절이나 외모가꾸기로 몰래 재보는 체중계가

여기서는 생계가 된다는 게 신기했다.

과연 돈벌이가 되는지 의심스러웠는데 몸무게를 재는 사람이 있었다. 

다같이 체중계를 보고 있는 모습에 왜 그렇게 웃음이 났는지.

그것이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니.

 

  



 

 

 

인도의 가장 멋쟁이는 "사두"

포즈까지 예사롭지 않게 취해 주셔서 안 찍기도 뭐 한 상황;

 
 


 

 


 

 

 

우리 집 멋지지 않니.

 

흙더미 뿐인 집에서 하루종일 그 흙더미로 의식을 치르며 저 당당한 표정.


인도에서 저런 표정 참 많이 봤는데

온갖 걱정과 비굴에 찌든 도시인들의 표정보다 보기 좋았더라~

 



  



 

 

 

목마와 아이와 할머니와 황홀한 불을 뿜는 염료들과 조악한 액세서리들이 한편의 동화처럼 모여 있었다

나는 그때 정말 그들의 가족이고 싶었다.

사진을 바라보며 지금도 여전히.

아이는 지금쯤 소녀가 되어 있겠지.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ㅡAgalma

 

  

 

 

 

 

 

이 장소가 왜 그렇게 흥미로운 건가요?
이야기가 이 안에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이야기를 찾을 거라고 확신하나요?
정확히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설사 단 한순간 스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요. (p270)

우리의 인생을 이해하기 위해 왜 이야기들이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공식화할 수 있겠다. 즉 상상력의 자원이 바닥나면 현실이 이를 복구하기 위해 반드시 달려온다.(p349)

"현실은 수많은 형태를 취할 수 있다. 허구도 그 중의 하나다." ㅡ존 호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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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10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쇠로 된 현이 100개가 넘는다는 산투르 소리는 들을 때마다 삶의 씨줄 날줄의 공명처럼 아득하다....

[산투르(Santour)]
카시미르 지방의 대표적인 악기로 셰나이와 비슷하고 우리나라 앙금과 비슷하다. 이 악기는 회교사원에서 많이 사용했던 악기인데 무굴제국때 무슬림과 함께 인도로 건너와서 북쪽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쇠로 된 가는 줄이 100개나 되는데 양금보다는 훨씬 음역이 넓고 소리가 크다. 나무로 만든 투박한 채를 써서 야무진 소리를 낸다.

CREBBP 2015-06-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 참 잘 찍으셨네요. 소설 <델리>를 읽고 참으로 가고 싶은 마음과, 저긴 죽어도 못가볼꺼야 라는 두 마음이 항상 같이 있어요. 못간다는 것보다는 가기가 어쩐지 겁난다는 편이 정확하겠네요

AgalmA 2015-06-10 21:14   좋아요 0 | URL
사진찍을 게 많아 정말 정신없었던ㅎ...유적보는 거 보다 사진찍는 재미로 돌아다녔던 거 같아요^^;
인도가 가면 당한다는 인식이 강한 나라 중 하나잖아요; 저도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뜨악~ 에피소드 생겼는데 그 이후 여행 내내;; 담에 또 말할 기회 있겠죠.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당해주지, 뭐. 그렇게 탐나시다니 드리죠...마인드로 여행하니 좀 편해지더라고요. 어느 여행지든 조심하는 정도 그 이상은 아닌 곳이었어요^^

csp 2015-06-1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아주 멋있군요. 중학생 때 한문 선생님이 인도 배낭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지요...Agalma님 사진을 보고 있자니 저도 한번 꼭 가보고 싶어집니다

AgalmA 2015-06-10 21:14   좋아요 0 | URL
누군가는 충만함에 겨워 떠돌고, 또 누군가는 역에서 괴로워하며 울고 있고....누구든 인상적인 기억 하나쯤 생기는 곳^^ 꼭 가보세요~ 슈퍼맨님도 멋진 사진이 생길 겁니다~

스윗듀 2015-06-10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조르바가 치던 산투르가 이런 소리를 내는군요! 내내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사진들도 10년 전 풍경이라 그런지 더 좋아보이네요.

AgalmA 2015-06-10 21:05   좋아요 0 | URL
조르바를 읽은 지 오래되어 기억이 안 나는데 산투르가 나왔었군요! 일전에 lovelydew님 조르바 읽고 탄복하시지 않았나요?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도 다시 보셔야 하는 거 아님까ㅎ...영화에서는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 소리가 또 님의 마음을 흔들겠군요😉

스윗듀 2015-06-11 08:05   좋아요 0 | URL
저 조르바 영화 있는 줄 몰랐는데 아갈마님 저의 마음에 또 불을 지피시다니요...! 이런 예지자님같으니

에이바 2015-06-1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 정말 좋습니다. 인도의 다양한 얼굴을 본 기분... 여행 다녀온 친구들은 다시 가고 싶다/ 다신 가고 싶지 않다 두개 파로 나뉘던데요. 아갈마님의 사진과 코멘트를 보니 그리우신 것 같아요.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나온 `작가들이 사는 동네`가 소개해주신 `지도 도둑`처럼 작가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대요. 아직 보진 않았지만 두 작품 다 관심가네요.

AgalmA 2015-06-10 21:20   좋아요 0 | URL
사진 땜에 더 그리운 지도 모르죠. 끝없이 환원하는 장치...
인도홀릭들이 워낙 많아 무색합니다만, 저곳에 있는 내내 저는 고향같았어요. 다녀와서 생각나서 가끔 울기도; 다른 나라 더 다녀보고 다시 가면 이 향수의 진원이 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했는데 다 여의치가 않았어요....
<작가들이 사는 동네> 칼비노와 앙리 미쇼가 나오네요@0@! 그 외 출연진도 엄청난 소설!! 이 소설 당장 읽고 싶어집니다!!!

오쌩 2015-06-1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음악 잘 들었어요.
추천동영상으로 같이 뜬 스피릿오브 카쉬미르까지 들으니,잠이 절로 오네요ㅎㅎ저도 산투르하면 조르바가 술먹고 흥오르면 연주하던게 생각나네요^^

AgalmA 2015-06-11 16:54   좋아요 0 | URL
유투브가 그게 참 좋아요. 연결된 음악 듣다가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어서...
전 조르바의 자유보다 돈키호테의 자유를 더 좋아해서 조르바에 크게 감흥하지 못했어요. 좋은 책이어도 참 취향이 미세하기 갈린단 말이죠... 너무 어릴 때 봐서 편견일 수도 있겠죠...

2015-06-11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1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1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1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1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오 2015-06-1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좀 이상한가봐....아름다운 풍광의 사진을 봐도 감흥이 없으니깐요,,이제는 oecd 바깥나라는 전혀 관심이 없어졌다고라할까,,뭐,,미국에서 이민자들중에서 가장 잘사는 민족이 이분들이라서,,내 경험에 비추어 `그럴만도 하지`라는,,,,아..영국이 지배하던 시절은 뭐,,,관심있게 봤네요,,그놈의 분할통치 뭐라고 하는,,

AgalmA 2015-06-11 17:06   좋아요 0 | URL
이상하지 않은데요. 대체로 자기 입장에서 해석하는 게 현실이자 사실이니까요.
다만, 저 사진 속 인도인과 미국의 인도인을 동일시해서 보는 건 좀 그런데요. 다른 환경의 사람들을 인도인이란 하나의 테두리로 보는 건 편견과 오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네오 2015-06-11 17:23   좋아요 0 | URL
네,,,편견과 오해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고쳐나가도록 하죠~

AgalmA 2015-06-11 17:25   좋아요 0 | URL
이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을 전해드린 것이지 네오님 전체 생각에 대한 지적이 아님을 노파심에서 전합니다^^

네오 2015-06-11 17:40   좋아요 0 | URL
네,,,이해해요,,,,그런데 저도 어느때는 실언도 하는 사람이라서,,,,그런면에서 올바른 정치적의식을 가지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