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봐야할 영화 : <위로공단>


예매해놓고 못 갔다.

다른 영화를 취소한다는 게 이 영화를 취소하는 실수를.

이렇게 되면 결국 못 보는 사태가 종종 생기던데...


<위로공단>의 이미지는 내가 그간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한 것들이 제법 눈에 띈다.

한국 정서를 충분히 살리면서 신선하다. 

한국의 본격 공포 영화보다 이런 소재가 더 공포스러울 때가 많은데, 이 영화는 자체가 이미 공포물...

소재 때문일까, 감독 성향 때문일까, 한국 때문일까 , 모두 다겠지...

이런 점에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과 연결 비교해 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스틸컷만 봐도 제작기간이 3년 걸린 만큼의 퀄리티를 보인다.

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역대 한국이 받은 최고상인 은사자상을 받았다고 한다.


일단 이 달 중에 꼭 보고 싶은 영화.





















§§ 가야할 곳안토니오 타부키 & 조르주 페렉 강연


이 이벤트 당첨 소식을 듣고 앞서 말한 영화 취소 헤프닝이 벌어진 것.

이 강연 듣고나면 안토니오 타부키와 조르주 페렉 탐독의 길로 들어서게 될까.

조르주 페렉 책은 제법 모아두었으나 안토니오 타부키는 이제부터 시작....

가을이어도 모든 게 여유롭지 않다....






















§§§ 잡지도 책 잡지, 일년 내내 글,글,글이군



<Axt 창간호> 늦게 샀더니 사은품으로 탐나던 연필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 제본도 엉망인 걸로 왔다.

반품 절차가 책값보다 더 나올 거 같아 그냥 본다.


그건 다 그렇다치고 만족도는 별 ★★★


알라딘 서재 리뷰와 페이퍼들과 비교해 그 질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단점. 

비평가와 작가가 모여서 쓴 글이 리뷰어들보다 나이브해 보였다. 지금 문학판의 나이브함처럼.

그와 반대로 잡지라는 걸 고려하지 않은 논문식, 문예지식 글은 완전 에러였다.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작가 인터뷰 정도가 그나마 메리트가 되어 줄까?

천명관 작가 인터뷰가 겉치레 없는 시원시원함을 보여줘서 신뢰도를 받았을 듯.

9월 인터뷰는 박민규 작가. 역시 이 부분이 제일 힘이 실리는..

<작가란 무엇인가>의 [파리 리뷰] 정도가 되길 빈다. 

그렇다면 좋은 작가가 많아야 된다는 소린데...



전반적으로 아이디어가 많이 부족해 보였다.

소설 전문 잡지라는 컨셉이 핸디캡이 될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중요한 건,

이번달 <Axt 2호>를 살까 말까....고민 안 해도 되는 가격경쟁력!



<Axt>를 보니 소설이 강력히 쓰고 싶어졌다. 

남들이 뭘 하든 말든.




ㅡAgalma











♪ 들으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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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5-09-02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로공단> 이 영화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못 봤네요. 이런 영화 한 번 때 놓치면 보기가 쉽지 않은데...눈과 얼굴을 가린 포스터 속의 여성들...<Axt>에 대한 평은 전체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럼에도, 2호를 사야겠다는 것도요.

AgalmA 2015-09-03 23:13   좋아요 1 | URL
<위로공단> 간만에 보고 싶은 한국영화입니다^^
최근엔 오펜하이머의 <침묵의 시선>도 보고 싶고요. <액트 오브 킬링>을 번번히 놓쳐서 이번 기회에 다같이 봤으면 하는데, 상황이 어찌 될 지 모르겠어요.
제 관심사가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영화 추이를 보면 실화 차용들도 많고 다큐의 확장성이 이번 세기 영화의 비전으로 점점 성장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책도...<스켑틱>, <미스테리아>, <악스트> 등 잡지붐이 생겨 독서시장계의 판도를 바꿔줬음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에이바 2015-09-0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부키랑 페렉 강연 꼭 꼭 감상 남겨주시기에요!! ~*

AgalmA 2015-09-05 00:41   좋아요 0 | URL
음..., 기대에 못 미쳐서 감상을 따로 남길 것까진 없을 거 같아요.
타부키와 페렉이 직접 연관된 건 없고
주요하게 언급된 것은,
타부키 <페레이라가 주장하다>, <레퀴엠> 소설, 영화 / 페렉 <잠자는 남자> 소설, 영화였어요.
<레퀴엠> 페소아의 이명 작가들 총출동해 마지막에 페소아가 등장한다고 하니 페소아를 좋아하는 우리가 안 볼 수 없는 작품 되겠습니다 :) 세계에서 페소아를 가장 사랑한 작가는 타부키겠더군요. 페소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포르투칼 여인과 결혼할 정도로 포르투칼에 심취~
포르투칼에선 페소아 그래피티가 거의 체 게바라처럼 가득할 정도로 국민 시인이였더군요! 우리나라에선 이름도 잘 모를 정도인데....
<잠자는 남자> 영화는 페렉이 공동 연출로 참여한 거라 같이 보면 좋겠더군요. 아주 인상깊은 작품!
읽다 말아서 이 소설 다 읽고 리뷰 쓰게 되면 두 작품 비교글을 한번 써보고 싶습니다.

에이바 2015-09-04 11:22   좋아요 0 | URL
전 두 작가를 연계한 강연인 줄 알았죠! 아쉽네요. 타부키가 페소아를 알리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죠... 덕업일체 되겠습니다. 이번에 페소아 시선집도 나오니까 좋아요. 포르투갈 자체가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블루오션이죠 히~ 페렉 잠자는 남자 파이팅이요! 전 페렉이 어렵더라는...

수이 2015-09-02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들이 뭘 하든 말든
나는 오늘도 캔맥주를 하나 따고 시를 쓰기로 작정했다_

AgalmA 2015-09-03 23:19   좋아요 1 | URL
남들이 뭘 하든 말든 야나님은 야나문이 있잖습니까! 엄청난 프로젝트 아니겠습니까... 남들이 뭘 하든 말든 신경쓸 새가 없으실 거 같은데요 :)
저도 지금 캔맥주 하나 따고 이 인생을 어찌 해야 하나 창밖을 봅니다. 시라도 오면 좋겠지만...

[그장소] 2015-09-0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봤어요!!

AgalmA 2015-09-03 23:19   좋아요 1 | URL
고마워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그장소] 2015-09-0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좋다!!! 시 보여주셔요! 영화 하나가 다들 불러모아 한곳을보며 한깡씩 나누는 한모금 식은 맥주의 맛~느껴 버렸어요,~~^^

AgalmA 2015-09-06 02:27   좋아요 1 | URL
그 영화는 <케빈에 대하여>입니까. 린 램지 감독의 초창기 영화 찾아보니 <케빈에 대하여>는 2부란 생각이 들더군요. 긴 이야기는 언젠가 하겠지 싶었는데 또 시간이 흘러 가네요...

그장소님 마음의 골짜기는 구 만리 같을 테지만 밝게 지내시는 게 보기 좋습니다 :)
저는 요즘 만사가 시들합니다. 가을 탓은 아니고...가끔 인생의 우물을 들여다보는 듯 삶이 그럴 때 있잖아요. 지금이 그래요.

<첫 맥주 한 모금>이란 책이 있죠. 이 제목을 참 좋아했습니다. 언제나 무엇에든 ˝첫 맥주 한 모금˝ 같이 호기심과 애정으로 그러길 바라고 애써 왔으나, 왜 언제나 다 읽어버린 시집을 덮고 막막한 기분일까요. 오늘밤도 까마득합니다. 아마 책을 읽겠죠. 무한히 쓰며....

[그장소] 2015-09-17 02:13   좋아요 1 | URL
음..아마도..저는 왜 이글을 이제야 보는걸까요?보통땐ㄴ 알람이 잘도 울리는데..속상해..ㅠㅠ;
지금은 제속 보단 더 가라앉은 Agalma님 글을
보고와서 짐짓 걱정되긴 하지만..자라섬에 맡겨보려고..제가 보내주는 건 아녀도..힘이 나셔서오시면 좋겠어요.
저도 웃으면 웃게된다에 요즘 거의 매달려 있죠..별 수없음 그냥 웃자고..^^
그러니..뭐든 웃을 일을 만드시길 바랍니다..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 이 있단것..잊지 마시고요!!

AgalmA 2015-09-17 11:36   좋아요 0 | URL
알림이 많으면 때론 놓치는 경우도 있죠^^
딱히 지금이 더 그래 하기도 그래요. 계속 중심을 잡는 노젓기라고 생각합니다. 책이 돛으로 잘 작동해주길 바라기도 하고...

[그장소] 2015-09-17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림이 없어서..모르는 거랍니다^^
저야 이렇게 깊이있는 글을 쓰는게 아니니..그나마 꾸준히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그것만도 고마운일이라서요..^^

AgalmA 2015-09-18 12:57   좋아요 1 | URL
북플 알림 설정을 해제해 두신 건가요? 나름 좋은 방법일수도.
제가 어느 정도 깊이있게 책을 읽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분들을 보면 저도 반가워요

[그장소] 2015-09-18 14:14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알림을 해놓음 다른분들 대화에도 울리는 일이 있더라고요..한자락 껴들면 그만 일테지만..늘 그러는 것도 참 못할일이고..감시하는 것 같아 미안스럽고 그래서 가능함 안울리게 해놓았어요.
그랬더니 정작 안부 궁금한 분 것도 못보는..^^;;
 

§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내러티브와 주인공은 전초(avant-poste, 무리의 선두에 위치하는 것)전위(avant-garde, 무리의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것)그렇다고 매우 동시대적이라고도 느껴지지 않는다대사는 2015년 형이지만해외여행 자유화 시대부터 꾸준히 들어오던 여성잡지 사연 같다. 20년 전 영화 <비트>나 <젊은 남자주인공들의 욕망과 좌절과 크게 다를까칙릿소설이 등장했을 때도 이 비슷한 기분이었다그 또한 사회 현상이고 반영이지만 왠지 핵심은 비껴가고 있다는 기분... 읽지 않은 책에 대한 무례이기도 할 텐데 이 책에 대한 사람들의 리뷰와 관심을 보며 나는 내내 그렇게 찜찜했다.

 

오늘 ˝한국이 싫을 수밖에 없는˝ 매우 위태하고 실시간적인 이야기가 도착했다대다수겠지만 어떤 청년은 유학을 준비하고 시민권을 꿈꿀 여유조차 없다단 몇 분의 통화 후 장밋빛 미래는 사라질 수도 있다일자리는 물론 어떤 보호도 기대하기 어렵다싫다 로 끝날 일이 아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위험한 속삭임 수화기 너머검은 혀` (2015. 8. 22) 편에서는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한 최신 진화를 보여줬다.

지금의 사기단은 웃음거리였던 덜떨어진 조선족이 아니다이제는 거의 과학적이고 전문적이며 조직적이다.

한국 사이버수사대에서 특진까지 여러 차례 하며 경찰로 지낸 자가 총책인 조직도 있고,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전화통화 대본스마트폰 악성 앱발신과 수신번호 조작 등의 기술력입수된 인물들의 정보 취합과 그들의 경제 동향을 파악하는 실시간 DB 등 빅 데이터를 이용하며,

티슈 한 장처럼 간단하게 쓰고 버릴 수 있는 통장을 사기 쳐서 모으고,

높은 배당금을 줘 가장 검거위험이 높은 자금 인출책을 만들고그 역감시자가 또 있다환치기로 중국에 송금하지만그들은 서로의 본명도 정보도 모르기에 잡혀도 수사 난항이 거듭된다.

해외자본 유입을 반기는 중국은 방임 자세고공안은 뇌물을 받고 비리에 협조한다.

칭다우 시 건물 3개 중 2개꼴로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상주하고 있을 거란 추측은 대책 없이 참담한 소식이었다.

중국일본의 보이스피싱 사례는 우리랑 어떻게 다를까...문득 궁금하기도.

 

 

지금 시급하게 안타까운 건,

보이스피싱의 능숙한 통화자는 유학파도 섞인 20대 한국 청년이며피해자의 절반도 재정의 어려움을 겪는 20~30대 청년이라는 점이다.

해외라서 느슨해진 양심에한 주에 몇 천만 원을 벌 수 있는 손쉬운 돈벌이에 혹 해 보이스피싱 사기에 가담하는 청년과학비의 어려움을 덜고자 낮은 이율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거래실적을 위해 통장을 빌려줬다가(대포통장금융사기 전과자가 된 청년.

보이스피싱으로 해외에서 온갖 사치를 누리는 자(무려 개인 헬기!)와 빚을 갚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하면서도 3일을 굶어야 하는 자.

그들 각자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범죄를 저지른 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피해자는 이 수치를 다른 이에게 놀림을 당할까 싶어서 숨긴다.

 

 

 

범죄 항목 중 ˝사기˝로 한국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참 여러 가지 세계적으로 부끄럽다....한국 정말 이럴래!

사기가능하게 만들어 줄께계속 전화 걸어와/ (뭐야드루와 친구냐!)

10년 간 정부가 해 온 꼴을 보면.....국가도 사기를 당하는 판에.

 

국내 보이스피싱은 2006년 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피해신고 금액만으로도 6천억이 넘는다.

매해 수법과 피해액은 강력해지고 있는데금융 피해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은행의 안이함과 그걸 돕고 있는 정부 시책은 ˝한국이 싫어요˝ 레벨 업시키고 있다.

 

 

최근 금감원이 제시한 보이스피싱 대책

1. 통장 발급 심사 강화와 휴면계좌 정지 강화

2. 자동입출금기(ATM) 인출금액 제한 및 지연인출제 도입

3. 보이스피싱 사기범 목소리 공개

4. 통장을 빌려줬을 때 처벌 수위도 강화 연 2회 이상 대포통장 명의자가 되거나 대포통장임을 알고도 중개·알선한 사람은 금융 질서 문란자로 등록돼 12년간 대출 등 금융거래가 제한된다수사당국이 고발 조치할 경우에는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액의 최대 50%를 물어내야 한다.

 

대부분이 경제사정이 취약하거나 사태 파악의 미숙함 혹은 심적 혼란으로 사건에 연루됐을 청년과 시민들인데예방책은 허술하고 사후책은 대단히 겁을 주며 배상 책임까지 덮어씌우고 있다해외처럼 은행권 100% 책임으로 하면 피해를 상당수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는 본다해킹으로 매번 털리는 한국의 은행들작년 한 해만 보이스피싱 피해액만 2천억이 넘어 그들도 자신 없으니 개인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게 뻔하다송금 수수료 등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도 있으리란 생각은 차마....

정부는 확실한 법망을 구축해야 한다은행이 수사권과 실시간으로 공조해 계좌 추적과 송금 금지하도록 말이다.

˝공문을 보내셔야... 저희 은행 업부 방침상...˝ 이 따위 소리나 해대니 한국이 싫어지지그러니 이런 식의 범죄들이 만연하고 거기 현혹되는 사람과 피해입고 인생 망가지는 사람이 생기잖은가!

 

희망과 행복에 대한 개인들의 피나는 노력과 경쟁을 요구하면서 이 사례만 봐도 정부는 기본적인 보호조치를 할 의향이 없어 보인다공공 제도의 개선으로 분명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실제 삶이삶의 질이!

˝한국이 싫어서˝ 휙 말하고 가는 나라에는 문제가 없는가.

모두가 조금씩 한국이 싫어지게 만들고서 마치 자기는 아무 상관도 없는 듯 벌레 바라보듯 ˝한국이 싫어서˝라고 말하는 건 가장 손쉬운 말이고 방법 같아 한 마디 해봤다.

지금 우리는 분노의 연대나 개인주의화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와 촉구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싫어서˝는 ˝잘해 봐난 빠질게˝와 다른 말 같지 않다.

 

 

 

ps)심리 전문가들이 보이스피싱 수법 연구 중 재미난 발언

1. 인간은 숫자를 보면 사실에 더 가깝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2. 명사에 속기 쉽다 자기 전문 분야 용어가 나오면 다 이해했다고 쉽게 착각한다.

 

지금까지 내 글의 내용도 상당수 의심하시길틀렸을 수 있다특히 숫자 부분결론의 취지만 좀 전달됐음 싶다.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표백읽으신 분들은 <그것이 알고싶다>위험한 속삭임 수화기 너머검은 혀` (2015. 8. 22) 편을 같이 보고 지금 시점을 비교해보면 좋을 듯해서 주절주절 해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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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8-23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술한 법과 사기치는 자들의 영악함도 크지만 결국 본인에게 내재된 물질에 대한 욕망과 욕심이 유혹에 빠지게 되는 거라 생각해요. 세상에 쉽게 돈벌수 있는 수단이나 공짜가 어딨겠어요.ㅠ

AgalmA 2015-08-24 00:04   좋아요 0 | URL
방송 내용의 디테일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양비론이 될까 우려되네요.
사회초년생인 20대는 잘 모르고 당하는 것도 있고(입사하려면 통장과 체크카드를 보내줘야 한다는 말에 깜빡 속는다든지...), 인터넷으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는 방심(인터넷 검색 사기 사이트로 유도됨...), 피해자의 은행 대출 조회 이력을 다 알고 접근해 꼼짝없이 속는 등 여러가지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더라고요...돈이 급하거나 당황하면 판단력은 더 흐려질테고 말입니다. 여러 번 당한 사람도 봤는데 점점 개인이 막기엔 악질적이고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이 건은 정부가 강력히 대처해 줘야 할 사안이라 생각됩니다.

antibaal 2015-08-2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이 현실적이다. 현실적인게 소설이다...아무튼 그것보다 삶 그것과 함께 간다는 글이 있어 좋았어요!

AgalmA 2015-08-26 19:03   좋아요 0 | URL
소중한 공감 말씀 감사드려요. antibaal님.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는데, 사람이 참 단절해서 생각하는 게 많으니 그게 참 딜레마인 듯... 살아갈수록 점점 더 그런 게 많이 보여서 마음이 참 복잡해 집니다...참,참,참...이 왜 이리 많은지....
 

§

장아찌 속에 초파리가 죽어 있었다. 
그는 만족했을까.
빠져나갈 수는 없지만 가득한 먹이 속에서 혼자만의 풍요를 충분히 누렸을 것이다.
생물은 정녕 빠져나갈 길을 찾지 않는다. 목숨이 다하기 전까지 충분히 개똥밭에서 뒹군다. 다음 먹거리, 다음 재미, 다음 관계 그리고 또 그다음의 관심사를 찾아 이동한다. 생은 무료하게 끓고 도피와 포기는 소화작용이다.
나, 나, 나, 나 그렇게 계속 노래를 불러. 다, 다, 다, 다 그런 거지 밉상 맞게 울거나.
가장 뛰어난 현명함도 이 세계에서는 오랫동안 가설이자 가능성이다.
내가 언제나 충분하지 않은 나이듯 초파리도 그렇게 죽었다.
부분 부분에서 초파리를 부러워하며 장아찌를 씻어냈다.



다윈이 물을 주고 사랑한 난초
나는 9년째 키우고 있는 난타냐에게 특별한 애착이 없다. 좁은 화분에서 시시때때로 꽃을 피우며 살아내는 그 힘을 존경스럽게 바라볼 뿐. 
화분에, 생에 갇혀있는 동질감을 서로에게서 느끼지 않는다. 이는 인간이 잘하는 짓이다. 생의 도취로 가득한 채 어설프게 읊는 자연교감 詩를 그래서 나는 싫어한다. 인간을 앞세운 자신을 위한 치장이나 착각이었다고 말할 자신은 없지? 세계는 고사하고 너 자신도 제대로 부술 용기는 없지? 욕은 이럴 때 쓰는 거다. 시가 아니라. 
내가 물을 주고 난타냐는 꽃을 피우며 그저 서로 곁에 있다. 이것은 사실로써 제시되었다. 난타냐를 자연 속에 돌려보내지 못하고 있는 건 미안한 일이다.


장아찌를 씹으며 나는 또 다른 절멸을 생각한다. 
살아있는 초파리라면 내게서 가장 부러워하지 않을 짓이다. 난초도, 난타냐도 그럴 것이다. 다윈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버릴 게, 부술 게 없는지 주변을 살핀다. 
많다. 충분히.


그러나 내 칼은 내게 있지 않다. 







가장 문제적인 건 우리 생각의 선별성이다. 카이사르의 루비콘강 도하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현실세계와 가능세계를 놓치고 혹은 엮고 있는지 보라. 찾자고 들면 무엇이든 어디에서건 무한하리라....




ㅡAgalma



*

카이사르가 루비콘이라는 저 작은 강을 건넌 것이 역사의 사실이 된 것은 역사가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결정한 일이지만,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이 루비콘 강을 건넌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여러분이 걸어서 또는 자전거나 차를 타고 30분 전에 이 건물이 도착했다는 사실은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사실과 똑같이 과거에 관한 사실이다.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p20

*
라이프니츠는 가능세계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라이프니츠가 선호한 예를 사용해서 이것을 설명해보자.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넜다. 그것은 이 현실세계에 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그 사실의 반대를 생각할 수 있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은 카이사르는 그 자체로서는 모순을 포함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쩌면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세계를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을 `가능세계에서는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다`라고 환언하자고 하는 것이 가능세계라는 생각이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카이사르가 그 자체로서는 모순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그러면 그것은 무엇과 모순되는가? 당연하지만 우리가 아는 이 현실세계와 모순된다. 삼두정치의 붕괴,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한마디, 피르살루스전투의 승리, 루비콘강의 도하라는 사건은 다른 무한히 많은 사건이 이루는 계열 속에 짜 넣어져 있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카이사르는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넌 이 현실세계와는 양립하지 않는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카이사르로부터는 우리가 아는 이 세계에서는 현실화하지 않았던 다른 사건의 계열이 뻗어져 있다. 즉, 루비콘강의 도하라는 사건에서 계열은 `분기diverger`하고 있다. 분기한 계열들 간의 양립 불가능성을 라이프니츠는 ˝불공가능성 不共可能性, imcompossiblite˝이라 부른다. 두 카이사르에 의해 표현되는 두 세계, 이 현실세계와 다른 가능세계는 불공가능적이다. 바꿔 말하면 이 현실세계에는 공가능적인 계열들의 다발이다. 이것은 온갖 개체가 세계와의 공가능적인 관계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루비콘강을 건넌 카이사르는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넌 이 세계를 `표현exprimer`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쿠분 고이치로 <고쿠분 고이치로의 질 들뢰즈 제대로 읽기> p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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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識)의 집(執), 아집에서 해탈까지...anuloma의 의미를 음미하며
    from 흔적의 서재 2015-08-20 22:37 
    아(我)는 식(識)의 집(執)이란 말의 의미를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유식 불교에는 집(執)이 많다. 아집, 법집, 변계소집...집착을 푸는 것, 해탈은? 라이프니츠식으로 말하자면 나를 구성하고 있는 빈위(賓位)들을 특이성의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 빈위들은 모나드들을 구성하는 실체들이고...라이프니츠는 모나드를 단순 실체로 정의. 한자경 교수는 ‘일심의 철학’에서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스피노자를 모두 비판.(164 페이지) 개체적 자기의식의 확실성으
 
 
2015-08-19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0 0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0 0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0 0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19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0 0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8-20 0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사색의 거릴 방황하고 계시는?^^ 유영하고 있다..라고 하여야 하나?
나에게 철학이란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가끔은 책따윈 읽지 말았어야 하는 거였노라고,
미친듯이 후회가 밀려와도..또! 다으음~~하고 손이 새우깡찾듯 , 그럴 뿐이고!
별일 없는 것이, 무소식..희소식으로 알고있으나..그래도 서운치 마시라고 안부남겨요!
밤과 낮 기온차가 제법..이예요..감기 조심하는것! 아시죠?^^


지치지 말라...그대, 아직 그대의 손에 온기는 채 식지 않았다.
그러니 아직,아직 멀었노라.
더 힘내라 다그치는 내가 노여워도..나에게 화를 냄을 기뻐하리,
다만, 나의 벗 ,지쳐 스스로를 괴롭히지는 말기를...

AgalmA 2015-08-20 02:27   좋아요 1 | URL
생각만 많고 철학은 약에 쓸래도 없는 건 아닌지 참 딱한 중생 아니겠습니까...
살펴 주셔서 감사드려요. 사람을 살피려면 자신 또한 두루 살펴봐야 되니 그리 쉬운 일이 아니죠.
매일매일 제게 ˝정신차려라˝ 만트라를 읊듯 합니다~_~....

cyrus 2015-08-20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초 사랑하니까 법정 스님이 생각나요. 스님의 소유욕에 의해 죽고 말았잖아요. 그 덕분에 스님은 명문을 남길 수 있었고요. 9년째 키우고 있다면 정말 오랜 시간동안 난초 관리를 잘하셨군요.

AgalmA 2015-08-20 21:28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 일화 알죠.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무소유>에 수록되었던가요?
반려동물들이 집에 사람이 없으면 괴로워하는 걸 보며, 나 좋자고 함부로 맞으면 안되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남의 집 고양이 구경이 어찌나 좋은지ㅎ;;
독거노인 특성상 화분 정도는 괜찮겠지 했는데, 한여름 화분들 물 줄 일이 걱정되어 긴 여행을 못 가요;;
난타냐는 열대식물인데다 그 지방에서는 잡초과라;; 난초보다 관리가 수월해요^^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을 피워서 관상용으로 참 좋죠 :)

cyrus 2015-08-21 17: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난초 일화가 나오는 수필이 `무소유`입니다. ^^

antibaal 2015-08-21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란 무엇인가를 넘어서
우리는 지금
저 너머를 넘어가고 있네요...
방향 없이!
가능 세계 안과 밖...

AgalmA 2015-08-22 16:26   좋아요 1 | URL
꾸준히 노력하면 어떤 벽은 허물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니옷 2015-11-1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공가능성 잘 보았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01-23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넘 좋은 책 아닌가요? 어떠셨어요?^^
역사란 무엇인가?...
제게 인생 단 한권의 책 고르라고 하면, 서슴없이 이 책 선택합니다.
나이때마다 읽을때마다 내용과 느낌이 매번 다릅니다. ^^

AgalmA 2016-01-24 07:38   좋아요 0 | URL
하이고, 그냥 스리슬쩍 넘어가려 했더니 딱 걸렸군요ㅎㅎ;;
북플은 체크 알림을 한번 지우면 됐지 왜 자꾸 흔적을 남기게 해서 이웃들 웹청소 일을 시키는지;;;
<세계사 공부의 기초> 읽다가 영 답답해서 <역사란 무엇인가> 처음부터 다시 읽었죠.
이 책이 왜 좋은지 북다이제스터님도 <세계사 공부의 기초> 읽으시면 더 와닿으실 걸요^^
<세계사 공부의 기초>를 다 읽고 비교 페이퍼를 쓸까, 각각 단독 리뷰를 쓸까 고민 중이요.
 

§
안부를 묻는 사람에게 어떻게 답할지 몰라 이 글을 쓴다. 묻지 않은 말에는 잘도 답했건만 막상 누군가 말을 걸면 나는, 침묵과 대답 사이에서 한참 주저한다.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으니 더욱 그렇다.
내 말, 언어에 대해 50%의 확신도 못하는 지금, 나는 나를 번역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타인의 말에는 무슨 뜻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깊이 바라봐야 했다. 이 또한 일종의 나락이다. 말이 생각을 표현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혐오스럽다. 병적인 생각이다. 그렇다.


˝신비함 속에도 논리가 있다˝(프란츠 카프카 <꿈>, 워크룸프레스, p16, 오스카어 발첼-오스트리아 문학자)


오늘꿈에서 깨어나 하루 종일 그 뒷맛을 느끼며, 나는 또 꿈을 혐오했다. 내일꿈은 좀 다를까. 과연?
리처드 도킨스가 말한 ˝유전자 풀(gene pool)˝ 같기도 하다. 물감처럼 중간색으로 섞이는 것이 아닌, 끝없는 뒤섞임 끝에 나오는 카드 같은 유전자의 욕망 말이다. 에이스가 되고 싶은가, 조커가 되고 싶은가. 리처드 도킨스는 시간이 많다면 유전자 조작으로 모두 가능하리라고 말한다. 그래서 불로불사를 그렇게도....


에밀 뒤르켐 <자살론>은 일체의 감상을 거부하는 문체라 맘에 들었다. 자살과 인종 관계를 따지는 논의에서 인류학 ˝다원발생론˝ 설명 중 ˝성서의 이야기대로 한 쌍의 부부로부터 파생된 것이 아니라, 지구의 여러 곳에서 동시에 혹은 연이어 나타났다... 주요한 인종들이 갖고 있는 특징은 점진적으로 고착되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꺼번에 형성되었다˝(p76)는 주장을 보고 문득 우주발생론을 떠올렸다. ˝발생론˝이라는 단순한 라임 맞추기식 연상이었을까. M이론과 선대폭발이론을 이리저리 맞춰보다가 포기했다. 무덥고 괴로운 여름 때문이라기 보다 내 앎이 아직 가닿지 못해서라는 탄식. 아니면, 나는 궤변과 억지의 달인이라서?

˝우리는 라틴 인종과 앵글로색슨 인종의 정확한 차이를 거의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과학적 정확성 없이 자기 나름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에밀 뒤르켐 <자살론>)

˝다원발생론˝과 ˝우주발생론˝의 연결을 다음날 철회했다. 협소하나마 내가 그간 읽어온 스티븐 핑커와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에 의하면 ˝다원발생론˝은 ˝그저 하나의 이론˝일 뿐 ˝정리˝가 될 수 없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자연선택으로 인한 가지치기식 진화 과정은 매우 설득력 있다. 종교보다 더.
어쨌거나 우리는 이미 범죄가 일어난 이 시간을 끝까지 유추해봐야 할 것이다. 재귀성.

˝곤충은 색각이 뛰어나지만, 그들이 보는 빛스펙트럼은 자외선 쪽에 치우쳐 있고 붉은색은 빠진다. 사람처럼 곤충도 노란색, 초록색, 푸른색, 보라색을 보지만, 사람과 달리 곤충은 자외선 영역을 잘 보는 반면에 우리의 스펙트럼 끝에 있는 붉은색은 못 본다. 당신의 정원에 길쭉한 모양의 붉은 꽃이 있다면, 야생에서 그 꽃은 곤충이 아니라 새에 의해 수정된다고 해도 아마 틀리지 않을 것이다. 확실한 예측은 아니지만 말이다. 새들은 스펙트럼의 붉은색도 잘 본다. 신대륙의 식물이라면 아마도 벌새가, 구대륙 식물이라면 아마도 태양새가 수분해주고 있을 것이다. 
우리 눈에 평범해 보이는 식물이 사실은 곤충들만 볼 수 있는 반점이나 줄무늬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외선에 색맹이기 때문에 그 장식을 보지 못한다. 많은 꽃이 자외선 색소로 꽃잎에 작은 활주로 같은 것을 그려서 벌들이 쉽게 착륙하도록 인도하는데, 사람의 눈에는 그것 역시 보이지 않는다.˝
(리처드 도킨스 <지상 최대의 쇼>, 김영사, p78~79)

유성생식을 돕는 새나 벌처럼 이리저리 오가지만 내 독서는 과연 긍정적 진화일까. 40%도 확신할 수 없다.
뒤르켐에 의하면 자살률은 여름에 가장 왕성했다가 차차 줄어드는데, 그 흐름은 매년 순환된다. 인종, 병, 계절, 성차 등으로 쉽게 결론짓고 마는 우리의 편견을 격파해가는 뒤르켐을 보라! 종교 중 유대교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통계적으로 자살 발생은 활발한 활동 시간대에 가장 많다. 점점 좁혀지는 초점, (사회) 관계성.
내가 목격한 시간대도 뒤르켐이 말한 그 시간대였다. 우연의 일치라기 보다 통계 사례 +1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내일 새벽엔 유성 쇼가 펼쳐진다고 한다. 
삶 자체가 이미 쇼라고 생각하기에 놀랍지도 않고 큰 설렘도 없다.
별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쇼, 내가 지구에 있기 때문에 보게 되는 별의 자살일까.

자야겠다. 
누구도 초대하고 싶지 않지만 기어코, 나타나겠지.
카프카 꿈은 한 번도 꾼 적이 없다. 유감이다.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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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0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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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2: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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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8-1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 휴가 중에 출동하게 만드시네~^^
반갑습니다, 와락 ~ ((__))

2015-08-14 02: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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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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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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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0 0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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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0 02: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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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4: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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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2: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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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8-13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었어요.. T^T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시 Agalma님의 글을 보니 기뻐요. ^^

2015-08-14 0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14 16: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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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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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2: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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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6: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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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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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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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8-14 02:34   좋아요 1 | URL
못난 모습 보여서 미안합니다. 짧다면 짧은 10개월 가량 이 서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힘 닿는 데까지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태는 일종의 탈진이라고 할까요.
어찌 하면 남도, 나도 다치지 않는 선에서 이 서재를 꾸릴 수 있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때론 도대체 이게 다 뭐라고 이 고민과 정성을 들이고 있는가 싶죠.. 그래도 님 같은 분들의 사랑스러움을 잊을 수는 없지요. 이건 혹, 곡해이거나 무례입니까.

사랑은 아무리 해도 해도 모자란 것이었지... 아. 그래서 제가 이렇게 지친 건가 봅니다.
사실 이 모든 국면은 저와의 싸움이겠죠. 지나친 확신이더라도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내 말은 해도 해도 왜이리 한심해지는지....

우리는 언제나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았습니까. 물리적으론 불가능하니 상황적 모색을 해야 겠지요. 제겐 지금이 또 그러합니다.

고마워요.


아참, 어떻게든 잘 지내셔야 합니다. 음....좀 염려가 되어서요....


AgalmA 2015-08-14 0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가 왔고 하늘은 흐리다. 무엇을 본다는 건 사실 엄청난 희귀성이라는 걸 계속 잊는다.
유성우는 언제나 있어 왔지만 그걸 목격하기가 그래서 쉽지 않은 것.

antibaal 2015-08-16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희귀성. 네. 그런데요. 남반구로 가면 그 희귀성은 목격이 되요...
잘 지내셔야 되요.
책을 사랑하고 글을 좋아하시는 님.
늘 행복하소서.
꿈을 못꾸고 안꾸는 것도 좋던데요.
그만큼 잠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얘기겠죠?

AgalmA 2015-08-17 00:37   좋아요 1 | URL
! antibaal님 말씀 듣고 또 각성! 맞습니다. 어딘가는 밤없는 백야로 가득하고 말이죠... 이렇게 늘 놓치죠. 인간은. 나는.
덕담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힘을 내고 있습니다. 덕분입니다.
너무 지친 나날, 누워 눈을 감고 쉴 수 있는 것만도 감사히 생각하기도 합니다(솔직히 매일 그렇지는 않아요;) antibaal님 가내 평안도 멀리서나마 바랍니다. 마음 깊이 담아...

종이달 2021-10-11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낌새는 있었다. 문은 자동잠금 방식이었다. 손잡이를 돌릴 때마다 쉽게 열리고 싶어하지 않는 어떤 고집이 느껴졌다. 살아 있나? 시간은 흘러 흘러 급기야 문은 완강해지고자 한 모양이었다.

˝문이 안 열려!˝
누군가 중요한 듯 외쳤지만, 금방 해결되겠지? 하는 안도와 장난도 섞여 있었다. 우리는 위급과 보통을 구분해 듣는 시스템 1(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참조바람. 내 페이퍼에 잘 요약되어 있음-지나친 당부)이 있다. 사무실 직원 중 얌전하고 귀여운 사람1이 다가갔다.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이 해결할 수도 있다는 착각으로 다가가기 마련이다. 그게 요행이더라도.
나는 최근 적극 수용하기로 한 방관자 자세로 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화장실도 다녀왔고 급할 게 없었다.

두 사람이 씨름했지만 문은 쉽게 타협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계속 ˝우린 갇혔어. 어떡해~~~~~˝를 희랍 비극의 코러스처럼 반복했고, 당연하게도 사장님은 엄중하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해결자가 아니었고, 얌전하고 귀여운 직원1은 침착하게 말했다.
˝일단 급하시면 창문으로 나가시고 나머지 사람은 이후 문이 열리면 나가죠.˝
(부가적 사항: 여긴 2층, 사다리 없음, 뛰어내리란 소리, 누군가는 뚱뚱하다, 운동 부족으로 관절도 좋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

얌전하고 귀여운 직원1은 언제나 이렇게 얌전하고 귀엽게 말한다. 더 중요한 건 예쁘다! 그런데 이 얌전하고 귀여운 직원1은 빈 패트병을 깜짝 놀랄 정도로 무자비하게 구겨서 버리는 습관이 있다.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듯이.

나는 풋, 숨죽여 웃고 말았다. 밥이나 먹을까. 갇혀도 밥은 먹는다. 로빈슨 크루소가 아니더라도. 물론 둘 다 배달을 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에 이런 내용이 있다. 고대 나일강은 이집트가 대비를 했음에도 매해 범람했다. 우리의 예상은 그 이상을 상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밖에서 여러 번 시도한 끝에 문이 열렸고, 자물쇠 걸림 부분을 테이프로 막았다. 자동잠금 장치와 손잡이는 수리되거나 교체되더라도 문은 그 자리 그대로 있을 것이다. 다음엔 다르게 고장나겠지. 그 순간은 닥칠 때까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 문은 나보다 더 오래 살 거란 기이한 확신이 든다.


최근엔 뉴스도 안 보고 아이돌 음악에 빠져 있다. 신나는 비트와 애절한 가창 아래 있는 ˝사랑에 대한 숭배와 애도성˝ 때문에 유치해도 사랑받는 것이리라. 아이돌은 매해 나타나고 사라지겠지만 이 ˝숭배와 애도˝는 K-POP과 가요, 음악의 본질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성질이다.

에드가 앨런 포우의 시선집 <꿈 속의 꿈>(아티초크 빈티지 1)에서 황인찬 시인의 서문도 그런 대목을 짚는다.

˝사랑 앞에 엎드리고 자신을 완전히 내맡기는 모습에 마음이 기울지 않을 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포우의 시를 계속 읽다 보면 우리는 사랑과 죽음의 또다른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랑의 모습이 `숭배`와 닮은 것이라면, 그의 시에서 나타나는 사랑의 형태는 `애도`의 양식과도 닮아 있다.˝



며칠 후면 나는 이 사무실을 떠난다. 이곳 문에 대해 잊게 되겠지. 그러기 전에 또다른 이곳인 ˝북플˝에 이 기록을 남긴다. 어떤 애도도 없이. 끝없는 기록이 근사치의 애도일 지도 모른다.

계속 아득하다.
현실을 꿈속처럼 살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현실같이 사는 것과 마찬가지 문제다.
문학 또한 두 곳을 동시에 오간다.
정확히 갈 곳이 없는 것 같다.




ㅡAgalma





*이 글은 타인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더 정확히는 이런 이야기가 재밌는 일부와의 교류를 위한 글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추측과 증언을 말할 뿐 정확히 대화하는 것일까.(갑자기 반말)

이 글은 (대부분의) 당신이 원하는 정보가 희박할 겁니다. 그러니 좋아요는 신중히!(갑자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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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4 19: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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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0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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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8-04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현실을 현실로만 살이야 하나요¿?

AgalmA 2015-08-05 02:20   좋아요 1 | URL
왜냐하면 저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죠 :)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게 해석하는데 현실이라는 물리 자체를 뒤바꾸면 현실이 블랙홀이 되잖아요...제겐 이미 이렇죠. 정확히.

2015-08-05 0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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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8-05 00:45   좋아요 2 | URL
양보나 타협을 위해 감수한다는 건 아니에요. 다들 제각각의 현실을 가지고 사는데, 모두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면 대립과 파괴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것 또한 내가 원하는 건 아니잖아요? 결국은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거겠죠. `원한다`는 참 가변적이죠.

제 존재를 감당하고 반영하고 대변해야 한다는 게 무거울 뿐 다른 이로 인해 무거운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속에서 늘 제가 `무엇`이고 `여기`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자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신 때문에 조금 행복합니다. 지금 이순간은. 아시다시피 미래를 몰라서 이순간이라고만 말할 수밖에 없는 것 이해 바랄께요 :) 님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현실을 믿지 못해서라는 전제를 노파심에서 남깁니다.

고마워요. 언제나 그랬어요.

2015-08-05 0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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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0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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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0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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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0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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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0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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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01: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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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16: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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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6 00: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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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3: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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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5-08-20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림출판사 1984 刊 2800원 짜리로는

그대 영혼 외롭다 느끼리
잿빛 묘비의 어두운 상념들에 둘러싸여
그 많은 사람의 무리 가운데서 단 한 사람도
그대의 은밀한 시간을 살필 이 없네

라고 驛되어있어요 많이 다른 느낌이지만 아직 싱싱한 단어들입니다.
제가 처음 포우를 알게 된 시집이라 애정이 가는 책이죠 . 번역도 뭐랄까 우울과 음산이 좀 잘 드러나있지요 강대건 씨의 편역 책이고 당시 중고삐리에게 인기있던 시집였죠

기뻐서 펴보는 독서생활
이 맛, 묵은 빼갈 같은데요 물론 알콜기는 날아가지 않은 짜르르...

AgalmA 2015-08-20 21:31   좋아요 0 | URL
오, 멋진데요. 번역이 그로테스크한 멋을 살리려고 노력한 게 느껴집니다.
묵은 빼갈=오래 함께 해 온 책 비유 좋네요...저도 옛날 시집들 가을녁에 많이 펼쳐봐야 겠어요^^

나와같다면 2015-09-11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사랑하면.. 자신이 죽기도 하지요..

AgalmA 2015-09-11 21:46   좋아요 0 | URL
이 책에 이런 인용도 있죠.
˝모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한다.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 스스로 목을 매려는 사람까지도.˝ㅡ파스칼
과학과 인식의 다양화로 인간의 불가해한 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지만 종국엔 여전히 해답이라고 보기 늘 어려운 지점이 있죠...
흔적님 서재에서 닉넴 자주 뵈었는데, 대화는 처음이네요. 안녕하세요. 지금은 비가 옵니다. 그곳은 평안하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