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가짐 - 세상에 나로 서는 말하기의 힘
채자영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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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말가짐

#채자영 #블랙피쉬


말하기란 무엇인가. 말하기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니 절대 주객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말하기의 영역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주객이 잘 전도되는 영역이다. _196p.

_

나다움을 찾고, 내 언어를 찾고, 내 생각의 단단함을 찾으라고 말하는 이유는 나답게 다양한 세상과 연결되기 위함이다. '나는 원래 이렇다. 그러니까 나는 변화할 생각이 없다'라는 독선의 의미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늘 변화하는 삶.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생각의 충돌을 경험하며 내가 확장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즐기기 위해서다. 타인의 시선에 무참히 휘둘리거나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도 나다운 가치를 지키자는 의미이다. _213p.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2년간의 공백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했었구나 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는 요즘이다. 직업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마주하게 되진 않지만 전화 통화나 문자는 많이 하게 되는데, 문자를 보낼 땐 전송하기 전 충분한 생각을 가지고 수정할 시간이 있지만, 직접 통화를 하게 되면 말이 꼬여서 잘 나오지 않거나 생각지도 않게 퉁명스러운 말투 때문에 상대방이 오해를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곤 한다. 이러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일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10년째 '말'의 본질을 탐구하며 이야기의 가치를 전하고 있는 저자 채자영의 『말가짐』을 읽게 되었다.


말하기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이야기하는 화자가 나를 잘 알고 나의 언어, 나만의 이야기로 나답게 말하는 '말'에 대해 10년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기본이 되는 말하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몸가짐, 마음가짐이라는 말이 있듯 좋은 말하기에도 '말가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라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말이 지닌 힘에 대한 34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말하기를 보다 좋은 태도로, 좋은 마음으로 다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나답게' 말하며,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해 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문장 수집을 하는 이유는 결국, 내 언어를 찾기 위함이다. 나에게 영감을 준 타인의 좋은 문장에서 시작해 내 안의 생각과 언어를 찾아가는 길. 분명 내 안에서 떠오른 생각이지만 그 생각의 정체가 무엇인지 헷갈리고 불분명할 때, 타인의 언어를 통해 내 생각을 정확하게 언어화하는 것. 타인의 언어는 그저 내 생각으로 가는 마중물의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수집을 했다면 이제 내 것을 꺼내야 한다. 단지 아름답고 좋은 문장을 필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내 문장도 함께 써 내려가야 한다. _49p.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 이 두 가지를 알면 누구나 단순해질 수 있다. 이 간극을 채우기 위해 나와 듣는 사람의 경계를 오가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우리 사이의 핵심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것을 말해야 한다. 단순해야 기억에 남는다. 단순해야 헷갈리지 않는다. _188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스토리젠터 #스토리젠터채자영 #말하기 #말의힘 #말잘하는법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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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2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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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심연희 옮김 #다산책방


시스템대로 움직이지 마요. 시스템을 뛰어넘어버려요. _54p.

_

"화학은 변화다"라는 문장을 쓰고서 방청객을 돌아보았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_236p.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는 학교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화학에 진심이며 진지했지만 동료 연구자들에게 배척의 대상이었다. 재정 지원이나 수상 경력 역시 없었으며 논문 역시 다른 과학자들에게 빼앗겨 자신의 이름으로 남은 결과가 없었다. 여자의 적은 여자,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남편과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통념적인 사회,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하지 않고 과학과 화학을 연구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연인인 캘빈에게도 선언한다. 캘빈의 죽음과 캘빈이 남기고 간 아이,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고 싶었으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야 했던 엘리자베스는 우연한 기회에 「6시 저녁 식사」의 진행을 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시간을 진행한다. '매일 저녁 6시 우리는 요리나 화학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직설적이지만 진지한 엘리자베스의 요리시간은 여성에게 불리하고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다들 그렇게 사니까) 뛰어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한계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와 용기를 만들어준다. 그녀의 연인인 캘빈, 당차고 귀여운 그녀의 딸 매드, 이웃인 헤리엇, 헤이스팅스의 도나티, 프래스크, 방송국의 파인, 그리고 지금껏 보아온 소설 캐릭터 중 매력 최고였던 개 여섯시 삼십분 등 인물 한 명 한 명이 생생하고 재치 있게 이야기는 2권의 책을 순식간에 완독하게 한다. 밑줄긋게 되는 문장들도 많았던 『레슨 인 케미스트리』 개인적으론 2022년 최고의 소설로 꼽아둘 예정이다. 읽을 책이 없다, 재미있는 책 하나만 읽고 싶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는 예순다섯 살의 소설가 보니 가머스의 첫 소설이며 현재 35개국에 판권이 수출, 애플TV는 이 소설을 브리 라슨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로 읽어도 생생하게 재미있었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가 「6시 저녁 식사」의 진행 마지막에 하는 멘트는, 아마 오늘날 엄마들도 바라는 멘트가 아닐까?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녀가 최근에 부모 모두 일도 하고 육아에 참여하는 나라 이야기를 읽었다. 거기가 어디였더라? 스웨덴이던가?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하자만 결론은 기억이 났다. 그게 매우 잘 작동하더라는 것이다. 생산성도 더 높았고, 가족 간의 유대도 더 강해졌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으레 행정담당 직원이라고 오해받지 않으며, 미팅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언제나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더 심하게는 그 결과를 가로채려는 남자들에게 당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서 산다는 건 어떨까.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저었다. 성 평등적 관점에서 보자면 1952년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시대였다. _35p.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실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주방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은 곧 삶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_28p.


이제껏 봐온 남자들은 최악이었다. 남자들은 엘리자베스를 멋대로 휘두르고, 만지고, 지배하고, 입 다물리고, 교정하고,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어 했다. 왜 남자들은 자신을 평등한 인간으로, 동료로, 친구로, 동등한 존재로, 하다못해 그냥 길거리에 지나가는 낯선 사람으로도 봐주지 않는 걸까. _46p. 2권


화학은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룹니다. 그 말에 따르면 화학은 바로 삶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파이처럼 삶에는 튼튼한 토대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바로 여러분이 그 토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하는 일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토록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있지요._81p. 2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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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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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심연희 옮김 #다산책방


시스템대로 움직이지 마요. 시스템을 뛰어넘어버려요. _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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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은 변화다"라는 문장을 쓰고서 방청객을 돌아보았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_236p.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는 학교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화학에 진심이며 진지했지만 동료 연구자들에게 배척의 대상이었다. 재정 지원이나 수상 경력 역시 없었으며 논문 역시 다른 과학자들에게 빼앗겨 자신의 이름으로 남은 결과가 없었다. 여자의 적은 여자,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남편과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통념적인 사회,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하지 않고 과학과 화학을 연구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연인인 캘빈에게도 선언한다. 캘빈의 죽음과 캘빈이 남기고 간 아이,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고 싶었으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야 했던 엘리자베스는 우연한 기회에 「6시 저녁 식사」의 진행을 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시간을 진행한다. '매일 저녁 6시 우리는 요리나 화학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직설적이지만 진지한 엘리자베스의 요리시간은 여성에게 불리하고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다들 그렇게 사니까) 뛰어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한계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와 용기를 만들어준다. 그녀의 연인인 캘빈, 당차고 귀여운 그녀의 딸 매드, 이웃인 헤리엇, 헤이스팅스의 도나티, 프래스크, 방송국의 파인, 그리고 지금껏 보아온 소설 캐릭터 중 매력 최고였던 개 여섯시 삼십분 등 인물 한 명 한 명이 생생하고 재치 있게 이야기는 2권의 책을 순식간에 완독하게 한다. 밑줄긋게 되는 문장들도 많았던 『레슨 인 케미스트리』 개인적으론 2022년 최고의 소설로 꼽아둘 예정이다. 읽을 책이 없다, 재미있는 책 하나만 읽고 싶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는 예순다섯 살의 소설가 보니 가머스의 첫 소설이며 현재 35개국에 판권이 수출, 애플TV는 이 소설을 브리 라슨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로 읽어도 생생하게 재미있었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가 「6시 저녁 식사」의 진행 마지막에 하는 멘트는, 아마 오늘날 엄마들도 바라는 멘트가 아닐까?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녀가 최근에 부모 모두 일도 하고 육아에 참여하는 나라 이야기를 읽었다. 거기가 어디였더라? 스웨덴이던가?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하자만 결론은 기억이 났다. 그게 매우 잘 작동하더라는 것이다. 생산성도 더 높았고, 가족 간의 유대도 더 강해졌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으레 행정담당 직원이라고 오해받지 않으며, 미팅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언제나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더 심하게는 그 결과를 가로채려는 남자들에게 당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서 산다는 건 어떨까.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저었다. 성 평등적 관점에서 보자면 1952년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시대였다. _35p.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실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주방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은 곧 삶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_28p.


이제껏 봐온 남자들은 최악이었다. 남자들은 엘리자베스를 멋대로 휘두르고, 만지고, 지배하고, 입 다물리고, 교정하고,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어 했다. 왜 남자들은 자신을 평등한 인간으로, 동료로, 친구로, 동등한 존재로, 하다못해 그냥 길거리에 지나가는 낯선 사람으로도 봐주지 않는 걸까. _46p. 2권


화학은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룹니다. 그 말에 따르면 화학은 바로 삶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파이처럼 삶에는 튼튼한 토대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바로 여러분이 그 토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하는 일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토록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있지요._81p. 2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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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 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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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역사에불꽃처럼맞선자들

#강부원 #믹스커피


새로운 세상을 꿈꾼 20명의 20세기 한국사

무엇이 그들을 싸우게 만들었는가


여기 소개된 이들 중에는 말년의 안락함을 누리지 못하고 박복하게 생을 마감한 사람도 많다. 어떤 이들은 젊은 시절 추구했던 가치를 끝내 저버리고 훼절과 전향을 감행하기도 했다. 즉, 이들 모두는 때때로 흔들리고, 절망하며, 실패를 경험한 우리와 같은 현실적인 존재들이기도 하다. _7p.

_

독자들이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업적과 명성에 주목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들의 처절하고 외로운 삶을 들여다보며 '나만 고통스럽고 힘든 건 아니었구나'하는 위로를 얻길 바란다. 혹은 이 책이 도전과 변화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잡는 계기가 되어도 좋겠다. _지은이의말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은 당대 인정받지 못하고 별종으로 취급받아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시대와 맞서 싸운 '모험가'와 '소동꾼'으로 일평생을 세상과 충돌하고 부딪히며 모험을 감행한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25인'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했던 목표는 달랐으나 자신의 삶의 원칙으로 세운 가치들을 실천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 이들이다. 공동체의 '사랑' '평화' '행복'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던진 이들은 일평생 세상에 맞서 도전하고, 싸우며 세속적인 성공과 물질적 풍요를 바라지 않았다. 어쩌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진보와 성숙은 이들의 '무대뽀'정신을 불쏘시개 삼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역사에서 들어봤을 이름, 처음 보는 인물과의 만남은 풍부한 이야기와 사진자료들은 역사 속 인물들에 대한 이해를 보다 쉽게 한다. 20세기 한국사에 숨겨진 존재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역사 외에도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책 너머의 한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사회주의자들의 삶을 재현하는 일이란 비가시적이었던 역사를 끊임없이 소환해 눈에 보이도록 증명하는 행위에 가까웠을 것이다. 여성 사회주의자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혁명 전선에 뒤어들었으나 언제나 감춰지고 숨겨져야 했던 존재들이기도 했다. 혹은 대의를 수행하기 위한 보조적 역할이나 수동적 존재로 격하되는 것도 기꺼이 감수해야만 하는 처지이기도 했다. _91p.


안전한 삶의 방식이 선호되는 시대이다. 훗날 '이불킥'할 일을 최소화하는 삶의 패턴이 가장 이상적인 인간형이 돼버렸다. 우리는 어느새 꿈과 이상을 뒤로 미뤄두며, '유예'와 '포기'의 알리바이만을 만들어내는 것에 익숙해졌다.

서왈보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어서 기억해야 하는 인물이라기보다 '최후'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실천에 옮겼다는 점에서 더욱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다. _151p.


#역사 #한국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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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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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날너는무엇을했는가

#마사키도시카 #모로


"우리 가족 말이야, 엄마랑 아빠랑 누나는 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거든. 굉장히 평범한데, 분명히 우리 집 같은 경우를 가리켜 행복한 가족이라고 하겠구나, 하고 내가 남의 일처럼 생각하더라니까. 왜 나만 비정상일까. 진짜로 우리 가족이랑 내가 같은 핏줄이 맞나 싶어. 내가 이렇다는 걸 알면 다들 깜짝 놀라겠지? 특히 엄마한테는 죽어도 들키고 싶지 않아. 불쌍하잖아. 엄마한테 들킬 바에야 죽는 게 나아." _338p.


여성 연쇄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하야시 류이치가 경찰서에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마에바야시시에 사는 15세 남자 중학생이 새벽에 경찰의 불심검문을 피해 도망가다 주차된 트럭을 받고 머리를 다쳐 병원에 이송됐지만 사망한 사건이 보도된다. 이 뉴스를 본 이들은 새벽 2시에 중학생이 왜 경찰 검문을 피해 도망간 것인지, 새벽에 중학생인 아이가 왜 밖에 있었던 건지 부모의 가정교육에 대해 떠들어대는데... 아이 엄마인 미즈노 이즈미는 아이들이 희망한 학교에 합격한 것을 축하한 다음날이 되기도 전에 듣게 된 아들의 사고 소식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우리 애가 무슨 나쁜 짓을 했다는 거야?"


15년이 흘러 젊은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되고, 사건의 용의자인 남자도 사라진 채 며칠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의 수사에 나선 괴짜 형사 미쓰야는 이 사건이 15년 전 사건과 연결된듯한 느낌을 받는다. 젊은 여성의 사건을 조사하면서도 15년 전 '다이키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를 다시 파헤치면서 소년이 죽어야만 했던 그 시간을 소년의 죽음을 애통해하던 엄마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고조되는 긴장은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사람과 사라진 이들의 관계를, 그리고 광기에 가까운 사랑에 인물들의 이야기는 마지막장에 이르러 다시 앞으로 돌아가 사건의 과정들을 되짚어보게 된다. '가족이라는 환상을 집요하게 들춰 마지막까지 독자를 배신할 서글픈 진실'. 어쩌면 책장을 덮고도 한동안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되는 작가 마사키 도시카의 소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이 소설은 2020년 게이분도서점 문고 대상 1위를 차지, 2021년 연말 기준 24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 소설의 후속작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괴짜 형사 미쓰야 슈헤이와 신입 형사 다도코로 가쿠토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즈미는 자신의 몸에서 시선이 빠져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감각에 사로잡혔다. 아득히 먼 머리 위에서 제 삼자의 눈으로 바라보아도 여전히 행복한 광경이었다. 모든 사람이 봐주었으면 한다. 여봐란듯이 뽐내고 싶다. 내가 이토록 행복하다는 것을. _18p.


내가 알고 있는 다이키가, 다이키의 전부가 아니었다. 그런 당연한 일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은 느낌이다.

학교에 있을 때의 다이키, 친구와 있을 때의 다이키, 자기 방에 있을 때의 다이키. 전부 다 상상하는 것밖에 할 수 없지만, 이즈미는 상상 속 다이키가 자신을 보고 있는 다이키와 똑같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_68p.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자신 혼자만 아무것도 모르는 기분이 들었다. _137p.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유를 모릅니다. 모르기 대문에 알고 싶은 겁니다. (···) 그가 죽어야 했던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_205p.


#일본소설 #소설추천 #추천소설 #추천도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추리소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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