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대한민국만세 - 삼둥이와 함께한 지구 반대편 여행 기록
송일국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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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유럽에서대한민국만세


아이들은 여행하기 가장 좋은 나이였고, 유럽은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의 거대한 놀이터가 되어주었습니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천혜의 자연과 수천·수백 년의 역사가 담겨 있는 문화 유적들, 카메라만 가져다 대도 그림이 되는 풍경들까지, 모두 잊을 수 없는 추억이자 인생의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대한, 민국, 만세는 아직까지 당시의 여행을 재미의 척도로만 판단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것은 살아가는 동안 큰 밑거름이 될 것 같습니다. _prologue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가 코로나 시국 시원시원한 유럽여행 포토에세이로 찾아왔다. 여행은 2018년쯤인 걸 보니 지금은 훌쩍 더 성장했겠지만, 기억 속 그 쪼꼬미들이 그대로 키만 조금 더 큰 것 같고 더욱 개구진 표정의 삼둥이들이 유럽을 여행하며 담은 사진들은 여행에세이보다는 포토에세이에 가깝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보다는 아이들 뒤로 빼꼼히 보이는 풍경에, 엄마와 함께 여행하는 아이들의 표정에 더욱 눈길이 가는 사진들이다. 유럽을 여행하며 아빠 송일국이 담은 가족의 사진과 짧은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어, 랜선 이모 삼촌들은 또 설레겠다~ 책의 시작과 마지막에 대한, 민국, 만세가 직접 쓴 삐뚤빼뚤 손글씨 또한 살짝 심쿵사!


#송일국 #삼둥이 #대한민국만세 #상상출판 #여행에세이 #포토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상상팸12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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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집 -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
안희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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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끗의 자리에서, 끗과 함께, 한 끗 차이로도 완전히 뒤집히는 세계의 비밀을 예민하게 목격하는 자로 살아가고 싶다. 여기 이곳, 단어들이 사방에 놓여 있는 나의 작은 놀이터에서. _260p.


2년 전 여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으로 처음 알게 된 안희연 시인. 시인이 이야기하는 단어들은 어떻게 풀어갈까?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나를 위한 선물로 구입했던 책을, 1월을 시작하며 매일 밤 조금씩 넘겨 보았다. 단어의 사유들과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 다정한 태도가 단어에서 시작해 오늘의 삶 한복판에 이르게 한다. 단어와 일상을 살피며 생생한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글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놓칠세라 야무지게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매일 같은 일상, 그 안에 어떤 단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지 부러 찾아보지 않아서였을까? 매일같이 짧은 기록을 남기는 일기에도, 쓸만한 일상이 없네...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단어장과 에세이들을 소리 내어 조용히 읽어보기도 하고, 마음이 닿는 단어들과 문장들은 독서노트에 옮겨 적기도 하면서 '내게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글이다. 궁금하쥬? 궁금하면 읽어보아요. ^^


버티어 대항하는 힘은 어디에나 반드시 있어.

정말 그렇다. 지금이 있기에 그때는 더욱 환하거나 어두워지고, 저곳이 있기에 이곳은 특별하거나 사소해진다. 한 방향으로만 뻗어가는 힘이나 목소리는 금세 상하거나 차게 식기 마련이다. 싸움도 둘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혼자 하는 싸움이더라도 사실은 혼자 안의 둘이 싸우는 것처럼.

그러니까 소망은 크든 작든 원래가 까다로운 것이 맞다. _17p.


이따금 나의 생활 반경이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들 때 먼 곳의 여름을 떠올린다. 나라는 존재가 운명 혹은 시간의 몰드(거푸집, 주형, 틀) 안에서 서서히 구워지는 반죽 같을 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유연함, 부드러움, 생기는 사라지고 딱딱하게 굳어간다는 생각에 두려울 때. 먼 곳의 여름을 떠올리면 나의 몰드가 그만큼 넓어지고 환해지는 기분이 든다. _50p.


삶이란 흘러가버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손에 잡히기도 한단다. _83p.


삶이 형벌 같다는 마음. 그런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세상이 내게 감추고 있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갈수록 흐릿해진다. 보이는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살도록 프로그래밍 된 게 인간이라는 생각도 든다. 누구에게나 인생에 딱 한 번, 가장 찬란한 순간이 찾아오지만 그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깨닫기도 전에 끝나 있다. (지금인가? 설마.) _109~110p.


#단어의집 #안희연 #한겨레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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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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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명상살인2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살인을 하게 된 변호사 비요른. 시리즈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명상 살인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내 안의 살인 파트너'는 비요른의 어린 시절 인정받지 못한 5살 시절 내면아이가 등장한다. 비요른 주변에 등장하는 새로운 위협, 새로운 인물들... 더 이상 살인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를 압박해오는 상황은 그를 다시 명상 살인 앞으로 데려가는듯했다. 이전 이야기에 비해 조금은 뻔한 스토리, 짐작 가는 결말 등 전편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느껴져서 페이지 넘김도 더뎠고, 이전에 읽었던 책을 꺼내 다시 들춰보기도 했다. 분위기가 확 달라진듯한 느낌? 왜 아쉽지? 왜 이게 아닌데 싶지?


변호사이자 방송작가인 카르스텐 두세의 첫 소설이며 이 소설은 메모지 여섯 장에서 시작된 『명상 살인』. 명상살인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가 남았다. 비요른~ 명상 살인 1 에서 보여주었던 그 모습으로 돌아와 주어요!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의 내면 아이다. 유년 시절의 모든 상처를 지닌 내면아이는 우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덜거덕거림을 멈추려면 내면아이를 치유해야 한다. 내면아이에 몰두하는 일은 내 문제의 원인을 없애는 데 이상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나는 이 문제가 불러온 결과를 매일 신중하게 줄여갔다. _13p.


유년 시절 이래 부모님 때문에 겪은 수많은 상처를 의식에서 밀어냈을 테니까요... 치유한 게 아니라 밀어냈습니다! 그러나 당신 내면아이는 의식의 일부가 아니라 잠재의식의 일부입니다. 모든 상처와 신조가 지금까지도 그곳에 저장되어 있어요. '네 소망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신조 때문에 생긴 멍도 여전히 그곳에 있죠. 산장에서 당신의 순수한 잠재의식은 성인 의식이 오래전 밀어낸 경험을 다시 떠오르게 한 겁니다. _65~66p.


#카르스텐두세 #전은경 #소설 #세계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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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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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서영동이야기 #하니포터2기


<시티 픽션,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에 수록되었던 단편 <봄날아빠를 사에요?>에서 시작된 소설,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서영동 소설속 인물들과 주변사람들을 자주 상상하게 되었다는 조남주작가. 사회 깊숙한 곳에 스며들어 일상의 이야기들을 날 것 그대로, 하지만 너무 날카롭진 않게 파고드는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을 한번더 돌아보게 만든다.


짧은 세 편의 이야기는 '서영동'이라는 동네를 중심으로 그 안에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아파트시세와 그 안에서 울고웃는 사람들, 아파트와 경비원의 현주소, 아이들의 교육현실까지... 지금의 내 삶은 안녕한가? 오늘의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걸까? 생생한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 엮어가는 조남주의 연작소설, 오랫만에 읽는 작가의 글이 반갑다.


아내는 욕심 그만 부리라지만 용근은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8월 말의 실거래 정보를 보면 지금 내놓은 가격에도 거래가 될 것 같다. 분명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인데 내 것이었던 것 같고, 빼앗긴 것 같다. 용근은 박탈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_38p. #봄날아빠 (새싹멤버)


지금 계단 몇 개 올라가서 횡단보도를 건너기만 하면 아버지가 계신단는 거지.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유정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엄마와 아버지가 미성년인 자신을 보호하고 살았으니 이제 자신이 노년의 부모를 보호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마음이 무거웠다. _46p. #경고맨


지긋지긋하기는 은주도 마찬가지였다. 샐리 엄마도, 새봄 엄마도, 그런 여자들 중 하나로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생활도, 그런 여자들을 둘러싼 말들도, 오해도, 적의도, 정말 지긋지긋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대체 그런 여자는 어떤 여자고 그렇지 않은 여자는 또 어떤 여자인데. _109p. #샐리엄마은주


#조남주 연작소설 #가제본도서 #한겨레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


+2022년1월~3월까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2기로 활동하게 되었다.

관심있던 출판사중 한 곳이었고, 관심가지고 읽던 책을 출판한 곳이라 3개월동안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고 즐거울 예정.

<서영동 이야기>는 1월 19일 출간예정이라고 합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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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
노부토모 나오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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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는 2017년 새해에 엄마가 신년 포부로 꺼낸 말이었다. 그보다 앞선 2015년 새해에도 "올해는 어떤 해를 보내고 싶어요?" 하고 물었더니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노인이 되고 싶다." _74p.

_

치매 어머님을 간병하다 떠나보냈다고 하는, 내게 있어 간병 선배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의 말이다.

"나오코 씨, 저는 엄마를 간병하다 떠나보내고서 생각했어요. '간병은 부모가 목숨 걸고 해주는 마지막 육아'라고요."

(···) 엄마는 지금, 자신의 전부를 걸고서 자식인 내가 인간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마지막 육아를 해주고 있구나...

_253p.


영상감독인 딸이, 치매 진단을 받은 85세의 엄마와 그런 아내를 조용히 보살피는 93세의 아버지를 기록한 애틋한 나날은 지극히 현실적이기에 더욱 깊이 와닿고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나의 엄마가 과거를 하나씩 잊어가며 자신이 딸과 남편에게 짐이 되는 건 아닌지... 영상감독인 딸이 카메라를 구입하고 부모님의 모습을 간간이 촬영하던 것을 엄마의 치매가 의심된 후로 영상 찍기를 잠시 멈추었던 딸에게 "내가 이상해져서 안 찍니?" 하고 물어오는 엄마의 질문에 자신을 돌아보는 딸. 홈 비디오를 다시 들게 되면서 우연한 기회로 엄마와 아버지의 이야기가 TV 방송을 타고, 다큐멘터리 제작,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질병으로 정의되고 기억될 수 없으며, 우리도 언젠간 늙고 병들어갈 것이며 결국 서로에게 연결되어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보여주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주변에 요양 시설 전문 병원이 부쩍 늘어나고 '노치원'이라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먼 미래가 아닌 현재, 우리의 이야기일 것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노령인구, 그를 뒷받침해 줄 젊은 세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걸 감안할 때 앞으로 이런 가족의 애틋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어떻게 바뀌어갈까? 꽤 어린 나이부터 가족들의 죽음을 경험했던 터라, 삼십 대 즈음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했던 시간들은 사십 대 즈음부턴 '부모님과 이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만약 우리 가족에게도 치매 환자가 발병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할 것이다. "간병은 부모가 목숨 걸고 해주는 마지막 육아"라는 문장이 맴돌고 또 맴돈다.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나를 위해 일독해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가족이 늙고 간병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리고 자신 또한 늙어가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중요한 건 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각오와 마음의 자세다. _37p


치매 가족을 간병하고 있으면 무의식중에 상황에 매몰돼버려 감정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치닫기 쉽다. 과거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비참해지는 것이다.

'예전에는 빈틈없이 척척 잘했으면서 대체 왜...'

'같은 소리를 몇 번이나 하는 거야....'

'왜 저런 폭언을 내뱉는 거지....'

사사건건 슬퍼진다. 상대는 아프니까 어쩔 수 없다고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그만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돼 말이 거칠어지고, 뒤늦게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하며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이다. _147p.


인간은 누구나 늙어가기 마련이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날이 오는 건 당연하다._204p.


#치매니까잘부탁합니다 #노부토모나오코 #최윤영 #에세이 #시공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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