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 불안하고 막막한 시대를 건너고 있는
김성중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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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낭만을잊은그대에게

#김성중 #흐름출판


먼 미래에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정확히 그려지지 않아 마음 한구석이 불안한가? 그럴 때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의연하고 묵묵히 해나가면 나만의 삶의 원칙을 따라 작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어보자. 그것이 곧 자유로우면서도 당찬 삶의 시작이다. _1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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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변화'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낭만주의자들이 추구했던 삶의 태도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따라 사는 것이었습니다. _315p.


인류 역사상 가장 발전된 과학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시대, 과거를 기준으로 본다면 정말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은 격변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도 그러할까? 앞으로 나아가기만 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데 급급한 시대는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는 지난 20년간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영문학, 영국 낭만주의 문학을 가르치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대, 철학, 감수성, 사랑 등 아름다운 작품들과 당시의 시대상과 현재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이어지는 글은 조용히 곱씹으며 아껴읽고 싶어지는 글이다. 길고 긴 코로나 시국을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들이 닥치고 있는 2022년. 앞으로 5년 후, 10년 후가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감보다는 불안함이 커지고 흔들리는 삶이지만, 내면의 고요함과 따스한 희망을 일상의 작은 일에서도 낭만과 낭만이 주는 애틋함을 항상 느낄 수 있기를...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거의 한 시절을 그리워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부질없는 눈물인 줄 알면서도 돌이킬 수 없는 지난날들을 회고할 때 우리는 솟아나는 눈물을 억누를 수가 없다. '지금, 여기'에서 삶에 충실하면 회한과 후회가 남지 않아 과거를 돌아볼 때 덜 속상하다는 사람도 있겠으나, 지난 시절이 너무 찬란하고 아름다워도 먼 훗날 그 시절을 돌아볼 때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들기도 한다. _164p.


오늘날 우리는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얼마나 관심을 두며 살고 있을까? 시인의 바람처럼 아무리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영화롭고 신비롭게 느낄 수 있게 하는 미의 영혼이 우리에게 잠시라도 깃든다면, 우리는 우리 삶에서 더 많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_247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인문에세이 #인문 #도서추천 #책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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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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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페퍼민트

#백온유 #창비


엄마가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뒤, 나는 배터리가 없어 꺼졌던 엄마의 휴대폰을 충전시켰다. 켜지자마자 밀려들던 메시지들로 나는 한 사람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얼마나 비싼지 알게 되었다. (···) 나는 휴대폰을 통해 한 사람이 세상에서 잊히는 과정을 본다. 엄마의 휴대폰 번호는 그대로 살아 있는데 아무도 엄마에게 안부 문자나 전화를 하지 않는다. 가끔 오는 문자들은 돈을 빌려주겠다든지, 선거에서 꼭 투표를 해 달라든지, 무슨 요금을 언제까지 납부해야 한다든지 하는 것들뿐이다. 엄마를 찾아오는 사람은 이제 없다. _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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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을 겪으며 사람들은 우리 안에 도사리는 무수한 두려움을 공유했고, 서로를 염려하는 마음은 회복의 실마리가 되었다. 그 마음을 한 번 더 믿어 보고 싶다. 우리가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불안을 나눈다면 소중한 사람을 보호하면서 일상을 지속하는 삶과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세계를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 이야기가 상처와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작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기를 바란다. _작가의말


일상에 갑자기 스며든 전염병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증상은 있었지만, 생계를 위해 출근해야 했고 그러다 감염병인 걸 알게 되었을 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된 뒤였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살기 위해 자신의 길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

하지만 누군가는 감당하기 버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고 있다. 감염병이 지나가고 후유증으로 잠시 엄마의 심장이 멈췄던 몇 분, 그 시간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시안과 아빠는 식물인간이 된 엄마를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해일을 통해 해원을 찾아가게 되고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해원의 삶.


이웃에 살며 서로의 엄마를 이모라 부르고, 가족처럼 가까이 살았지만, 감염병이 휩쓸고 지나간 시간은 그들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지게 했다. 해일과 해원을 만나며 좋았던 시절의 시간들을 떠올리며 웃기도 했지만 그들과 자신의 삶과 엄마를 돌보며 살아가야 하는 시안의 삶은 조금씩 한계에 다다르는 것 같다. 시안 엄마의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 해원, 그런 해원의 이야기를 듣고 보인 엄마의 반응.. 어쩌면 이렇게 밖에 될 수 없는 거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멈춰있는 삶과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삶은 함께 할 수 없겠구나, 서로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오겠구나 라는 씁쓸함과 안타까운 마음은 이 시간들도 어떻게든 통과하고 또 살아가게 되는건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원에게 책임을 묻는 게 타당할까. 따지자면 해원보다는 해원의 엄마를 추궁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 해원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 비약이겠지만 더 이상 그런 것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면 뭘 원하는데?

저 애가 내가 느끼는 고통의 일부라도 이해하는 것. 과거를 잊고 편히 사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것이 고약한 마음이라는 건 나도 알았다. 하지만 그래서 뭐? 누구의 인생은 망했는데 해원의 행복은 보장되어야 할 이유라도 있나? _148p.


너무 슬퍼하지 마, 모두 결국에는 누군가를 간병하게 돼. 한평생 혼자 살지 않는 이상, 결국 누구 한 명은 우리 손으로 돌보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도 누군가의 간병을 받게 될 거야. 사람은 다 늙고, 늙으면 아프니까. 스스로 자기를 지키지 못하게 되니까. 너는 조금 일찍 하게 된 거라고 생각해 봐._191~192p.


#소설 #소설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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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 - 영화 원작소설 무비 에디션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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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불릿트레인

#마리아비틀 #이사카고타로


초고속 열차에 탑승한 고스펙 킬러들, 이들은 어쩌다 열차에 탑승하게 된 걸까? 누가 열차에서 무사히 하차할 수 있을까?


자신을 죽이러 탑승한 기무라를 제압한 왕자는 그의 아들을 인질로 잡고 놀이처럼 상황을 조종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죠?'라는 질문을 던진다. 의도치 않게 간접살인을 저지른 이후, 상황을 조종하고 누군가를 죽이는데 죄책감이 없어진 왕자는 곱상한 외모와 중학생이라는 입장을 너무도 잘 활용해 악한 일을 행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을 즐긴다. 이런 아이가 크면 범죄자밖에 더 될까? 싶을 정도로 너무도 주도면밀해 소름 끼치는 캐릭터.

사람과 트렁크를 무사히 전달해야 하는 레몬과 밀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람은 죽어있고 트렁크는 사라졌다. 트렁크만 들고 내리면 됐던 무당벌레는 하필 내리는 곳에서 늑대를 만나 내리지 못하고 다시 탑승하게 되고, 이들 사이에 끼어든 왕자.. 신칸센이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30분, 객차 사이를 오가며 서로를 견제하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끝까지 살아남는 자는 누가 될 것인지 마지막 장에 다다를 때까지 알 수가 없는 추격전은 마지막 즈음 의외의 인물들의 등장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이 소설은 <그래스호퍼>의 후속편 격이기도 하지만 두 작품이 독립된 스토리로도 충분해 어떤 책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지만 <그래스호퍼>도 이어서 읽어보기를 권하고 있다. 책보다 영화로 먼저 알게 된 「불릿 트레인」의 원작은 이사카 고타로의 <마리아비틀>이다. 영화 예고편을 보며 '이 영화는 꼭 봐야겠는데!'하고 체크해 두었는데 「불릿 트레인 무비 에디션」은 이미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소장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올 것만 같다. 영화 포스터를 책표지 그대로!! 브래드 피트의 존재감은!!! 책 읽기 좋고 영화 보기도 좋은 계절, 영화감상전 책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진심 추천하고 싶다.


인간에게는 자기 정당화가 필요하다.

자기는 옳고, 강하고, 가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자기의 언동이 그런 자기인식과 괴리되었을 때, 그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변명을 찾아낸다.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 바람을 피우는 성직자, 실추된 정치가, 그들은 하나같이 변명을 구축한다.

타인에게 굴복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자기 정당화가 발생한다. _135p.


왕자님의 지배는 정말 대단하군, 하며 기무라는 감탄했다. 공포로 집단을 통솔해나가면, 그것이 잘 풀릴수록 집단을 구성하는 말단들은 서로를 신용할 수 없게 된다. 폭군에 대한 분노나 반발을 동료끼리 공유하며 반항의 불씨로 키울 수 없게 된다. 자기만 야단맞지 않으려고, 자기만 벌받지 않으려고, 오로지 거기에만 집착해서 말단 동료끼리 서로를 감시하게 되는 것이다. _256p.


"있잖아, 아저씨, 세상에서 올바르다고 하는 게 뭔지 알아?"

왕자는 신발을 벗고 무릎을 접어 올리더니 두 팔로 감싸 안았다. 좌석에 등을 붙이고 엉덩이로 균형을 잡았다.

"올바른 게 어딨어."

"맞았어, 바로 그거야."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는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옳은지 어떤지는 알 수 없어. 그러니까 '이것이 올바른 거다'라고 믿게 만드는 사람이 제일 센 거지." _295p.


#브래드피트 #마리아비틀 원작 #추천소설 #영화 #원작소설 #RHK북클럽 #북리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래스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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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 유튜버 하루데이가 기록한 낭만적인 도시 풍경
하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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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뉴욕에살고있습니다

#하루 글 사진 #상상출판


호주, 일본, 싱가포르 지금의 뉴욕까지 익숙해질 찰나에 또 새로운 나라를 찾아다니는 떠돌이의 삶을 사는 사람. 최대한 이방인이 아닌 생활인의 시선으로 새로운 곳에서의 삶을 살아가며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게 취미라는 저자 하루의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가 출간되기 전부터 sns에 올라오는 피드를 보고 기대가 되었던 책이기도 했다.


뉴욕에서 집을 구하고, 나만의 뉴욕이 되어가는 과정, 4년이 지나도 적응되지 않은 팁 문화, 눈만 마주치면 시작되는 스몰토크, 홈리스의 세계, 뉴요커들의 못 말리는 고양이 강아지 사랑, 뉴욕의 문화생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접 보고 경험하고 싶은 뉴욕의 사계절!! 은 뉴욕을 여행하고자 하는 이에게도, 하늘길은 열렸지만 당장의 떠남이 어려운 이들에게 여행의 갈증을 해소해 줄 아름다운 책이다.


미드<섹스 앤 더 시티>, 영화 <세렌디피티>, <나 홀로 집에>, <유브 갓 메일>,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등 애정 하는 드라마와 영화들을 소개하며 영화 따라 뉴욕 산책 페이지를 넘기면서는 두근두근 진심 부러운 마음이 불쑥 들기도 했다. 살면서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 꽤나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뉴욕이라는 도시가 조금은 친근한 동네로 느껴지게 되는 매력적인 뉴욕 에세이.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 살아가는 뉴욕에서의 삶은 '뉴욕'을 동경하는 이들에겐 친절한 안내서이자 생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의 일기장을 넘기는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기도 했다. 출산을 앞둔 저자의 뉴욕 생활, 세 가족이 함께할 이야기는 더욱 사랑스럽지 않을까? 5년차 뉴요커 하루 데이의 낭만적인 뉴욕 에세이, 이런 게 힐링이지~


누군가에게 타지 생활 적응의 지표는 현지 친구의 수도 될 수 있고, 방문해 본 식당의 수가 될 수도 있겠다. 나에게 그 지표는 커피숍이다. 현지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고 또 점차 그들과 동기화되는 과정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곳. 그래서 뉴욕에 여행 오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커피숍에 꼭 가보라고. 단순히 쉬어가기 위한 게 아니라 일상 속 진짜 뉴욕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_33p.


한자리에 오랫동안 머무는 사람은 자주 지나가는 행인들과 안면을 트고 안부 인사를 하기도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 홈리스와 웃으며 잡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어쩐 일인지 묻자, 이들은 그를 '쿨 가이'라고 칭하며 종종 지나가다 이야기를 나누곤 한단다. 돈을 기부할 생각은 했어도 안면을 튼다는 건 생각도 못 해봤는데. 홈리스를 배척하거나 꺼리는 대상이 아닌 이 사회의 일부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_98p.


여태껏 여러 나라를 거쳐오며 많은 도시에서 살아봤지만 역시 뉴욕, 그중에서도 맨해튼은 특별하다. 그도 그럴게 이 좁은 섬 안에 어쩜 이렇게 수많은 세계가 옹기종기 모여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얼굴이 있기 때문이다. 워낙 명소가 많으니 사람들은 맨해튼이 매우 클 거라 짐작하지만, 사실은 서울의 10분의 1도 안 될 정도로 작다. _187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 #에세이추천 #책 #하루데이 #book #상상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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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 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트
이소영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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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서랍에서꺼낸미술관

#이소영 #창비

화가가 자신의 삶을 숨바꼭질하면서 숨긴 것 자체가 매력인데, 화가가 애써 봉인한 문을 나는 자꾸 두드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없는 문 앞에서 열어달라고 벨을 누르고, 서성거리니 있지도 않는 문이 열릴 턱이 있나.

화가가 자세히 밝히기 싫어서 숨긴 삶은 어느 정도 비밀로 남겨두는 것. 소복하게 내린 눈처럼, 어떤 풍경은 그대로 덮어두는 편이 더 아름다운 법이다. 모든 사람의 삶은 기록될 필요도 없고, 어떤 사람의 삶은 알려질 용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 _1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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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라진 화가들에 이끌려 쫓아다닌 몇 년간의 마음의 여정이다. (···) 나는 왜 유명한 화가들보다 유명하지 않은 화가들, 사라진 화가들에 마음이 끌렸을까? 돌이켜보면 미술사에서 사라진 화가들을 소개하는 일은 결국 나도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에서 시작된 것 같다. _8~9p.


그림을 잘 알지 못하지만, 미술에 관련한 책들이 출간되면 관심 갖고 찾아보는 편이다. 칼 라르손을 소개한 책으로 알게 된 이소영 작가는 미술 교육인, 아트 컬렉터, 작가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기도 하다. 「그랜마 모지스」,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등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화가들의 이야기를 저나는 아트 메신저 이소영의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은 칼럼이나 책에서 사라진 화가들의 작품 '아웃사이더 아트'에 관한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은 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마주하며,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들과 함께 그림과 작품을 감상하며 이러한 세계도 있노라고, 작품이 우리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조금 더 들여보고 싶어지게 한다.


주목받지 못했던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는 '사라지고 싶지 않다'라는 욕망에서 시작되었지만,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자 하는 애정과 위로, 희망을 우리에게 꺼내어 준다. 사라진 화가들의 반짝이는 귀환, 교과서에 없는 명작들과 이야기는 우리가 그림과 작품을 보며 느낄 수 있는 다정한 치유일 것이다. '유퀴즈 온 더 블록'에도 출연하셨다고 하니 이제 찾아봐야겠다.


좋은 날도 많은데 장례식까지 그릴 마음이 있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삶의 모든 각도를 기록하고 그리는 것이 화가의 임무 중 하나라는 생각에 이르러 비로소 이 작품이 편안해졌다. 언젠가 떠날 가족과 후회 없이 이별하는 준비란 매일매일 내 마음을 표현하는 일뿐임을, 나는 이 그림을 통해 배웠다. _133~134p.


빌 트레일러는 내가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수집하게 한, 그리고 그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한 최초의 작가다. _196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미술 #아웃사이더아트 #책추천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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