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이나 사진으로 시선이 먼저가는 책들이 있다.  지인이 이 책을 보고 내 생각이 났다며 겨울 끝자락에 봄바람이 묻어오는 무렵 선물 받았던 한 권의 책 '그녀가 말했다' 가 그런책 이었을까?  에세이, 여행관련 에세이 등을 많이 읽다 보니 책을 읽기 전에 몇 페이지 넘겨보며 내 스타일이다 아니다를 결정 짓고 읽기 시작하고는 한다.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김성원 작가의 글과 밤삼킨별님의 사진이 만나 어떤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하고 싶다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듯,

쉬고 싶다고 해도 쉴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언젠가는 또다시 불쑥 나타나

두 뺨이 터질 것처럼 설레게 할 것이다.

기대하지 않는 순간에 찾아오기 때문에 더욱..../설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심취했던 시절이 있었다.  고교시절부터 이십대 초반? 즈음이었더것 같은데 초저녁부터 새벽무렵까지 방송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들과 좋아하는 라디오 주파수들을 외우고 있을 정도로 심취해 있던 그 시절..  왜 라디오에 열광했던걸까?  지금 생각해보니 라디오 작가들의 글에 매료 되어 있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라디오 작가들의 영역은 DJ들의 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그림자 같은 역할이지만 DJ들을 통해서 더 빛을 발하게 되는것 같다.  라디오라는 공간이 우리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부분이라 그들의 이야기에 더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걸지도....생각하고 마음에 담고 있지만 표현되지 않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들어 라디오 작가들의 에세이 출간 소식을 종종 접하곤 한다.  그리고 출간된 서적들은 거의 읽어본 것 같기도 하다. 

 

 

그녀가 말했다.

"외로움을 나누면 배가 돼. 그래서 난 내 얘기를 하지 않는 거야."

....중략....

"그렇게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면, 힘들 땐 어떻게 견뎌?"

그녀는 긴 머리가 바람에 날리자 오른쪽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손으로 잡아. 이렇게,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면 손으로 누르잖아.  마음이 아플 때도 그래. 

이렇게, 잡아서 누르는 거야. 그리고 조금 기다리면 바람이 잠들지. 

처음 1분이 힘들어.  1분만 참으면 10분, 1시간, 한 달도 참을 수 있게 돼."...../다행이다, 그녀라서

 

 

때론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때로는 누군가가 흘리듯 하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이 있다.  어쩌면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순간보다 혼자 생각하며 마음속에 담았던 감정들을 책, 글, 사진으로 마주 했을때 더 많이 깊게 내려 앉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이건 내 이야기 인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때로는 살짝 과장 된 듯한 글에도 동의를 하게 되는 건 내가 해보지 못한, 느껴보지 못한 간접경험들을 다른 이들의 경험을 통해서 소설과는 또 다른 감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김성원작가의 글과 밤삼킨별의 사진이 딱 들어맞는다고 할 수 밖에 없었던 한 권의 에세이.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들 속에서 읽었던 따스한 봄 햇살 같은 느낌의 책이라 나의 마음에도 봄이 찾아와주지 않을까?  따스함을 선물해 준 그녀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인지 모른다.

좋았던 시절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모습을 드러낸다.

지나간 사랑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은

쓰라린 기억이 다 사라질 만큼의 시간이 흐른 후인 것처럼.

 

언젠가, 이 순간이, 못 견디게 그리워질 것이다.   / 언젠가, 그리워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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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 - 시시때때로 커피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커피 안내서
김훈태 지음 / 갤리온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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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없이 진실한 한 잔의 커피 앞에서 자신의 인생에 집중하기를."

 

 

전문가가 아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집필한 커피에 대한 이야기... 나도 커피를 마시기만 하다가 만들기 시작하는 바리스타라는 일을 시작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였는지 처음 커피를 알아가던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느끼게 해주었던 시간들.. 지금도 매일 커피와 함께하지만 매번 커피를 마주 할때의 느낌은 새롭고 즐겁다.  공부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 궂이 전문가, 비전문가를 논할 필요가 있을까?  개인의 관심이나 지적호기심 등으로 조금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질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지식이나 배움정도를 기준으로 커피를 논하려고 하는건 옳지 않은것 같다. 

 

 

보헤미안 커피 주문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난 언제나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는 걸 잊지 않는다.  고귀한 불굴의 노력이 생겨난다.  만약 당신의 이해력이 둔해진다면 커피를 마시세요.  커피는 知的 음료입니다.' /p33

 

 

역시 커피 맛에 정답은 없다.  누구에게나 (심지어 한 사람에게조차) 절대적으로 맛있는 커피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가 있을 뿐이다. /p44

 

 

책의 제목을 보고는 커피 업종이나 관련되신 분이 집필하신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그냥 커피가 좋아서 조금씩 가까이 하다보니 커피에 빠지게 된 한 사람의 이야기 여서 읽는 동안의 마음이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나'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 또는 다른 그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친해지기 위한 시간을 만들기 위한 매개체가 아닐까?  그 커피에 다가가기 위한 과정은 커피머신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모카포트, 더치, 핸드드립등 많은 추출 도구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집에서 추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커피의 기본은 무엇보다 마음가짐이며 '재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다.  제대로 로스팅된 원두를 구별할 줄 모르고 구하지 못한 채 핸드드립 방법에 골몰하며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커피 맛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자신이 원하는 맛을 내는 원두를 구별해내는 것이다.  /p70-71

 

 

자신이 손수 내린 커피를 마실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아,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이 커피를 마실 사람의 행복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이다.  그러니 커피를 대접하는 일이란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p173

 

 

자신을 위해 한 잔의 커피를 정성스레 고르고, 핸드드립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물을 끓이고 추출하는 과정은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어찌보면 쉽게 마실수 있는 한 잔의 커피에 내가 온 정성을 기울이는건 '마음을 전하는 일' 이라는데 그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맛을 찾고 그것을 최고의 맛으로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연구하려고 노력하는것은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커피가 좋아서 조금더 알고 싶어 학원을 찾게 되었고 그러다 조금씩 더욱 빠져들게 되었다.  바리스타라는 일을 시작한지 이제 한 달여가 조금 지났지만 내가 만든 한 잔의 커피가 누군가에게는 휴식이,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만남의 매개체가, 또 누군가에게는 함께할 수 있는 향기로운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매력적인 일인것 같다.

 

 

카페 주인이 아니라 손님으로서 카페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카페가 '제 3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느끼는 '밥벌이의 지겨움'은 물론이고 집에서조차 제대로 위로 받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억눌린 영혼들을 위한 휴식처이기 때문이다.  주거공간이 비좁고 열악할수록 카페문화는 번창하기 마련이다....중략.....일요일 오전 슬리퍼 차림으로 나가 한두 시간 아무생각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곳.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가는 일이 특별한 의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번거로운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일상적인 공간, 그래서 카페가 삶의 일부가 되고 나 또한 카페의 일부가 되는 오묘한 삼투압의 세계.  즉 내가 거기 있음으로써 카페는 더욱 카페다워지고 나는 더욱 나다워지는 것이다. /p213

 

 

카페는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는 발전소이다.  그것이 바로 커피를 찾아 매일 나서는 이유다.  /p218

 

 

커피원재료 가격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야기 되고 있지만 사실 터무니 없는 가격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다만 '커피'라는 이국의 문화가 우리나라에 자리잡아가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보게 된다.  짧은 시간 커피에 대한 이런저런 공부도 했고 일도 하고 있지만 단시간에 배운 짧은 지식으로 많은것을 수용하려고 하기보다는 오랜시간 천천히 '커피'와 공간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커피에 대한 적당한 궁금증 해소, 커피를 조금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정성스레 내린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하고픈 책 이었다.

 

 

한 잔의 커피는 인생의 묘약이다.

거짓 없이 진실한 한 잔의 커피 앞에서 자신의 인생에 집중하기를, 그리하여 이 세상의 더 많은 커피 벗들과 언제 어디서고 약속없이 마주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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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용법 -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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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의 즐거움과 함께 다른 존재가 되어 정신적인 여유까지 느끼려면 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책은 우리를 억압하지 않는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의미 있는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감정은 일탈의 느낌 속에서 나온다.  일탈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것은 앞서의 표현대로 하면 '다른 것'이 되기 위한 방식.  '다른 존재'가 되는 몰입의 과정 속에서 나온다.  /p20-21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지침서가 될만한 책들을 찾아보게 된다.  길잡이 정도라 이야기하면 될까?  지난해 책읽기 슬럼프가 심하게 왔을 때 안상헌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책읽기에 대한 마음을 조금 다잡았는데 책 제목에 이끌려 모셔온 <책 사용법>.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펼쳐서 읽어야 한다.  책은 내가 손에 들고 읽는 행위를 하면서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고는 한다.  생각하고는 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 또는 현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출판물의 홍수라 할 수 있을 만큼 정말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으며 내가 원하고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 것, 좋은 책을 만나는 것 또한 부지런하지 않으면 책을 활용할 수 없다면 힘든 일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책읽기는 그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또 손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이 알고, 또 심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체험형 책 읽기는 아주 중요한 책읽기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p52

 

책을 둘러싼 세계의 모험을 완성하는 것은 책을 산 사람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다.  독자를 통해 책의 세계는 풍요로워지고, 책의 세계는 마침내 완성된다.  '산 책'도 '파는 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책은 '읽어야 내 것'이 된다.  내 것이 되는 책은 내가 최소한 일별한 책이고, 또 언젠가 숙독할 책이다.  /p56

 

 

마음산책의 대표이기도 한 책의 저자는 책의 활용에 대해서 본인이 생각하고 겪어온 바를 쉽고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본인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부분들, 그리고 인용한 구절들을 읽으며 책의 앞장에 책 속의 책 리스트를 나름 작성해보기도 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 가기도 했고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고자 적어본 책들만 5권정도 되니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책을 찾는 것처럼 책읽기는 다른책 으로의 가지치기, 책 속의 책을 찾아가는 보물찾기나 미로 찾기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책을 읽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며, 행위들이다.

 

 

책은 그냥 물건이 아니다.  수많은 인생, 수많은 시간을 가로질러 우리에게 이야기를 걸어오는 목소리를 그 안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p74

 

문학서든 실용서든 읽고 싶은 것을 읽는 가운데 서서히 책이 지닌 이 '깊이'의 작용이 이뤄진다.  더 깊게 알고 싶은 욕망은 때로 편향적 독서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략) ... 읽고 싶지 않은 책은 읽기도 곤혹스럽지만 고통스럽게 완주해도 별반 도움도 되지 않는다... (중략)....좋아하는 분야를 읽는 가운데 책과의 만남은 깊어져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책은 깊이의 기능을 지니고 있기에 책을 좋아하게 되면 깊이 읽게도 된다.  앞서도 적었지만 책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깊이다.  깊이가 담보되지 않는 지식이나 지혜는 오래가지 않는다.  /p144-145

 

 

북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과 종종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지금도 꾸준히 책읽기에 대해 교류하며 한 번씩 이야기하는 '책읽기가 즐겁지 않았다면 꾸준히 읽는다는게 가능할까?' 라는... 본인도 몇 군데의 서평단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의무감에서 읽어야 하는 책도 기꺼이 내가 읽고자 선택한 것이고 그 책을 읽어오며 좋았던 책도 있었고 나와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 책들도 있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작가들을 알게 되고, 책 속에서 인용되는 다른 책의 이야기들을 만남으로 해서 다른 책으로의 연결까지 이어지며 가지치기를 하듯 책읽기가 계속 되는 것 이다.  책을 찾아서 읽는 이런 활동을 하기 전에는 베스트셀러 위주의 '사모으기'를 위주로 소장하는 독서를 해 왔던 것 같다.  읽어서 그 책에 대해 알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나 저 책 소장하고 있는데' 라는 어린아이같은 욕심?  물론 지금도 읽지 못하고 구입하는 책들도 적지 않지만 책에 투자하는 비용이 다른 비용에 비해 아깝지 않고 흐뭇한 마음인 건 책은 언젠가 내가 읽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펴드는 모험이 당신의 영혼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이, 그 여행의 처음으로,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이 되돌아와 또 다른 책으로의 여행을 당신은 금방 그리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p178

 

독서가 큰 즐거움을 주는 행위라는 것을 알기만 하면, 굳이 따지자면 독서에는 때가 따로 없는 법이다.  늙어서 봐야 할 책이 있고, 젊어서 봐야 할 책이 있다.  또 책이 재미있으면 밑줄을 긋게 되고, 메모도 하게 된다.  그리고 인상 깊게 본 책은 인생에도 큰 자양분을 공급해주는 법이다.  /p193

 

 

책에 밑줄을 그으며 읽고 있다 하니 어떤분은 이야기하신다. 본인은 책을 소장용으로 아끼기에 책에 줄은 긋지 않는다고.  나도 책을 쫙 펼쳐서 읽거나 접어가며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포스트잇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펜에도 손이 가는 책들이 있다.   <책 사용법>이 그런 책이 아니었을까?  책을 두 번째 읽을때 포스트잇이나 밑줄이 그어진 부분만 읽어도 책의 대략적인 내용이나 내가 읽었던 내용들을 다시 읽었을 때 처음과는 또 다른 느낌과 생각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읽었던 책은 소장(밑줄 그어가며 읽은 책이나 한 번씩 꺼내보는 책들)하기도 하고,  소장하지 않는 책은 동생이나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기 때문에 가능한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이 글을 쓰기 전에도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부분들과 밑줄이 그어진 부분들을 읽으며 깨끗한 새 책 일때 보다 더 애착이 가게 되는 건 이 책을 읽음으로서 다른 책으로의 관심을 유도했고 책읽기에 대한 시각을 조금 더 넓힐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의 소개에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이현우님은 이 책을 <책 사랑법>으로 고쳐 읽는다고 하셨는데 나도 그렇게 읽고 싶어지는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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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신간평가단님의 "에세이 분야 9기 신간평가단에 지원해 주세요"

알라딘 신간평가단 벌써 9기 모집이네요.. 그동안 활동도 너무 즐거웠고.. 매달 신간을 소개하는 코너도 신선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9기도 이어서 해보고 싶습니다. ^^ 다른분야를 지원할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역시 에세이 분야가 제 분야인것 같아서.. 이번에도 에세이 분야 지원할께요~~~ 알라딘 신간평가단 모집내용을 블로그 이웃님들께도 소문내야겠어요~~~ 지인들과도 함께 활동해서 너무 좋았는데.. ^^ 9기 활동도 화이팅 입니다. ^^ http://94831rain.blog.me/12012515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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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포토 - 상상을 담는 창의적 사진 강의 노트
크리스 오르위그 지음, 추미란 옮김 / 정보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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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을 찍는 방법은 중요치 않다!

당신의 사진은 누구에게, 어디서 영감을 받는가?

 

 

어린시절 집에 있던 수동 필름 카메라는 귀한 재산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 형제를 데리고 외출하실때면 꼭 카메라를 챙기셨던 아빠는 어디에서든 우리 형제들을 사진으로 남기는걸 좋아하셨고 우리가 다 장성한 지금은 앨범속 우리의 사진들을 가끔 들춰보시며 그 시절 이야기를 해주시곤 한다.   이렇게 카메라를 통해 남은 사진들은  지나간 시간, 그 시절의 모습들을 추억하며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준다.  전문가스럽진 않지만 아빠가 찍어주신 우리의 사진들은 사랑이 담겨있어서 인지 여느 전문가가 찍은 사진보다 더 마음에 들고 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이 내게 가르쳐준 교훈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인생이 짧다는 것이다.  나는 카메라를 이용해 인생 시간이라는 프레임을 늘리고 천천히 가게 한다. /p128

  

 

책의 저자인 '크리스 오르위그'는 사진의 시작은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둘이 만나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만한 것이 있을까?  모 카메라 광고에도 카메라의 무게에 비해 추억을 담는건 지극히 가벼운 일이라고 이야기 한다.  조카도 있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속도는 정말 하루가 다르고 그 순간들을 담기에 카메라의 성능이 조금 아쉬울때도 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쁘게 담기엔 어느 정도의 기술이나 기능이 필요한 것 같다.)  휴대성이 용이한 포켓 카메라, 포켓 카메라와 DSLR의 기능을 모아 만든 미러리스, 그리고 DSLR 등 카메라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은 한 두 종류 이상의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사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많아졌고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느낌이있는, 또는 감성적인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되었다.   나도 일상적인 사진이나, 조카님 사진, 음식, 카페사진등등 일상속의 사진찍기를 즐기고 있기에 사진에 관련된 책에 관심이 많았다.  국내에도 해외 유명 작가들의 사진전이 자주 열리기도 하고, 국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전시회도 크고 작게 이루어 지고 있는건 사진이 '작품'이기보다 우리곁에 가장 가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일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당신의 상상력을 넓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열심히 찾아본 수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사진을 찍어보자."  /p24

 

아름다운 빛, 색깔, 내용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지는 못한다.  /p64

 

여행은 우리에게 떠나 보낼것을 가르친다.  사실 여행 하나하나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가르치는 훈련장이다.  /p233

 

 

 

단순히 사진에 대한 구도나, 테크닉을 설명하는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사진에 대한 철학, 심상, 스토리, 삶 등을 이야기하듯 편하게 풀어가고 있다.  사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사진찍는 이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듯한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와 함께 실린 사진들은 한 권의 사진 에세이를 읽는듯한 느낌이었다.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학교인 Brooks Institute에서 학생들에게 강의 중이며 저명한 포토그래퍼이기도 한 저자는 사진작가라기보다 글을 쓰는 작가같다.  사진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며 찍는 대상을 바라보는 창의적인 시선과 느낌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카메라에 대한 불편만 해왔는데 나도 이런 생각을 하며 찍었던가?  그냥 사물을 카메라에 담는데만 급급했던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에 앞서 기본적인 장비의 준비와 사진을 찍고자하는 대상에 대한 준비,마음가짐도 필요하다는걸 배우게 됐다.  필름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많은 영상을 순식간에 담을 수 있지만 그 많은 자료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컷을 고르기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것이다.  그보다 원하는 한 컷을 위해서 찍기전에 상상을 해보고 구도를 잡아보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한건 비단 전문가뿐이 아니라 사진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필요한 자세일것 같다.   책은 세개의 큰 챕터로 구분되어 있고 하나의 단락이 끝날 때마다 워크숍 과제란을 만들어 두어 사진에 대해 더 연구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상세한 사이트와 자료, 방법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테크닉보다 창의적인 시선이나 도구나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사진이야기는 읽는동안 두근거리며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사진은 장비가 80%이상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생각해보면 여행지나 일상에서 찍은 사진들은 작은 똑딱이 카메라였고 그 역할을 충실히 왔는데 장비가 좋으면 물로 좋겠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카메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너무 내 개인적인 취향이나 관심사 위주로 사진을 찍었던건 아닐까?  어린시절 아빠가 우리 형제들을 기록으로 남겨주셨던 것처럼 나도 부모님 사진을 찍어드려야겠다.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주변의 팁들을 이용해 촬영하는 가이드를 비롯 사진찍는걸 즐기는 이들, 또는 전문적인 사진찍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 같은 책이었다.

 

 

우리는 뭔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싶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사진에 찍히는 대상도 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쉽게 잊어버린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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