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자유로워지기까지 - 스스로 만족하는 자유로운 삶을 향한 작은 용기
케이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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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답게자유로워지기까지


중고등학생 시절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학교에 진학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자교 로스쿨에 갔으며, 서른 살의 어린 나이에 변호사가 돼 대형 로펌에 입사하는 등 그야말로 (재수 없게 들릴 수는 있지만)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생이 레이스라면 내 인생은 아마 맨 앞쪽에서 뛰고 있는 선두 그룹이었으리라. 그렇다면 다음 관문은 당연히 대형 로펌에서 좋은 평판을 쌓아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하고 연봉을 계속해서 높이는 것이겠지. 하지만 모범생처럼, 경주마처럼 잘 따라가던 나는 어느 순간 마음이 공허해졌다. (···) '일류의 삶이 아니라 '유일'한 삶으로. 남들이 잘 닦아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 시작으로 나는 연봉 1억의 대형 로펌을 제 발로 뛰쳐나왔다. _prologue


치열한 경쟁 사회, 꽉 막힌 조직문화, 기계적인 사회생활....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 내 마음이 이끄는 방향을 찾아서


4년 차 대형 로펌 변호사, 연봉 세후 약 1억 원, 강남 한복판 시티뷰 사무실, 주말 포함 삼시 세끼 식비 지원, 휴대폰비 지원 등 복지제도, 2~3년 후 유학 보장 (학비 및 생활비 지원) 등 이 모든 걸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일류'의 삶이 아닌 '유일'한 삶을 살고자 대형 로펌을 퇴사한 저자 케이엠. 퇴사 후엔 청년백수, 소득 0원, 식비, 생활비 등 모아둔 돈에서 까먹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퇴사 당시 차마 이야기 하룻 없었던 솔직한 퇴사 이유를 실록을 썼던 사관과 같은 마음으로 써 내려간다.


바쁘고 열심히 살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엔 큰 구멍이 있는 것 같고,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의문을 갖지만 삶에 정답이 없음을, 인생이란 길고 긴 레이스를 시작하기 위해 이제 막 준비운동을 하는 사람들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가 살아온 시간순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어쩌면 인생이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닐까? 곁에서 보기엔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이 아님에도 그 모든 걸 뒤로하고 자신만의 삶을 살기로 선택한 저자의 선택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구나'의 삶이 아닌 '나만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저자의 글이기에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내가 살고 싶은 모양대로 살아갈 때,

우리는 힘을 들이지 않고도 힘을 갖게 된다."


내 삶의 싱크를 맞추고 싶었다. 예전에는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해야 하는 일을 시간에 맞춰 완수하는 것'에 병적으로 집착했고, 이를 다 완수하고 나면 그 안도감을 행복이라 착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유를 갖고 '해야 하는 일'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로 했다. 내 일과에서 해야 하는 일은 버리고 하고 싶은 일만 남겼다. 지금까지 해야 하는 일만 바라보며 바쁘게 살아왔던 삶과는 정반대로 살고자 다짐했다. _91~92p.


일상을 여행처럼 살다 보니 여행은 '행위'가 아니라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얼마든지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것이 넘쳐난다. (···)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비행기 표가 아니라 당연한 것을 색다르게 볼 수 있는 시선일 것이다. _109~110p.


#케이엠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추천 #직장인 #mz세대 #위로 #공감 #용기 #자존감 #요시고사진전 #요시고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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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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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패싱

 

클레어는 인종이나 그것이 어찌 되는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어쩌면 그녀는 같은 인종에 속한 어느 누구에게도 건강한 아니 최소한 진실한 애정을 품고 있지 않았다. (···) 클레어 켄드리는 자기 인종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거기 속할 뿐이었다._102~103p.

_

 

‘안정’은 그저 단어로만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행복, 사랑, 또는 그녀가 결코 알 수 없는 어떤 본능적인 기쁨 같은 것들을 희생한 뒤에야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변치 않기를 바라고 믿는 것은 다른 기쁨과는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 아이린이 한참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이해할 해 봐도 알 수도 결론을 내릴 수도 없었다. 그렇게 오래 찾아 헤맸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녀에게는 안정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바람직한 가치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다른 어떤 것을 위해서도, 또는 그것들을 다 준다 해도 그녀는 안정감과 바꾸지 않을 것이다. _216p.

 

패싱(passing) 백인 행세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 넬라 라슨은 검은 피부를 타고난 인종 차별에 일찍 눈뜨게 되었고 하얀 피부를 가진 흑인들이 백인 행세를 하는 이른바 '패싱'에 대한 두 여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백인피부를 지닌 흑인, 패싱은 아니지만 그 경계에서 자신의 삶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아이린은 성인이 되어 호텔 카페에서 클레어를 만나게 된다. 가난한 고아였던 클레어는 패싱에 성공한 듯한 백인의 삶을 사는듯했는데, 아이린과의 만남 이후, 부담스러울 만큼 집착해온다. 그녀와의 만남, 흑인들의 사교모임에 참여하고 싶어하고 너무 잦은 연락을 해오는 그런 클레어가 아이린은 불편하다. 철저히 패싱이 되어 자신의 과거와 핏줄을 감추고 살아가는 그녀의 삶이 위태로워 보인다고 느낀 건, 클레어의 남편을 만나고 더욱 선명해졌는데....

 

할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경계에 섰다면, 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책을 다 읽고 책표지의 질문을 다시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던 질문은 만약 나였다면? 경계를 넘는 사람이었을까? 경계에 서는 사람이었을까? 아이린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남편과 아이들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그리하여 이것이 행복이고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증명하듯 살아가는 아이린과 그녀의 삶을 조금씩 침범해오는 클레어를 이야기한다. 클레어는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을까? 흑인을 극혐하는 남편의 눈을 피해 자꾸만 아이린의 삶에 개입하고 싶어 하는 클레어의 외로움은 무엇이었을까? 패싱의 경계를 넘는 일을 왜 하지 않는지 이야기하는 초반과 다르게 클레어의 유난스러운 집착이 절절한 외로움으로 느껴지게 된다. 그런 클레어를 경계하는 아이린의 신경도 극도로 날카로워지며 후반으로 갈수록 첨예해지고, 남편과 클레어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의도대로 통제되지 않는 삶에 불안을 느끼게 된다. 백인 피부를 지닌 흑인 여성들의 위태로운 '정체성 넘나들기'는 2021년 선댄스 영화제 화제작이기도 한 『패싱』의 영상이 궁금해지는 원작으로 인종 정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성들의 주체적 행보는 100여 년이 지났지만 섬세하고 유혹적인 소설이다.

 

“… 왜냐하면 외로워, 너무 외로워서….. 다시 너와 함께 있고 싶어, 참을 수가 없어. 어떤 것을 이렇게까지 원했던 적은 없어. 난 인생에서 많은 것을 원했어…. 이 창백한 나의 삶에서 그 다른 삶, 한때 그것으로부터 기꺼이 자유로워지겠다고 생각했던 그 삶의 환한 그림을 내가 한 번도 떨쳐 버린 적이 없었다는 것을 너는 모를 거야…. 그것은 통증과도 같아. 절대로 멈추지 않는…” _18~19p.

 

우리는 패싱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용서하잖아요. 경멸하면서 동시에 감탄하고요. 묘한 혐오감을 느끼면서 패싱을 피하지만 그걸 보호하기도 하죠. _110p.

 

그녀가 가족들을 위해 그토록 훌륭하게 생활을 가꾸어 왔고 또 그것을 유지하려고 그렇게 애써 왔건만 이 모든 생활이 안전하게,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느낌은 한순간 사라져 버릴 수도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 이상하고 기막힌, 브라질로 떠나버리겠다는 브라이언의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지만 않았을 뿐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그것은 얼마나 그녀를 두렵게 하고, 그래, 분노하게 하는가! _112~113p.

 

#넬라라슨 #소설 #민음사 #소설추천 #영화원작 #원작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서노트 #문장필사 #라미 #라미만년필 #라미알스타코스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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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거 봤어? -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이자연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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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제그거봤어 ?

 

<어제 그거 봤어?>라는 제목은 콘텐츠 홍수 속에서 우리가 자주 하는 질문이다. 이렇게 멋진 걸 봤는지,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게 아직도 살아남은 걸 알고 있는지 당신에게 콕 집어 물어보려 한다. 동시에 수많은 이야깃거리 중 특정 콘텐츠를 우리 대화의 메인 화두로 꺼내겠다는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질문을 덧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혜로운 시청자로서 콘텐츠를 통해 당신의 역사와 주변 환경을 다시 점검하고 수정할 여지를 들여다보기 바랐다. _프롤로그

 

첫 시작 글인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 하이킥 시리즈에는 책상이 없다.라는 제목을 보고 갸우뚱했는데 글을 읽다 보니 당시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영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의도적이었을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가? 이렇듯 저자는 그동안 흘리듯 보아왔던 예능, 드라마, 다큐, 애니 29편을 골라 돋보기를 들이대었다.

 

1장 여전히 화면 안에 살아남은 것들

2장 잘 살고 싶은 마음이 퍼져나갈 때

3장 나는 이걸 사랑이라 부르고 싶어

4장 남성 중심 문화를 거부하는 여자들

 

저자는 지난 7년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AROUND>와 밀레니얼 주거문화 매거진 <디렉토리>에서 콘텐츠 에디터, 여성 생활 미디어 <Pinch>에서 대중문화비평 'TV언박싱'을 연재, 현재 <한겨레신문>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속 MZ 세대 여성들의 문화현상을 사회적으로 분석하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읽었지만, 모르는 영상에 대해서 읽으면서는 크게 공감되지 않았고, 자신이 보았던 영상부터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꼭지의 글이 끝날 때마다 '다음의 물음표'라는 질문을 만날 수 있어 글을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져볼 수 있다. 단순히 흥미로만 생각했던 영상들에 의도치 않았거나, 어쩌면 의도했을 장치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던 <어제 그거 봤어?>는 영상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글이다. 사라져 버린 TV 속 여자들의 이야기, "진짜 변화는 이야기가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모든 가구를 한 곳에 둘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왜 책상이 없는지'보다, '왜 화장대가 책상보다 우위를 차지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연출의 세계에서 인물의 성격으로든 서사의 개연성으로든 있어야 할 게 사라졌으니 이유를 찾아야 했다. 담은 아주 명료하다. 화장대의 기능을 떠올려 보면, 여자라면 당연히 꾸미길 좋아할 거라는 믿음이나 혹은 그래야 한다는 통념이 서사적 논리를 뛰어넘어 TV 안에 살아남은 것이다. 인물의 배경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여성의 특성'일 것이라고 뭉뚱그린 게으른 판단으로 말이다. 책상의 부재는 단순히 가구 한 점 모자란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습, 사유, 성장, 발전, 상상 등 이토록 많은 단어가 책상에 담겨 있다. _021p. #시트콤하이킥시리즈

 

<짱구는 못 말려>시리즈에서 짱구와 절대적으로 더 긴 시간을 보내는 건 엄마 미선인데, 그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빠 형만뿐이라니, 게다가 미선은 왜 자신의 자아를 되찾는데 형만의 냄새를 빌려야 했던 걸까? 미선의 이야기가 완전히 배제되고 삭제되었다. (···) 애니메이션에서조차 조명해 주지 않는 주부의 삶을 보니, 우리 주변에 다음으로 미뤄지고 배제되고, 지워지는 여자들이 그제야 주마등처럼 스친다. _50~51p. #짱구는못말려

 

나는 어떨 땐 미성년자의 그늘을 못 벗어나다가 또 어떨 땐 어엿한 성인이 되어야 했다. 엄마의 구미에 맞추느라 혼란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인생의 선택권은 내가 아닌 엄마 손에 있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분노가 자랐다. 결정도 후회도 만족도 모두 내 것이 아니었다. _ 124p. #안녕드라큘라

 

#이자연 #에세이 #에세이추천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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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김옥선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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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협찬 #설레는건많을수록좋아


아빠는 행복하게 살다 갔을까? 후회하진 않을까?

살아생전 아빠는 늘 나중에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오빠 군대 제대하고, 내가 대학에 가고, 너희들이 결혼하면, 나중에 정년 퇴임하면, 손주들 안으면, 나중에 준비가 다 되면, 나중에. 나중은 없고 완벽한 준비란 없다. 그저 미완성된 오늘이 반복될 뿐이다. 식탁에 놓인 아빠의 안경을 보면서 내 삶의 방향을 정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고. _ #prologue


제약이 많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던 이십 대 초반,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더티와 그래쓰는 훌쩍 떠났던 여행으로 자신들이 정말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 열심히 일했지만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했고, 훌쩍 떠났던 여행지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다음에, 나중에 하며 미루기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을 보며 '지금의 삶'을 행복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자고 생각한 그녀들의 여행은 매 순간이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의 친절, 아름답게만 보였던 사진 속 여행지의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그렇게 몇 년을 신나게 유튜버 여행자들로 활동하다 번아웃이 왔다. "내가 왜 여행을 가야 하지?" 엎어진 김에 쉬어가라 했던가? 그즈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유튜버 '여락이들'로 활동 중이기도 한 이들의 영상을 책을 다 읽고서야 찾아보게 되었는데, 어쩜! 책을 읽을 때의 느낌과 다르지 않아서 활자들이 영상으로 살아움직이는 느낌였달까? 올여름 유독 뜨거웠던 그들의 여행이야기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를 읽으며 여권을 준비 중인 그들의 최신 영상을 보며 '곧 새로운 여행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수 있겠는걸?'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요즘, 이렇게 책으로나마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가 있어 고맙고 감사한 계절, 여행에 목마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통통 튀는 여행 에세이다.


여전히 부족한 우리는 여행을 통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_100p.


"기사님은 돈을 버는 이유가 뭐예요?"

갠지스강 근교에 도착해서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기사님을 보니 나도 모르게 이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실례가 되는 질문인 것 같아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생각하지도 못한 대답을 들었다.

"나의 좋은 죽음을 위해서." _139p.


누구나 완벽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건 편하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어떤 상황에 불만이 생기면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 게 더 좋은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넘기려고 한다. 그러면 마음이 자유로워진다. 자유로움은 파리가 가진 가장 큰 예술성이자 에펠탑의 상징이다. _170p.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렸다. 나도 내가 왜 여행을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매번 이유를 그럴싸하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모르겠다. 현실이 너무 싫어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 22살의 나로 돌아가 그토록 힘들어하던 주방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_284p.


"나는 불편한 게 좋아."

"불편한 게 왜 좋아요?"

"안 불편하려면 무조건 해내야 하잖아. 그것도 빨리."

(···) 그래. 나는 그래서 여행이 좋았다. 여행지가 좋은 게 아니라, 여행지에서 겪는 모든 과정이 좋았다. _294~295p.


#여락이들 #김옥선 #여행에세이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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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 - 버닝썬 226일 취재 기록
이문현 지음, 박윤수 감수 / 포르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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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지금이목소리를듣는것이우리의정의다

#버닝썬226일취재기록 #이문현


우리가 기억하는 '버닝썬'은 어떤 사건인가? 클럽에서 일어난 단순 폭행 사건? 하룻밤 술값으로 수천만 원씩 쓰는 VIP들의 이야기? 아니면 연예인의 성매매·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진 지도 오래다. 대중의 관심이 잦아들자 언론은 가장 먼저 시선을 돌렸고, 경찰과 검찰, 그리고 정부도 이 사건에서 슬그머니 발을 뺐다. (···) 성범죄를 막기 위해 발의되었던 '약물 성범죄 처벌 개정안'도 결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그들이 원하는 세상이, 다시 왔다.

(···)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피해자였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물어야 한다.

"왜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습니까?" _프롤로그


2019년, 버닝썬에 분노했던 국민과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사건들을 보며 이번엔 뭔가 다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 유흥업소에서 벌어진 단순 폭행 사건인 줄 알았는데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던 마약, 약물 성범죄, 미성년자 출입, 탈세, 경찰 유착 의혹 등 하루가 다르게 보도되는 소식에 기대했다. 이번엔 다르겠구나.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건 선해 보였던 연예인이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고,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가 너무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음에도 '약물 성범죄 처벌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왜?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을까?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여세를 몰아 추적하고 몰아갔다면 사건의 주요인물들을 처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의도적으로 피한 것일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잊혀 그저 그렇게 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이문현 기자가 기록한 사건 기록 일지 형식의 글은 2018년 12월 28일 김상교 폭행 사건으로 발단이 되기 시작해 2019년 8월 10일까지, 226일 동안 취재기록이자 반성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을까? 사건이 벌어졌고, 증거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왜 묻히고 의혹을 받던 전직 경찰은 무죄 선고를 받고, 중요한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었을까? 흥미로 관심을 가졌다가 조용히 묻혀버린 건 우리의 잘못일 것이다. 사건이 벌어지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어딘가에선 제2, 제3의 버닝썬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 않을까? 끝까지 그들이 처벌받는지, 지켜보고 소리 내었어야 했다. 우리의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과연 안전할까? 버닝썬 게이트는 아직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조사 다 했어, 문제없어."

(···) 버닝썬 취재도 이렇게 시작됐다. 경찰은 모든 것을 부정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확인을 해준 것만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의 기사를 거짓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들의 오만한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취재를 이어갔다. 이 사건의 핵심은 송진원의 무차별적인 폭행이 아니었다. 폭행 사건 이후 벌어진 경찰의 정당하지 않은 공권력 집행과 그 이유, 그리고 경찰의 '독직폭행'의혹이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질이었다. _86~87p.


1998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GHB는 2001년 마약류로 등재됐지만, 수사기관은 20년째 GHB 범죄, 정확히 말하면 'GHB 사용 의심 범죄'에 대해 손을 놔버렸다._151p.


하루 30만 원 매출을 올리는 찌개 집 사장님에게는 엄격하게 적용하는 법이, 왜 클럽에는 느슨했을까. _183p.


#박윤수 감수 #인문 #사회정치 #포르체 #버닝썬게이트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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