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 비울수록 애틋한 미니멀 부부 라이프
에린남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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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하나보다가벼운둘이되었습니다


사랑이나 행복 같은 내가 아는 대부분의 따뜻한 것들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사라지고 쉽게 놓쳐버리게 된다. (···) 내가 받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다른 누군가에게 되돌려 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내가 선택한 한 사람과 우리의 관계를 지켜내기 위해, 계속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사랑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것들이 보인다. 나는 우리의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매일 배운다. _248p.


결혼 후 호주에 살게 된 저자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남편을 대신해 서툰 솜씨로 가정을 꾸려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는 집안일은 점점 스트레스가 되었고 어느 날, 미니멀리스트의 영상을 보고 집안을 비우기로 결심하게 된다.


생각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은 많지 않았고, 소장하고 있지만 '언젠가 필요하겠지'라는 생각에 묵힌 물건들이 너무도 많았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두고 충분한 생각의 시간을 갖고 비우기 시작한 부부는 미니멀리즘의 단순함과 청결함에 반하게 된다. 결혼 후 호주에서 3년, 한국으로 돌아와 적응하며 살아가는 시간은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비우며 개개인의 삶이 '우리'가 되는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우면 비울수록 살림하는데 품이 들지 않고 공간을 비운만큼 마음의 여유가 조금씩 생겼다. 이들의 비우기는 부부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되는데 혼자인 삶에서,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무작정 비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생각하고 적응하고 나에게 맞는 방향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과 관계,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에린남의 에세이는 많이 갖기보다, 비움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다.


우리는 몇만 원을 쓰는 일에 열을 올리며 여러 날을 보낸다. 우리가 사용할 물건을 선택하는 일이기에 언제나 성심성의껏 고민한다. 물건을 들이거나 돈을 쓸 때 서로 의논하는 일이 익숙하고 당연하다. 물건을 자주 사는 사람들이었다면 이 과정이 귀찮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가끔씩 찾아오는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릴 게 아니라 이왕이면 잘 사용하고 싶기 때문에 시간을 들인다. _99p.


혼자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자리를 비켜주고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누군가는 방에서, 누군가는 거실에서 필요한 만큼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결혼했더라도 우리 둘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또한 혼자 있더라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의 결혼 생활은 오히려 단순해질 수 있다. _194p.


#에세이 #에린남 #미니멀리즘 #일상미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 #미니멀라이프 #부부스타그램 #신간 #신혼부부 #책 #집안일이귀찮아서미니멀리스트가되기로했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수집가8기 #arte #책수집가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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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3분 철학 2 : 서양 중세·근대 철학편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2
김재훈.서정욱 지음 / 카시오페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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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3분철학

 

중세와 근대철학은 철학사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소위 '문화의 암흑기'라고 불리는 중세 시대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신앙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합리성과 논리, 이성보다 믿음이 더 높이 평가되던 시대였죠. 이 기나긴 중세 시대를 지나 르네상스에서 근대의 여명까지 철학은 격렬한 전복의 시대를 경험하게 됩니다. (···) 중세와 근대 서양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은, 곧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뿐만 아니라 왜 세계가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지를 보다 쉽게 조망할 수 있게 되죠.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의 상식을 좀 더 쉽게 습득할 수 있고, 다양한 시각에서 현대의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죠. _PROLOGUE

 

만화로 보는 3분 철학이라니, 라면 한 개 끓이고, 3분 카페를 데우고, 노래 한 곡 정도 들을 수 있는 시간에 한 챕터 분량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면? 철학은 지혜의 학문이라고 한다. 필로소피 Philosophy 지혜를 뜻하는 소피아 Sophia 와 사랑한다는 뜻의 필리아 Philia가 합쳐진 단어로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라는 의미를 가진 철학. 우리는 왜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 학문을 알아야 하는 걸까?

 

철학은 당장의 쓸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힘든 일이 닥쳤을 때 다른 관점과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는 슬기로운 길을 알아가기에 적합한 '태도의 학문'이라고 한다. 분명 그런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으면, 안내자가 있었으면, 조언자가 있었으면 하는 때가.. 그런 역할을 철학이 해줄 수 있다면 어렵더라도, 한 번쯤 (아니 몇 번이라도) 도전해 보고 싶지 않은가? 철학... 조금 더 쉽게, 재미있게 철학을 배울 수 있다면 참 좋겠는데...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로크, 라이프니츠, 흄, 루소, 칸트, 헤겔 등 철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 책의 주인공 '경자 씨'를 서양 중세·근대의 세계로 차근차근 안내하며 근대철학의 기초와 철학자들의 존재와 인식에 관한 문제들까지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서양 근대 철학도 곧 출간된다고 하니 시리즈로 갖춰놓고 짧은 시간 집중해 읽어봐도 좋을 책인듯하다.

 

#만화로보는3분철학 #김재훈 글,그림 #서정욱 글 #카시오페아 #인문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서양철학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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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세트 - 전2권
강미강 지음 / 청어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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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들을 읽는 짬짬이 읽으려고 시작했던 책이,

다른 책들을 다 접어두고 매달려 읽는 책이 되었다.

날밤 새다 싶이 읽게 하는 매력...

 

임금으로 키워져 임금으로 밖에 살 수 없었던 남자와 가늘고 길게 가능한 조용히 살고 싶었던 궁녀.

왕의 눈에 들면서 뜻하지 않은 인생을 살게 되었지만 자신을 사랑한다는 왕이 싫지 않았고

자신만을 바라봐 주는 한 남자이자, 아이들의 아빠일 수 없고, 엄마일 수 없는 삶이

함께 지냈던 친구의 죽음 앞에서도 온전하게 슬퍼할 수 없고

가족이 자신으로 인해 불편한 삶을 감내해야 하는 것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었던 시대,

왕으로 태어나 왕으로 살았던 이의 사랑은 참으로 엄격하고 혹독해서 차라리 여느 왕들처럼 그렇게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살지 그랬냐...라고 말하고 싶었다. 덕임이 마지막 가는길에 왕에게 남기는 유언이 그렇게 구구절절 꽂힐수가...

 

역사 로맨스는 맞지만 꽤 묵직하고

조금 발랄한가 싶으면 사건들이 터지고,

이러다 꽁냥꽁냥도 좀 나오겠지 하면 다시 묵직해지지만

마지막 권에서 폭풍오열하고는 가볍지 않아 좋은 글이었다고...

언제고 다시 한번 꺼내 읽을 글로 킵!

작가님 다른 글 또 써주세요~

 

드라마 방영이 시작되고 다시 읽은 소설,

왕의 여자라 단정 지어진 궁녀의 삶,

이토록 주체적으로 깨인 여성이라니..

궁녀로 일하며 동무들과 즐겁게 살았던 삶이 발랄했다면 왕의 사랑을(?) 받으며 힘들고 아팠던 덕임의 삶이 아프고 또 아팠다. 덕임이 떠나고 홀로 남은 왕의 삶 또한 참 아파 보여서 마음이 가는 소설.

드라마 정주행전 정독해 보는 것도 추천!

 

2018년 읽고, 2021년 재독

 

"그게 그렇게까지 대단한 걸까?"

"뭐가?"

"승은을 입는 거 말이야."

덕임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죽을 때까지 임금님 총애에만 기대야 하잖아. 말이야 좋지만 결국엔 자기 인생을 남의 손에 쥐여 주는 빛깔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걸." _2권

 

늙은 왕이 아직까지도 먼저 떠난 후궁을 그리워하며 그녀의 사당을 자주 찾는다는 소문을 들으면 내심 마음이 찜찜했다. 임금께서 의열궁을 얼마나 총애했는지 아느냐며 칭송하는 소릴 듣노라면 꼭 한 가지 부조리한 의문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임금님은 날 좋아해도, 난 임금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과연 의열궁도 왕을 사랑했을까?

후궁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누가 더 예쁨 받았나를 따지는 사람은 많아도, 그 후궁들은 과연 왕을 사랑했을까 의문을 품는 것은 금기시되었다. 왕의 손짓 하나면 주저 없이 옷고름을 풀어야 하는 시절이 과연 계집은 반드시 왕을 사랑해야 한다는 전제를 정당케 할 수 있을까? 임금이 내린 향기로운 옥석 첩지는 후궁의 머리를 짓누르던 한낱 돌덩이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서글픈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이다. _2권

 

"..... 너는 내 사람이 되고 싶으냐?"

전혀 통하지 않았다. 원점으로 돌아왔다.

"소인은 그저 스스로의 사람으로 살고 싶사옵니다." _2권

 

왕은 비로소 그녀가 왜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를 헤아렸다. 임금은 평범한 사내처럼 여자를 사랑할 수 없다. 아끼는 마음이 간곡할수록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너무 높이 기어오르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지쳐서 떠나가도록 놓아주어서도 안 된다. 필요한 만큼 써먹고 가차 없이 버릴 준비를 늘 해야 한다. 임금은 여자를 그렇게 사랑해야 한다. _4권

 

"난 너를 힘들게 할 테고, 네 속을 상하게 만들 거다. 때문에 영영 네 마음은 얻지 못할지도 모르지. 접때 네 말이 맞다. 난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될 순 없어. 되고 싶지도 않고." _5권

 

"정년 신첩을 아끼셨사옵니까?"

"그렇다니까."

"하면 다음 생에선 알은체도 마소서."

그녀는 또다시 그의 애정을 무참히 밀어냈다.

"사소한 소망이 꽤 있었사옵니다. 나 하나만 최우선으로 여기는 지아비를 만나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어미라는 말을 가르치고, 거리낌 없이 아이 이름을 부르고, 외숙부들로부터 말 타는 법도 배우게 하고.... 하지만 전하 곁에서는 하나도 이룰 수 없었나이다."

울긋불긋한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임금이신 게 좋다고 하셨으니 그저 좋은 임금으로 사소서. 신첩은 평범한 계집으로 살겠나이다. 진실로 신첩을 아끼신다면, 다음 생에 선 알아보시더라도 모른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소서." _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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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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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나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아이가 제 영혼을 잃어버렸었지요. 누구보다 순종적인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아이 모두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커녕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까웠죠. 하지만 너무 잘 벼린 칼날은 스치기만 해도 위험합니다. 두 영혼 모두 날카롭게 날이 서 있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네요._193p.


몸을 빠져나온 영혼이라니! 몸을 빠져나온 영혼들이 일주일 안에 다시 '나'로 돌아가지 못하면 영혼을 사냥하는 선령들에 의해 영혼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와! 뭐지? 죽어야 저승사자가 영혼을 데려간다는 설정은 익히 영화에서 많이 봐왔는데, 몸을 튀어나온 영혼이라니! 같은 공간에 있었던 두 아이의 성향은 전혀 달랐다. 나를 위해 살지 못했던 두 아이는 자신의 몸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혼이 없어~'라는 말을 참 많이 써왔는데, 소설의 소재가 조금 독특하면서도 두 아이가 자신의 육체와 떨어져 영혼으로 자신들이 살아왔던 삶을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영혼은 왜 나의 몸으로부터 뛰쳐나온 것일까?'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일주일의 시간. 영혼으로 바라본 육체의 삶은 자신의 삶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자신을 보며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나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저 막연하고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책의 마지막 장에 다다를 즈음 이 아이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영혼이 빠져나온 저 몸은 과연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나? 다른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그렇게 영혼으로 남아 버린 나는 과연 죽은 것일까? _11~12p.


"너 튕겨 나온 거 아니야. 네가 놔 버린 거지."

내가 놔 버렸다고? 영혼을 놓아 버렸다니, 내가 왜? _49p.


"영혼으로 남은 나는..... 정말 불안 덩어리일까요?"

선령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실 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육체가 영혼을 거부한다는 말은 어쩌면 내가 스스로를 외면한다는 뜻일 테니까. _59p.


나는 지금껏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왔을까? 세상 누구보다 나를 잘 안다 믿었는데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지도 몰랐다. 열여덟 한수리가 누구인지, 무엇이 그 아이를 가장 힘들게 하는지 말이다. _119p.


#이희영 #창비 #소설 #소설Y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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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한, 가 -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전하는 소박하고 성실한 일상의 기록
무과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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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게 괜스레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창가로 들이치는 따스한 햇살이, 직접 고른 건강한 재료로 차려낸 소박한 한 끼가. 이따금 허해지는 마음을 채워주는 건 정신없이 사느라 놓치고 있었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다. _본문 중

_

"오늘도 바삐 흐르는 도심 속, 집이라는 아늑한 보금자리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며 살아간다.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닌 곁에 있는 평범함 속에 숨겨진 행복을 길어 올리면서. 당신에게도 잘 먹는 삶, 건강한 삶, 안녕한 삶이 깃들기를 바라며 지난 4년간의 일상 기록을 꺼내본다." _프롤로그에서

 

독립출판 <무과수의 기록>시리즈, <집다운 집>을 펴낸 무과수 작가. 에어비앤비 공식 블로그를 운영하던 때에는 떠도는 삶에 대해, 오늘의집 에디터로 일하면서는 머무는 삶에 대해 고찰하며 주거에 관한 생각을 자신만의 콘텐츠로 풀어내고 있다고 한다. 책표지의 글처럼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전하는 소박하고 성실한 일상의 기록'은 여름/ 가을/ 겨울/ 봄 순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순서대로 읽어도 아무 페이지나 시작해도 좋은 책이다.

 

이사준비에 매장일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일주일이 한 달이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2021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무엇으로부터 라도 위안을 받고 싶을 때 에세이를 찾게 된다. 인스타그램에서 봐두었던 책을 가을에 꼭 읽게다고 구입했고,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아 '아!'라는 마음에 매일 잠들기 전 몇 페이지씩 아껴 읽었던 무과수 작가의 「안녕한, 가」. 매번 이 책의 띠지를 읽을 때마다 울컥! 오롯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마음으로부터 안녕을 건네오는 책이다. 아마도 올 겨우내 끼고 있을 책이 될 것만 같다.

 

날이 선 마음이 요즘 나를 힘들게 한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아야 한다'라고 스스로를 옭아매서 그런지 더욱 견디기 힘들어진다. 마음을 다독이며 '괜찮아질 거야'가 아닌 '그냥 그런 거야'라고 인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_031p. #인정

 

요즘은 꽉 차 있다가도 조금 공허한데

우울은 아니고 조금 깊어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_099p. #마음

 

짙어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어쩌면 가을처럼 익어가고 싶었던 것일지도. 매번 스치듯 아등바등 열심히 살았는데, 적어도 개인의 삶은 지금보다 더 비효율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불편을 감수할 줄도 알고 타인을 더 이해하고 감정을 소모할 줄도 아는.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불필요하다고 치부되는 것을 더 잔뜩 껴안으며 살고 싶다. _207p. #짙어지는시간

 

낭만과 기다림이 사라진 시대.

무엇을 기다리고 무엇에 설레는가. _265p. #질문

 

#안녕한가 #무과수 #위즈덤하우스 #에세이 #에세이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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