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이호정(하오팅캘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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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하오팅캘리의슬기로운기록생활


당신이 기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귀찮고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무엇 하나라도 노트에 남겨둔다면 좋았던 순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을 기록으로 붙잡아 간직할 수 있다. 그 순간의 멈춤 덕에 좋았던 순간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게 된다. 아, 나는 그래서 기록을 하고, 또 꾸준히 할 수 있었구나 싶었다. _프롤로그


2022년이 시작되고 많은 이들이 새 다이어리, 새 노트에 기록을 시작했을 것이다. 빼곡히 채워지는 것으로 시작하는 기록은 뒤로 갈수록 빈 공간이 많아지고 가을 즈음이 되면 텅텅 비어있는 일정이나 공간들을 확인하게 된다. 상반기엔 바빴는데, 하반기엔 대충 살았던 건가? 싶으면 그런 건 또 아닌데... 기록이 습관이 되지 않다 보니 무엇을 기록으로 남겨야 할지 망설이다가 페이지를 덮어버리게 되곤 한다. 기록을 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어떤 일상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을까?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익숙한 하오팅캘리님의 신간 <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 생활> 출간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살짝! 일상을 기록하고 수집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저자는 '기록'을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을까?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 노트는? 필기도구는? 다꾸는 어떻게 하는 거지? 때론 한 페이지가 모자라도록 기록할 거리가 많은 날도 있지만, 오늘 하루 난 무엇을 했는지, 매일 거의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 도통 적을 거리가 없는 같은 날도 있다. 날씨는 어땠고, 무엇을 먹었고, 어딜 갔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등등 저자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꾸준히 적어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해낼 수 있다는 힘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편이라면 흥미로운 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 책이다. (저자의 깨알팁이 가득!!)


'나중'은 없다. 기록은 '지금, 당장'이어야 한다. _64p.


지속적인 기록이 가능하려면 쓰는 방식이 번거롭거나 어렵지 않아야 한다. 너무 공들이지 않아야 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쓸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완전함과 완벽함에 조금은 무뎌질 필요가 있다. _75p.


'기록'이라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면요?

내가 온전히 '나'일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이자 존재. _191p.


#책수집가 #이호정 #하오팅캘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21세기북스 #아르테 #arte #책수집가7기 #에세이 #기록 #캘리 #캘리그라피 #문구스타그램 #다꾸스타그램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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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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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얼마나이상하든


가끔 누군가의 슬픔과 상실을 들어주고 싶을 때가 있다. 고통과 고독을, 실패와 불안을 알고 싶어질 때가 있다.

(···) 웃는 이유가 아닌, 우는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람에게 닿는 일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생의 이치가 그러함에도 모두 다 그 자리에 있어주면 좋겠다.

어떤 이는 당신이 있기에 살아간다.

당신은 또 다른 누군가가 있기에 살아가고, 어쩌면 그 또 다른 누군가는 내가 있기에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_작가의 말


평범한 삶이란 무엇일까?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로 강박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정해진'. 그녀의 주변엔 그녀만큼이나 어디 하나쯤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 잠들지 못해서 '불면증 편의점'을 확장해가는 사장, 외출이 싫어 배달을 달고 사는 게으른 극작가, 수녀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동갑내기 배우 지망생, 라면과 김치가 좋아 한국에 눌러 앉았다고 하지만 실상은 비행기를 타지 못해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영국인, 우체통을 지키기 위해 매일 같이 편지를 넣는 초등학생, 연예인만큼이나 예쁜 맞은편 집의 행운의 여신, 과거를 회상하며 편의점으로 담배와 맥주를 사러 오는 꽃할매만으로도 충분히 이상한 주변인데 이제 형체 모를 무언가도 그녀에게 말을 걸어온다.


정해진 '해바라기 해'자를 쓰는 스무 살의 해진과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는 끊임없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측은한 마음을 갖고, 도울 수 없더라도 들어주는 마음이라도 갖는 것이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잔잔하게 보여주는듯했다. 또래의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많이 뒤처진 것 같은 해진과 동갑내기 승리는 '그럼에도'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찾은듯한 열릴 결말은 너무도 좋았달까? 불안한데 이상하고, 그런데도 묘하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는 그들의 삶게 꼽사리 끼고 싶을 만큼 따숩고 참 좋았다.

그러니 혹시 길을 가다 그와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도망가지 말고 이렇게 물어봐 주면 좋겠다. 얼마나 이상하든.

"저도 심심하고 쓸쓸해서 그러는데, 저랑 놀아줄래요?"_284p.


몇 년 후에 우리 또래의 인생은 크게 보자면 공무원과 비공무원으로 나뉠 것이다. 그 선택에 따라 어떤 어른으로 살지 정해질 테고, 그리고 그 선택은 다시 내가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이며, 어떻게 늙어가고 어떤 식으로 죽어갈 것인지까지 간섭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종종 경우의 수를 다 살아볼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만 하는 단 하나의 인생이 얄궂게 느껴지곤 했다. 치사하게 연습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삶이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삶에 완벽한 준비라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완벽한 준비를 마칠 수 있다면 그게 어떻게 시작이고 과정일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건 끝과 죽음밖에 없었다. 그러니 지금 우리의 시작이 서툴고 불안한 건 너무나 당연했다. _50p.


그러고 보면 우리 또래는 모두 비슷비슷한 고민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비등한 실패 뒤에 우리는 비등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게 될지도 몰랐다. 그런 우리에게는 아직 인내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인고의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찰흙 덩어리 같은 현재의 삶은 언젠가 무슨 '모양'이 되어갈 터였다. 다른 무늬와 다른 형태로, 다른 크기와 다른 몫으로. 다만, 실패를 거듭하면서 그게 내일이기를 그리고 또 내일이기를 기다리는 것만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게 막막하고 초조할 뿐이었다. _79p.


생각해 보면 "그 나이는 모두 그럴 나이야"라는 말처럼 부당하고 폭력적인 건 없었다. 왜 모든 실패와 좌절은 우리 차지가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 실패란 녀석은 젊음과 청춘을 너무 호구로 보는 게 문제였다. _155p.


나는 생각했다. 쉽게 돈을 벌고, 아무런 성장통도 겪지 않고 성장을 하고, 시행착오와 반성, 후회 없이 어른이 된다면 우리는 어른의 세계를 너무 만만하게 보게 될지 모른다고.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좌절하다가 고통과 고독 속에서, 혹은 상처와 슬픔 속에서 삶의 본질을 깨달아갈 것이다. (···) 중요한 것은 '언제 어른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느냐'인 것 같았다. _268~269p.


#김희진 #자모단3기 #자모단 #자음과모음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 #소설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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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 끝나지 않은 마음 성장기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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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내가잘지내면좋겠어요

 

대충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 것 같지만, 나름 계획 있는 책 읽기를 하고 있다. 한 달이라는 기간, 그 기간을 일주일 단위로 나누고 일주일 안에서도 며칠간의 기간을 몇 권의 책을 어떤 식으로 읽을지 대략적인 계획이 늘 머릿속에 있다고 할까? 이렇게 말하면 워낙 거창한 것 같지만, 대략 이렇다. 한 달의 시작을 어떤 책으로 할지, 마지막 즈음엔 어떤 책으로 마무리를 할지, 서평단 활동 외에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어느 정도 읽을지, 거창해 보이지만 손에 잡히는 대로 읽고 재미있으면 거의 날을 새며 읽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책은 며칠, 몇 주를 들고 있기도 하는 편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책으로 <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를 선택한 건, 지난 몇 년간 개인적인 일상이 거의 없이 일에만 빠져 있던 내가 조금은 뾰족하고 강퍅해지는 성격으로 변화해가는 걸 느끼곤 했던 터라, 나를 위한 오롯하게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글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사소하지만 전혀 사소하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삶을 꾸려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어쩌면 오늘을,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며 생각해 봐야 할 우리의 이야기가 아닐까? 타인을 배려하는 말과 생각은 잘 하지만 과연 나에게도 그렇게 하며 살아왔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글은 '자신의 안녕을' 2022년 한 해는 무엇보다 나를 위한 한 해를 시작하기를 생각하게 되는 글이었다. 가볍고 산뜻하게 올 한 해도 잘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선물 같은 글, 한 해를 시작했지만 막연한 기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제멋대로 살고 있다고 해서 나를 방관한 것은 아니다. 나는 나에게 소홀하지 않았고, 내가 잘 되기를 누구보다 바라며 자신에게 성실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예민해진다. 오히려 제멋대로 살기 위해 지금 더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_088p.

 

일상을 돌보는 일은 대체로 당연하고 익숙하며 사소하다. 분명 사소하지만 내 삶에서 그 소소한 일상을 지켜내는 것은 절대 사소하지 않다. 집안을 정돈하는 것부터 의식주를 위해 오늘과 내일, 이번 주, 이번 달을 계획하는 일, 생활비 내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일, 사용하지 않을 물건을 정리하거나 채워야 할 물건을 검토하는 일은 분명 나에게 충분히 쓸모가 있다. _146p.

 

나는 내 삶에서 능숙하다. 이렇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안다. 생각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갈지를 안다. 물론 여전히 후회하고 실수할 때가 있지만 전보다는 많이 줄었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감정도 잘 다스릴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알고 있다. 내 인생에서 세련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삼십 대에 얻은 쾌거 중 하나다. (···) 나이와 맞바꾸어 얻게 되는 귀중한 것들이 있다. 그것들을 천천히 하나씩 찾아내고 있어 다행이다. 마흔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귀중한 것을 찾아내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사십 대도 좋다고. 오십 대도 좋다고. 계속 살아봐야겠다. _231~233p.

 

#에린남 #상상출판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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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재영 책수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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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수선가는 기술자다. 그러면서 동시에 관찰자이자 수집가다. 나는 책이 가진 시간의 흔적을, 추억의 농도를, 파손의 형태를 꼼꼼히 관찰하고 그 모습들을 모은다. 책을 수선한다는 건 그 책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런 모습들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_프롤로그

 

수선하고 싶은 한 권의 책이 있으신가요?

 

얼마 전 제목만 보고 구입했던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은 세월의 흔적을 입은 책에게 제 모습을 찾아주고, 때론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시키는 책 수선가 '재영 책수선'의 에세이다. 올해로 8년째 책 수선을 하며 리디 셀렉트에 2020년 9월부터 2021년 5월에 연재했던 글 스물한 편과 새로 쓴 아홉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책을 읽지 않는 요즘이라, 흔하다면 흔할 수 있는 책이지만, 자신만의 시간이 담긴 책은 종이로 된 것들은 어쩌면 그 '시간과 추억'들 때문에 더욱 소중할 것이다. 어린 시절 낙서를 해가며 읽던 세월의 흔적을 입어 헤져가던 동화책, 성장해가며 읽던 백과사전들, 그 책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분명 아끼는 책들이 있었는데...

 

고교 시절부터 용돈으로 동네 서점에서 책을 직접 구입하기 시작하면서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 애착 도서가 내게도 몇 권이 있다. 세월의 흐름을 입은 책들, 소중하고 추억을 함께한 책 몇 권을 소장하고 있다. 펼쳐보면 더 뜯어질 것 같아, 이사하면서도 제일 먼저 챙기고, 이사하고 나면 무사한지를 확인하면서도 책을 '수선'해야겠다는 생각은 못 해봤는데... 낡은 지금의 모습도 좋아서 아직은 더 가지고 있을 예정이지만, '책수선'이라는 직업과 책 수선가가 만난 책이 다시 탄생하는 과정은 단순히 물리적인 과정만이 아닌 책에 담긴 추억과 삶을 이해하고 꼼꼼하게 재탄생시키는 사려 깊은 모습이 몽글하고 따스하게 다가오는 글이다. 반전은 저자가 자신이 읽는 책을 대하는 이야기!! 놀랍고 또 놀라울 것이다!! (이 책도 양장 윗부분이 까진 채로 왔지만 이 또한 추억일 테니 잘 놓아두려고 한다.) 재영 책수선가의 #오늘의책수선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찢어지고 더러워지고 망가졌던 부분들을 다시 튼튼하게 만들고 반듯한 표지를 새로 입히는 것에서만 그치는 책 수선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더하고 이야기해 보는 것, 책 수선가로서 욕심이 나는 바로 그 부분에 대해 한 번쯤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책 수선은 기본적으로 기술로 이뤄지는 분야라 결과물이 그 안에서만 평가될 때가 많다. 특히나 도서관 내 책 보존 연구실에서 장서들을 대상으로 일을 할 땐 기술력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얼마나 정교하고 좋은 보존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주 중요한 능력이니까. (···) 책을 고치는 일이지만 '수선'이라는 단어에만 갇히지 말자는 것. 수선이라는 '기술'에만 갇히거나 책을 다시 튼튼하게 고쳐내는 일에만 그치지 말고, 책 수선을 통해 책과 어울리는 다양한 마음과 의미를 담고 또 이야기해야겠다고,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더욱더 다짐하게 된다. _265~266p.

 

어쩌면 평생 접해보지 못했을 귀한 책들을 책에 진심인 의뢰인들 덕분에 나는 이렇게 매번 쉬이 가까이서 만난다. 어디 그뿐인가? 심지어 구석구석 뜯어보고 들여다보고 맘껏 만지고 넘겨볼 수도 있는걸. 나는 책 수선가이기에 누릴 수 있는 이 즐거움이 내 삶에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 종이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책 수선가는 점점 더 많아져서 훨씬 더 많은 책들이 오랫동안 튼튼한 기억을 가질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렇게 책 수선이 우리의 일상과 보다 가까운 일이 된다면 참 좋겠다. _327p.

 

#어느책수선가의기록 #재영책수선 #책수선가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 #위즈덤하우스 #책추천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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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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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장면들 #손석희의저널리즘에세이


우리는 '완전'하진 못했어도 그것을 최선을 다해 추구하려 했던 것은 틀림없다. (···) 나는 떠났지만 후배들은 그 열정으로 우리가 다다랐던 곳이 그 길의 끝이 아님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방식은 달라도 가는 길의 방향은 같기를 소망한다. 그렇기만 하다면 방식이 바뀌는 것이야 무럴나 있는 내가 어찌할 수도 없는 것이다. 내가 진행한 뉴스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했던 밥 딜런의 노랫말처럼 "시대는 변하는 것이니...." _390p.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들,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대한민국 대표 언론인 손석희가 직접 하고 싶었던 말들은 그의 음성지원이 되는 것처럼 강렬하고도 부드러운 저널리즘 에세이다. <100분 토론> <손석희의 시선집중> <뉴스룸>등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오랜 시간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JTBC 보도 부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2013년 이후 <뉴스룸>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국정 농단, 미투 등 우리 사회를 뒤흔든 사건의 핵심을 보도하며 크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변화의 시간을 기록하며 손석희만이 남길 수 있었던 기록은 그간 우리가 걸어온 길이 어떤 과정이었는지 되짚어보며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묵직한 이야기 외에도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그가 많은 관심을 받으며 JTBC로 옮긴 과정에 대한 뒷 이야기등 에세이다운 재미도 충분한 글이다. 순회특파원으로 그의 다음행보가 기대되는 책이다.


*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들의 중심에서 그가 하고 싶었던 말들


공분(公憤)이란 것에는 감정뿐 아니라 논리도 들어가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명분 없는 감정만 가지고 공분을 느끼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공분의 감정이 사그라들 때가 오는 것이다. 세상에는 그 어젠다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감정이란 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감정이라는 부분이 걷어내지고 논리만 남아 있을 때, 그때가 사실은 매우 애매한 지점이 되는 것이다. 이 어젠다를 계속 끌고 갈 것인가, 그러기엔 사람들이 너무 지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시청자들이 우리 뉴스를 떠난다면 그 어젠다를 이어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와 효력이 있는 것이까. 그때는 결정해야 했다. _70~71p.


'저널리즘을 위해 운동을 할 수는 있어도,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진 않는다'라는 내 나름의 오랜 주장은 집회 기간 동안 내가 진행했던 「뉴스룸」의 앵커 멘트와 리포트, 각 코너에서도 늘 시험대에 올랐다. _119p.


JTBC의 정체성은 다시 말하지만 '합리적 진보'다. 『중앙일보』의 그것은 '열린 보수'다. 그 두 가지의 정체성이 공유하는 것은 '이성과 합리'일 것이다. 그러면 양쪽의 교집합이 없을 리 없다. 실제로 『중앙일보』는 이른바 '조중동 프레임'을 벗어나고 싶어 하며, 『한겨레』와 사설을 공유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합리적 진보'든 '열린 보수'든 모두가 진정성을 잃지 않으면 된다고 믿는다. 그렇기만 하다면 '한 지붕 두 가족'이라 해서 사는 게 불편할 것도 없다. _270p.


언론은 담장 위를 걷는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진실과 거짓, 공정과 불공정, 견제와 옹호, 품위와 저열(低劣) 사이의 담장. 한 발만 잘못 디디면 자기부정의 길로 갈 수도 있다는 경고는 언제나 유효하다. _289p.


#어젠다 agenda ; 모여서 서로 의논하거나 연구할 사항이나 주제


#창비 #손석희 #에세이 #저널리즘에세이 #에세이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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