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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집은 내가 되고 - 나를 숨 쉬게 하는 집
슛뚜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평점 :

#도서협찬 #가끔집은내가되고
가장 상징적이고 쉽기 때문에 모두들 집을 집이라고 부르지만, 꼭 진짜 '집'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편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럼 그곳은 곧 나의 집이 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뿐 아니라 집과 그 집에 사는 사람의 관계에서도 상호작용은 중요하다. 내가 집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집은 정말 내가 정의 내린 공간이 되어버린다. (···) 누군가 살지 않으면 의미 없는 콘크리트 건축물일 뿐이지만 누군가 들어와 애정을 주는 순간 그곳은 달라진다. (···)
이 책을 시작하기 전 모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집은 어디이며 어떤 의미인지. _10~11p.
내가 머무는 공간에 취향이라는 것이 담겨 있었던가? 이사에 이사를 거듭하며 덜어낸 짐도 많지만, 쌓아두고 보면 '이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 싶은 물건도 많다. 이사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이삿짐을 부려놓은 그대로의 상태로 수면 공간만을 조금 비워두고 '날이 풀리면 정리할 거야' 하며 미루고 있던 차였는데...
<가끔 집은 내가 되고>를 읽으며 생각도 많아지고 공간, 취향, 생각이 나 습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과연 다 필요한 것들일까? 살아가며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을 가지고 '내 공간'에 대한 욕심을 부렸던 적이 있었던가? 단순히 '나는 정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기엔 게으르고 생각하지 않아서인 건 아니었을까? 저자의 글을 읽다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고 다시 페이지를 넘기며 타인의 취향을, 공간을, 생활을 보며 온전한 나만의 공간에 대해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보게 되었다. 나의 집은,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
막내 인턴도, 졸업 준비 위원회 미디어 팀장도, 누구의 딸도 언니도 누나도 아닌, 그냥 나. 좋은 친구들과 지인이 많아 그 시기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감정을 처리할 시간은 분명히 필요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순간에는 누구나 각자의 가면을 쓰게 된다. 에의 일 수도 있고, 자존심일 수도 있고, 도리일 수도 있는 가면, 하지만 낡은 원룸 오피스텔에서만큼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베베와 함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세상과 단절될 수 있었다. 그 사실이 나를 지탱하는 뿌리가 되었다. _28~29p.
나는 아주 오랫동안 내가 살아지고 있다고 느꼈다. 삶에 목표라는 게 없고, 태어났지만 죽지는 못해 그저 하루하루 살고 있는 '살아지는 삶'. (···) 살아지는 인간은 이러나저러나 상관없지만, 주체적으로 사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목표가 필요하다는 걸 몸소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다. _84~85p.
내가 정성스럽게 꾸미고 가꾼 집. 깨끗하고 쾌적한 집, 애정이 담긴 집에 사는 사람은 당연한 수순으로 그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농도가 짙어지고 집에 머물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안도감과 편안함 같은 감정들이 차오른다. _182p.
#슛뚜 #공간에세이 #일상기록 #상상출판 #상상팸12기 #상상팸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