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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 오늘도 정주행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윤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산다
#윤이나 #한겨레출판
김봉석 평론가와 격주로 연재 중인 한국일보의 토요일 연재 코너 '정기구독'에 실렸던 글을 새롭게 구상하고, 여러 차례 퇴고하며 묶어낸 이 책은, 일단 에세이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 OTT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 비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작품 안팎의 의미를 촘촘히 따라가고 있는 글도 있지만, 그 이야기만을 하기 위해 쓰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_프롤로그
OTT (Over-The-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정규방송이 아닌 OTT 서비스만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세 가지를 구독 중이지만 최근 애플tv, 디즈니 플러스에도 궁금한 드라마가 생겨서 구독을 갈아타야 하나 심각히 고민중이다. (최근 중드에 심각히 빠져있는 상태..)
십여 년간 칼럼, 드라마, 에세이, 소설 등 이야기가 있는 거의 모든 장르의 글쓰기에 매진해온 윤이나 작가의 <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는 저자가 2020년 여름부터 연재한 <한국일보> '김봉석,윤이나의 정기구독'칼럼 중 가장 추천하는 OTT 작품을 선별하여 사람, 사랑, 삶의 주제로 묶고, 연재 지면에 미처 담지 못했던 개인의 이야기를 녹여낸 에세이다. 단지 드라마, 영화, 다큐에 대해서만 평론한 이야기였다면 읽다가 중도 하차했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삶이 녹아들어 생생하게 다가오는 글은 페이지를 넘기며 새로운 작품의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궁금한 책과 드라마 영화 목록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내겐 아직 열어보지 못한 상자들이 많다는 행복한 이야기~ '엔딩' 이후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무언가에 빠져보고 보고 싶지만 어떤 걸 봐야 하지?' 고민하는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상하고 명랑한 OTT 안내서이다.
"인생의 다음 장 역시 기다려야 온다는 걸
그 시절, 드라마를 보며 배웠다."
"내 인생은 온전히 나의 거야. 우리의 미래는 오직 우리에게 달려 있어." 이렇게 정직하고 필요한 메시지를 정확한 대상, 자기 자신과 같은 젊은 여성들에게 직진으로 전달하는 영화와 인물을 사랑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_39p.
이럴 때는 다시 한번 만들어진 이야기. 잘 만들어진 좋은 이야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비춰보아야 한다. 그래야 낙담하지 않을 수 있고, 혐오를 또 다른 혐오로 되돌려주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이야기는 다시금 인간을 이해하게 하고, 타인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고 그 마음을 상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혐오를 양산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혐오의 대상이 된 인간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이다. _78p.
인간의 삶에서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는 수많은 것들, 감정의 색깔과 관계의 이름, 마음의 거리, 각자 다르게 기억하는 추억과 영영 사라진 말들을 어떻게 영상에 담을 수 있을까.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인생, 그렇게 표현되는 삶 속에서 개인이 겪는 파도와 감정을 화면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할까.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바뀐 인간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불가능한 것 같지만, <올리브 키터리지>는 드라마로서, 소설과 똑같이 좋은 이야기가 하는 일을 해낸다. (···) 삶은 영화도, 드라마도 아니다. '내가 당신 곁에 있으니 이제 떠나도 괜찮아'라고 말한다고 정말 상대가 그 순간 숨을 거두게 되는, 모든 타이밍이 정해진 기적처럼 찾아오는 그런 인생은 없다. 평범한 우리에게 인생은 그저 지리멸렬한 날들의 연속일 뿐이며, 삶이 시시때때로 내놓는 문제는 절대로 호락호락하게 풀리지 않는다. 평범한 우리는 문제를, 고통을, 상처를 끌어안고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채로 그저 매일을 살 뿐이라는 생의 진실을 이 드라마가 보여줄 때, 올리브는 소설 속에서 걸어 나와서 살아 있는 사람이 된다. 세상에 내가 누구라고. 나는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라, 그냥 오늘을 사는 사람인 것을. _233~2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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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