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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언어가삶이될때
이 책은 미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박사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일본 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삼십 대 여자 한국인 교수의 기록입니다. 언어를 배우고 가르치고 쓴다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써 내려간 글의 모음입니다. (···) 언어는 나와 세계를 관계 맺어 줍니다.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잘할 수 있을까?' 보다, '나는 이 언어와 어떤 관계를 맺어가고 싶지?' '지금 내 외국어 자아는 어떤 모습이고, 앞으로 어떻게 가꿔나가고 싶지?' '나는 이 언어를 통해 앞으로 어떤 경험을 쌓아가고 싶지?' 같은 질문을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_들어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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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본디 대상이 아니라 매개체다. 언어는 정복하거나 완성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와 다른 것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다. _234p.
한국인이면서 미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박사과정을 마쳤고, 일본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의 기록이다. 국내에 다문화 가정이라는 개념이 새로운 가족의 형태의 가족을 이루며 언어가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의 삶을 생각해 보고 자신이 외국어를 배우면서 모국어가 아닌 나라에서 살아가는 소수자의 입장으로 경험하고 생각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글이기도 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언어에 능숙해지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해 봤으며,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언어가 어떻게 삶이 되는지를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새 언어를 배우는 건 새로운 세계를 마들어가고 이 세계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저자의 글은 영어라는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그 언어를 습득하려는데 목적이 없기 때문인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왜? 새로운 언어를 공부해야 하는가?' 길을 잃은 언어 학습자들에게 건네는 따듯한 조언을 만날 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
"나는 누구일까?"에 대한 답은 내 안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집단 속의 나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 속의 나이기도 하고, 어떤 역할로서의 나이기도 하고, SNS에 투영하고 싶은 이미지로서의 나이기도 하다. 언어는 나와 세계를 맺어주는 매개로, 나를 만들어주고 나와 타인들을 관계 지어준다. 내가 갖고 있는 성격이 언어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언어와 함께 정체성을 빚어나가는 것이다. _66~67p.
영어를 배운다는 건 전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익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른 문화와 충돌하고 서로의 문화에 균열을 내며 세계를 넓혀가는 일이기도 하다._77p.
언어 능력은 아래에서 위로 쭉 그어나가는 수직선이 아니다. 옆으로 계속 덧붙여 확장해 나가는 퍼즐 맞추기에 가깝다. 처음 조각을 맞추기 시작할 때는 막막하지만, 어느 정도 맞춰놓으면 다음에 어떤 조각을 끼워야 할지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 언어도 마찬가지다.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막막하지만, 어느 정도 배워놓으면 다음에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할지 더 쉽게 알 수 있다. 흥미나 일과 관련된 언어 능력만 우선 열심히 키워놓고 다른 능력은 나중에 키울 수도 있고, 다양한 분야의 언어 능력을 얕게 기초 수준으로 만 연습해두고 나머지는 천천히 채워나갈 수도 있다. _90~91p.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를 하나하나 더해가는 것보다, 언어 간의 경계를 넘어서 상대와 협력하며 목적을 달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 언어는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다.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고 단지 하나의 언어만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갖고 있던 다른 언어 및 의사소통 자원과 엮어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 _1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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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