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박진영.신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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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지구를살리는옷장

#박진영 #신하나 #창비


물 소비 측면에서 보면 패션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업이다. 면은 티셔츠, 청바지, 셔츠 등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소재인데, 면화는 재배부터 아주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1킬로그램의 면을 생산하는 데는 약 2만 리터 정도의 물이 사용된다. 면 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는 약 2,65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하루에 물을 여덟 잔 마신다고 가정할 때 한 사람이 3년 6개월 동안 마실 수 있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또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7,580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이는 한 사람이 10년 동안 마시는 물의 양이다. _51p.


최근 두 번의 이사를 하고, 대대적인 옷 정리를 하면서 '옷이 이렇게나 많았나?'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입는 옷만 입으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을 옷이 없다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티셔츠, 청바지 한 두벌씩은 꼭 구입하게 된다. 지금도 옷방에 쌓아둔 공간 상자 안에 옷이 가득이고 옷걸이에 채 걸리지 못하고 바닥에 쌓아둔 옷들이 수북하다. 버리자니 아깝고, 필요하게 돼서 또 구입하게 될 것 같아 쌓게 되는 옷. 이 옷이 지구환경에 이렇게 큰 피해를 끼치고 있을 줄이야.


Chapter 1 거대하고 빨라진 패션 산업

Chapter 2 동물을 입는다는 것

Chapter 3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실천


패스트패션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된 의류 시작의 유행은 자원을 끌어다 쓰고 황폐해져가는 자연을 애써 모른척하진 않았을까? 스파 브랜드 옷이 저렴할 수 있는 이유? 대량생산뿐일까? 그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기 위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서양의 의류를 만들기 위해 열악한 조건에서도 일할 수밖에 없는 저개발국가 노동자들의 피땀이기도 하다.

어릴 땐 좋은 재질의 옷을 구입해서 형제자매가 성장할 동안 물려 입고 고쳐 입기도 했고, 사촌이나 동네 이웃들과도 옷을 교환해 입기도 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를 계속 무시할 수 있을까? 나 한 사람이라도, 나의 주변 사람들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작은 실천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얇고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읽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옷과 환경을 살리는 세탁 방법

  1. 옷을 위해서는 환경을 위해서든 세탁은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찬물로 세탁한다

  3. 청바지 등의 데님류는 자주 세탁하지 않는다.

  4. 미세 플라스틱 세탁망이나 필터를 사용한다.

  5. 친환경 세제를 사용한다

  6. 빨래 건조기는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많은 이들이 인간을 지구의 주인이라고 여기고, 지구 자원이 무한하다고 착각한다. 지구는 우리가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집이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자원을 끌어다 쓴 나머지 우리가 이 집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_124p.


노력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무력감이 느껴질 때는 이미 내가 변했다는 사실, 세상 속에서 나만큼의 변화를 내가 이루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내가 나의 세계이고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_157p.


#사회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지속가능한패션을위한고민 #환경오염 #노동착취 #동물학대 #추천도서 #book #퍼프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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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천선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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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청탁 받은 소설들을 모으고 모아 한 권의 소설집으로 엮으며, 한 단어를 이렇게 길고 지루하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싶었다. 분명 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아놓고 보니 소설이 다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읽고 나면 지치는 책이 될까 봐 두렵다. _작가의 말


<흰 밤과 푸른 달>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늑대 유전자를 가진 인간들은 몇 년 간의 전쟁이 끝나자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대상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바키타>에선 지구의 쓰레기를 먹어치우던 외계 생명체가 인간이 세우고 만든 문명까지 먹어치우자 그들을 피해 산으로 피해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동화 같은 분위기로 시작된 <옥수수밭과 형>은 형이 백혈병으로 죽고 며칠 뒤 형이랑 자주 가던 옥수수밭에서 살아있는 형을 만나게 되면서 갑자기 싸하게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한다. 해리성 인격장애를 다룬 <제, 재>는 짧은 글임에도 몰입도가 엄청났고,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이름 없는 몸>은 생생한 필체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SF 소설인가? 싶으면 소설이, 소설인가? 싶으면 스릴러가 천선란 작가의 10편이 단편들은 멸망해가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무너져가고 있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단편, SF 즐기지 않는데 이 조합을 다 모은 『노랜드』 천선란 작가의 글은 과하지 않게 잔잔하면서도 생생하게 은근슬쩍 소설 앞으로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작가. 반하고 빠져들 수밖에...


떠나는 것이 아니라 쫓겨나는 중이다. 옷을 갈아입으려는 지구로부터. 격변을 버틸 수 있는 많은 대안을 세웠으나 모든 시뮬레이션이 실패로 끝났다. 판이 뒤집히는 대혼란 속에서 생명체는 하늘에서도, 땅속에서도 바닷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슬퍼하고 억울해할 것도 없었다. 공룡이 사라졌듯 인간도 사라져야 할 때가 다가왔을 뿐이므로. 하지만 인간은 땅을 파 건물을 세우고 바다와 하늘에 길을 뚫은 존재가 아니던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 저 우주로 나가 길을 만들면 그만이었다. _90p.

이름을 잊게 해서 정체성을 흐리게 만드는 거야. 이름이 불리지 않는다는 건 결국 내가 누군지 잊게 된다는 거고, 그렇게 되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거야. 뭔지 모르는 것에게. 그럼 이름 없는 몸이 돼._219p.


무엇보다 노랜드의 가장 큰 핵심은 소설 속 인물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등장인물의 인공지능화가 이루어지고, 그 인물은 자산이 속한 소설 속의 세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독자는 등장인물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소설을 더 심도 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입력해놓은 일률적인 대답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인물들은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문제에 한해서, 독자적인 판단하에 답을 내린다. _316p.


#노랜드 #천선란 #천개의파랑 #한겨레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 #추천소설 #천선란소설집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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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가짐 - 세상에 나로 서는 말하기의 힘
채자영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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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말가짐

#채자영 #블랙피쉬


말하기란 무엇인가. 말하기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니 절대 주객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말하기의 영역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주객이 잘 전도되는 영역이다. _196p.

_

나다움을 찾고, 내 언어를 찾고, 내 생각의 단단함을 찾으라고 말하는 이유는 나답게 다양한 세상과 연결되기 위함이다. '나는 원래 이렇다. 그러니까 나는 변화할 생각이 없다'라는 독선의 의미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늘 변화하는 삶.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생각의 충돌을 경험하며 내가 확장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즐기기 위해서다. 타인의 시선에 무참히 휘둘리거나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도 나다운 가치를 지키자는 의미이다. _213p.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2년간의 공백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했었구나 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는 요즘이다. 직업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마주하게 되진 않지만 전화 통화나 문자는 많이 하게 되는데, 문자를 보낼 땐 전송하기 전 충분한 생각을 가지고 수정할 시간이 있지만, 직접 통화를 하게 되면 말이 꼬여서 잘 나오지 않거나 생각지도 않게 퉁명스러운 말투 때문에 상대방이 오해를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곤 한다. 이러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일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10년째 '말'의 본질을 탐구하며 이야기의 가치를 전하고 있는 저자 채자영의 『말가짐』을 읽게 되었다.


말하기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이야기하는 화자가 나를 잘 알고 나의 언어, 나만의 이야기로 나답게 말하는 '말'에 대해 10년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기본이 되는 말하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몸가짐, 마음가짐이라는 말이 있듯 좋은 말하기에도 '말가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라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말이 지닌 힘에 대한 34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말하기를 보다 좋은 태도로, 좋은 마음으로 다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나답게' 말하며,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해 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문장 수집을 하는 이유는 결국, 내 언어를 찾기 위함이다. 나에게 영감을 준 타인의 좋은 문장에서 시작해 내 안의 생각과 언어를 찾아가는 길. 분명 내 안에서 떠오른 생각이지만 그 생각의 정체가 무엇인지 헷갈리고 불분명할 때, 타인의 언어를 통해 내 생각을 정확하게 언어화하는 것. 타인의 언어는 그저 내 생각으로 가는 마중물의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수집을 했다면 이제 내 것을 꺼내야 한다. 단지 아름답고 좋은 문장을 필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내 문장도 함께 써 내려가야 한다. _49p.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 이 두 가지를 알면 누구나 단순해질 수 있다. 이 간극을 채우기 위해 나와 듣는 사람의 경계를 오가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우리 사이의 핵심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것을 말해야 한다. 단순해야 기억에 남는다. 단순해야 헷갈리지 않는다. _188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스토리젠터 #스토리젠터채자영 #말하기 #말의힘 #말잘하는법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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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2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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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심연희 옮김 #다산책방


시스템대로 움직이지 마요. 시스템을 뛰어넘어버려요. _54p.

_

"화학은 변화다"라는 문장을 쓰고서 방청객을 돌아보았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_236p.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는 학교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화학에 진심이며 진지했지만 동료 연구자들에게 배척의 대상이었다. 재정 지원이나 수상 경력 역시 없었으며 논문 역시 다른 과학자들에게 빼앗겨 자신의 이름으로 남은 결과가 없었다. 여자의 적은 여자,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남편과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통념적인 사회,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하지 않고 과학과 화학을 연구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연인인 캘빈에게도 선언한다. 캘빈의 죽음과 캘빈이 남기고 간 아이,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고 싶었으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야 했던 엘리자베스는 우연한 기회에 「6시 저녁 식사」의 진행을 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시간을 진행한다. '매일 저녁 6시 우리는 요리나 화학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직설적이지만 진지한 엘리자베스의 요리시간은 여성에게 불리하고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다들 그렇게 사니까) 뛰어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한계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와 용기를 만들어준다. 그녀의 연인인 캘빈, 당차고 귀여운 그녀의 딸 매드, 이웃인 헤리엇, 헤이스팅스의 도나티, 프래스크, 방송국의 파인, 그리고 지금껏 보아온 소설 캐릭터 중 매력 최고였던 개 여섯시 삼십분 등 인물 한 명 한 명이 생생하고 재치 있게 이야기는 2권의 책을 순식간에 완독하게 한다. 밑줄긋게 되는 문장들도 많았던 『레슨 인 케미스트리』 개인적으론 2022년 최고의 소설로 꼽아둘 예정이다. 읽을 책이 없다, 재미있는 책 하나만 읽고 싶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는 예순다섯 살의 소설가 보니 가머스의 첫 소설이며 현재 35개국에 판권이 수출, 애플TV는 이 소설을 브리 라슨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로 읽어도 생생하게 재미있었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가 「6시 저녁 식사」의 진행 마지막에 하는 멘트는, 아마 오늘날 엄마들도 바라는 멘트가 아닐까?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녀가 최근에 부모 모두 일도 하고 육아에 참여하는 나라 이야기를 읽었다. 거기가 어디였더라? 스웨덴이던가?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하자만 결론은 기억이 났다. 그게 매우 잘 작동하더라는 것이다. 생산성도 더 높았고, 가족 간의 유대도 더 강해졌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으레 행정담당 직원이라고 오해받지 않으며, 미팅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언제나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더 심하게는 그 결과를 가로채려는 남자들에게 당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서 산다는 건 어떨까.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저었다. 성 평등적 관점에서 보자면 1952년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시대였다. _35p.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실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주방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은 곧 삶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_28p.


이제껏 봐온 남자들은 최악이었다. 남자들은 엘리자베스를 멋대로 휘두르고, 만지고, 지배하고, 입 다물리고, 교정하고,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어 했다. 왜 남자들은 자신을 평등한 인간으로, 동료로, 친구로, 동등한 존재로, 하다못해 그냥 길거리에 지나가는 낯선 사람으로도 봐주지 않는 걸까. _46p. 2권


화학은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룹니다. 그 말에 따르면 화학은 바로 삶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파이처럼 삶에는 튼튼한 토대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바로 여러분이 그 토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하는 일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토록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있지요._81p. 2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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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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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심연희 옮김 #다산책방


시스템대로 움직이지 마요. 시스템을 뛰어넘어버려요. _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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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은 변화다"라는 문장을 쓰고서 방청객을 돌아보았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_236p.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는 학교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화학에 진심이며 진지했지만 동료 연구자들에게 배척의 대상이었다. 재정 지원이나 수상 경력 역시 없었으며 논문 역시 다른 과학자들에게 빼앗겨 자신의 이름으로 남은 결과가 없었다. 여자의 적은 여자,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남편과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통념적인 사회,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하지 않고 과학과 화학을 연구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연인인 캘빈에게도 선언한다. 캘빈의 죽음과 캘빈이 남기고 간 아이,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고 싶었으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야 했던 엘리자베스는 우연한 기회에 「6시 저녁 식사」의 진행을 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시간을 진행한다. '매일 저녁 6시 우리는 요리나 화학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직설적이지만 진지한 엘리자베스의 요리시간은 여성에게 불리하고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다들 그렇게 사니까) 뛰어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한계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와 용기를 만들어준다. 그녀의 연인인 캘빈, 당차고 귀여운 그녀의 딸 매드, 이웃인 헤리엇, 헤이스팅스의 도나티, 프래스크, 방송국의 파인, 그리고 지금껏 보아온 소설 캐릭터 중 매력 최고였던 개 여섯시 삼십분 등 인물 한 명 한 명이 생생하고 재치 있게 이야기는 2권의 책을 순식간에 완독하게 한다. 밑줄긋게 되는 문장들도 많았던 『레슨 인 케미스트리』 개인적으론 2022년 최고의 소설로 꼽아둘 예정이다. 읽을 책이 없다, 재미있는 책 하나만 읽고 싶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는 예순다섯 살의 소설가 보니 가머스의 첫 소설이며 현재 35개국에 판권이 수출, 애플TV는 이 소설을 브리 라슨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로 읽어도 생생하게 재미있었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가 「6시 저녁 식사」의 진행 마지막에 하는 멘트는, 아마 오늘날 엄마들도 바라는 멘트가 아닐까?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녀가 최근에 부모 모두 일도 하고 육아에 참여하는 나라 이야기를 읽었다. 거기가 어디였더라? 스웨덴이던가?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하자만 결론은 기억이 났다. 그게 매우 잘 작동하더라는 것이다. 생산성도 더 높았고, 가족 간의 유대도 더 강해졌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으레 행정담당 직원이라고 오해받지 않으며, 미팅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언제나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더 심하게는 그 결과를 가로채려는 남자들에게 당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서 산다는 건 어떨까.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저었다. 성 평등적 관점에서 보자면 1952년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시대였다. _35p.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실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주방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은 곧 삶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_28p.


이제껏 봐온 남자들은 최악이었다. 남자들은 엘리자베스를 멋대로 휘두르고, 만지고, 지배하고, 입 다물리고, 교정하고,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어 했다. 왜 남자들은 자신을 평등한 인간으로, 동료로, 친구로, 동등한 존재로, 하다못해 그냥 길거리에 지나가는 낯선 사람으로도 봐주지 않는 걸까. _46p. 2권


화학은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룹니다. 그 말에 따르면 화학은 바로 삶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파이처럼 삶에는 튼튼한 토대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바로 여러분이 그 토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하는 일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토록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있지요._81p.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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