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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샐린저 이어 -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원작 소설
조애나 라코프 지음, 최지원 옮김 / 잔(도서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도서협찬 #마이샐린저이어
샐린저는 내가 생각한 샐린저가 아니었다. 전혀 아니었다.
샐린저는 잔인했다. 잔인하고 재미있고 치밀했다. 나는 그가 좋았다. 전부 다 마음에 들었다. _290p.
원서 느낌의 책표지가 시선을 사로잡는 「마이 샐린저 이어」는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_2021 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를 꿈꾸는 스물세 살의 조애나는 작가의 꿈을 안고 뉴욕으로 향한다. 우연히 파티에서 만난 친구가 직업소개소를 통해 취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업소개소를 통해 출판사가 아닌 문학 에이전시를 추천받아 입사하게 되는데... 에이전시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에이전시의 보스 마거릿을 보조하는 어시스턴트로 취직한 조애나의 업무는 간단한 전화연결, 녹음테이프를 듣고 타자를 치는 정도였는데,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샐린저에게 보내오는 팬들에게 에이전시에서 정해놓은 문구대로 답장을 보내는 것이다. 그렇다, 그녀가 취직한 에이전시의 대표 작가는 <호밀밭 파수꾼>의 작가 J.D. 샐린저였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독자들의 팬레터를 읽으며 형식적 답장 대신 정성껏 답장을 보내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미루어 두었던 자신의 꿈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동거중인 '돈'과의 생활 역시 직장 생활과 교차되어 등장하지만, '널 위해서 그 남자는 떠나야 해!'라는 소리가 등장할 때마다 입 밖으로 나오게 되기도 했다.
조애나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의 모습,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모르고 일단 취직부터 했고, 회사의 업무 배치에 따라 그에 맞춰 시간 채우기를 했던 건 아니었는지... 나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길을 찾아낸 조애나의 이야기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문학 버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시간이 흘러 샐린저의 작품을 해마다, 또는 몇 년마다 다시 읽으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조애나의 작품속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샐린저의 작품을 읽었다면 이 책에 대한 이해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네..'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아직 J.D. 샐린저의 작품을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더욱 궁금해졌다. (그럼에도 바로 꺼내 읽어볼 생각을 않는걸 보니..나에겐 아직 '순간'이 오지 않았을뿐 이라하자..) 조애나도 어느 순간 빠져버렸으니, 나에게도 그러한 순간이 오지 않을까? <마이 샐린저 이어> 샐린저를 아는 이에게도, 모르는 이에게도 추천하고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보고 싶은 책이다.
누군가 어딘가에서 첫걸음을 떼야 한다. 내게는 벽면 가득 책으로 빽빽한 어두운 공간이 그런 장소였다. _18p.
온종일 그 책장을 보면서도 타이핑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 거기에 꽂아 놓은 책은 겨자색, 적갈색, 청록색 표지에 볼드체로 까만 글자가 각인돼 있었다. 여태껏 살면서 수없이 봐 온 책들이었다. 부모님의 책장에서, 고등학교 때 영어부 벽장에서, 내가 다닌 모든 서점과 도서관에서. 그리고 친구들의 손에도 당연히 들려 있었다. 나는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처음에는 어쩌다 보니 기회가 없었고, 나중에는 의식적으로 피했다. 현시대에 존재하는 모든 책장에 꽂혀 있는 이 책들을 나는 이제야 알아보았다. <호밀밭의 파수꾼> <프래니와 주이> <아홉 가지 이야기>.
샐린저, 여기가 J.D. 샐린저의 에이전시구나. _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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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