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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작가
알렉산드라 앤드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3월
평점 :

#익명작가 #알렉산드라앤드루스
#당신의소설을훔치겠습니다
그곳에 앉아 있으려니 그들과 같은 인생을 사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모든 면에서 그녀의 인생보다 나은 인생. (···) 어느덧 플로렌스는 잉잉그리드의 남편이 아닌 잉그리드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 누구가의 내면이 잉그리드 때문에 변화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현실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니,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니, 얼마나 대단한 힘인가. 그것이 바로 플로렌스가 자신의 글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었다. _65~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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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A라는 인생에서 B라는 인생으로 옮겨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B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까? (···) "누구나 짐작할 만한 뻔한 방법이었어요.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본 다음, 똑같이 연기하는 거죠. 아주 오랫동안 그런 척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지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그런 사람이 되는 거예요.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오페라를 듣거나 비싼 와인을 즐기긴 어려우니까." _129p.
출판사에 근무하며 언젠가 자신의 글을 출판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플로렌스는 직장 상사의 가족을 스토킹하다가 회사에서도 쫓겨나는데, 돈은 떨어져가고 일은 시작해야 하는 상황. 그러던 어느날,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한 초대형 베스트셀러 <미시시피 폭스트롯>의 작가 '모드 딕슨'의 보조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게 된다. 작가에 대해선 성별도, 본명도 무엇도 알려지지 않아 어쩌면 출판사 편집자를 제외하면 가까이서 작가의 정체를 알게 되는 유일한 사람이 될 기회를 잡게 된다. 헬렌 (모드 딕슨)과 함께 생활하며 그녀가 집필중인 글을 타이핑하고, 개인적인 일을 저리하면서 그녀의 어마어마한 통장 잔고에 놀라게 된다. 줄담배를 피우며, 와인을 즐기고 오페라를 흥얼거리며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헬렌, 그녀의 새 작품 집필은 진전이 없는 것 같았는데 헬렌과 자료조사차 모로코에 동행하게 되는데...
헬렌과 플로렌스가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가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나고 플로렌스는 '헬렌'으로 불리며 병원에서 눈을 뜨게 되지만 함께 있던 헬렌은 깜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사고가 났던 밤의 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플로렌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어쩌면 이건 자신에게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헬렌'의 작가 인생을 훔치기로 마음먹게 되는데.. 헬렌 행세를 하는 플로렌스 주변을 맴돌며 의문을 제기하는 경찰,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 친구, 그리고... 그리고....!!!! (진짜 기가막힌 반전!)
총 4부로 진행되는 <익명작가>의 1,2,3 부가 떡밥을 뿌리는 과정이었다면 4부는 거대 떡밥을 회수하는 과정이랄까?
타인의 삶을 동경하다가 빈틈을 발견하고 자신을 끼워 맞출 수 있다면 그것은 내 것이 될 수 있을까? 이 소설에 악인은 누구인 걸까? 등등 진짜 그 스릴은, 아슬아슬한 쫄깃함은 읽어봐야 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날 샜던 2023년 첫 스릴러 소설. <익명작가>는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영상화 예정이라고 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그 짧은 시간만큼은 자신을 잊고, 원하는 누구든 될 수 있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 것. 이 일을 잘만 하면 그녀 자신의 인생도 드디어 가치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니. _73p.
그녀는 항상 속내를 감추며 살아왔다. 호들갑스러운 엄마 탓에, 어릴 적부터 마음속에 남의 눈을 피해 혼자만 있을 수 있는 어두운 방을 지어놓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남의 비밀스러운 인생으로 초대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무슨 권력이라도 생긴 듯, 낯설면서도 황홀한 기분이었다. 모든 비밀은 본질적으로 무언가를 파괴할 힘을 담고 있다. _91p.
죽음은 누군가의 인생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이지만, 일단 일어나고 나면 그 사람에게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죽음의 의미는 산산이 부서지고 흩어진다. 그 충격은 살아남은 자들 사이로 퍼져나간다. (···) 헬렌 윌콕스의 죽음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그녀뿐이었다. _222p.
"더 나은 인생, 스스로 만들어야지. 훔칠 게 아니라." _3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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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