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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도서협찬 #하야부사소방단
#이케이도준
-나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도쿄에서의 삶을 떠올리고, 쫓기듯이 원고를 계속 쓰던 나날을 생각했다. 스트레스를 떠안은 채 좁은 하늘과 콘크리트에 둘러싸여서 살아온 나날. 그런 세월을 보낸 뒤에 과연 내게 무엇이 남는 것일까. 그렇게 치솟은 감동은 금세 근본적인 회의감으로 변했고, 그것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하늘의 계시라고 할까, 직감적인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그리 오래 질리지 않았다. 다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근한 산촌의 기운 속에서 깨달은 것이다. 이 집이야말로 내가 살아야 할 곳 아닐까." 이곳이야말로 지금 내가 필요로 하는 곳이다. 돌아보아야 하는 원점인 것이다._19~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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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따진 나가노에게 다로는 "하야부사는 우리 마을이라고요”라고 조용히 대답했다.
"이제 경찰에 기댈 수 없다는 건 잘 알겠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게요. 더 이상 교단의 손에 사람들의 행복이나 목숨을 빼앗기는 일이 없게끔, 우리 마을은 우리가 지켜야겠죠. 그렇게 해야 한다고요."
-하야부사는 우리 하야부사 분단이 지켜야만 한다.
언젠가 하야부사 소방단에 다로를 권유했을 때 미야하라가 한 말이었다.
다로를 소방단으로 이끌어준 그 말이야말로 하야부사의 주민으로서, 하야부사 소방 단원으로서 지켜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적어도 다로는 그런 마음가짐에 감동해서 소방단의 일원이 된 것이다._632p.
소설 취재차 고향 인근의 마을을 방문했다가 드라이브 삼아 방문했던 아버지의 고향 하야부사 지구, 도쿄에서 미스터리 작가로의 삶에 지쳐있던 그는 도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하야부사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도시와 달리 이웃과 살아가는 사람들, 자치회의 가입과 지역의 소방단 가입하게 되는데.... 평화로운 마을에 방화가 연이어 일어나고 살인사건까지 발생하게 되면서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소란이 일기 시작한다. 조용한 시골마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 타운 솔라의 직원이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며 돌아다니는데, 불이 나 집이 전소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부지를 판매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재해가 아닌 방화라면 어떤 이유로 이런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미스터리 추리작가인 미마 다로는 직업의식의 흐름 때문이었을까? 사건의 흐름을 전체적인 개요로 그리며 추리하게 되고,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결코 조용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감지하게 된다. 현재의 시간과 꽤 오래전 사람들이 살았던 시간이 얽히며, 한때 일본 전역을 들썩이게 했던 특정 종교의 이름까지 등장하며 방화사건이 결코 가벼운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된다.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캐릭터와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이 진심 흥미진진! TV 드라마화 예정인 소설이라 어쩌면 조금 더 생생하게 상상하며 읽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연속 방화사건과 이를 배경으로 은밀하게 진행 중이던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하야부사 소방단과 미마 다로의 활약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도대체 누구야!???' 추리하며며 함께 빠져들 것이다.
『한자와 나오키』, 『변두리 로켓』, 『하늘을 나는 타이어』의 저자 이케이도 준의 전원 추리 소설, <하야부사 소방단>은 2023년 여름 TV 드라마화가 결정된 소설이라고 한다. 페이지터너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답게 700여 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은 페이지 넘김을 멈추지 못해 날이 밝아오게 될지도 모르니 다음날을 위해 알람! 필수인 소설.
"단정 짓는 건 아직 이를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우연이 아닐 거야.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으니까. 이건 아마, 연속 방화겠지."
불을 끈 뒤에 풍기는 자극적인 냄새가 다로의 코를 찔렀고, 다시 화재 현장을 돌아본 다로는 말없이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봄처럼 눈부시고 평온한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따스함을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 하야부사 지구는 아무래도 다로가 믿고 있던 것처럼 느긋하고 평화로운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 평온한 경치 뒤에 숨어 있는 악의를 알게 된 다로는 그저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_66p.
척 보기에 느긋한 것 같은 산촌에도 복잡한 인간관계나 사정이 있고, 거기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다양한 알력이 생기는 것은 어차피 도시든 시골이든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_105p.
만약에 그녀가 지금도 교단의 신자라면, 오늘 이야기한 내용은 교단 쪽에 그대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최고의 스파이다.
하지만, 다로는 작가다. 작가는 일반적으로 글을 쓰는 게 일이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다.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일을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소설은 '사람'을 쓰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쓰는 작가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의 사람 됨됨이를 파악하려는 습성이 있다. 일부러 그러든 아니든 간에, 작가에게는 그런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그 눈으로 보아하니, 아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만약에 이 예측이 빗나간 거라면, 작가로서의 다로 실력도 아직 미숙하다는 뜻일 것이다._4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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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