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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리커버 특별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도서협찬 #너의췌장을먹고싶어
#스미노요루 #양윤옥
나는 그녀가 그것을 열어봤는지 어떤지, 알지 못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봤다고 치고, 그녀는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_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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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우연이 아냐. 우리는 모두 스스로 선택해서 여기까지 온 거야. 너와 내가 같은 반인 것도, 그날 병원에 있었던 것도, 우연이 아니야. 그렇다고 운명 같은 것도 아니야. 네가 여태껏 해온 선택과 내가 여태껏 해온 선택이 우리를 만나게 했어.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의지에 따라 만난 거야. _195p.
병원에서 우연히 '공병문고'라는 공책을 보게 된 소년, 그 공책이 같은 반 동급생인 사쿠라의 비밀이 담긴 일기를 읽어버린 소년은 사쿠라가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는 비밀을 공유하게 되며 그녀에게 '사이좋은 클래스메이트'라 불려진다. 고급 진 고기뷔페에서 고급 진 고기와 다양한 내장을 먹어치우는 사쿠라, 디저트 뷔페, 여행을 떠나자는 말이 무섭게 실행에 옮기는 사쿠라 등등 정신없이 사쿠라에게 끌려다니는 소년의 존재감은 '사이좋은 클래스메이트'이기도 '따분한 클래스메이트'로 불리기도 한다.
활발하고 사교적인 사쿠라, 타인과의 관계에 서툴고 늘 소설책을 들고 다니며 혼자인 소년. 생의 끝을 예상하고 있는 소녀의 삶, 그런 소녀의 막연하게 알고는 있지만 그 언젠가가 막연한 소년. 이들의 이야기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던 건 다른 성격의 사쿠라와 소년의 티카티카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쿠라의 통통 튀는 생각들 그리고 조금은 엉뚱한 미소를 짓게 하는 조연들의 활약으로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았던 소년의 존재는 조금씩 입체적으로 변화해 간다. (297페이지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라니!) 페이지가 줄어갈수록 사쿠라의 마지막이 다가옴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심장이 쿵! 출간 당시 제목으로도 화제를 몰았던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리커버 특별판, 소장용으로도 꽤 잘 만들어진 책으로 청춘의 푸릇함이 진하게 묻어나는,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게 해주는 소설이기도 하다. 영화로도 꽤나 잘 만들어졌다고 하니, 이제 영화를 찾아볼까?
그녀가 없어진다면 다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어느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소설의 세계에 파묻혀 살아간다. 그런 나날로 돌아간다. _107p.
"산다는 것은....."
"....."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중략) 나 혼자서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없어.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누군가는 싫어하는 나, 누군가와 함께하면 즐거운데 누군가와 함께하면 짜증 난다고 생각하는 나, 그런 사람들과 나의 관계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 마음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있기 때문이고, 내 몸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잡아주기 때문이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는 지금 살아 있어. 아직 이곳에 살아 있어. 그래서 인간이 살아 있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어. 나 스스로 선택해서 나도 지금 이곳에 살아 있는 것처럼._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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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