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의심한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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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된다는 것은 혹,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된다는 뜻은 아닐까.  40년을 살았으니, 이제 나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는 나이.  그래서 더 이상 나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의심하지 않게 되는 나이.  그러니 더, 조심해야 하는 나이. 

나는 그런 어른들이 더 무서웠다.  나를 의심하지 않는 어른.  거짓이나 틀린 말을 하는 어른들보다도, 내가 지금 거짓이나 틀린 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자신에 대한 의심이 조금도 없는 어른들이 백배는 더 무서웠다.  내가 알고 있는 내가 100% 진실이며,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100% 옳은 것이라는 확신으로 더 이상 나에 대한 의심도, 세상에 대한 의심도 하지 않는 어른들이 나는 참 무섭고 신기했다.  /p12~13



지난해 말에 선물 받아놓고, 2016년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마흔이 되는 해에, 함께 시작하고 싶었던 <나를, 의심한다>  한 번에 읽어 내려가기가 아까워 조금씩 아껴 읽었던 그녀의 책. 그동안의 책들도 그래왔지만... 함께 나이 들어가며 그녀의 글도 조금 더 깊어진 느낌이랄까?  어쩌면 '마흔'이라는 나이를 처음 시작하는 해.  무엇으로부터 너만 그렇지 않다거나, 위안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겠지만 나 혼자맞이 했던 연말, 연초는 세상에 나 혼자인 듯한 기분? 을 느끼게 했으니까...  하지만 혼자였던 그 시간 동안 오롯하게 나를 들여다보면서 마흔을 제대로 마주하고 싶었다는 대단치 않은 각오도 있었다.



"이십 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고."  언젠가 친구와 이런 얘길 주고받은 적이 있다.  "그러게, 나는 가끔 내가 기특해.  지금까지 이만큼 잘 버티고 살아남아 준 게.", "그러니까, 왜 돌아가냐.  지긋지긋하다, 청춘." 진심이었다.  친구와 나는 청춘이 그립지도,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슬프긴 한 거다.  그 긴 시간을 지나 지금에 와 있는 우리가, 가끔 슬프긴 한 거다. /p21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도, 빛이 내게서 한 칸 한 칸 멀어져 간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나였는데도, 사람들이 내게서 한 칸 한 칸 멀어져 간다.

함께했던 시간이 끝나면, 겹쳐졌던 삶 또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다.  어쩌면 그래서 E는 원치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와 자신의 삶이 겹쳐지는 것.  그렇게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우리의 나이도 삼십대 중반을 넘어섰다. /p119



그녀의 글을 읽으며 때론 아프고, 때론 과거의 기억속으로 잠시 빠져들기도 했다.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그래, 그때보단 지금이 더 나은거야... 앞으로의 나도 더 나아질거야.... 라는 등등의 생각들.  가끔 멈춰선 페이지 앞에서 나도 모르게 머뭇거리게 되고 다시 읽고 옮겨 적기도 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나만 혼자 아껴 읽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게 했다.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그녀일텐데... 나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었었는데.... 그녀의 글로 표현 된 문장들은 마음이 머물러 아련하게 남는다.



나, 그 시절엔 행복했나?  하지만 역시 기억은 조작되고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어서, 그 시절이라고 힘든 일이 없었고 고민거리가 없었을 리 없다. 다만 그것은 이미 지나쳐 왔을 뿐.  지금의 힘듦이나 고민 또한 언젠가는 또 지나갈 것처럼.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이니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많은 것들이 결국은, 언젠가는, 지나가는 것을 봐 왔다.  내 맘처럼 완전한 해결은 아닐지 몰라도 결국은, 언젠가는. /p161



나이를 먹는다, 시간이 흐른다, 추억이 쌓인다.  헤어짐이, 어려워진다.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조금씩은 더, 능숙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딱 하나, 도리어 미숙해지는 것도 있었다.  헤어짐. 조금 더 어렸을 땐, 조금 더 헤어짐이 쉬웠던 것도 같다.  또 새것 사면 되는데 뭐. 또 새로운 사람 만나면 되는데 뭐.  그리고 나이를 먹었다.  시간이 흘렀다.  추억이 깊은 물건들이, 추억이 깊은 사람들이 쌓여 갔다.  시간의 누적은 그 어떤 새것으로도 이길 수가 없다. '이제는 결혼식은 안 가도, 문상은 꼭 가게 돼.'  언젠가 친구들과 나눴던 이야기. /p226~227



어린 시절 동경해왔던 모습은 지금의 내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에 자꾸만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 것 같다.  늘어가는건 나만의 고집이고, 사람은 점점 떠나가는 것만 같고, 누군가를 만나려고 노력하기엔 내가 너무 게으르다.  좋은일 보단 걱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일이 늘어가는 나이, 건강도 노후도 더욱더 신경 써야 하는 나이.  하지만 내면의 나는 아직도 이십 대 초반의 철부지 그대로인 것만 같아 앞으로 5년 후의 내 모습조차 상상이 되지 않으니, 지금 당장에 충실하며 살자고 다짐해도 이내 시무룩해지고 만다.  

하지만, 시간은 흐를 테고 나도 나이 들어가는 만큼 알게 모르게 성숙하고 있을 거라 믿고 싶다.  2016년, 마흔을 시작한 나는 아직 미숙하고 어리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작은 응원을 받은 것 같아 화이팅! 할 수 있을 듯하다.



누군가 말했다.  인간은 서로의 불행을 털어놓으며 정을 쌓아 가는 동물이라고.  자신의 삶에 눈곱만큼의 불만도 없는, 정말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 나는 지금껏 만나 본 적이 없다.  우리는 모두 힘들다.  각자 다른 이유, 다른 크기의 불행을 우리는 모두 갖고 있다. 그리고 털어놓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의 불행을.  그리고 또 듣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들의 불행을.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너도 힘들구나, 우리 같이 힘내자.  서로를 위로하며, 걱정하며, 독려하며, 함께 울다가 웃다가,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된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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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쓰는 사진일기 - 그 자리에서의 너는, 그 모습으로 선이다

 

박근언 (지은이) | 미니멈 | 2016-01-25

 

1983년 9월 4일, 군 복무 중이던 저자는 군 동료의 총기 난사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게 되고 저자의 평범했던 삶은 온몸 구석구석과 함께 잘려나갔다. 그때 저자를 담당했던 군의관 선생님의 환자를 향한 사랑,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저자는 절망에서 벗어날 힘을 얻게 되었다. 사지에서 빛과 같은 은인을 만난 것이다.

총상 치료 후의 시간은 죽음에서 얻은 삶이라는 마음으로 여기며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 6년의 시간도 저자를 치료하던 선생님처럼 살겠다는 마음으로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학생들의 밝은 모습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

1991년 캐나다로 이민한 후 이민자의 고단함에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것 역시 선생님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그 힘으로 낯설고 생소한 식품인 치즈를 파는 일을 1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그에 더해 치즈를 알기 위해 캐나다와 유럽의 치즈 가게와 치즈 제조회사를 찾아다니고, 식품 전시회를 쫓아다닌 결과 지금은, 치즈 업계에서 이 낯선 한국인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처럼 저자는 죽음에 이르는 그 큰 불행과 고통의 한가운데서 도리어 인생의 빛과 같은 은인을 만났고, 지금의 삶에 이르렀다. 이 책은 그 고통스러운 시간에 대한 위로이자 그 빛에 대한 찬사이다./알리딘 책소개

 

 

생사를 넘나드는 힘겨운 시간을 겪으면서, 어쩌면 몸보다 마음의 상처가 깊었을 시간들을

잘 이겨내고, 그를 담당했던 군의관 선생님을 만나 절망에서 벗어날 힘을 얻게 되기까지의 시간들,

책 소개에 소개된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그리고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함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어서 꼽아봤다.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   차현진 (지은이) | 쌤앤파커스 | 2016-01-22

 

 드라마 [연애세포]와 예능 [1박 2일], [골드미스가 간다] 등의 프로그램에서 방송작가로 10여 년간 달려온 작가 차현진이 들려주는 8가지 연애 이야기. 둘만 아는 세상이 끝나도 우리가 아끼던 것들은 고스란히 살아 숨을 쉰다. 마치 라디오에서 그 노래가 무심코 흘러나올 때, 그 노래가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이 책은 그렇게 그 시절 두고 온 나를 만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하는, 귀한 선물 같은 책이다./ 알라딘 책소개

 

 

드라마 작가의 에세이는 실패하기 쉽지 않다.

책 소개를 읽고, 소개된 내용을 읽다, <연애> 라는 감정에 대해 내가 얼마나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지

흠칫! 놀란마음에,

책의 목차를 훑어보곤, 이 책 내게 필요한 처방전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 추천리스트에!

 

 

 

 

 

 

장진우식당  장진우 (지은이) | 8.0(에이트 포인트) | 2016-01-18

 

 

그 식당은 테이블이 하나다. 의자는 여덟 개. 그날의 공기와 내음, 햇살에 따라 매일 달라지는 메뉴. 어디에도 없고 누구와도 같지 않은 작은 식당은 2011년 이태원 경리단길 주택가 골목에 불을 밝혔다. 독특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여배우는 배가 고파서, 기타리스트는 비를 피해서, 디자이너는 식당이 트는 음악이 좋아서,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얼굴도 없는 누군가가 그리워서.

모르는 이들이 같은 공간 나란히 앉아 함께 음식을 나눠 먹었던 이유로 비밀스런 친밀함을 품은 채 각자의 어딘가로 향한다. 책을 좋아하고 사진을 찍는 장진우는 그들을 간직하기로 했다. 그의 이름이 서울의 거리들을 뜨겁게 만들어가는 동안, 성공기나 요리책에 대한 요청이 쏟아졌지만 어느 것도 정확히 와 닿지 않았다. 무엇보다 소중한 첫이자 마지막인 그 식당이 아니라면.

장진우는 이야기하고 싶었다. 손님의 가장 속 깊은 밤을 함께했던 테이블을, 처음처럼 여전히 설핏한 떨림으로 다가오는 그 공간의 무드를. 책 <장진우식당>은 한 사람의 인생과 우리들의 문화를 바꾼 한 식당의 기록이자, 기억하고 싶은 모든 설렘의 시작이다../ 알라딘 책소개

 

요리남, 이 대세가 되면서

그들이 쓰는 책도 종종 만나 볼 수 있다.

아직 그들이 운영하는 어떤 식당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그들이 쓴 책은 종종 읽을 기회가 있었다.

최근 특히나 관심 갖고 있었던 장진우.  그가 하는 이야기들이 궁금해졌다.

음식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독특한 공간...

 

 

 

 

치유의 독서 - 심리학과 철학이 만나 삶을 바꾸는 지혜    박민근 (지은이) | 와이즈베리 | 2016-01-05

 

 

저자 박민근 소장은 희망을 실천하는 개인의 성장 프로그램을 심리상담(치유), 철학상담(자성), 진로상담(정향), 학습상담(공부)의 4단계로 구성하여 <치유의 독서>, <성장의 독서> 두 권에 담았다. 수십 년간 책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던 경험과 15년간 심리치료사로서 내담자들을 치유한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실제로 치유 효과가 입증된 50권의 책을 <치유의 독서>에서 소개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50권의 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은 내담자들의 실제 사례와 함께 그들에게 처방한 책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진다. 저자가 취지에 맞춰 직접 선정한 12컷의 명화를 저자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본문에 수록했고, 50권의 치유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부록에 넣었다./알라딘 책소개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현실의 나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지금도 혼자인 시간이 필요할때면 늘 책과 함께였다.

책을 읽다뵈니, 책 읽는데도 적절한 시기가 있다고나 할까?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하는 안타까움이 있는 책들도 있고,

읽다보면 책을 통해 사람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책읽기..

 

2016년에도 열심히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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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만난 화성남자 금성여자
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 나선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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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녀가 서로 다르지 않고, 똑같은 열망을 지니고 있으며, 목표 달성에 대해 기대하는 바도 비슷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통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그동안 기대하고 예상했던 완벽한 평등을 이뤄내는 대신 문화적 붕괴를 경험하고 있다.  이 문화적 붕괴를 일으키는 원인이 바로 남녀가 똑같으리라는 우리들의 사회통념이다. /p7~8



남자와 여자의 언어는 다르다?  생김도 성별도, 성격도, 사회에서의 역할도, 하지만 현대사회에선 이 모든 기준들이 조금씩 모호해지고 남자, 여자의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부분이 필요해지고 있다.  연애를 시작하는, 또는 연애중인 사람들이 많이들 찾아 읽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사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읽었음에도 우리나라 사례가 아니라 잘 읽어지지 않아 몇 번이나 들었다 내려놓았던 책이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야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가장 컸기에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을 하다보니, 사회 생활을 하며 겪어야 할 상황에 대해선 좀 알아야지 않을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렇게 다른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로 나와 직장에서 만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현대 사회에 들어 여자들의 학력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에서의 활동도 왕성하지만 유독 최고경영자에 있는 이들의 비율에 변화는 미미한 편이다.  기존 기득권인 남자들의 자리지킴일까?  어쩌면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남자의 언어, 여자의 언어는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이 책의 목적은 남자와 여자가 지니고 있는 사각지대를 확실하게 노출시켜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하는 방식에 문화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서로가 필요로 하는 바를 예리하게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간이다.  /p11



일일히 상황을 다 말로 설명할 수 없기에 더 많은 오해의 골이 생기게 되는상황들, 서로의 행동과 반응에 따라 해석이 달라 질 수 있기에 서로에 대한 생각은 더 복잡해 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일을 잘 해도 조직내에서 잘 융화될 수 없다면.... 낙오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남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여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고, 여자들은 자신의 반응을 남자들이 어떻게 해석할지 모른다.  남자는 그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여자들도 다른 남자들과 똑같이 반응하리라 생각할 뿐이다. /p39



여기서 여자들이 알아야 할 점은, 남자를 변화시키려 할 게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전달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도움이 되고 싶어 하며,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여자에게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자신이 여자에게 문제가 아닌 해결책이 되기를 바란다.  /p81



남자들이 결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 그 일을 맡은 사람이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그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믿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상사나 동료들은 아마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도와주겠다고 나서지 않을 것이다.  남나들이 마음속으로 여자들을 인정하더라도 여자들이기대하는 방식으로 인정하고 지지해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여자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종류의 인정과 지지는 남자들이 받고 싶어 하는 종류의 인정과 지지가 아니다.  그래서 남자들이 여자들이 바라는 것처럼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p92



성에 따른 기본적인 성향,  그러한 것을 다 이해하고 수용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상대방을 고치려하고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끌고 가려하기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 더 많지 않을까?  물론 상황이나 의견이 다르다면 서로의 의견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읽다보면 남자, 여자가 생각하는 서로의 사각지대는 분명히 있다.  물론 남녀의 역할이나 사회적인 진출이 아직도 어려운 편이고 그들이 지닌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 간격을 좁혀가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이렇듯 남녀의 게임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남자가 왜 말하는 중간 중간에 끼어드는지 이해한다면, 남자가여자의 말을 더 잘 듣고 더 도움이 되는 식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남자의 성향이지만, 그에게 구체적으로 원하는 행동을 요구한다면 남자도 끈기 있게 들어주며 기다릴 수 있다.  대화를 처음 시작할 때 다음과 같은 식으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최선이다. 

"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하지만 먼저 전후사정을 설명할 테니 끝까지 들어줘요."  /p213-214



이 책은 혼자 읽기보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함께 읽고 그러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본인들의 기업문화에 맞게, 또는 본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그동안 어떠했는지 생각해보는데 좋은 계기가 되어줄 것 같은 책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서로의 속마음 <직장에서 만난 화성남자 금성여자> 를 읽고 이야기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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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하늘 보기]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의 시 이야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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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편하게 즐겼던게 언제였던가? 생각해보니 중,고등학교 시절이후로 찾아 읽게 되지 않았던게 그 즈음 부터였던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훌쩍 지나 삼십대가 되서야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으니, 그동안의 시간 동안 시집이나 책을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닐텐데,  소설이나 에세이는 찾아 읽으면서 시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시간들, sns를 뒤적이다 문득 발견한 마음에 콕 박히는 짧은 글들은 그동안 내가 찾아 읽지 않았던 시들이 대부분이었고, 지난해 즈음 시를 찾아 읽어야겠다는 강렬한 끌림에 시집을 한 권씩 사들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드라마에서 간간히 등장했던 탓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가의, 특히 시인의 공들이 작업은 저 보이지 않는 삶을 이 보이는 삶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의 사치는 저 세상에서 살게 될 삶의 맛보기다.  그 괴팍하고 처절한 작업을 무용하게 만드는 것은 이 분주한 달음박질에서 한 걸음 비켜서서, 내가 왜 사는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묻기를 두려워하는 지쳐빠진 마음이다. / p031



시집이 어렵다고 생각했고 찾아 읽지 않았던 건, 학창시절 짧은 시 한 편을 몇 시간에 걸쳐 해석하고 시험을 치뤄야했던 그 지난함에 질렸던게 아닌가 싶다.  시험과 연관하지 않았던 시읽기는 즐거웠지만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분석과 공부는 자발적으로 '시'로 부터 멀어지게 한 시간이었으니까.  지금도 20년도 전에 구입한 손 때묻은 시집들을 보관하고 가끔 펼쳐보곤 하는데, 그 시절의 고민과 감정들이 새삼스러운 기분이라고나 할까? 



나태와 무책임에 형식이 없듯 악의 심연에도 형식이 없다.  미뤄둔 숙제가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었고 쌓아준 죄악이 우리를 마비시켜, 우리는 제가 할 일을 내내 누군가 해주기만 기다리며 살았다  누군가 해줄 일은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다.  아니 기다리지도 않았다.  책 한 줄 읽지 않고도 모든 것을 다 아는 우리들은 "산다는 게 이런 것이지" 같은 말을 가장 지혜로운 말로 여기며 살았다.  죄악을 다른 죄악으로 덮으며 산 셈이다.  숨 쉴 때마다 들여다보는 핸드폰이 우리를 연결해주지 않으며, 힐링이 우리의 골병까지 치료해줄 수 없으며, 품팔이 인문학도 막장드라마도 우리의 죄를 씻어주지 않는다.  실천은 지금 이 자리의 실천일 때만 실천이다.  진정한 삶이 이곳에 없다는 말은 이 삶을 포기하자는 말이 아니라, 이 삶을 지금 이모양으로 놓아둘 수 없다는 말이다. / p098


사물을 새롭게 본다는 것은 말이 쉽지 지극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오래 기다려야 하고 사물에 자신의 온갖 신경을 다 바치면서 쉬지 않고 생각해야 한다.  /p126



현대시를 연구하며 문학비평가로 활동중인 황현산 저자의 <우물에서 하늘 보기>는 시와 다시금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책이었다고 할까?  처음 몇 장이 낯설어서 잘 넘어가지 않더니 뒤로 넘어갈 수록 책장이 휘릭 휘릭 넘어가는게 짧은 문장에 담긴 역사적, 시대적 배경과 시인들의 안타까운 삶을 읽으며 다시금 관심을 갖게 만들어주었다.  어쩌면 '시'를 더 이해하기 위해선 더 많은 글을 읽고 시대와 역사를 알아가야 겠지만 이 한 권의 책으로 잠시나마 멀리했던 '시'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책읽는 시간들이 즐거웠던 책이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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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2016년을 시작하며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며 책들을 뒤적이다 그녀의 책을 집어들었다.  어쩌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나의 갈망이 그녀의 책을 먼저 손에 들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삶을 보면 열정이 가득한 여자,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서 끊임 없이 노력하는 사람.  이란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곤 한다.  방송인에서 여행작가로 거듭나기까지, 그리고 여행지에서 일상으로 돌아와 자신의 회사를 꾸려가며 한 달이라는 긴 여행을 준비하며 그녀가 여행에서 비우고 채우고자 했던것은 무엇이었을까?  3년전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평생 여행하고 싶어했던 나라였던 페루,  그곳에서라면 아버지와의 이별을 조금은 덜 아프게 보듬을 수 있을것 같다고 했다.  언제까지나 곁에 계실거라 생각하는 부모님과의 갑작스런 이별을 아직은 생각도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런일을 당한 그녀의 심정이 어떨지 짐작조차 가지 않기에 그녀가 페루 여행에 가진 큰 의미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까?



게다가 이번엔 한 달간의 여행.  준비 과정만 해도 아바타가 열 명쯤 필요했다.  여행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떠나기 전'부분을 만끽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약간의 희생이 따른다 해도 '쉼표'를 찍는 일은 기꺼이 해내야만 하는 것이다.  집 안 대청소를 해서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먼지를 떨어내듯 머리속도 켜켜이 쌓인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야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쁨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가끔 디톡스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정신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린 영혼에서 독소를 빼내야 한다.  걱정, 불안, 경쟁심, 분노, 조바심 등을 내보내고 빈 공간을 마련하는 일.  그것이 바로 휴가다/p22



페루 여행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감사한 시간이었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한없이 낮아지던 경험, 때로는 그저 겸허하게 받아들이거나 포기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는 깨달음.  인간 능력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교만함을 버릴수록 영혼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소중한 진리.  이것이 바로 페루 여행에서 얻은 첫 번째 가르침이었다.  /p115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의 설레임은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 여행지의 일상으로 전환 되는듯 하다.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그녀의 해박한 지식과 그녀가 경험했던 순간들을 글로 읽으며 나도 그 순간을 느끼고 싶어진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페루, 라는 나라에 대해 여행을 생각했었던가?  그렇진 않았던것 같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왜이리 쉬고 싶다는 생각만 드는지, 아마도 쉼 없이 달려온 일상에 몸도 마음도 지쳐서이겠지만 가끔 이렇게 읽는 에세이들을 통해 새로운 나라, 여행지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느끼게 되는듯 하다.  스페인에게 정복당한 역사, 아마존과 안데스의 광활한 자연, 마추픽추와 잉카인들의 산책로, 티티카카 호수에서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 나스카 라인을 비롯한 잉카 시대의 유적들은 페루라는 나라와 잉카 문명에 대해 무지했던 내게 역사의 한 부분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깜찍하게도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QR코드를 만나게 된다.  호기심에 검색해보니 여행지에서 간간히 찍은 동영상을 QR코드를 찍으면 볼 수 있게해서 사진으로 보는 에세이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역사는 쉬지 않고 흐른다.  우리는 그 역사의 강을 따라 흘러가버리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 인간들.  창틀에 소복하게 쌓였다가 바람 한번 불면 포로로 날아가버리는 먼지와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짧은 여행길 같은 인생에서 욕심 따위는 버리고 걸어도 좋다.  죽음도 너무 두려워하거나 애석해하지 말지어다.  그것 또한 삶의 일부인 것이니' /p155



손미나의 다른 책들에 비해 더 잘 읽어졌고, 즐겁게 읽어졌던건 여행작가로 시간을 보내온 그녀의 내공이 쌓였기 때문일 테고, 여행지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을 통해 그녀가 좋은 에너지를 충분히 받고 돌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여행의 시작도 중간도 끝도 사람에게 시작하고 사람에게서 끝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만큼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그녀에게 좋게 작용하는 인연들이 우연으로만 생각하게 되진 않는것 같다.  아마도 생각하는대로 흘러가기 때문이지 않을까?  페루여행을 다녀와 비우고 채운 만큼, 다시 열심히 일상을 시작할 그녀.  그녀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페루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참고해도 좋을 만한 정보가 그녀의 글이 끝난 뒷 페이지에 너무도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페루여행을 계획중인 이들이라면 참고해도 좋을듯 하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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