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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박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6년 2월
평점 :

아무 목적 없이 유랑 같은 여행을 하던 시절에는 목적을 가진 여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책을 쓰기 위한 여행을 하다 보니 다시 유랑의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때 책을 읽으며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다. 책은 여행과 마찬가지로 낯선 세상을 보여주고, 세상과 내가 사는 이곳의 차이를 드러낸다. 차이를 인정하면 삶이 유연해지고, 단단해진다. / prologue p008
지난 2010년 출간 되었던 <책여행책>의 개정판인 <떠나고 싶을때, 나는 읽는다> 는 저자인 박준이 최근 다녀온 남아프리카와 나미비아, 이스라엘, 중국 장강의 이야기가 더해졌고, 실제 이야기도 있지만 책을 읽다 몽상에 빠져 써내려간 이야기도 있어 여행과 책의 그 중간 어디즘을 즐겨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될 듯 하다. 6년이 지나 개정판으로 몇 개국이 더 추가되어 발행된 책은 그가 다닌 도시만큼이나 늘어난 이야기거리와 도시들의 풍경을 이야기 하고 있다. 360여 페이지로 만나는 여러 나라들과 책 속의 이야기들. 훌쩍 떠나고 싶지만 일상을 뒤로하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럴때 이러한 책은 여행에 대한 지독한 갈증을 달래줄 멋진 친구가 되어준다.
509,618km를 날아 32개의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 집을 떠날 필요는 없다.
10,517page의 책만 있다면.....
/ <떠나고 싶을때, 나는 읽는다> 박준 어바웃북 2016
461,918km를 날아 29개의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 집을 떠날 필요는 없었다.
안락의자와 8,894page의 책만 있다면...
/ <책여행책> 박준 웅진윙스 2010
6년전 읽었던 <책여행책>을 아직도 가지고 있고, 그때 작성했던 리뷰를 읽어보니 새삼스럽기도 하다. 6년이 지나 길위에서 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더해진 <떠나고 싶을때, 나는 읽는다>는 그간의 세월과 길위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책 이야기가 조금은 더 편안하게 다가온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으며 살풋 떠오른 기억으론 <책여행책>에선 책에도 집중하고 싶고 여행이야기에도 집중하고 싶은 느낌을 받았는데 <떠나고 싶을때, 나는 읽는다>를 읽으면서는 여행이야기인지 책 이야기인지 적절하게 잘 녹아든 이야기를 읽는듯한 기분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책장을 넘겼던 것 같다.
낯선 도시에 도착했을 때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은 '여행의 기술'도 된다. 단지 기분을 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여행에 도움이 된다. 커피를 마시며 유리창 너머 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잠시 후 주변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무리 낯선 곳이라도 카페에 앉아 거리와 카페 안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으면, 그곳에 익숙해지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 달콤쌉싸름한 에스프레소가 그리울 때 p026
'문득'이나 '그저' 같은 단어는 '목적'이란 단어와 충돌한다. 하지만 '여행'과는 잘 어울린다. 자의 반 타의 반, 일을 그마두고 머뭇거리며 떠난 여행에서 나는 자유의 여지를 발견했다. 동시에 세상을 부유하는 게 두려웠고, 돌아갈 자리를 걱정했다. 길 위에 서 있지만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여행은 일상과 이랄의 경계를 미묘하게 드러낸다. 일상은 일탈을 꿈꾸고, 일탈은 일상을 꿈꾼다. / 여행의 목적은 없다 p051
떠남이 일상인 여행작가들에겐 여행이 직업과 동일시 되기 때문에 즐기기 보단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요즘은 1인 출판으로 개인적인 여행의 경험이나 기록을 책으로 발간하는 사람도 있고 사진편집 프로그램으로 자신만의 앨범을 여행책자처럼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을 하며 느끼고 생각하는 바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것을 다른 이들과 공감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은.... 조금은 특별한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은 아름답다. 여행은 두렵다. 여행은 설렌다........청춘은 아름답다. 청춘은 두렵다. 청춘은 설렌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지 못해도 괜찮다. 어차피 구하고 싶은 걸 구할 수 없는 게 청춘이다. 방황을 아름답다고 용인하는 대가다. 청춘을 소유할 순 없다. 그래서 아름답다. 마치 흘러간 여행처럼.....
중년의 남자는 청춘을 그리워하고, 청춘만 되찾으면 될 것 같은 생각에 빠져든다. 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눈물 없이 그 시절을 살아낼 수 있을까? 다시 아프고, 다시 눈물이 흐르고.....아물어갈 것이다. 청춘은 방황이니까. / 청춘은 방황이니까 p189
난 늘 사랑 후에 남겨질 것을 의심했다. 산다는 게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게 느껴질 때 사랑은 따뜻하면서도 쓸쓸하다. 누군가는 사랑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누군가는 행복해지기 위해 이혼을 한다. 어떤 사람을 간절히 원하는 것처럼 어떤 사람을 쉽게 버리기도 한다. /사랑 후에는 무엇이 남을까 p311
여행지에서 읽는책,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여행지.
이 십 대, 삼 십대, 사 십대의 여행이 다 다른 이유는 일상에서 현재상황에 처한 경제적인 능력과 기반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만, 어느때라도 여행이 주는 시간들은 일상에서의 단조로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여행에세이를 읽다보면 혼자 여행하는 여행작가들 대부분이 책이랑 참 친근하다는걸 알 수 가 있다. 길 위에서의 시간을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풍경을 감상하며 다른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서 보고 느끼는데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사는 곳이 아닌 타지에서 읽는, 그리고 그 곳에서 읽고자 골라들고 간 책은 또 다른 의미가 깃들지 않을까? 큰 돈을 들이지않고,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내 방 한구석에서 세계 어디든 떠날 수 있고,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책읽기. 물론 공항에 앉아서 여행을 떠나기 직전, 비행기를 기다리면 읽는 책읽기라면 더 설레고 즐겁겠지만~ 현재 사정으론 그럴 수 없으니....이 책을 읽으며 오늘은 어디로 떠나볼까? 즐거운 상상에 빠져본다. 곧, 다가올 봄 이 책 한 권 들고 가까운 카페, 공원으로 나들이 삼아 외출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는 안다.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이 순간은 이 순간대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러니 조급하게 굴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라. /청춘의 거리, 카오산로드 p321
/ <책여행책> 박준 웅진윙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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