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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문구 - 매일매일 책상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일상 문구 카탈로그
다카바타케 마사유키 지음, 김보화 옮김 / 벤치워머스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상황에 따라 "이 작업에는 이게 아니면 안 돼!" 하는 것들이 있다. 물론 나도 고급 만년필의 좋은 점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쓰는 평범한 문구의 팬으로서 책상에서 매일 맹활약 중인 늠름한 문구들에 경의를 표한다. 그래서 평소 특별하게 언급되지 않는 그것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나의 필수 아이템 중에서도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는 실용적인 문구에 초점을 맞췄다. 매일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다.
문구는 문자를 기록하는 것이 기본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도구에는 목적에 맞는 선택 기준이 있다. 고사양 물건이라 하더라도 쓰임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 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문구는 오늘 퇴근하는 길에 살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만약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면 문구점에 들러 당신에게 꼭 맞는 아이템은 무엇인지 찾아보길 바란다. / 시작하며


연필, 색연필, 노트등을 사용하게 되면서부터 내가 사용하는 제품외에 다른 문구들에 더 관심과 시선이 가게 되고, 조금더 내게 맞는걸 찾고 싶어 학창시절엔 줄기차게 드나들었던 동네 문방구. 요즘은 작은 문구점들은 거의 사라지고 대형 문구점들만이 살아남았는데 일본엔 독특한 덕후들도 많은것 같지만 이런 유용한(?) 덕후의 책을 반기는 국내팬들도 많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용돈으로 학용품을 구입하기 시작한게 중학생즈음 부터였으니 근 30여년 가까이 다양한 문구를 사용했고, 미처 사용하지 못한 제품들도 많다. 그래도 문구점을 지나칠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가서 한참을 서성이게 되는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지금도 필통, 책장, 박스등엔 개봉도 하지않은 문구제품들, 노트, 펜, 등이 쌓여있지만 아낀다는 명목하에 자주쓰게 되는 문구류는 따로있다. 개인적으론 JETSTREAM 볼펜, 빅볼, 동아수성펜등이 그렇다. 빅볼 볼펜은 저렴하게 구입해서 여기저기 손닿는데 놓고 자주 사용하고 있고, JETSTREAM 은 필사 할 때 애용중이다. 노트와 맞는 펜이 따로 있는것 처럼, 노트와 펜의 궁합도 중요하다 생각되서 그때그때 바뀌긴 하짐나 필기감등을 고려했을때 제일 유용한 제품이랄까?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을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하니, 문구에 대한 애정이 담뿍 묻어남을 느끼게 된다. 제품하나 하나 직접사용해보고 전문가스러운 코멘트까지 그의 글을 읽다보면 이 제품은 나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제품들도 몇 몇 있다.


내가 몰스킨을 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책등 때문이다.
마치 '도서'같다는 말은 단지 다른 수첩들처럼 책의 겉모습만 흉내 냈다는 뜻이 아니라, 기록을 주로 하는 노트로서 쓰기 좋고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뜻도 내포한다. 그리고 다 쓰고 난 후에는 한 권의 책처럼 어색하지 않게 책장에 꽂아둘 수 있다. 비록 사소한 메모일지라도 기억의 책갈피로서 의미를 갖는다. 착상과 아이디어가 적혀 있다면 더더욱 사용이 끝나고 다른 어떤 책보다 나에게 중요한 '도서'가 된다. /P039
사용을 고려했던 제품들의 상세 설명을 만날때면 더 자세히 읽게 된다. 올핸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유용하게 사용중인데 몰스킨과 콜라보하여 만든 다이어리라 몰스킨 하나를 통채로 잘 쓰고 있다. 이 다이어리를 쓰면 쓸수록 드는 생각이 제대로 된 노트하나를 구입해서 시작해볼까? 라는 생각.. 사실 일반 수첩을 구입하는데 비해 비용이 좀 들기때문에 구입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일하면서 정리할 내용도 꽤 늘어나고 있으니 일과 개인적인부분으로 나누어 기록을 시작해보는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몰스킨 북저널도 구입해놓곤 작성하다 넣어놓고 작성하다 넣어놓고를 반복했는데, 다시 꺼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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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덕후들에겐 이 책을 읽으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을것 같고, 내가 가진 문구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보기도 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가 직접 스케치한 세밀한 문구 스케치와 그와 관련한 글을 읽다보니 어느덧 형광펜을 들고 앉아서 줄도 그어보고 저자가 그린 그림을 보고 내가 사용했던 제품이 맞는지 찾아보기도 했으니까... 지금 내 주변에 자주 사용하는 문구들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는건 어떨까? 저자의 문구에 대한 애착이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현재 내 주머니 속에 있는 극히 일부를 꺼내 펼쳐보았다. '궁극'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의외로 평범한 물건들이었을지 몰라도, 하나같이 내 꿈을 현실화시켜주는 슈퍼 아이템들이다. 여기서부터는 당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달려 있다. 이 책에 나온 문구가 별반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지금 주변에 있는 문구들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면 성공이다. 그리고 바라건대, 그 흔한 문구들에 숨어 있는 관계자들의 애정과 정성을 깨닫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