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네 이영석의 장사 수업
이영석 지음 / 다산라이프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p/

식당이든 옷 가게든 카페든 사람들은 좋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 간다.  그런데 그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면 두 번 세 번 와서 지갑을 열진 않을 것이다.  문만 열면 저절로 돌아가는 가게는 없다.  주인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즐기고 있는지 한눈에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가게에는 또 가고 싶어지는 법이다.


매장을 시작하기 전에도 읽었던 이영석 사장의 글은 그가 총각네 야채가게로 막 성공궤도에 오르고 쓴 글이라 풋풋함과 책에 가득한 열정이 담겨있었다면, 시간이 흐르고 그동안의 노하우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진 느낌이었다.  4년전쯤인가? 우연히 이영석사장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 가득한 현장에서 '나도 할 수 있다!' 라는 에너지를 가득 받아온 느낌이었달까?  그땐 내 장사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딱히 없었던지라 아, 정말 열심히 사는 분이구나, 어느 분야에서든 노력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영업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생존은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전쟁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자영업,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102p/

"가게들이 왜 망하는지 알아요?"

"글쎄요, 장사가 안 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요."

"정확하게 말하면 장사가 안 돼서 망하는 게 아니라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서 그런 거예요."

......<중략>.......  장사는 낭만이 아니었다.  명확하도록 무서운 숫자의 세계였다.  투자한 만큼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173p/

"고민을 너무 많이 하면 얼굴에 다 드러나.  표정이 어두우면 손님들한테도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장사에도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해.


229p/

"가게는 살아 있어요.  사람하고 똑같아요.  제가 돌보고 어루만지는 만큼 보답을 하지요.  한순간만이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니까요."


책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홍상인 역시, 직장인이 었고 아버지가 30년 가까이 치킨 장사를 하시는걸 봐오기도 했다.  치열하다는 취업의 관문을 뚫고 취직도 했고 동기들보다 빠른 승진도 했지만 일을 하면서 자기만족을 한다기보다 쫓기는듯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지쳐가고 있을때쯤, 대학동기 오수열이 자기 장사로 재미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에 자신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아버지의 장사를 돕다가 자신의 장사를 해보기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간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큰 가게보다 자신이 잘 꾸려갈 수 있고, 자신이 잘 아는 상권에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차근차근 준비해가지만 막상 장사를 시작하자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는걸 알게 된다.  처음엔 누구나 열심히 하자는 의욕으로 가득하지만 장사가 마냥 잘 되는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것도 중요하고, 그 외에도 세금, 인력, 손님응대, 매장청결 상태, 식재료 관리, 계절메뉴 꾸준한 매장의 변화등등 안주하면 안된다는걸 몸소 체험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레드 3.0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261p/

'내가 없어도 알아서 가게가 돌아가게 하려면....'

사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게 아니라 정해진 체계대로 운영한다면 누가 와서 일해도 혼란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원칙과 기준이 있는 시스템, 바로 그것이 필요했다.

274p/

장사에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야 했다.  코앞의 매출에만 급급해서 먼 미래를 그려볼 청사진이 없으면 그것을 실현할 구체적인 목표도 없었다.


실제로 찾아오는 지인들도 꽤 많은 질문을 해왔었다.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내 장사를 해보고 싶은데 어떨까? 하는 질문들, 솔직히 나도 제대로 길을 찾지 못한 상태였고 불안한 경제 사정을 고려해서 일단 직장에 적을두고 천천히 생각하고 준비하는게 제일 낫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해주곤 했다.  기존의 방식이 굳어진 상태에서의 변화가 제일 어렵겠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도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면 변해야하지 않을까?   물론 읽고 실천하는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나부터도 조금씩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장을 덮었던 <장사수업> . '내 장사'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현재의 매장운영이 이대로 괜찮을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해보고 싶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나는 이 사람을 따르는가 - 가만히 있어도 사람이 따르는 리더의 조건
나가마쓰 시게히사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3.0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더십은 꼭 필요한가?  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두 사람만 모여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있고 듣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사적인 자리에도 그 자리를 이끌어가는 사람, 그리고 유독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는 사람에겐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왜 나는 이 사람을 따르는가 를 읽다보면 리더십에 대해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나가마쓰 시게히사는 생소한 작가이지만 타코야키 노점상으로 시작해 하루 평균 매출 25만 엔을 달성하며 현재는 인재육성 JAPAN 대표로 인력 컨설팅, 외식업, 출판 등 다방면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일류의 인재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사람을 일류로 만드는 인재 육성법 으로 정평이 났으며, 리더십 분야에서는 이례적으로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008p/

"어떻게 하면 부하 직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나요?"

대부분의 리더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부푼 꿈을 안고 사업을 시작한 기쁨도 잠시, 이내 직원과의 관계로 고민이 생긴다.


019p/

동기가 부여될 만한 메리트를 제시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좋은 부하 직원을 기다리지 말고 당신이 직원들에게 무엇을 제시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요컨대, 부하 직원이 먼저 움직이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리더 자신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부하 직원에게 먼저 미소를 보이는가?

당신은 부하직원에게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는가?

당신은 부하 직원이 동경할 만한 리더인가?


매장을 운영하다보니 일을 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과 맞춰 일해 간다는게 쉽지 않다.  주변 장사하는 지인들과 이야기해봐도 사람 쓰는게 가장 어렵다는 푸념들을 자주 듣다보니, 고용주와 고용인의 마음이 이렇게도 다른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 마음 같지 않아서 힘들고, 뭐라고 한 번 이야기 하기도 쉽지 않다.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알아서 해주길 바라지만 그건 욕심일 뿐이다.  초창기부터 함께 고생한 사람들을 다 끌고 갈 수 있을까?  다른 조직으 보면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서 잘 되는것 같고 내가 안되는 이유는 인재가 부족함 때문인것 같은 생각만 든다.  저자의 말이 자꾸만 맴돈다. "일류의 인재는 모으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사람을 일류로 만든다!" 내가 다 하려고 하지 말고 잘 하는 분야는 조금씩 나누면 어떨까?




056p/

부하 직원은 리더가 뿜어내는 파장에 반응한다.  사람은 매력적인 무언가를 위해 자신의 열정을 쏟는다.  그 대상이 한 조직의 리더라면 부하 직원은 본인의 평소 실력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좋아서, 그를 돕고 싶고 그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리더가 직원에게 고마워하면 직원도 리더에게 고마워한다.  리더가 되려면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고마워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직원은 당신의 독이 되기도 하고, 보물이 되기도 한다.


079~081p/

"책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 있다네.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 무조건 몇 번이고 읽게나, 그러지 않으면 참고서만 사는 수험생과 다를 게 없어.  아무튼 책을 한 권 읽고 현장에서 활용해보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책을 자기편으로 삼고 있어.  내 생각에 스승은 책이면 충분하네."

......<중략>.......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머릿속이 꽉 차서 길을 헤매는 일도 있다.  하지만 실천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읽는 책은 절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리더여, 책이라는 에너지를 내 편으로 만들자.


사장이 직원을 생각하는 마음처럼, 직원도 사장을 평가 할 것이다.   직원의 자질을 탓하기 전에 사장 본인의 마음가짐을 생각해보게 하고 실제로 다양한 사회생활에서 활용해 볼 수 있을것 같은 사례들이 저자 본인의 경험담을 통해 읽어 볼 수 있었다.  책이 얇아 읽기도 편했고 읽으면서 몇 번이고 읽어보게 되는 구절들도 있었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어떻게든 조금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생각해 볼 수 있을것 같다.



116~117p/

사슴에게 백 년 동안 사냥을 가르친다고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이 될 수 없고, 사자에게 농사를 가르친다고 초식동물이 될 수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제각기 능한 것과 능하지 못한 것이 있기 마련이기에, 진정한 리더는 인물의 성향과 실력을 올바르게 직시하는 안목으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중략>............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일류의 인재를 모으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사람을 일류로 만든다'는 말은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과 '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구성원을 각기 알맞은 자리에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조직의 역량은 한껏 높아질 것이다.


170~171p/

사업은 현실이다.  한 조직을 이끄는 일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잔인하지만 얼마만큼 애썼는지는 어차피 결과에 따라 평가된다. 그러니 타인의 평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지 말고 중심을 잡자.  앞서 말했듯이 리더가 흔들리면 아랫사람은 그 세 배는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고, 평범한 사람을 인재로 거듭나게 하는 과정은 사람대 사람으로, 그리고 현장에서 일을 겪어가며 서로가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저자의 책을 읽으며 문득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들과 그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금방 바뀌진 않겠지만, 가까이 두고 읽으면서 조금씩 바꿔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일단,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냥 그런 자기개발서나, 리더십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볍게 흔들어준 책이라 인상깊게 남은 책이었으니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쉬듯 가볍게 - 상처를 이해하고 자기를 끌어안게 하는 심리여행
김도인 지음 / 웨일북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일때가 있었다.  아마도 아파서 청춘이라는 말보다 그만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출간때부터 관심있게 지켜봤던 김도인 작가의 신작 <숨쉬듯 가볍게>는 상처를 피하느라 정작 매일 폭풍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살면서 상처가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크고 작은 상처들이 트라우마로 남을 것인지 그것을 극복해서 더 나은 내가 될 것인지는 내 의지로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된다. 



20p/

최근에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다면 당신은 상처를 감당하기 위해 잠시 쉴 만한 여유가, 장소가, 안전한 보호막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고통스러운 일을 겪지 않기 위해 위험한 경험들을 피하려고 노력하죠.  우울하고 슬픈 기분 따위, 모든 게 다 엉망이 돌 것 같은 두려운 생각들을 최대한 피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새로운 일, 새로운 장소, 새로운 시도들도 모두 거절합니다.


자신을 배워가는 시우 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이야기는 시작된다. '때에 맞춰 내리는 비'라는 의미로 맹자에 나오는 말이라는데, 어감이 좋아서 읽으며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했다.   우린 매일같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살아간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장벽에 부딪쳐 상처입고, 좌절하게 되면 마음의 문을 닫고 겉으론 괜찮은듯 보이지만 속으론 겨우 버티는 하루 하루를 살아가곤 한다.  책에 등장하는 시우도 10년간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이별하고 그 후유증으로 대인관계, 사회생활, 새로운 만남등을 모두 거부하면서 자신을 닫아가고 있다.  오랜기간 사귀었던 사람과의 이별은 물론 크게 충격적이겠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수용하기엔 자신을 들여다 보기가 겁이나서 주변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했던건 아닐까?  책은 여행을하듯 이야기를 읽으며 하나의 챕터가 끝날 때마다 내 마음은 어떤지 들여다보게 된다.  사실 마음의 상처가 한 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96p/

자기의 잇냉을 수용할 수 있으려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는 것은 고통으로부터 스스로를 자유로워지게 합니다.  상처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거나, 남을 용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에요.  삶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일을 다 용서하는 것과 달라요.  상처를 이해하면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길 수 있지만, 강요된 용서는 당신을 더 고통스럽게 할 뿐입니다.  자기에게 일어나버린 일을 이해할 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통찰이 생겨나요.  아는 것만이 당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듯, 저마다 행복을 바라고 노력하는 모습들도 제각각이지 않을까?  계절의 변화는 시간에 따라 순서대로 오지만 사람의 감정은 그렇지 않을것이다.  꽃피는 봄이었다가 순식간에 한겨울이 오기도 할 것이고, 그 겨울이 너무도 오래가서 삭막해지기도 하겠지만 인생의 겨울이 왔을때, 괜찮다며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 하지 말고 춥고, 외롭고, 불안한 계절을 그대로 겪으라고 한다.  그동안 가진것들을 인생의 겨울이라는 계절을 통해 털어내면서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보면 겨울도 새로운 시작을 위해 준비를 하는 계절이 되지 않을까?  심리학 + 철학 + 명상이 어우러진 한 권의 책, 얇은 책이라 금방 읽을듯 했지만 천천히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가을들어 뒤숭숭했던 마음이 조금은 차분해졌던 시간이었으니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아닌 나로 사는 것, 늘 가면을 쓰고 살아온 나는 누구일까?  라는 질문이 글의 전체적인 흐름에 깔려있는 <고요한 밤의 눈>.  문학상 작품들을 부러 찾아 읽진 않지만, 호기심에 먼저 읽게 되었고 생각보다 페이지가 잘 넘어갔던 책이었다.  소설 같으면서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보는것 같은 기분을 느꼈던 건, 비단 나 뿐이었을까?  누구나 스파이 일 수 있고 필요에 의해 연기하지만 그 소용이 없어지면 사라지고 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움직이는 조직이 있다는 가정하에 진행되는 이야기는 책장을 넘기는 순간 궁금함에 멈출수가 없게 된다.



28p/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사는 세상을 잘 안다고 착각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간다. 

나는 그런 대부분의 사람이 될 수 있을까.


36p/

인간이 기억의 총합이라면 나는 불완전한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43~44p/

선택의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 순간들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그때 내가 한 일이 세상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47~48p/

불행한 사람들은 일밖에 할 게 없다.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져도 살아가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어디에도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  언니는 정신과의사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15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그들이 알려주는 인생이 자신의 인생이라고 알고 살아가야 하는 남자.  자신의 삶이 자신이 살아온 그대로의 삶이 맞는지 의심하기 시작하며 스파이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누군가를 감시하고, 그들의 각본대로 움직여야 자신이 누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으며 그들의 필요가 다되면 조용히 사라져야 한다.  어릴때부터 그렇게 키워졌거나, 특별한 능력이 인정되어 발탁되곤 하는 스파이의 존재는 그러한 활동을 하며 자신과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를 의심하면서 조금씩 커지게 된다.




54p/

낮과 밤의 인간이 있다.  낮의 인간은 자신의 얼굴을 보살핀다.  밤의 인간은 자신의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다.  그리하여 뭐든 할 수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하면 어떻냐고 생각한다.  지킬 것이 없는 밤의 인간은 무례하다.  자신의 인생에도, 그리고 타인의 인생에도.


130p/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불행하다고 느꼈던 적도 없었다.  그때는. 아버지는 안정된 직장이 있었고 어머니도 원하면 일을 할 수 있었다. 한 집에서 한 명만 벌어도 살 수 있었다.  저축을 하고 빚은 거의 없었다.  모두가 지금보다 평균적으로 보면 가난했던 시절이었는데 성실하게 살면 그런 것들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포기를 몰랐다.  내가 노력하면 나는 못하는 것을 자식에게는 해줄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시절이었고, 실제로 우리 아버지의 인생은 나로 인해 그랬다.


정치, 사회, 자본.  돈이 없으면 현실을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있었지만 태어나면서부터 그것을 누리는 사람과 반면, 아무리 노력해도 당장 현실을 살아가는데 급급한 사람들도 있다.  집은 해마다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내 집마련의 꿈은 현실에선 이룰수 없을것 같기만하다.  쉼없이 일을 하고 있어도 나아지는게 보이지 않기도 하다.  부모대의 부를 보기보단 조부모의 재산정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나의 현실이 달라지기도 할 것이다.   스파이들의 이야기지만 현실에 대입해보면 그냥 지금 현실의 이야기를 가상세계에 빗대어 이야기 한듯 하기도 하다.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등장인물들은 살아가면서 한번쯤 의심해보고 생각해보지 않았던가? 하는 이야기들이기도 했다. 




209p/

세상은 지배하기 더 쉬워졌다.  가난은 극복할 수 없는 것이며 그저 그렇게 살다 죽는 건 억울한 일이 아니며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정해졌다.  원망해야 하는 건 오로지 당신 자신뿐이다.



지배하는 자와 지배를 당하는자.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스파이.  어쩌면 가상의 이야기 같지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스파이들이 세상을 바꾸고자 혁명과 구원을 위해 찾았던 길을 『패자의 서』라는 책에서 찾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되어지고 있지만, 패자는 무엇으로 그 기록들을 남기고 있을까?  책장을 덮고 나서도 끝나지 않은것 같은 이야기에 여운이 남았던 <고요한 밤의 눈>.  한 번쯤 읽어보시길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275p/

"책은 위험하지.  책을 대신할 유희는 많지만 책보다 생각을 깊이 전달하는 것은 없지.  책을 만드는 데 돈이 덜 들고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고사람들 사이를 떠돌면서 불어나니까.  한때 작가는 시대의 양심으로 일종의 혁명가였어.  그리고 혁명가는 거의 모두 작가야.  그들은 말을 해야하고 행동을 하고 이야기를 남기지.  지배자들은 그래서 늘 책을 없애려고 해.  언제 죽을지 모를 세상에 책은 육체가 사라져도 살아남는, 영혼 같은 거거든."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손으로 기억하고 싶은 사랑이 있다 - 사랑 때문에 혼자이고 싶은 날 쓰고 그린 이야기
조선진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진지한 글이 버겁다면 조금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는 어떨까?  요즘은 필사북을 겸한 책들도 많이 출간되어 있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조금은 귀엽게 느껴지는 일러스트가 함께하는 <손으로 기억하고 싶은 사랑이 있다> 는 조선진 작가의 그림과 글,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짧은 문장들이 함께 하고 있다.  좋은 사랑, 나쁜 사랑이 있을까?  그냥 '사랑'이라는 자체 만으로도 두근거리고 설레었던 적은 언제였을까?  많고 많은 책들이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고, 그래도 사랑이라며 사랑하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 배운 사랑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사랑' 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이유는 그럼에도 '사랑' 이기 때문이 아닐까? 




157p/

"돌이켜 생각해보면 애처롭게도 우리는 사랑한 게 아니었어.

그저 빈 시간을 채워주ㄹ 누군가가 필요했던 걸까.

주말에 혼자 있고 싶지 않았던 걸까.

너의 '외로움'이 나를 만났을 뿐 '너'는 나를 만나지 않았어."



250p/

지나간 사랑들이 지금 우리의 사랑의 방식을 만든다.



글을 쓰는 사람의 색이 가장 잘 묻어나는 '사랑' '이별'이라는 주제는 한정된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는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한 만남과 헤어짐은 반복될테고 그 과정에서 파생될 수 있는 이야기들은 무궁무진 할테니까,  어쩌면 조선진 작가의 아기자기한 느낌의 글을 읽으며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건, 조금은 풋풋한 글들을 읽어가며 조금은 더 진중한 이야기 였으면.... 하는 느낌이 들어서 였을까?  발랄한 캐릭터와 책표지 덕분에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짇 모르겠다.  지금 이순간의 사랑에 충실하자, 지나간 사랑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다가올 사랑을 애써 밀어내지 말자.  꽤 많은 저자의 글이 실려있음에도 공감하는 글들은 그녀가 읽고 짧게 실어둔 다른 영화, 책속의 문장들이었다.  아마도 있는 그대로의 글을 읽기엔 내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며 글을 읽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작정하고 읽자면 앉아서 한 두시간이면 읽어낼 수 있는 책이지만,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가을이 언제 왔나싶게 늦가을로 접어들고 곧 겨울이 오겠지만 연인이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읽어도 좋을 책일듯하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