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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는 왜 그 카페에 갔을까 - 바리스타가 인정한 서울 도쿄 홍콩 카페 27
강가람 지음 / 지콜론북 / 201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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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기만 한 것보다, 커피 맛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는 안식처 같은 카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기분 좋게 한잔 마실 수 있는 커피를 내리는 곳은 어디 있을지 좀 더 고민하게 되었다.
저자의 작은 고민으로 시작된 바리스타는 왜 그 카페에 갔을까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커피 문화는 다양함을 양산하면서 '커피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십 년도 훨씬전 비서실 근무하던 시절, 임원들이 원두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드셨던지라 회사 인근 가까운 커피전문점에서 원두를 구입하고 간단한 핸드드립 교육을 받아 커피를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솔직히 맥심커피만 마시다, 핸드드립으로 직접 내린 커피를 조금씩 맛보면서 다양한 커피를 접하게 되었고 그 당시 조금 더 맛있는 원두를 찾아 발품을 파는일도 마다하지 않기도 했었다. 그 당시엔 커피가 이렇게까지 많이 드러나지 않았던 시기여서 정보가 부족하기도 했었지만, 직장인들의 로망이 카페사장 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카페를 조금은 쉽게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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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쿄, 홍콩의 카페들은 각기 집중하는 바가 모두 다르다. 세 나라의 맛에 대한 차이로 나눈다면 일본은 개성, 홍콩은 무난, 한국은 손님 성향에 따른 트렌드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도쿄는 오너 바리스타의 입맛과 기준에 맞춘 커피를 손님과 별다른 타협 없이 꾸준히 밀어붙이며 정성스럽고 맛있는 커피를 내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스타일이다. 홍콩은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딱히 튀지 않고 균형이 잘 잡힌 커피를 내어주는 현상이 강하다. 한국은 유행에 민감한 만큼, 스페셜티가 열풍이었을 땐 산미가 강한 커피들이 많이 보였다가 다크 초콜릿의 달콤하고 쌉쌀한 음료로 넘어가는 등 대세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한국을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하는 이유는 손님들이 아직 커피를 삶의 완전한 일부라고 생각하기보다 기호 식품으로 여기는 것이 크다고 보아서 그렇다. 카페에 가는 기준이 오로지 커피의 맛인 게 아니라 인테리어나 매장 분위기, 직원의 친절함 같은 부가적인 요소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라별로 트렌드가 확실히 보이는 세 나라의 카페 투어. 국내의 카페들은 익히 명성도 자자하고 이름이 제법 알려진 카페들이라 책장도 잘 넘어간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바리스타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나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고하면 좋을 만한 에세이라기보다 조금은 전문적인 분야의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커피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의 시각이었다면 조금 더 편하게 읽어졌을지도 모르지만, 커피를 조금이나마 배웠던 내게도 최근 몇 년간 커피 기기에 대한 정보는 거의 모르고 있는지라, 이런 기기가 있었어? 하면서 읽어갔으니.... 커피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사람들이 읽으면 재미있을것 같은 책이었달까?
046p/ 에픽 에스프레소 더 커피 바
사람들에게 공간과 음료, 음식을 제공하며 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친절함,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만들고 있는 분위기. 최상의 커피 맛을 위해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커피 머신들, 단골 카페라는 말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카페 위치까지. '내 집 앞에 이런 카페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었다.
114p/ 리이슈 커피
최고를 끌어내고, 그것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먹고살아야 하는 사람이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은 신념이 엿보였다. 유행에 타협하지 않는 고집, 자신만을 위한 길을 걷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신념으로 자기 공간을 지켜내기란 어렵다는 걸 잘 알기에 이곳이 오래도록 남아주었으면, 그의 신념이 더욱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147~148p/ 오니버스 커피 tokyo cafe
'나는 다른 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 요즘 더욱 화두로 떠오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 본연의 모습을 많이 감추고 또 가리기도 하고, 결국 서로가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조금은 못나도 괜찮을 텐데 자기 안에 있는 못난 모습을 꽁꽁 싸매고 감춘 채로 단편적인 '좋은' 모습만 보고, 서로를 칭찬하고 '척'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 이런 사람들이 마치 정석이고 당연한 것이 되어서 솔직한 사람들은 튀는 사람으로 치부된다. 가짜 사람들이 더 많아진 듯해서 나의 기분도 덩달아 이상해진다. 커피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대세는 '보이는 것'이고 여기에 치중되어 있다. 고가의 장비와 당장 눈에 띄는 각종 인테리어. 이것에 가려져 진짜 본질적인 커피의 맛은 잘 모르거나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지경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63p/ 로프텐 hongkong cafe
좋은 카페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분위기를 가지면서, 본질적인 커피의 맛을 놓치지 않고, 손님을 맞이하는 직원들은 친절하며, 다른 카페에는 없는 나만의 카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독특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곳. 이런 카페가 좋은 카페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커피, 공간, 커피 산업이 포화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매장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도 하는 요즘이다. 사실 동네 작은 커피집이라도 마음에 드는 매장을 찾기가 힘들고 살아남는 매장들은 그나마 대형프렌차이즈 정도 이니, 우리나라에 커피 문화가 정착하려면 조금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은걸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일반인들도 바리스타 만큼이나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커피를 즐기는 요즘, 커피를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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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커페들이 특출하다고 단정 짓기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미각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여기 소개된 카페들은 생두 선별부터 추출, 손님에게 내어드리기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이 바리스타라는 전문적인 사람들 손에서 이루어진 곳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커피를 내리고 하루하루 손님들에게 행복을 주는 곳들을 모두에게 공유하고 싶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