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 - 쉰다섯, 비로소 시작하는 진짜 내 인생
서정희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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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지난 사건, 그 당시는 매장 운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그녀의 기사를 얼핏 본 기억은 있지만 자세한 사건의 개요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과 함께 지나고 잊힐 것만 같았던 서정희, 그녀가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나섰다.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무엇보다 이 책이 읽고 싶었던 건 아마도 그녀의 시작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았다.  가족들이 쉴 수 있는 나의 작은 집을 갖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즐겨 부르던 노래 <즐거운 나의 집>과 같은 가정을 만들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그 안에서 내가 편안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다. 아이들 덕분에 행복했지만 결코 편안한 삶이 아니었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게 아니란 걸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호수 위의 백조처럼 쉼 없이 물 아래 다리를 저어야 했다.  /p12 프롤로그


한 남자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 그리고 가끔 TV에 방영되는 그녀의 살림 솜씨와 인테리어는 전문가 이상의 수준을 보여줬던 걸로 기억한다.  인테리어에 조금 관심을 가졌던 시절엔 그녀의 책을 찾아보기도 했고, 남다른 센스에 감탄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그녀가 32년 생활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엔 18살부터 시작되었던 그녀 인생의 이야기가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보이는 삶 그대로 행복할 수는 없었던 걸까?  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던 그녀의 모습이 안으로 삭히고 자신이 곪고 있는 만큼 밖에 보이는 모습은 더 완벽해 보이고 싶었던 건, 그렇게라도 가정이 깨지지 않게 지켜지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사랑이 무언지도 알기 전에 시작하게 된 '삶'.  하지만 그녀는 좋았던 시절도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도 자신에게 집중하고 잘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그가 대화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지만, 울타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던 그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남편 내조에 힘쓰고, 집안 살림과 가꾸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외모로는 공주일 것만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보다 더 열심히 살아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내는 모습에 몇 번이나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쉬어 읽기를 반복했다.



새로 이사 간 신도시의 집에서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것도 글쓰기였다.  기억하고 싶은 책의 한 구절을 기록하고, 묵상 내용을 적고, 때로는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두서없이 써 내려갔다.  메모의 기적을 믿는 나는 언젠가는 내 삶의 양식이 될 거라 생각하며 머릿속에 들어온 많은 것들을 적어놓곤 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이 책의 시작이 됐다. /p26~27

나는 오늘도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는다.  거리를 걷다가 멋진 간판이 보이면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고, 감명 깊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본다.  처음 볼 때는 배우에만 집중하다가 두 번째는 주변 풍경까지 눈여겨보고, 그 다음은 배경음악과 함께 더 깊이 빠져든다.  무엇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  그것들 모두 잘 소화시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 남은 생이 그런 좋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p71


세상에 의도치 않게 밝혀진 엘리베이터 사건, 이혼 과정, 그리고 홀로서기까지의 시간.  아마도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그녀가 좋아했던 일들을 다시 시작할 계기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벌써 쉰 다섯, 의 나이가 된 그녀는 책 곳곳에 수록된 사진의 실루엣만 보아도 여전히 곱고 아름다웠다.  내면의 고통이 이른 나이에 한 결혼으로 집, 가정, 아이들밖에 몰랐던 그녀를 더 단단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주저앉고 싶은 순간도 많았을 텐데, 글을 읽고, 쓰고 자신이 잘하는 걸 찾아가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나', '서정희' 를 바라보고 사랑하기 시작한 쉰 다섯, 두 번째 스무살을 시작하는 그녀를 응원한다.




그와 함께 살 때는 커다란 구둣발에 밟혀 상처가 나고 고통스러우면서도 남들 앞에서는 멀쩡한 척했다.  이제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다.  언제든 지나칠 필요 없이 내 모습 그대로 내가 가진 만큼만 보여줄 수 있어서 편안하다.  해피엔딩을 꿈꿨던 시나리오는 폐기처분됐다.  결혼도 이혼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괜찮다.  인생이란 정해놓은 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쉰다섯이 되어서야 비로소 편안하게 호흡하는 법을 배웠다.  /p86

"짓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더 힘들다."

그렇다. 32년간 어렵고 힘들게 공들여 완성한 나만의 집을 해체하는 과정은 정말이지 죽음과도 같았다.....<중략>....언제나 그랬듯이 또 나는 깊은 질문 속으로 나를 던진다.  답은 정해져 있고, 이제 와서 달라질 건 없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p120

매일 나를 가꾸고 주변을 단정하게 정리하는 일.  이왕이면 깨끗하고 예쁘게 치장하는 것, 이게 타고난 나의 성정이다. 

이걸 바꾼다고 상황이 달라질 리 없고, 사람들이 이해해준다 한들 나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면 불행한 일 아닌가. <중략> 앞으로는 '나답게'살 예정이다.  내 자아가 원하는 대로 몸과 마음을 부지런히 가꾸고 주변도 예쁘게 꾸미면서 당당하게 살 것이다.  그게 내가 편안해지는 길이다.  내 인생에 나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다. /p180

쉰다섯 살, 지금 나는 꿈을 꾼다.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인 꿈이다.  그러나 간절하다.  되고 싶다는 게 없다는 건 삶을 내려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희망은 숨 쉴 이유가 되어준다. /p253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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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김은하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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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낯선 나라에서 여행자가 로컬 속으로 들어간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려운 마음을 설렘으로 바꾸고, 약간의 모험심을 발동시킨다면 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중략>.....신기하게도 많은 여행자들이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여유'였다고 했다.  여행 자체가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기에 여행은 여유와 떼어 놓을 수 없겠지만, 유독 스페인을 다녀온 이들이 입을 모아 '여유'를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말하는 여유의 종류는 다양했다.  한낮의 시에스타로 문이 닫힌 상점이라고 말하는 사람, 아직도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라고 말하는 사람, 햇살이 내리쬐는 구엘 공원에서 가우디가 만든 벤치에 앉아 잠이 들었던 때라고 말하는 사람....

/prologue

가이드북인 『셀프트래블 스페인』, 시작글을 읽고 책장을 넘기는데 설렘이 느껴질 정도의 생생한 현지 사진과 저자의 짧은 소개글이 생생함을 먼저 전해주는 듯 하다.  태양아래서의 여유, 보케리아 시장의 강렬한 색감, 신명나는 축제, 우리에겐 어색하지만 그들에겐 친근함의 표시인 볼인사, 대성당, 스페인하면 바로 떠올리게 되는 가우디, 우리에겐 없는 바 문화, 2시부터 4시까지의 시에스타, FC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의 골목여행, 밤의 물청소... 시작하는 페이지 몇 장에 스페인의 강렬함과 호기심을 잔뜩 충전했다면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 만큼이나 즐거운 여행 준비 완료!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해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여행지로서의 스페인은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터라, 더한 호기심이 일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자주 소개되었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알람브라, 플라맹코, 지중해, 산티아고 순례길과 톨레도... 유럽지역의 여행이 그렇듯 여행자체가 역사 공부의 시작이 아닐까?  쉬고 즐기는 여행이전에 가고자 하는 지역에 대해 알아보는 만큼 즐거운 여행을 준비 할 수 있기에, 여행전 많은 검색을 하고 다녀온 이들의 후기를 찾아보고 '나만의' 여행을 만들어보기 위해 계획하는 게 아닐까?  남들과 같은 장소를 보고, 다닌다고 감상까지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한 페이지 가득 간략하게 정리한 스페인의 역사만이라도 꼼곰하게 읽고 여행한다면 스페인 여행이 더 즐거울지도 모르겠다.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음식으로 고생했다는 사람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한국에 돌아와서도 스페인 음식을 찾아 먹기도 하는걸 보면, 음식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거겠지?

스페인은 디에고 벨라스케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 파블로 루이스 피카소/ 안토니오 가우디 등 유명한 거장들의 나라이기도 하다니, 볼거리, 먹거리, 축제, 등등 단 몇 일 간의 여행이라면 그 시간이 너무도 짧아 아쉬울 수도 있겠다.


 본격 휴가시즌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6월엔 여행서들을 많이 읽게 되는데 관심없던 유럽지역의 책들을 자주 접하다보니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넘길 때마다 느끼지만, 여행만이 아닌 역사, 그나라의 문화를 함께 이해하고 여행하는 만들어가는 여행이 되게 도와주는 책이어서 이 시리즈들이 사랑받는게 아닐까?  빼곡히 담은 정보가 무색할 정도로 휴대도 용이해서 여행지에서 꼭 들고 다니며 현장에서 나만의 정보를 추가한다면 더없이 알차고 좋은 여행을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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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의 말하기 수업 -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 표현과 전달하기 3
고정욱 지음, 신예희 그림 / 애플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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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성인들을 위한 말하기 책보다 청소년을 위한 말하기 책이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목적은 말하기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나는 생활 혹에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은 말하기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말하기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길 바란다.  또한 가려 뽑은 다양한 연습문제를 통해 실제 말하기 능력도 기를 수 있기를 바란다. 

말하기도 글쓰기처럼 꾸준히 공부하고, 연습해야 잘 말할 수 있다.  게다가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글쓰기와 달리 말하기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더 열심히 연습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 머리말


말하기의 분명한 목적은 '나의 뜻을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이라고 한다.   머리말과 책의 시작글을 읽으며 난 제대로 된 말하기를 하고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읽기, 쓰기, 말하기는 연결 되는것 같으면서도 각 분야에 연습하는 목적과 방법이 조금씩은 다른것 같다.  글을 잘 쓴다고 말을 잘할까?  또 말을 잘한다고 해서 글을 잘쓸까? 이 두가지의 기본은 일단 잘 읽고, 많이 읽는게 뒷받침이 되어야겠으니, 읽기 한 가지는 쓰기와 말하기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저자는 청소년의 말하기가 더 시급하게 생각되어  『고정욱의 말하기 수업』을 집필했다고 한다. 



 1장 말하기란 무엇인가? / 2장 무엇을 말해야 하나? / 3장 어떻게 말해야하나?



각 장에 작은 작은 단락들이 있고, 그 단락안에 짧은 대화들로 상황을 이야기하고, 말하기 예화 를 통해서 앞서 이야기한 부분을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해준다. 스피치 훈련 페이지에선 저자가 제시하는 문장들을 생각해보고 나만의 문장으로 만들어가는 책이 『고정욱의 말하기 수업』이다.  사실 이 페이지에선 내가 읽고 생각해봐도 문장으로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 한참을 생각하기도 했고, 맞는걸까? 라는 심리적 압박감도 조금 들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말하기에 능숙한 사람이 리더가 되는 세상이다.  기회가 왔을 때 조리 있고 분명하게 나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모든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글을 읽고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것의 결과물(?)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말하기'. 생각을 정리해서 상황에 맞게 조리있게 말하기 까지 많은 과정과 연습이 필요한 만큼 양질의 책을 읽고 쓰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스피치 훈련 페이지에 대한 간단한 예시 답안(?)을 맨 뒷편이나 부록으로 같이 수록해 주었다면 자녀와 함께 읽으며 지도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고정욱의 말하기 수업』성인편도 출간이 될까? 기대되는 책이기도 했다.  청소년을 위해 쓰여졌다고 하지만, 말하기에 자신이 없는 성인들이 입문용으로 읽기에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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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베스트 123 -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정보상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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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베스트 123』을 준비하면서 유럽을 소개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고민해보았다.  가이드북이면 정보 위주가 될 터인데, 시시각각 바뀌기 마련인 여행정보는 내 능력 밖의 일이었다.  해서 유럽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을 부추기거나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추억을 되새김질할 때 쓸 수 있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예를 들어 로마 사람들의 저녁시간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나보나 광장을 추천하거나, 파리의 시테 섬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아, 나는 같은 곳을 여행했는데 이런 걸 왜 보지 못했지?" 하는 여행지들을 골랐다.   '어떤 여행지를 소개할 것인가?' 도 고심했다.  언젠가 "가장 많이 팔리는 차가 가장 좋은 차입니다."라고 말하는 어느 자동차 광고 카피를 본 적이 있다.  명백한 논리의 오류지만 그 글귀가 주는 암시는 상당히 강렬했다.  그래서 유럽의 여행지 가운데 소위 '가장 인기가 있는 곳' 위주로 장소를 선정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여행지를 제대로 소개하면 '가장 잘 팔릴 수 있는 책' 이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유럽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 자료를 모으고 어느 곳을 다녀올 것인지 고민한다.  이럴 때 필요한 책이 바로 『유럽여행 베스트 123』이다.  유럽에 간다면 꼭 한 번은 봐야 할 아름다운 명소들만을 엄선했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 전 행선지를 정할 때 참고할 만하다.  가서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쉴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가이드북은 아니다.  수십 차례 유럽을 여행한 경험을 살려, 유럽여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어떠신지? 혹은 '이곳만은 반드시!'를 제안하였다. /prologue 

올해도 이렇다 할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지 않는 걸로 결정을 내린뒤지만, 여행에 관련한 서적들이 눈에 밟히는건 어쩔수 없는듯 하다.  제대로 된 여행을 해 본지가 언제더라?  잠자는 방에도 매일같이 출근하는 매장의 내 자리에도 여행서들 몇 권씩은 늘어져 있는데, 아마도 책으로나마 '휴가'를 못가는 마음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고 싶은 심리인듯 하다.  『유럽여행 베스트 123』은 여름이 깊어지기 시작하면 읽어야지 하고 미뤄두던 책이었는데, 요즘 같은 날씨에 읽기 최적!


책을 읽기 전, 저자의 소개 글을 읽으며 두근두근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읽기전 책에 수록된 사진들을 휘릭 휘릭 넘기면서 유럽의 여행지에 대한 울렁거림과 동경이 동시에 일기 시작했다.   '유럽'이구나.  이 십년전... 이 십대때는 왜 유럽을 한 번 가볼 생각을 못했을까?  공부를 하며 직장을 다녔던 때라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턴 막내라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기도 했다.  삼십대는 개인적으로 변화가 많았던 시기라 훌쩍 지나갔던 것 같다.  지금은? 지금 나름대로 바쁜 삶을 살다 보니.... 정말 '꿈'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유럽' 이었는데.... 언젠가 가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잊을만하면 한 번씩 찾아 읽게 되는 유럽에 관련한 책들...


Spain / France / Italy / Switzerland / United Kingdom / Germany / Czech / Austria / Netherlands / Turkey


여행작가 경력 30년인 저자의 이력답게 책에 수록된 사진도 좋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나라별 여행지와 이야기들, 유럽은 역사·문화화사적, 미술관 기행등 아는 만큼 보고 즐길 수 있는 현재와 지난 시간이 공존하는 도시들이라 관광, 볼거리 위주의 여행, 또는 현지인들처럼.. 등등 책장을 넘기며 가보고 싶은 나라를 골라보았다면 그 지역만 집요하게 몇 번이고 읽어도 질리지 않을 책이다.   곳곳에 저자가 알려주는 Travel Tip 도 놓치지 말자.   저자의 이야기처럼 '여행은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것.'  은 여행을 떠나 봤던 이들이라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권에 빼곡히 담긴 유럽 여행스토리는 '여행'에 대한 두근거림을 일깨우기 넘치고도 충분했던 책이었다. 

제주도 서쪽 바닷가에 그동안 유럽에서 보고 느꼈던 감성을 담은 돌집 메종손드물을 직접 건축하고 이주하여 제주 생활을 하며 찾아오는 이들과 여행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니 제주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이 참고하셔도 좋을 만한 정보!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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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에브리씽 (예담)
니콜라 윤 지음, 노지양 옮김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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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병은 무척 유명하고도 희귀한 선천적 질환이다.  SCID 즉, 중증복합면역결핍증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가 생소하다 해도 '버블증후군'이라는 말은 들어보았을지 모르겠다. 간단히 설명하면 기본적으로 나는 세상 모든 것에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보면 된다.  세상 모든 것이 나를 심하게 앓아눕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p12


태어나서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나가본 기억, 추억이 없는 소녀.  그녀가 활동하는 공간은 온실 같은 그녀의 방, 집안이 전부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이자 간호사인 칼라, 그리고 의사인 엄마, 온라인 가정교사들.  건축가가 꿈인 매들린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중증복합면역결핍증 이라는 희귀한 병으로 일반인보다 약한 면역체계.  세상 모든 것에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세상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아니 나가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엄마와 칼라와 함께하는 세계가 전부인 매들린에게 옆집으로 이사 온 올리에게 조금씩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책을 읽고 건축가의 꿈을 키우긴 했지만 자신이 세상 밖으로 나갈 일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크게 갖지 않았고 관심이 없던 매들린에게 올리에 대한 관심은 점점 그를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변해가고, 올리와의 만남으로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을 갈망하게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모든 게 리스크 아닐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리스크거든, 모두 네가 하기에 달렸어." 

나의 하얀 방과 하얀 소파와 하얀 책장과 하얀 벽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안전하고 익숙하고 변함없다. /p88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경험해선 안 된다는 뜻은 아니지. 

그리고 희망 엇는 짝사랑에 빠지는 것도 우리 인생의 일부야." /p102

거울 앞에서 흰색 브이넥 티셔츠도 입어보고 스쿠프 넥으로 바꿔 입어도 보았다.  이유는 없었다.  아니다.  이유가 없지는 않았다.  올리를 기다리면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런 나에 대해서 엄마에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또 한 번 소망했다.  엄마에게 그 아이만 생각하면 왜 이렇게 숨이 차는지 물어보고 싶다.  엄마에게 이 설레는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p118


무균 처리된 집안에 살다가 올리와 만나고,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엄마도 매들린의 변화에 대해 눈치채기 시작한다.  움직임만으로도 활력이 넘치는 올리,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자신.  그가 좋아지는 마음이 깊어지는 만큼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커져만 가는데... 매들린의 삶,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칼라.  그리고 매들린이 자신이 가꾼 틀에서 벗어나길 바라지 않는 엄마를...

처음엔 남편과 아들을 사고로 잃고 남은 매들린마저 잘못될까, 너무도 약한 딸이니까, 그 마음이 참 절절하게 느껴졌는데...

마지막 즈음에 반전은 정말!!! 뜨악~!! (꼭 읽어보시길요~)



무언가에 대해, 나에게 너무나 중요한 누군가에 대해서 엄마에게 말하지 않다니 기분이 묘했다.  엄마와 내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서는 아니다.  올리가 엄마 자리를 대신해서도 아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엄마와 멀어진 이유는 감춰야 할 비밀이 생겼기 때문이다. /p128

"그런데 말이지.  인생에 아무 후회가 없다면 그건 사는 게 아닌 거야." /p234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건지도 몰라." /p276


꽤 두꺼운 분량이라고 생각했는데, 길지 않은 흐름으로 이어지는 글, 책 사이에 재치 있는 그림과 독서광으로 등장하는 매들린이 상황에 적절한 책을 이야기하는 <매들린의 간단 스포일러 서평>은 그 책들을 찾아보고 싶게 만들기도 했다.  읽기 전엔 제목이 왜? 라는 의문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중후반 즈음부턴,,, 아... 아...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기 위해 용기 있는 선택을 했던 매들린, 그리고 올리.. 세상밖으로 나올 수 없는 소녀와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소년, 그들이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이러다 매디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 조마조마했지만 책장 넘기는 게 즐거웠던 <에브리씽에브리씽>.  그들의 뒷이야기도 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던 책이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에 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이뿐이었다. 

올리와 함께 있는 것.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사랑받는 것이 전부(everything)라는 것이다. /p294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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