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상담소 : 응급 - 초보 엄마들이 미리 알아두면 든든한 내 아이 응급상황 안심 매뉴얼 육아 상담소 시리즈
류정민 지음 / 물주는아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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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영유아 사망원인의 1위는 '사건 및 사고' 입니다.  만 3세 이하의 영유아를 둔 부모라면 '부주의는 곧 사고'라는 생각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절대, 잠시도, 아이를 혼자 두어서는 안 됩니다.  영유아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보호자가 목격하지 못할 때 발생하므로, '사고를 목격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세요.


0~5세, 아이들이 아파도 어디 가 아픈지 표현하지 못하니, 아이가 왜 우는지에 대해 마음 졸이는 초보 엄마 아빠에게 꼭 한 권쯤 있어야 하는 상비 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카들이 어릴 때 열이 오르거나, 눈이나 코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했을 때 응급처치를 하지 못해서 새벽에 응급실로 달려가곤 하는 걸 몇 번이고 보기도 했다.  사실 응급상황은 언제고 발생할 수 있고 오로지 아이만 지켜볼 수 없는 상황도 가정에서 꽤 자주 발생하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는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항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책은 어린아이 둘을 키우는 동생을 위해 구입한 책이었는데, 책을 선물 하기 전 호기심에 읽어본 책이었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초기 대처만 잘하면 아이를 살릴 수 있고 흉터도 덜 남습니다."  라는 저자의 글은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꼭 한 권 비치해놓고 수시로 읽어봐도 좋을듯했다.  여리고 어린아이들이기에 더 다치기 쉽고 평범한 일상의 모든 것이 위험일 수 있다.  PART 1.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아파요. /  PART 2. 아이에게 상처가 났어요. /  PART 3. 부주의로 아이가 다쳤어요  응급시 파트별로 찾아 볼 수 있고, 월령별 예방접종 안내도 나와 있어서 가정에 한 권 상비해두고 읽으면 든든한 자녀 지킴이가 되어 줄 수 있을듯하다.    꼭 기억해주세요.  부분만 읽어두어도 비상시에 꽤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우리 예쁜 아이들 응급상황 안심 매뉴얼로 미리 든든하게 대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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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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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하고 잘하고는 개인적인 성격이라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개인적인 취향이 극적으로 갈리기도 하고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정리하지 못하는 습관은 나도 가지고 있기에 이 책이 더 궁금했었다.  물건 정리만이 아닌 그 사람의 인생을 상담해준다는 유명 정리 전문가 오바 도마리.



"요즘은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드물죠.  언제부턴가 다들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 소리만 해요.  누구나 악역은 맡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원망을 들어도 좋으니까 진실을 말해 주는 편이 진정한 친절함이 아닐까요? /p80


소설 속 인물들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가족들의 신청으로 오바 도마리의 방문을 받게 된다.  그들에겐 피하고 싶고 반갑지 않은 정리 전문가.  통통하고 편안한 이미지의 그녀가 방문해서 정리를 해줄 거라 생각했지만 첫 방문에서 집을 둘러보고 진단 정도를 알려준 후 2주마다 방문을 3개월 유지하며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끔 유도한다.  번듯한 회사 말끔한 외모로 일하지만 집은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 사는 싱글 여성 하루카, 목어 장인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아내의 죽음이후 혼자 살아가고 있는 목어 장인 홀아비 덴조, 3백 평 집에 사는 자산가 독거노인 에이코의 집은 깔끔해 보이지만 넓은 공간 구석구석 엄청난 물건들이 들어차 있다.  고급 관사에 살며 집안일에 손을 놓아버린 마미코.  이들은 오바 도마리의 첫 방문에선 '어서 나가 줬으면...'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만 점점 그녀에게 마음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제1문항 : 옷을 제대로 개킨다.

제2문항 :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방이 있다.

제3문항 ; 빵에 곰팡이가 자주 생긴다.

제4문항 ; 차를 바닥에 흘려도 닦지 않는다.

제5문항 ; 신문을 버리지 못한다.

제6문항 ; 예전 연하장을 버리지 못한다.

제7문항 ; 물건을 자주 찾는다.

제8문항 ; 충동구매를 한 뒤에 샀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릴 때가 있다.

제9문항 ; 다른 사람을 집에 부르지 못한다.

제10문항 ; 창문을 열 수 없다.

"따님 물건은 따님한테 드리면 되지 않나요?"

"딸이 필요 없다고 해요.  아쉽게도 손녀도 다 커서 입지 못하고요."

"그렇다면 용도가 없어졌다고 생각하실 순 없나요? 이제 맡은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버릴 수 있어요." /p189


오바 도마리가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사람이었다면, 이 글은 그냥 가볍게 읽고 넘길만한 그런 글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공간을 잘 정리하며 살아가는 것도 능력일 수 있는 세상.  너무나 많은 물질이 흘러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일까?  쉽게 버리지 못하고, 정리하지 못하지만 새로운 것이 눈에 띄면 꼭 구입해야 하는 마음이 있기도 하다.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집에 쌓인 쓰레기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내일로... 내일로 미루지만 삶에 의욕이 없는 모습도, 넓고 넓은 집에 혼자 살지만 언젠가 집에 모일 가족들을 생각해 수납장 여기저기 오래된 물건들을 잘 정리했다고 생각하는 모습도 '언젠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정리하지 못하고 끌어안고 사는 우리의 모습일 수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상으로도 '언젠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던 물건들 중, 정말 다시 찾게 되었던 경우는 글쎄?  10%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 매년 계절이 순환하고, 사람은 나이를 먹고 죽는 거죠."

도마리가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쓰지 않을 줄 알면서도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고 또 쌓아 가죠.  집에 물건이 차고 넘치는데 계절별로 옷을 새로 사고, 도자기 시장이 서면 부랴부랴 식기를 사러 가고."

마치 시를 낭독하는 것처럼 말한다.  나를 놀리는 걸까.

"생각해 보면 일본인 모두가 '흥분'했어요.  전후 고도 성장기에 돌입해서 3종 신기라고 불리는 흑백텔레비전, 세탁기, 냉장고를 사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죠."/p200

아무리 비싼 물건이라도 필요 없는 물건은 필요 없다.  기모노를 입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짐만 될 뿐이다. /p245


이 책을 읽으며 40년 가까이 살았던 지금의 집에 쌓인 물건들을 돌아보게 된다.  이런저런 기념으로 받았지만 아낀다고 사용하지 않았던 20년도 넘은 수건들, 언제 적인지도 모를 오래된 취미생활 박스들, 쓰지 않는 가전제품들 부모님과 4형제가 살다가 하나둘 독립하게 되면서 이 집도 이사를 준비하는 중이다.

부모님도 이사를 준비하며 많은 물건들을 처분하고 가뿐하게 가실 생각이라지만 글쎄.... 이사하며 생각해볼 일이다.  나부터도 언젠가 읽으리라는 마음으로 구입해서 쌓아두었던 책들을 정리 중이다.  그래도 내 돈 주고 구입한 책들이 대부분인데 책 정리를 하다 보니 10년도 훨씬 전에 구입했는데 읽지 않는 책들도 수두룩해서 놀랐고, 읽기엔 시기가 너무 지나 버린 책들을 보고 책 구입도 시기를 봐가며 적당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볍게 더 가볍게, 무조건 적인 미니멀 라이프가 아닌 이 이면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함께 읽으며 사람과 주변 정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동생들과 엄마와 함께 읽어볼 책으로 갈무리해본다.



우리는 거울을 통해서만 자기 얼굴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약함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혹시 보이더라도 직시하지 못한다.  직시할 만큼 우리는 강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도마리 씨가 실제로 지도해줬으면 좋겠다.  큰소리가 아니라 살며시 속삭이듯이.  나약함에 잠겨버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아주 조금만 등을 밀어줬으면 좋겠다.  도마리 씨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 아쉽지만 괜찮다.  우리의 도마리 씨는 바로 이 책이니까. / 해설 p307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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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부부 세계일주 프로젝트 - 오늘을 여행하는 부부, 지구 한 바퀴를 돌다
김미나.박문규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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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도는 삶, 탈출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삶이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더 많아서, 힘들지만 내려설 수 없으니 일상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닐까?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잠시 다른 세상 속에 빠져보는 것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기도 한다.  너무도 열심히 살아왔던 메밀꽃 부부가 모든 일상을 뒤로하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세계여행을 시작하기 전, 우리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은 4박 5일짜리였다.  일 년에 한 번 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바쁘게 여행했다.  볼거리와 할 거리가 없으면 초조했고, 많은것을 보고 많은 것을 해야만 제대로 여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키지 여행만큼이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냈다.  전투적이었던 여행의 마지막 밤엔 잠이 오질 않았다.  회사에 대한 걱정이 쓰나미처럼 밀려들면서 가슴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고작 4일짜리 휴가를 쓰면서 단 한 번도, 오롯이 쉰적이 없었다.  /p33 

"살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나 힘들 때가 여러번 있겠지만, 그때마다 지금처럼 서로 손 잡아주자.  고생했어."

남편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라간 스스로가 대견했다.  /p060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친한 사이도 싸우거나 틀어질 수 있는 게 여행이다.  짧은 며칠간의 여행에서도 그런 일들이 발생하는데 무려 세계일주라니....치열한 이십 대를 살아낸 이들 부부가 마음의 조그만 불씨를 키우며 오랜 시간 준비하며 20대의 마지막 사회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커다란 배낭 두 개를 매었다.  



여행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을 통해서 인생이 크게 바뀐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분명 단단해지고 있었다.  조그만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고 행복해 했으며, 속상하거나 좋지 않았던 일은 금방 훌훌 털어버렸다.  우리는 긍정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여행하길 참 잘했다는 것을.  /p109 

우리는 많이 부족하고 서툰 여행자들이지만, 이렇게도 살 수 있고 저렇게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남들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도 괜찮다는 것을, 모두가 가는 길로 가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터키에서 1년, 여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배낭이 가볍다.  적은 사림으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불편함 없이 잘살고 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여유롭지는 않아도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이 되자고, 어디서든 여행자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자고 다짐해본다. /p211


길을 걷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만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머물 수 있는 시간 부자 여행자인 메밀꽃 부부.  길에서 만난 사람들, 풍경, 그리고 장소들... 그들이 함께 하면서 만든 여행의 시간들은 그들의 내면을 조금 더 단단하게 해주었고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던 그들의 여행이야기는 점점 그들의 길 위의 행적들을 따르며 즐거운 상상을 하게 했다.  여행지마다 꼼꼼하게 정리한 경비지출내역 과 여행지의 팁들은 해당 여행지를 여행하고 싶은 이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1년 동안 머물렀던 터키의 안탈리아, 그곳에 가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오늘, 지금, 행복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는 메밀꽃 부부의 세계일주 프로젝트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부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까"는 항상 물음표였고, 먹고살기 바빠 어찌어찌 사는 것보다는 주체적으로 나의 삶을 살고 싶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갖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스트레스가 적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세계 1등이란다.  어떻게 살면 1등으로 행복할 수 있나 봤더니 별것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집에서 대화를 나누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지 않고, 몸도 마음도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푹신한 소파에 앉아 부드러운 담요를 무릎에 덮고 달달한 핫초코를 마시며 좋은 책을 읽는 것.  이런 생활방식을 '휘게'라 부른다고 했다.

돌이켜 보면 여행에서의 순간들이 그랬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우연히 들어갔던 좁은 골목, 버스 창밖으로 보이던 일상적인 풍경의 잔상처럼 소소한 것들이었다.  느릿느릿 천천히 걷고, 커피 한 잔에 행복해 하고, 단순하게 보냈던 여행의 날들이 '휘겔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이 하늘에 있는 별들처럼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내가 찾으려고만 하면 행복은 언제나 눈앞에 있었다.  /p251~252 

여행은 매번,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한다.  몰랐던 서로의 취향, 잘 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이끌어내곤 한다.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자라나게 한다.  긴 여행을 했다고 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거나 큰 깨달음을 얻었거나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서로 마주 앉아 매일 곱씹어도 남을 만큼 커다란 추억 보따리가 생긴다.  /p321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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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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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이 의문은 누구에게나 또 언제나 찾아온다.  세상에 책들이 워낙 많기도 하거니와 시시때때로 새로운 주제들이 등장하고 관련 책들이 쏟아지면 '꼭 읽어야 하나?' 의문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게다가 일상에 치여서 책 읽을 시간이 한정되니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선택은 쉽지 않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 어떤 책을 만나느냐는 마치 운명과도 같다.  어떤 심리, 어떤 욕구, 어떤 불만, 어떤 불안, 어떤 좌절, 어떤 절망, 어떤 희망의 상태에서 어떤 책을 만나느냐에 다라 글이 다가오는 강도와 심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책 운명' 은 분명히 있다.  책 운명이란 다른 어떤 운명보다도 지혜롭게 개척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지 않은가?   '어떤 책을 꼭 읽어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아니오'다.  '책을 꼭 읽어야 하나?'에는 물론 '그렇다'이다. /p9  프롤로그

취향대로, 손에 잡히는 책만 읽어도 읽을 책은 무궁무진하다.  가끔 닥치는 대로 책을 읽다 문득, 책을 읽고 남는 것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 인생의 시기에 따라 어떤 책을 읽게 되느냐에 따라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조금씩 하게 되었는데 내겐 조금은 생소했던 김진애 작가의 『여자의 독서』를 읽게 되었다.  시작 글을 읽으면서부터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들이 길잡이를 만난 기분이었다.  '어떤 책'을 꼭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책은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

 


우리의 책 읽기도 조명법과 조감법을 적절하게 넘나들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책'이필요하고, '읽고 또 읽을 책'이 필요하다.  그런 책은 자신의 관점으로 깊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  그런 책은 다시 읽을 때마다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그런 책은 그 책 한 권 읽기로 끝나지 않는다.  작가에 대해서 알고 싶어져서 그 작가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게 만들고, 연관되는 책을 더 찾고 싶게 만든다.  조명함으로써 그 책의 빛이 더욱 밝아지는 것이다.  그 빛은 인생을 사는 사이에 시시때때로 우리를 비쳐주고 위로해주고 또 끌어준다....<중략>.....책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나를 책으로 이끈다.  사람은 왜 이리 복잡한 것인가?  사람은 왜 이리 흥미로운 것인가?  사람은 왜 이리 변화무쌍한 것인가?  사람은 왜 이리 부족한 것인가?  사람은 왜 이리 위대할 수 있는 것인가?  사람은 왜 이리 비루한 것인가?  삶은 애 이리 고통스러운 것인가?  삶은 왜 이리 아름다운 것인가?  삶은 왜 이리 오묘한 것인가?  삶은 왜 수수께끼로 가득한 것인가?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그의 생각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아모르문디 (Amor Mundi, 세계애)다.  세상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을 두루 포괄하는 말이다.  아무리 부족하고 불완전하고 흠결이 많더라도 그 세상, 그 삶, 그 사람에 대해서 바라보고, 묻고,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생각하고, 비판하고, 통찰하고 그리고 사랑하는 과정.  그것이 책 읽기를 통해 가능한 것이다.  '세계애'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 그것이 책 읽기의 비밀 아닐까?  /p16~18

책을 읽으며 아하! 하는 순간들, 나의 무엇을 자극했던 걸까?  그때의 아하!를 만나고 나는 어떻게 변한 것일까? 지금은, 앞으로는 어떤게 떠오르고 변할 것인가? 저자 개인의 체험이 자신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많은 여성들도 '아하!' 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들을 8가지 코드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자존감 / 삶과 꿈/ 여姓 / 연대감 / 긍지  / 용기 / 여신 / 양성성 ​사실, 저자의 이력과 시작글을 읽고 호기심 반,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반이었지만 책 읽기에 대한 조금 더 넓은 시각을 키워보고 싶다면 무조건 일단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 한 권을 이야기하는 문장과 생각의 넓이가 참 다르구나, 깊고 넓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더 열심히 책을 읽고 싶어졌고, 나는 어떤 '책 운명' 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다 보니 너무나 재미있는 글로 다가와서 책에 소개된 책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꽤 많은 포스트 잇을 붙였고 다시 읽어보게 되는 문장들도 있었다.   책읽기에 대한 새로운 설렘을 맛본 기분이랄까?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으며 '책 지도'를 만들어가는 과정.  앞으로도 계속될 책읽기에 즐거움을 하나 더 발견한 기분이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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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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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오랜 연인과 헤어짐으로 힘들어하던 직장 동료가 오래도록 들고 다니며 읽던 책의 제목이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 이었다.  책의 제목이 독특하기도 했고,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는 그가 신기해 책을 빌렸는데, 몇 장 읽지도 못해서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몇 년째 책장에 방치된 상태였는데... (결국 그 동료에게 책을 돌려주진 못했다.)

5년이 지나 출간된 책으로 읽게 된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시 조찬모임 ​이전의 책표지가 강렬했다면 새로 출간된 책은 차분한 느낌이랄까?  조금 상반된 느낌이었다.  이전의 내용을 과감하게 덜어내기도 했다고 하니 이전의 책도 읽어봐야겠다,


실연이 주는 고통은 추상적이지 않다.  그것은 칼에 배였거나, 화상을 당했을 때의 선연한 느낌과 맞닿아 있다.  실연은 슬픔이나 절망, 공포 같은 인간의 추상적인 감정들과 다르게 구체적인 통증을 수반함으로써 누군가로부터의 거절이 인간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p26

이별은 앞으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실연은 언제나 뒤로 온다.  실연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각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고, 끊임없이 자신 쪽으로 뜨거운 모래를 끌어들여 폐허로 만드는 사막의 사구다. /p44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라는 간판을 건 레스토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아침 일곱시 옷을 갖춰입고 따뜻한 식사를 하며 '실연 기념품'을 교환한다.  추억이 담긴 물건을 내놓고 의미가 없는 물건이 되어버린 다른이의 물건을 교환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사랑의 종착은 무엇일까?  사랑에 종착이 없다면 '실연'이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일은 있을 수 없겠지?  이별의 순간은 아프겠지만, 이별을 함으로써 새로운 만남의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 과정을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이야기 하면서 치유하고 치유되어가는 과정으로 보여주고 있다.

삶에는 어떤 것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믿을 수 없는 순간이 존재한다.  불행을 예감하고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더라도, 불행은 결코 보험 광고 속에 등장하는 낯익은 에피소드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위험을 대비하고 불행을 대비한다는 건 애초에 성립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우리는 누구도 그 순간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으며,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때의 일이 의미하는 바를 조금씩 알아갈 수 있을 뿐이다. /p83

'실연'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떠오르는 감정들은 너무나 많지만, 이별이 있어야 새로운 사랑도 시작할 수 있고, 그 실연의 시간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만남이 달라진다는 생각에도 동의하는 편이다.  이십 대에 시작했던 조금은 늦은 사랑을 삼 십 대에 들어서 힘겹게 실연하고 애써 외면하고 괜찮다고 덮어버렸는데, 그 어설픈 감정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사랑', '실연' 의 경계를 넘나들며 내 감정을 추스리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의 경우, 우연한 여행 때문에 낯선 곳에서의 삶이 결정되곤 한다.  /p237

스스로의 삶을 관통하는 말은 하기 힘들다. 

죄책감은 말의 껍질을 깨뜨리고, 분노와 슬픔은 껍질 안의 말을 짓눌러 부숴버리기 때문이다. /p280

타인의 비밀을 듣는다는 건 큰 책임을 요구한다.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을 책임.  간직하는 동시에 떠나보내야 하는 책임.  묵언의 서약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비밀을 꺼내놓아야 하는 책임.  비밀은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그에 짓눌린 무게의 짐을 스스로 덜어놓는다.
'간직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이나 기억 따위를 마음속 깊이 새겨두는 것'이다.  비밀은 누군가에 의해 간직된다.  우리가 '간직한다'라고 말할 때, 그것은 오래된 장롱 '속'이나, 복잡한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리는 금고 '안'이나, 마음 깊숙한 '곳'에서 어렵게 끄집어내야 한다.  '속'과 '안', '곳'에 넣어두는 깊숙한 기억과 물건들, 마음의 가장 어두운 곳에 닿아야 비로소 꺼낼 수 있는 것.  /p284

사강은 점심을 잊은 채, 옛날 사람들이 독서했던 고전적인 방식대로 책을 읽었다.  눈이 아닌 입으로 소리를 내며 천천히 문장을 따라 읽었다.  책 속의 세실이 걸음을 멈추면 그녀도 잠시 읽기를 멈추고, 슬픔에 빠진 안느가 울면 그녀 역시 눈을 감은 채 그녀의 슬픔을 느꼈다.  사강은 문장을 입으로 읽고, 귀로 듣고, 마음에 새겼다.  책의 문장을 읽는 게 아니라, 그것을 쓴 사람의 마음을 구현해내는 사람처럼 그녀의 눈은 단어와 단어 사이를 주의 깊게 살폈다.  이 소설을 썼던 열아홉 살, 프랑수아즈 사강이 느꼈을 감정을 그녀 역시 느끼고 있었다.  /p309~310

등장인물들의 감정흐름과 시선을 쫒다보면 내가 외면하느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들을 마주하기도 했다.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고,
갈무리 해 둔 문장들이 밟혀서 몇 번이고 읽었으며,  글 속에 등장하는 책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프랑스와즈사강의 슬픔이여안녕 부터...
폭염이 조금 누그러들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여유롭게 다시 한 번 읽을 책으로 갈무리해본다. ​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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