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을 수 있다면 2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16p/
그들의 뒷모습은 아주 정겨웠다.
왼쪽에는 나폴레옹 군대가 러시아에서 퇴각하던 시절에 입었을 법한 낡은 군용 외투 차림의 비쩍 마른 키다리 남자가, 오른쪽에는 '럭키 스트라이크' 잠바를 입은 딱 벌어진 남자가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젊은 여자가 재잘거리고 깔깔거리면서 팔짝팔짝 뛰었다.  그녀는 두 남자가 '하나, 둘, 셋, 영차!' 하면서 자기를 번쩍 들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그녀는 두 팔에 잔뜩 힘을 주며 그들에게 매달렸다.
이제 그녀의 안정은 거기에 있었다. 앞도 아니고 뒤도 아닌 바로 거기, 사람 좋은 두 남자의 팔꿈치 사이에...

125p/
어느 날은 죽고 싶도록 사는 게 암담하다가도 이튿날에는 몇 계단 내려가서 스위치를 찾아내기만 하면
눈앞이 조금 더 환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니던가. .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확인하지만 카미유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른 건 다 하되 '사랑'은 하지 말자고 못박아 이야기 한다.  이미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프랑크는 그녀로 인해 자신의 삶이 알게 모르게 바뀐 것처럼, 자신도 그녀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선을 지켜가며 삶의 경계선을 잘 오가는 것 같아보이고, 꼭 자신이 아니어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 같다.   자신의 삶에서 떼어놓을수 없는 할머니를 필리베르의 집으로 모셔와 함께 살기 시작하며 프랑크의 삶은 안정을 찾아갔고 카미유도 다시 그림을 시작하며 할머니와 안정된 삶을 보내고 있다.  필리베르도 인생의 전환점이 될 연극무대에 오를 결심을 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는데...


이들의 기묘한 동거를 읽다보면 카미유와 프랑크의 중심에 있는 필리베르라는 인물과 이들이 가족으로 모일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프랑크의 할머니의 등장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이들 세 명의 삶에 폴레트(할머니)가 등장하면서 사회와 가정에서 자리를 잃어가는 노인이 젊은 사람들과 어떻게 융화 될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카미유의 거식증은 요리사인 프랑크로 인해서 조금씩 치유되어가고 있었고, 프랑크의 거친 면들과 즉흥적인 성격도 카미유로 인해 변화되어가고 있었다.   꽤 많은 2권 분량의 책이었지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었고,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워 잠들기 전 조금씩 아껴 읽었던 책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인생들이지만 저마다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은 가지고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걸 내보이고 서로를 치유하며 살아갈 수 있는 친구,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다는 건 아마도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하는게 아닐까?  평범하고 담백한 글이지만 담백함 속에서 인생을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었던 글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막 책장을 덮었지만,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기도 하다.  왜 일까?  책을 읽는 동안 이들과 사랑에 빠졌던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랑에 빠지고 싶어진 걸지도... 2017년 이제 2개월이 조금 넘었지만 안나 가발다라는 작가와의 만남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언제고 좀 긴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챙겨가고 싶은 책으로 갈무리 해두기도 했다.  꽃샘 추위가 물러가고 곧 다가올 봄, 따스한 봄기운을 만끽하며 읽으면 더 좋을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모, 온라인 서점에서 전자책 구매시 100% 페이백도 진행중이니 참고, 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2017년 3월 12일 자정까지래요~]


137p/
어찌 보며 이들이 이루고 있는 가족은 진짜 가족보다 나았다. 자기들이 원해서 스스로 선택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가족을 위해 고난을 무릅썼고, 그 대가로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함께 행복해지는 것뿐이었다. 아니, 행복한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들은 이제 그렇게 까다롭지 않았다.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감지덕지할 일이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샹 드 마르스 공원에서 카미뉴에게 미소를 짓게 했다는 문제의 표지판('기마 순찰대 전용로')을 찾다가, 어떤 프랑스 여인이 유모차를 밀고 오기에 그런 표지판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여자는 내가 손에 들고 있던 안나 가발다의 책을 힐끗 보더니, 혹시 그 소설에 나오는 것을 찾고 있느냐고 물었다.  내가 그렇다고 하자, 여자는 갑자기 환한 미소를 짓더니 유모차를 돌리며 자기를 따라오라고 했다.  거기에서 표지판까지 300미터를 걸어가는 동안 여자는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을 읽으면서 자기가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이야기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께 있을 수 있다면 1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올 초 안나 가발다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를 읽고, 그의 책이 더욱 궁금히 졌었다.  무엇보다 2권 분량의 책이 좀 놀라웠는데 읽다보니 페이지가 어찌나 잘 넘어가던지,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라면 살짝 기피했던 내게 안나 가발다의 작품은 신선했다.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만의 상처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한 집에 모여 살며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세 남녀.   귀족 집안 태생인 필리베르는 학창시절의 상처로 심적 부담을 받을 때면 말을 더듬는게 심해지곤 했고 현재는 그들이 모여 동거하게된 고택의 관리(?)인 자격으로 집안애선 거의 내쳐진 상태이며 박물관 근처에서 엽서판매를 하고 있다.  그의 집에 일하다 잠시 들러 낮잠을 자고 일하러 나가곤 했던 프랑크 에게도 유일한 피붙이였던 할머니가 치매로 혼자 지내시는게 여의치 않아지자 양로원에 모시고 매주 한 번 방문하는 길이 점점 무겁게만 느껴진다.  자신의 삶만 유독 힘든것 같고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의 거실에서 책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필리베르와 카미유가 자신이 사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세상에 사는 사람들만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유독 집중하게 되는 카미유는 어린시절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 거식증에 걸리게 되고,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이 있음에도 청소부 일을 하며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길 거부하고 있다. 



35p/
카미유 포크는 밤에 일하고 낮에는 자기 속에 자갈을 쌓는 유령이었다.
느릿느릿 움직이고 말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우아하게 사람들을 피해 달아나는 허깨비였다.
카미유 포크는 언제나 등을 돌리고 있는 여자,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연약하고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여자였다.


185p/
그녀는 진위가 분명치 않은 이론 하나를 떠올렸다.
물에 빠져서 가라앉고 있을 때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야 소용이 없고 바닥에 닿기를 기다렸다가 발뒤꿈치로 바닥을 차야만 수면으로 다시 올라올 수 있다던가....
됐어.
이제 바닥에 닿은 거야, 안 그래?


그녀의 짧은 행적으로 쉽게 바뀔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필리베르, 프랑크와 함께 지내며 자신이 조금씩 변화 하고 있다는걸 시간이 흐르며 그녀도 인지하게 되는것 같았다.  사람들과 어울리는걸 어려워했지만 그 어색함이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조금씩 흐릿해지고 있었고, 다시는 붓을 들지 않을것 같았지만 자신의 스케치 노트에 그림을 하나 둘 채워가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달까?   거칠다고 생각했던 프랑크는 요리사 일을 시작한 지 오래라, 자신의 감정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몰라 이야기를 하다 막히면 성질부터 내는 거였고, 그런 그의 눈에 자꾸만 카미유가 들어온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여자로 보지 않았을 카미유가 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고 함께 있고 싶어지는데.... 그러고 보면 이들 세 명의 공통점은 가족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해서, 또는 그 안에서 받은 상처들로 인해 자신들의 삶을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인 건가?  필리베르를 보면 또 아닌것도 같고... 2권에 이어지는 이들의 이야기도 빨리 읽어봐야지!!



그녀는 에드거 민트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읽은 후 추위에 떨며 센 강을 다시 건넜다.
그녀는 외로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외로워 죽겠어, 외로워 죽겠어 하고 그녀는 나직하게 되뇌었다.
영화관에나 갈까? 쳇, 그러고 나서 누구랑 영화에 관한 얘기를 하지?  감동이 자기 혼자만을 위한 것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어?  그녀는 지쳐서 쓰러지듯 현관문을 열었다.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못내 서운했다.
그녀는 기분을 바꾸기 위해 청소를 좀 하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으로 위로할 수 없는 괴로움은 없다고 어느 위인이 말했다.  어디 정말 그런가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의 조각 - 불완전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고르고 읽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예전엔 지인들의 블로그나 온라인 서점의 평을 보고 책 구입을 많이 했다면, 지금은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피드들을 보고 책을 고르는 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책들은 성공!  우선 제목, 책표지등이 먼저 눈에 들어와야하고 읽은 이의 짧은 평이나 글귀들을 참고한다.  그리고 같으니 책의 다른 사람들의 글과 사진도 몇 편 골라 읽어보고 책을 선정하게 되는데 그렇게 읽었던 최근의 책 몇 권은 대부분 너무나 내 취향이었다.  <달의 조각>도 그 중 한 권!  인스타 피드에서 꽤 자주 보였던 책이고 무었보다 책표지와 제목에 자꾸만 눈이 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아보다 구입해야지 했는데, 출간 된지 얼마되지 않아 구입했지만, 읽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던 책.  읽을 책들이 좀 많기도 했고, 아껴 읽고 싶기도 했다.  겨울과 봄사이, 두 계절이 공존하는 시간에 읽고 싶어 조금은 미루어둔 책이랄까?



34p/ 버려진 밤
가끔 나도 나를 감당하기 힘든 밤이 있다.  지금 내가 왜 슬픈지. 왜 이러 거지 같은 기분이 드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날이 있다.  그런 밤이면 저 끝까지 땅을 파고 들어가 빛 한 줌 들지 않는 깊숙한 곳에 천막 하나를 치고, 그 안에서 누군지도 모를 얼굴을 하염없이 원망한다.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냐고.  왜 나조차 나를 보듬을 수 없냐고.

70p/ 가장 특별한 사랑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내가 어떤 순간 행복을 느끼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지난번 그 상처는 덧나지 않고 잘 아물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도 열심히 쏟는 관심을 정작 나에게는 주지 못한 채 나에 대한 관심을 타인과의 관계에서만 기대한다. 
누군가의 표정을 살피고 눈치를 보는 시간을 나에게도 조금만 나누어 줬으면 좋겠다.  세상의 끝까지 나와 함께할 것이 분명한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니.  가장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가장 소홀하기 쉬운 나에게, 너무도 가까워 가끔 잊고 살았던 나에게 한 번쯤 물어봤으면 좋겠다.  너는 오늘 잘 지내고 있냐고, 정말 잘 지내고 있냐고.

98p/ 환절기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우리의 계절은 봄 또는 가을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각자 다른 길을 걸을 때, 서로를 앓는 계절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스쳐간 환절기처럼 아주 짧게, 하지만 그렇게 매년 반복됐으면 좋겠다.


아련한 책표지, 그리고 새초롬한 눈썹달,  책 사이사이엔 달들의 일러스트들이 있어 책장을 넘기며 달을 보는 재미도 있다.  새벽에 책을 읽다 문득 창밖의 하늘을 내다 보기도 했고, 밤하늘의 별, 달을 애정하기도 했지만 이 책을 들고 다니며 더 자주 많이 보게 되었던 몇 일,  사실 빨리 읽는게 너무도 아까워 조금씩 읽었음에도 한 권의 책을 다 읽는덴 몇 일이 걸리지 않았다.



104p/ 시간과 순간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 문제에 대한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된 이후
부터 우리는 그 무게만큼의, 때로는 그보다 더 무거운 책임도 감당해야만 한다.
남들이 보기엔 아주 사소한 것들도 후에 다가올 책임을 생각하면 나에게는 커다란 문제가 된다. 조금만 지나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누구나 그렇다  시간과 순간의 사이에서 끝없이 헤엄치며 오늘을 살고, 또 내일을 버틴다.

163p/ 아빠의 책장
나는 아빠의 청춘을 훔치며 자랐다.  어쩌면 가장이란 지켜야 할 단 하나를 위해 너무도 많은 것들을 포기하도록 강요받는 자리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빠의 청춘과 맞바꾼 내가 적어도 딱 그만큼의 가치는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206p/ 담배 냄새
살면서 다시 또 그렇게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이제 나는 도려받지 못할 애정을 쏟는 일에 관대하지 않습니다.  내가 받을 상처를 먼저 계산하고, 마음이 더 커지기 전에 적당히 싹을 자르는 방법도 알아버렸습니다.  그 과정이 그렇게 슬프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조금 서글픕니다.  그래요, 나는 지금 그 사람이 아닌 그 순간의 나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너무 멀어져 버린 순수라는 단어를, 이제 더는 예쁜 모습으로 기억될 일이 없을 것만 같은 그 날의 담배 냄새를.


달이 차오르다, 기울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우리 삶도 보름달처럼 차오르기를 애쓰다가 기울기도 하고, 기울었다 차오르기도 한다.  그 순간들을 통찰 하며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게 또 인생이 아닐까?   살아가며 시간 시간들이 모여 인생이 되 듯, 달의 조각들이 모여 한 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삶의 작은 조각들이 모여 울타리를 만든 이야기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지친 마음의 위안을 받기도 했다.  그 시간, 나도 반짝였구나... 지금도 반짝이는 순간을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응원을 받기도 했던 <달의 조각> 지친 일상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288p/ 침범
언제까지나 나의 세계가 지켜지기를 바라면서도, 언젠가 나의 세계를 아주 자연스럽게 침범할 누군가가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꼰대 김철수 - 사람을 찾습니다
정철 지음, 이소정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꼰대' 기성세대나 선생을 뜻하는 은어.   당신도 혹시? 라는 의문으로 시작하는 책표지.  글에 등장하는 김철수는 그 누구든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성세대, 또는 선생님을 듯하는 은어인 '꼰대'를 책 제목으로 읽게 될 줄이야.  카피라이터인 정철 작가이기게 가능한 생각이지 않았을까? 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다.   기성세대를 보고 자랐고 나도 그들의 나이가 되어 '꼰대'처럼 잔소리를 하고 이미 굳어진 사고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되고 안되고를 명확하게 구분지어 버리고, 유연한 생각은 할 수 있다는 마음보단 '안 될거야'라는 마음이 더 강한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듯 하다.



p014~015/

꿈은 의무가 아니다. 그렇다고 선택도 아니다.
그냥 운명 같은 것이다. 가슴 쿵쿵 뛰는 삶을 목격하는 순간, 어떤 형체 모를 힘이 내 몸과 마음에 작용하는 것이다. 피할 도리 없는 기습 같은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꿈이라는 놈은 열아홉에 나를 찾아올 수도 있고 마흔둘에 나를 찾아올 수도 있고 영원히 나를 비켜갈 수도 있다.

그러니 당신 김철수는 청춘에게 꿈을 강요하지 말 것. 꿈 없이 사는 것도 인생이라는 것을 인정할 것.
그게 싫으면, 어르신 꿈은 처음부터 꼰대였나요?
라는 질문에 대답을 준비할 것.

p053/

우리는 너무 부지런히 움직인다. 너무 많은 생산을 한다. 그중 절반은 별 의미 없은 움직임일 것이다.
별 의미 없는 생산일 것이다.  조금만 더 게으름을 피우자. 조금만 더 비생산적인 하루를 살자.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무 일도 안 하는 건 아니다.
지친 몸에게, 지친 머리에게 쉴 시간을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채우는 시간이다. 그래,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다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듣고 자라온 풍월을 무시 할 수 없듯, 다른 사람들도 이만큼은 하니까, 나도 그 이상 노력하며 살아야하고, 안되도 더 더 노력해야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을 그들도 지켜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으니, 너도 그만큼은 해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저~ 어딘가에 있다 한번씩 툭툭 튀어나오는데 제어가 안되는 날도 있어 잔소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꼰대'에 속하는 사람이었나보다.  가끔 어린 학생들이 진로상담이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올때면 내가 살아온 기준으로 약간의 말을 보태주기도 하지만, 듣는 이의 귀에 마음에 닿지 않으면 잔소리라는 걸 아는 나이 즈음이 되었으니 슬쩍 물러서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


p141/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나 책 속에 있는 건 길이 아니라 글이다.  그 글이 그럴싸한 제목과 그럴싸한 표지에 둘러싸여 멋진 길로 보이는 것이다.  작가가 찾은 작가의 길을 내 길로 오해하지 말 것.  주인이 손님에게 겔을 묻는 건 웃기는 일이니까, 아니 슬픈 일이니까.

149p/

핵심을 가리는 건 늘 욕심이다.

핵심이 흐릿할수록 욕심이 왕성할수록 말은 많아지고 길어지고 늘어진다.

중간에 쫌 재미난 사전도 만들어 두어서,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고 가끔 끄적여보는 재미도 있다.  퇴근길, 잠들기전 휘리릭 읽었지만 그냥 재미로만 읽기엔 생각할 거리가 꽤 있는 책인 <꼰대 김철수>.  보다 많은 '꼰대'들이 함께 읽고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인정하기 싫지만 나도 뼛속까지 '꼰대'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바꿀 수 있다.  당신도 혹시....??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인의 민감함을 유별남으로 인식했던 때가 있었다.  사회 초년생이었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알고 살아왔던지라 조금은 별나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앓겠더라... 라는 어른들의 말처럼 '민감'했던 사람들도 자신이 부러 민감하게 굴었던게 아니라 그들의 감성이 타고나길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했다.   어쩌면 그들 자신은 그 '민감'한 부분때문에 더 힘든 삶을 살지 않았을까?  또, 자신의 '민감'함을 잘 살려 자신만의 능력을 개발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높은 민감성을 가진 사람들은 풍요롭고 이상적인 삶, 창의적인 내면세계,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지루하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내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즐겁게 하기 위해 타인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으므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충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p043

자존심과 자존감은 다르다.  자존감은 자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신의 깊은 가치를 아는 것이다.  자신감은 자신의 능력과 행동에 대한 믿음이다.  자존감은 굉장히 높지만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  건강한 자아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적합한 도전을 찾고, 그 도전을 성공으로 이끈다. /p065

"아니요"라는 말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이다.  한계를 설정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반드시 "아니요"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항상 과도한 자극에 짓눌려 힘든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한계를 설정하는 일을 어렵게 느낀다.  그들의 인내의 한계점이 다른 사람들보다 낮기 때문이다. /p084


민감하다, 라고 이야기 들을 정돈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민감함은 조금씩 갖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다고 느낀적이 거의 없었고, 형제가 많은 집에서 복닥거리고 살았지만 그 나름 괜찮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시끄럽고 번잡스러운걸 견디지 못해 혼자 있는 시간을 부러 만들기도 하는 편이고, 상대방의 기분이나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기울이던 성격에서 아닌건 조금씩 표현하거나 피하기도 해 왔다.  솔직히 '아니요' 라는 표현만큼 어려운게 어디 있을까 싶다.  그 말을 입 밖에 내기까지 정말 수많은 생각을 하지만 상대방의 반응으로 보고 나서야 안도를 할 수 있는것도 대부분은 비슷한 성향이 아닐까?



남들이 보는 나와 실제의 나 사이에 간격이 좁아질수록 우리는 세상을 더 편하게 살아갈 수 있다.  /p109

극도로 민감한 사람뿐 아니라 가끔 예민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도 자신의 예민한 성향을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감한 성향은 결함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당신의 인격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특성이다./p226 에필로그


예민함이란 실제 '나'와 남들이 보는 '나'의 간격이 클때 더 예민하게 생각되고 불편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예민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예민하기 때문에 미리 알고 상대방에게 알려주거나 자신이 조심한다면 예민함으로 인한 피로감은 덜 할 것이다.  책표지 맨 뒷부분엔 '당신은 얼마나 민감한 사람입니까?' 라는 항목들이 있는데 놀랍게도 반 이상이 해당되는걸 보니 나도 민감한 사람 축에 드는구나 싶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의 섬세한 심리학 <센서티브> ,  나는 얼마나 민감한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읽어봐도 좋을듯하다.  은근 놀라운 결과를 마주하게 될 수 도 있으니....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