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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평점 :

믿고 무조건 읽는 작가 <피터 스완슨>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본 아낌없이 뺏는 사랑 의 책표지가 강렬해서 더욱 궁금했다. 이번 스토리는 무엇일까? 대학 입학 첫 날, 기숙사 신입생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리아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시험이 끝나고 각자의 고향으로 떠나며 전화하겠다던 리아나는 전화하지 않았고,학교로 돌아오지도 않았다. 고향집에서 자살했다는 소식만 들려왔을 뿐이었다.
마흔이 다 되어가니 세상이 서서히 바래가는 듯했다. 누군가와 미친 듯이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룬다거나, 출세를 하겠다거나,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라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기분을 입밖에 낸 적은 없었다. 어쨌거나 그에게는 안정된 직장이 있고, 보스턴의 좋은 동네에 살았으며, 머리숱도 그대로였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은 멍한 상태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냈다. 아직 상조 회사 앞에서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지만 지난 몇 년간 설레는 일은 전혀 없었다. 새로운 친구나 여자를 사귀는 데도 관심이 없었다. /p15
매일매일 낮은 문 뒤에 감춰진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기분이었다. 조지에게 그 강렬한 일주일은 슬픔고 맞닿아 있었다. 책을 많이 읽은 터라 첫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 사랑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랐던 그의 소원은 결국 이루어졌다. 접이식 침대보다 더 크지도, 더 편하지도 않은 리아나의 싱글베드에서 보낸 일주일은 그의 기억 속에 낙인처럼 찍혔기 때문이다. /p33
리아나의 죽음을 자신이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조지는 무작정 그녀의 고향으로 향하고, 뜻밖의 사실을 알게된다. 학교에 알려진 것처럼 리아나는 죽은게 맞지만 자신이 한 학기동안 알고 지내던 그녀는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걸까? 이야기의 진행이 전적으로 조지의 시선으로 진행되다보니 리아나의 의도와 행동, 그리고 계획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리아나, 오드리, 제인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된걸까? 리아나의 죽음으로 그녀는 다시 태어났어야 했지만 조지가 찾아오면서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이 생겼고 다시 자신의 행방을 감추며 새로운 삶을 찾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다시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니... 리아나 (오드리, 또는 제인)가 조지를 다시 찾아오지 않았어야 하지 않을까?
조지가 늘 리아나와 살짝 사랑에 빠져 있었듯이, 그녀도 늘 그와 살짝 사랑에 빠져 있었기를 바랐다. /p200
"만약 어떤 사람이 영화 속 룰루처럼 새로운 나를 만들어냈다면 그게 원래 모습보다 더 솔직하고..... 진정한 내가 아닐까? 아무도 가족을 선택할 수 없어. 이름이나, 외모, 부모도 선택할 수 없고,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선택권이 생기고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p286
리아나는 누구보다 살고 싶었고, 평범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대학에서 처음만났던 조지가 그녀에게도 첫사랑이 아니었을까? 그녀의 철저한 계획이었을지, 아니면 우연에 의해 사건의 진행이 그렇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의 흐름속에 조지가 그녀의 알리바이를, 그리고 무의식중에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걸 그녀는 어떻게 믿었을까? 2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 역시나 예상치 못한 결말이 놀랍기도 했고 아낌없이 뺏는 사랑 의 두 번째 이야기가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조지의 시선이 아닌 리아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지와 시간들이 궁금해졌으니까. 짧았던 사랑, 긴이별 그래서 더 아련하지만, 그래서 더 미련스러웠던 조지의 사랑, 그런 그의 사랑을 아낌없이 이용했던(?) 리아나. 팜므파탈도 이 정도는 되야 하지 않을까? 예상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사건, 생각지 못했던 결말,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의 귀환, 환영하는 바이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