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마음 - 365일 마음 정리 다이어리
마인드카페 연구소.양재웅 지음 / 보랏빛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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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1월 즈음이면 다음 해에 사용할 다이어리들을 신중하게 둘러보곤 한다.  한 해를 함께 보내며 함께할 다이어리를 고르는 일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다이어리의 용도는 한 달의 일정을 한눈에 보는 용도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소소한 일상의 끄적임을 함께 하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약간의 일기장 형식을 갖추기도 한다.  때론 탁상 달력에, 들고 다니는 수첩에 그때그때 기록을 하지만, 한 해를 함께 하는 다이어리에 적힌 일상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땐 이랬구나, 이렇게 지나갔구나... 하며 그때를 돌아보기도 한다.   <오늘의 마음> 다이어리는 인지행동치료에 의한 감정 기록으로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고 앞으로의 계획도 할 수 있다.  만년다이어리 형식으로 사용하는 달의 날짜를 직접 기록해야 하는데, 조금 아쉬웠던 건 딱 12달치의 기록이 준비되어 있어서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오늘의 마음> 사용 설명서

  • Weekly Plan ; 일주일 동안 나의 행복 지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체크해보세요.
  • Mind Post it ; 포스트잇에 끄적끄적 낙서를 하듯 내 마음을 표현해보세요.
  • 4STEP ; 부정적인 마음의 원인을 스스로 진단하고 체인지 리스트를 작성해보세요.
  • 양재웅 원장의 힐링 에세이 ; 자존감, 관계, 질로 등 위로의 메시지를 경험해보세요.
  • Special Contents ;  시, 명화 등 매달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오늘의 마음을 다독여보세요.


 

 


주간 기록하는 페이지에도 행복지수 그래프가 있어 일주일 동안 행복지수를 한눈에 볼 수도 있고, 일주일 동안 마음을 크게 움직였던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공간도 있다. 마인드 포스트잇에 선 다양한 질문들로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고 정리를 해볼 수 있게 해준다.  다이어리 사이엔 양재운 원장의 힐링 에세이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어,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20여 일도 채 남지 않은 2017년, 남은 시간을 아쉬워하지 말고 잘 보내고 다가오는 2018년을 더 희망스럽게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365일 마음 정리 다이어리 <오늘의 마음>은 인지 행동 치료 (CBT)에 의한 나의 감정 기록뿐만 아니라, 충분한 공감을 얻은 실제 회원들의 이야기 그리고 전문가의 피드백을 비롯해 스스로 기록하며 진단할 수 있는 워크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마음>이 일 년 동안 '나'  를 찾는 기나긴 여정에 있어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동반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양재웅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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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두르고 싶은 머플러 손뜨개 - 뜨개 초보도 쉽게 만드는 지금 가장 스타일리시한 목도리 뜨개 23
가제코보 지음, 배혜영 옮김, 송영예 감수 / 비타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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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 학급에서 가사 실습으로 목도리를 떴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있다.  4형제의 옷이나 장갑, 목도리 등을 겨울마다 떠주시던 엄마의 솜씨를 조금은 물려받았는지, 지금도 짬짬이 즐겨 하는 취미이기도 한 손뜨개.   한때 직장을 그만두고 제2의 직업으로 생각했던 손뜨개는, 강사과정까지 다 이수하고 급한 성격이 혼자 하는 손뜨개는 해도 누군가를 가르치지는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에 살포시 접었던 한때의 꿈이기도 했다.   지금도 찬바람이 불면 여기저기 박아두었던 실을 꺼내들고 도안을 찾아보기도 하는데, 해마다 한두 개씩은 떴던 머플러나 모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사진으로만 남아있기도 하다.



머플러는 가을, 겨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예요.
목에 두르고 있다가 따뜻한 곳에서 바로 벗을 수 있는 편리한 보온 아이템이죠.
심심한 겨울 룩에 매치해 근사함을 더하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특히 머플러는 손뜨개를 즐겨 하는 이들이 완성 사이즈를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손 가는 대로 즐겁게 뜰 수 있어 항상 인기가 좋아요.   최근 일본에서는 오직 숄만 뜨는 숄 니터들이 생길 정도로 머플러 뜨개의 열기가 뜨겁답니다.  /가제코보

겨울이면 손뜨개를 찾게 되는 이유는 흔한 기성품보다 내 정성이 깃든, 내가 만든 목도리, 머플러를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나도 두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예쁜 디자인을 보면 어떻게 뜬 것인지 궁금하고, 찾아보게 되는 건 다양한 디자인의 머플러를 뜨면서 잡념도 잊고 내 손끝에서 태어나는 작품을 만나는 기쁨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목도리나 머플러만을 소개한 손뜨개 관련 서적들은 많지만 이렇게나 취향 저격인 책은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페이지를 넘기며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들을 체크하고, 보유하고 있는 실들 중 바로 뜰 수 있는 아이템을 체크해보기도 했고, 또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 마음이 설레기도 했던 목에 두르고 싶은 머플러 손뜨개는 새로운 기법은 상세한 사진 컷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한 번 도전해 볼만할 것 가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누구나 손에 익지 않은 새로운 것은 어려운 법이니, 쉬운 도안으로 겨울이 가기 전에 목도리, 머플러 하나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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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미중전쟁 1~2 세트 - 전2권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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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이참에 미국과 더불어 북한 핵을 완전히 끝장내는 게 옳은지, 무슨 일이 있어도 무력충돌만은 안 된다는 마지노선을 지키는게 옳은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드 보복으로 한중관계까지 뒤틀려 있지만 나는 정말 두려운 건 북핵도, 트럼프도 불가측성도, 중국의 경제 보복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우리가 분명한 시각이나 태도를 취하지 않고 그저 눈치만 본다는 사실이다.
/작가의말
  일촉즉발의 국제정세와 동북아 패권의 향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라!


  정치, 사회, 모든 분야에 관심이 없는 1인 이었다.  큰 사건이 나면 났나보다, 정치적으로 큰 일이 있어도 있었나보네? 정도였는데 요즘은 뉴스도 조금씩 챙겨보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다.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는것도 참 이례적이라 생각했는데, 한반도의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러일 4강의 이해관계로 인해 벌어지게 될 상황을 예상해 만든 소설이라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책장을 넘기면서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미국 트럼프의 패권주의, 중국 시진핑의 팽창주의, 러시아 푸틴의 열강복귀, 일본 아베의 군국주의 부활 등으로 이미 세계는 열강의 격전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북핵은 이 열강들의 도화선으로 풍전등화 속 대한민국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 

파리에서 오든, 모나코에서 오든, 바로셀로나에서 오든, 사람들은 반드시 그 구겨지고 더럽혀진 옷들을 세탁해야 한다는 말이오. 비엔나는 수백 년 동안이나 그런 옷들을 세탁해왔소.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옷들을 말이오. 그러니 저절로 세계 최고의 옷 세탁 도시가 될 수밖에. 그리고 그 옷 세탁의 전통이 돈세탁으로 이어진 거란 말이오." /p028 미중전쟁 1권

 

 

세계은행 특별조사위원 김인철은 자금세탁 조사를 하기 위해 비엔나에 파견되어 조사 활동을 벌이던 중, 중요한 자료를 받기로 했던 스타 펀드매니저의 기묘한 자살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케이맨 제도에서 걸려왔던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자살을 선택했던 펀드매니저의 배경에 거액의 검은 돈이 있다는 걸 알게되고 돈의 주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석유와, 달러, 국제정세를 움직이는 전쟁장사꾼들의 검은 그림자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데...

아이린은 경멸하는 표정을 보이며 한마디 내뱉었다.
"그래 봤자 꼭두각시들인걸!" /p234 미중전쟁 1권

 

 

  세계정세는 거대한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이브라힘이라는 인물을 쫒다가 사고를 당한 김인철은 최이지와의 운명같은 만남을 뒤로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갔지만, 이브라힘 계좌에서 주기적으로 현금이 인출되는 날짜에 맞춰 케이맨 섬으로 향한다.  FBI요원 아이린을 만나게 되고 이들의 만남으로 조사과정은 더 긴박하게 흘러간다. 

 

 

"러시아 혁명 때만이 아녜요. 그런 일은 비일비재해요.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신념이다 이데올로기다 해도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하는 건 결국 돈이에요." /p039 미중전쟁 2권
"바로 그래요. 볼셰비키 혁명 후에 러시아 석유를 통째로 유럽에 내다 팔아 천문학적인 돈을 번 게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이니 서로 주고받고 한 거죠. 큰돈은 사람들이 생각도 못 한 곳에서 벌려요.
심지어 큰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벌이기도 해요." /p041 미중전쟁 2권

 

 

미국, 러시아, 중국, 한국과 북한... 이들의 국가간의 관계를 움직이는건 결국 돈이었던가?   흔들리는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국과의 전쟁을 결심한 트럼프는 북핵을 빌미삼아 전쟁을 준비하고 하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로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페이지터너 김진명작가의 <미중전쟁>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수학과 달리 세상일에는 완벽한 해답이 없어요. 우리가 선택함으로써 비소로 해답이 되는 거죠.
그래서 삶의 선택이 중요하고, 그 선택을 위해 지식과 경험을 연마하잖아요.
또 선택한 후에는 그 선택을 완성하려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고요. 국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남북미중을
그 자체로 만족시키는 해법은 없다고 생각하요. 없는 게 오히려 좋아요. 우리가 선택하고 우리 힘으로 그걸
이루어나가는 게 맞으니까요." /p243 미중전쟁2권

 

 

*위 리뷰는 쌤앤파커스의 <미중전쟁>가제본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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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을 땐 울어도 돼
나다운글(정다운) 지음 / 경향BP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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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울지 않는다는 것일까?  '울음'과 관련한 제목들을 찾으려면 꽤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눈물이 많은 편이었지만, 요즘은 조금만 감동적이어도, 슬퍼도, 너무 좋아도 눈물이 주르륵.... 동생이랑 서로 갱년기가 아니냐며 놀리곤 했는데, 감정이란 억누를수록 좋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또 표현하고 싶은 대로 다 표현하고 살아갈 수 없는 게 현실,


들고 다니며 읽기도 좋은 포켓 사이즈, 왠지 어스름한 밤에 혼자 읽어야 할 것 같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들고나가면 좋은 책일듯하다.  몸도 마음도 주저앉아 너무도 힘든 순간,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이 한 번쯤은 있다.  때론 조금 잦게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럴 때 짧은 문장 몇 줄이 큰 위로고 다가오기도 했던 적... 있다.   내 마음 같은, 꼭 나를 위로해 주기 위해 쓰인 글, 나 대신 울어주고 힘들어하는 그러니 넌 괜찮을 거라고 다독여주는 글, 그러니 조금은 울어도 괜찮다는 위로의 문장을 만나 본적이 있다.


한때, 세상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움직이는 것 같은 때도 있었다.  그런 안락함으로부터 잠시 잊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를... 한 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듯한데 달력은 한 장 남았고 20여 일이 채 남지 않았다.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 새로운 날들을 살아가겠지?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 하지 말자.  차라리 울고 털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더 힘차게 일어나 보는 건 어떨까?


 


당신이 여태껏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던 일들이 정말 괜찮았던 건지 일시적인 위로였던 건지.

그 순간뿐인 위로가

당신을 아무렇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어 당신을 다 극복하는 사람이라 판단하고

당신을 더 외롭고 힘들게 만든 건 아닌지.

그럴 땐 괜찮지 않아도 돼요.

힘이 들어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돼요.

태어날 때부터 울면서 태어난 당신이 왜 '때'라는 것을 정해놓고 이제 울기엔 늦은 나이라며 마구 참아대는지.

모두의 기준이 같지는 않으니 나의 기준을 잠시 바꾸어도 돼요.

난 당신이 당신을 아프게 하는 모든 것들을 울고 털어버렸으면 해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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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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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찾은 일기를 쭉 읽어보았다.  지금껏 살아온 내가 모두 그 안에 있었다.  훈버터(남편)는 기록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한다.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쓰게 되었기에 주로 엄마가 나오는 일기를 찾았는데, 20대부터의 일기에서는 엄마가 몇 번 나오지 않았다.  초등학교 일기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엄마가 등장하는 반면 20대의 나에게는 친구, 미래, 연인에 대한 이야기만 가득하고 엄마와 가족 이야기는 아주 적었다.  자라면서 겪게 되는 당연한 과정이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엄마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나에게도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하니 그때 느끼게 될 감정이 벌써부터 걱정되기도 한다. /서문


책의 무게만큼이나 제목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던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는 얇은 페이지를 들춰내면 그냥 숲길이 나오고 엄마와 아이는 따로 떨어져 보인다.  평생을 살아가며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얼마나 될까?  저자의 글처럼 이십 대 이후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일상을 어린 시절만큼 공유했던 적이 있었던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엄마이기 이전에 엄마의 삶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엄마가 암에 걸리고 항암치료가 끝나고 그러고도 가족이 모여 살면서 되짚어보게 된다.  결혼에 대해 큰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엄마에 대한 생각은 점점 더 깊어만 간다.  엄마의 항암 치료가 끝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5년 동안 지속되었던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 언제나 계속될 것 같았던 그 일상 속에서 마주했던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좋아하는 건 뭘까, 엄마가 즐거워하는 일이 뭐였더라.  우리와 함께인 엄마가 아니라 엄마라는 사람 자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똑같이 방 안에서 각자 시간을 보내도 아빠는 걱정되지 않는데 엄마는 자꾸 신경이 쓰인다.  아빠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즐거움을 잘 찾을 것 같다.  하지만 늘 가족 아니면 다른 사람이 우선인 엄마가 자신만의 즐거움을 알고 있을까?  아이를 낳고 항상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자기 자신의 즐거움은 잊어버리게 되는 걸까?  그동안 우리가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엄마가 해준 것처럼 나도 엄마를 즐겁게 해주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  우리 없이도 즐거운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p27

 엄마의 옛 사진을 볼 때마다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철없는 딸로서 존재하는 엄마가 보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엄마보다 더 자유롭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그런 엄마를 멀리서 한 번쯤 지켜보고 싶다.  그리고 어린 엄마가 그리는 꿈과 미래를 온 마음으로 응원해주고 싶다.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음, 그렇게 되면 내가 세상에 태어나지 않을 수도 있으려나.   /p43


저자의 일기 쓰는 습관은 저자의 엄마가 키워주신 가장 좋은 습관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글 중간중간 어린 시절의 일기와 엄마의 코멘트는 어린 시절 나의 일기장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 시절 일기를 지금 찾아보면 부모님 이야기가 참 많았을 것 같은데...  결혼한 동생들도 있지만 엄마와 딸의 관계는 그 딸이 결혼을 하며 미혼인 딸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결혼, 임신,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먼저 경험한 인생의 선배인 엄마와 그런 삶을 시작하는 딸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힘든 일은 대신해주고 싶고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던가 손자 손녀는 더 이뻐 보인다고 하시니....



엄마가 아플 때는 병이 낫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만 같았다.  엄마의 투병은 우리 가족에게 있어 전에 없던 큰일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완치 판정을 받고 건강을 되찾게 되자 그것조차 일상의 기억으로 남았다.  커다란 상처가 없어지고 난 다음에는 그다음으로 큰 상처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우리 가족에게는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었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여전히 함께 있다.  슬픈 일도 기쁜 일도 엄마가 살아있기에 함께할 수 있다.  지금 엄마와 함께하는 소소한 순간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함께 낮잠을 자고 여행을 다니는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기적같은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가족에게 남은 다른 문제들은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p60

 

 


  생각해보면 엄마 아빠의 자식으로 태어나 한집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았던 시간보다 서로 떨어진 채 보낼 시간이 더 많이 남아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집'이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은 곳이 되어버렸을까.  한집에서 살면서 부딪치고, 등 돌리고, 미워하고 싶어도 마음껏 미워 할 수 없었던 그런 시간들도 사실은 소중한 순간이라고 여겼어야 했던 걸까.  /p77

  외출하고 돌아오거나 나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 엄마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귀찮을 때가 많았다.  엄마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내 모습이 얼마나 궁금했을까.  엄마는 언제나 우리를 보고 있었고 보고 싶어 했다.  /p128


  저자 자신의 결혼 과정,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엄마가 건강하게 계실 때 할 수 있었던 저자의 시간은 어쩌면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자매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선물이 아니었을까?  글을 읽으며 저자의 나이와 돌아가신 엄마의 나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막냇동생보다도 어리고 내 엄마보다도 젊은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신 저자의 엄마는 자식들을 남겨두고 떠나야 했던 그 마음이 헤아려지지 않아 먹먹함에 책장을 쉬이 넘길 수가 없었다.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도 흘러가 버린다.

 

저자의 엄마가 두 번째 암이 발병했을 때는 그 전이 속도가 너무 빨라서 어떤 선택을 해야 엄마가 조금이나마 더 편하실지 생각하는 과정도 남은 가족들에겐 아픔이었을 것 같다.  그들 곁에 하루라도 더 머물고, 털고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반면, 엄마는 점점 깊은 잠으로 빠져들고 있었으니까...

 

 


엄마가 떠난후 찾아온 그리움은 이미 떠난 엄마를 더이상 볼수도 만질수도 없어서 더 애틋하고 애잔했다.  수시로 눈물이나고 마음이 아려서 더 보고 싶었던 엄마, 시간이 흐르고 동생들과 엄마의 묘소에 앉아 일상을 이야기하며 편하게 엄마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건 살면서 이따금 아프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엄마와의 시간을 되새기며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신기하게도 임신했을 때는 임신부만 보이고 솔이가 아기일 때는 아기들만 보이더니 이제는 길거리에서 엄마와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만 눈에 들어온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고등학생 딸과 엄마.  카페에서 손주를 안고 있는 엄마를 찍어주는 딸, 쇼핑몰에서 엄마와 팔짱 끼고 걸어가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기 바쁜 딸.... 부러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갔다.  엄마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를 보고 계실까 아니면 우리에 대해선 전부 잊고 다음 생을 준비하고 계실까.  아니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었을까.  우리를 잊었더라도 상관없으니 엄마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모든 슬픔은 우리에게 남겨두고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p269

  장례식을 함께해준 내 친구들은 엄마아게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일들이 많았지만, 왜 우리 엄마의 죽음으로 모두가 이런 깨달음을 얻어야 하나 싶은 생각에 왠지 심술이 나기도 했었다.  왜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우리 엄마의 죽음이 되어야 하나.  지금 저렇게 느끼고 있는 사람이 나와 우리 엄마였으면, 나도 우리 엄마도 다른 사람의 일로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이나 일상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하지만 그것은 의미 없는 욕심이었다.  다들 처음이라 우리에게 더더욱 마음을 써주었고 힘든 순간순간을 끝까지 함께해주었다. /p285~286


내 엄마가 아플 수 있다는 생각을 아직 해보지 못했다.  14년쯤전, 4년 전 아빠가 탈장수술을 한 번씩 하셨는데, 가벼운 수술임에도 온 가족이 들썩였었고 16년 전 엄마의 위궤양으로 인한 출혈로 큰 수술을 했을 때는 집안이 휘청거리고 온 가족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병원 생활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해마다 건강검진으로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지만 최근 들어 다시 함께 살게 된 부모님이 어린 시절처럼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니다.  누구든 그러하지 않을까?  계실 때 조금 더 잘 할걸... 매번 매 순간하는 후회지만 또 잘 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내 삶의 간극을 잘 조율하는 것도 살아가며 잘 조율해나가야할 일이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건강하게 오래도록 곁에 있어주셨으면 좋겠다.  


읽기 전부터도 쉽게 읽을수 있을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수시로 눈시울이 붉어지고 주르륵 흐르는 눈물때문에 책 몇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엄마의 삶에 대해 오늘 나의 행복에 대해...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계실때 잘 하라는 말... 정말 많이 듣는 말이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모쪼록 저자의 어머님도 (저자의 말처럼 사후 세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 편안하고 행복하시길 바래본다.

 

 

 

 


숙모는 "적어도 3년은 지나야 괜찮아지더라"하고 말씀하셨다.  어쩌면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남겨진다는 것은 내 상상보다 훨씬 슬픈 일이었다.  그렇다고 이 슬픔에 적응하고 익숙해져서 언젠가 괜찮아지는 것도 싫다.  그만큼 엄마가 희미해져버릴 것 같아서.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생일이 지나도 나는 잘 살고 있겠니만 여전히 많이 슬펐으면 좋겠다.

『여우 나무』이야기는 "내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답니다"로 끝난다.  예전에는 당연히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말들이 위로가 되지 않았다.  마음속에. 영원히.  같은 말들. 돗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엄마에게로 갔다.  엄마, 또 올게.  잘 있어.  답을 들을 수 없는 인사를 남기고 뒤돌아섰다.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p328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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