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홀했던 것들 -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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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라는 부제를 단, 흔글 작가의 <내가 소홀했던 것들>은 이전에 읽었던 글에 비해 조금 더 깊어진듯한 느낌이었다.  사계절을 지나오는 동안 그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하루하루를 살아냈고, 시간의 흐름에 대해 지나간 인연과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미완성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것들을 사랑하느라

오히려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

반성의 마음으로 또다시 사랑해야지.

 

  알고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일들, 흔글 작가는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글로 표현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글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다는 건 나도 그런 생각을 해봤고, 때론 그런 상황을 겪어봤거나, 그런 시기를 지나와서일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완전한 위로를 찾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쉼 없는 삶 속에서 잠시나마 쉬어가며 위로를 받았던 글이라면 충분히 위로가 되는 글이 아니었을까?  누군가의 오늘이 외롭고, 힘겹고, 지난한 시간의 순간들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러한 순간들을 그리움과 추억, 위안으로 응원이 되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버티며 살아가는 삶이 때론 너무 힘들게 느껴지고, 지금 이 순간이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조금 더 산 사람으로 이런 응원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그러한 시간을 지나왔으니 너도 버틸 수 있다는 위로의 말은 함부로 건네선 안된다.  이 순간만 지나면 괜찮을 것 같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도...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그러한 순간들도 지나간다.  흐르고 흘러서 그렇게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 하며 회상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렇게 흐르듯 지난 시간과 오늘의 시간을 위로받았던 글이었다.  한 권 빼곡히 담긴 글들은 조금씩 꺼내어 읽고 싶은 글이라 밤마다 아껴 읽었던 글이었다.



나는 두렵다.  이 적응력이 결국엔 옳지 못한 것을 보고도 옳지 않다고 말 하지 못하는 세상에 수긍하게 될까 두렵고, 상처를 받으면서도 당연한 거라 여기게 될까 두렵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뚜렷한 소신일지도 모른다.  잘못된 것에 익숙해지지 않고, 다수의 흐름이라고 해서 무참히 쓸려가지 않을.  /p199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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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 스쳐 지나간 것들이 남긴 이야기
민미레터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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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가세요.  머물면 번져요." 

선이 번지는 이유가 물 농도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내 손이 망설였기 때문이란다.  어려웠다, 역시.  그냥 지나가기란.  지나쳐야 하는 순간을 지나가지 못하고 머무르는 탓에 남긴 번짐들이 떠올랐다. 

어떤 번짐은 아름다운 문양으로 남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선을 그어야 하는 명확한 일 안에서 생긴 번짐은 삶이란 화선지 위에 남긴 얼룩일 뿐이었다.   지나쳐야 하는 당신에게 선을 그으려 머뭇거리는 동안 번져버렸던 내 마음처럼.  혹은 오래전 과거의 시간에서 지나오지 못하고 여전히 머물러 있는 미련처럼.  /p18


  때론 삶에 위안이 되는 글들을 읽어, 마음에 응원을 보내고 싶은 때가 있다.   에세이를 너무도 많이 읽는지라 감성이 흘러넘쳐야 하는데, 점점 메말라 가는 건지 때론 공감하기 힘든 글을 만나곤 하는데, 민미레터의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을 펼치는 순간 봄이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싶은 시간들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십 대부터 삽십 대 초반까지의 시간들이 그랬던 것 같다.  눈부시게 찬란한 시간들은 짧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일까?




하루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데 최근의 나는 무엇이 그토록 힘들었던 걸까.  30대의 내가 보낸 이 하루는 20대의 내가 넘어지고 노력하며 만든 결실이다.  일상이 흔들리고서야 깨달았다.  살갗에 닿는 귀한 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너무 작아 시시하다고 여겼을지 모른다.  정작 이 소소한 것들이 내 삶을 채우는 것들인데.  /p42


 형제가 많았던 터라,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때론 이 집에서 탈출(단어의 선택이 좀 그렇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이 단어만이 어울리는 단어)만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이십 대였다.  그런데 그러한 시간이 지나고 지금에서야 동생들과 그 시간을 이야기하며 그랬었나?라는 이야기를 하며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흔들리던 일상들도 오늘의 내가 안정적으로 설 수 있는 바탕이 되었던 시간이었다는걸, 살아가면서 느끼고 있다. 



언제부턴가 계절이 바뀌는 속도에 발맞추는 일도 버겁다.  나는 이제 막 한겨울에 언 마음을 녹이고 있는데 계절은 벌써 봄을 지나 여름 장미를 붉게 피운다거나, 나는 아직 뜨거운 한여름인데 계절은 벌써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이거나. 

  우리에게 오고 가는 계절은 같으므로 모두 같은 계절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은 봄과 여름 사이에서 활짝 꽃 피우는데, 당신의 마음은 벌써 겨울을 향해 가는 것처럼.  계절의 속도에 맞추는 일만큼 누군가와 마음의 속도를 맞추는 일도 어렵다.  /p77


  어쩌면 살면서 미처 보고 느끼지 못한 순간들이 너무나 많을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일상을 읽을 때면 맑은 날의 하늘, 집 안으로 드는 햇살 무리마저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어, 다가올 봄이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소소한 일상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나? 하는 생각에 그림을 그리진 못하지만 카메라로 작은 일상의 모습들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이 드는 게 두려운 단 하나의 이유는 앞으로 보내야 할 것이 많아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금도 보내야 할 것들이 밀려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버겁다.  삶은 내게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알려 주려고 했지만 나는 그 가르침에 대해 너무나 열등하다.  이쯤 되니 '신'이나 '운명'이라는 것에 간곡히 부탁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내 것이 아닌 걸 내 것처럼, 그러니까 마치 운명처럼 나타나게 하지 말길.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만큼의 가벼운 스침이라면 손바닥도 마주치지 않게 해 주길.  그것이 힘들다면, 스치는 것과 머무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와 스침인 것을 알았을 때 외면할 수 있는 담담함이라도 갖게 해 주길.  /p168~169

먹먹한 마음으로 우울한 밤을 보냈다 하더라도 아침에 작은 평온함과 만족을 느꼈다면 그 순간은 행복이다.  저녁에는 다시 울게 될지라도.  행복과 불행은 하루에도 여러 번 느낄 수 있을 만큼 거창하지 않은 감정이고, 함께 존재할 수 있다.  행복이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순간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우리는 좀 더 자주 행복이란 말을 꺼낼 수 있고, 소소한 기쁨을 더 많이 마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행복하다.  /p248


  그녀의 글과 그림을 읽고 보며, 지나온 시간들과 살아갈 시간들에 대해 잘했다는 도닥임과 응원을 받은 듯한 글이었다.  스쳐가는 나의 이야기, 어쩌면 너의 이야기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연일 되는 한파에 너무도 움츠러 들어서, 봄빛 같은 글을 읽고 싶었는데 따뜻하고 포근한 글과 그림을 만났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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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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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들에게는 '뜨거운 에너지'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뜨거워야 할 때를 모른다면 그 에너지가 무슨 소용인가.  과거에는 이상한 뜨거움을 지닌 이들 때문에 고통받았던 A는 지금은 이상한 뜨거움으로 무장하여 남을 괴롭히며 살아간다.  고작 회사에서 인정받고자 타인에게 수치심을 심어주는 걸 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소탐대실' 한국사회의 투박한 민낯이다.  /p009  prologue


사회학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살아가는데 당장 큰 지장이 없으니까 남들 사는 것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책을 받아들고 읽기도 전에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살아가며 우리가 받는 희로애락은 모두 사람으로부터 오는 건데,  '싫다'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적시의 상황에 제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대부분은 다들 이렇게 하니까, 하고 넘기거나 큰 문제를 만들기 싫어 두루뭉술하게 지나가게 된다.



'연민'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라는데 틀린 말이다.  사람들은 상대를 가려서 연민한다. /p032

 "전신이 마비됐던 환자가 어떤 신비한 자극에 의해 감각이 되돌아오는 일이 있다면, 필시 이렇게 고통스럽게 돌아오리라. 

그리고 이렇게 환희롭게." 

나는 이 표현이 너무 좋다.  고정관념을 깨면서 흥분할 수 있는 건 만물의 영장이니 가능한 특권 아니겠는가.  고통이지만, 기쁠 수밖에 없는 고통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세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화목한 나의 가정이 얼마나 불평등한지를 떠올리기 바란다.  정말로 달라지려면 몇 배의 노력이 더 필요할지어다.  오랜 기간에 걸쳐 퇴적물이 쌓여 지층이 형성되듯이 '다른' 사회구조 역시 지난한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 내야지만 도래할 수 잇다.  갈 길이 이리 먼데 매번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하니 답답하다.  /p087~088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격은 일화들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으로 굴러가는 '사회'에서 제대로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회학이라는 분야가 쉽게 다가와서 어려움 없이 잘 읽힌다.  층간 소음, 폭력, 장애아 운동장, 부지런을 권하는 사회, '다움'에 집착하는 사회, 체면, 소비 등등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성장해왔고 중년이 되었지만 딱히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무난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튀지 않게 무난하게...



'이기적인' 공동체에서 '이타적' 개인이 존재할 리 없다.  결국 각자도생만이 해법이기에 '나'는 우리로 뭉치지 못하고 원자화된다.  연결되지 못한 원자들은 '약하기에' 어떻게든 자신이 짊어져야 할 부담을 최소화하는 걸 상책으로 여긴다.  그것이 의무라도 말이다.  공공선을 파괴하는 행동을 감히 절약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우리의 불안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거다.  /p108

행복에 성실이 필수라면 한국에 불행한 사람은 존재해선 안 된다.  그만큼 모두가 바쁘게 살지만 실제로는 '지나치게 바쁘기에' 불행하다.  하지만 주변의 조언들은 우리들을 기만한다.  성공했다는 사람은 죄다 잠을 아꼈고, 휴가도 몰랐던 독종이었으니 너도 그렇게 하면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고 한다.  '한다고 했는데'라면서 현실과 타협하지말고 '될 때까지 하라'고 주술을 건다.  여기에 익숙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는 성공한 자는 '시간을 아낀 사람이기에'  모든 생각과 행동이 정당화되고 그 문턱에 이르지 못한 경우는 '시간을 낭비했으니' 차별과 혐오를 받아도 별수 없다.  그 결과, 모두가 시간에 지배당해 살면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는 현실 앞에서 '시간을 악착같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중이다.  /p144~145


  출퇴근 시간이 왕복 4시간이어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6개월여를 채웠을 즈음 재정상태를 이유로 나에게 퇴사를 권고했고 자존심이 상했던 난,  더 이야기를 해볼 생각도 없이 그날로 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자유시간을 포기해가면서까지 열심히 일했던 게 과연 나를 위해서였던 걸까?라는 생각을 이제서야 해보게 된다.



  한국사회에서 좋은 인간관계란 관행을 관행으로 받아들이고 기득권에 그만큼 잘 적응한다는 말일뿐이다.  인맥조차 없는 순수한 사람들에게 이 문화는 넘을 수 없는 벽이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p182

  누가 무엇에 어떻게 노출되었느냐에 따라 감정은 학습된다.  슬픔에 공감할 적절한 나이가 있다는 고정관념은 공부만이 중요한 세상에서 그런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희로애락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거지만 이를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로 드러내고 감춰야 하는지는 철저하게 그 사회가 무슨 가치를 지향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아이가 제대로 슬퍼할 줄 아는 시민이 되길 바란다면 '어른이 되면 알겠지'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p243~244

법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옳은 방향으로 실천하는 건 시민의 의무다.  '그래도 된다'의 유혹이 넘실거리는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알기 위해 꼭 필요한 노력이다.  법문을 외우자는 게 아니다.  자유와 저의가 왜 법의 큰 틀인지만 이해하자.  법은 내 자유를 허락하고 내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규제를 가한다.  제한을 통해 허용을 보장받는다.   故노무현 대통력은 "민주주의는 탐욕으로 탐욕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라 했다.  이 시스템의 기초는 헌법이다.  23조 1항을 보자.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자본주의의 대표적 특징이다.  그런데 단서가 한 줄 있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자본주의랍시고 모든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2항은 1항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적시한다.  '재산권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해야 한다.'  화폐가 등장했을 때부터 떠돌던 말이었던 '사람 나고 돈 났음'을 잊지 말자는 거다.  내 가게니까 '노키즈존'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도 않고 내 집 근처라서 '장애인 학교'에 반대할 권리도 없다.  개인이 우주 최강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은 모두가 행복의 최소 기준에 부합한 삶을 살고 있을 때만 정당하다.  좋은 법은 이를 잊지 않게 우리를 감시한다.  /p264~265


제대로 부끄러워할 줄 몰라 감정의 온도 조절 기능을 상실한 사람들의 촌극을 모은 이 책은 쉽게 읽어지지만 사회에 대해 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의 일그러진 모습을 마주하며 바로 볼 수 있어야 개선의 여지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지금 당장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책 한 권을 읽었다고 내가 티가 나게 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괜찮아지기 위해, 좋은 사회를 위해 '나'부터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는 작은 실천.  많은 분들이 함께 읽고 이야기해보고 싶은 책이었다. 



해법은 제대로, 제때 성찰하며 사는 거다.  나중이 아니라 당장 해야 한다.  '어떻게'가 고민일 때, 이 책이 기억났으면 한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변하지는 않을 거다.  악기를 배워도 지겹도록 기초 과정을 반복하고, 수학 문제에도 단계가 있는데, 하물며 얽혀 있는 나와 사회의 실타래가 책 한 권 읽고 풀리겠는가.  고정관념은 오랜 시간의 결과물이다.  고정관념을 깨는 것도 그만큼의 시간 동안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  그러면 어제보다 괜찮은 오늘이, 오늘보다 나아질 내일이 우리를 기다린다.  너와 나, 우리가 객관적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은 이뿐이다.  /p279  epilogue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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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뽀는 살림왕 - 싱글이든 새댁이든 살림초보라면 핵공감하는 생활밀착형 실용 만화
문보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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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을 할 일도 없지만, 대대적인 이사를 한 이후 정리정돈과 깔끔해 보이는 집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sns에 살림 잘하시는 분들의 정리, 집안 구조, 요리 등은 눈으로 짬짬이 스캔하고 있었지만 보는 것과 내가 관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건 많이 달라서 보고 지나치는 것으로 끝나기 일쑤!!  저스툰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만화가 책으로 출간되어 한 권의 책으로 읽기 쉽게 출간되었다.

 


저자가 만들었던 티 테이블! 어릴 적 우리 집에도 저 재봉틀 테이블이 있었다.  엄마가 가지고 계시던걸 처분할 때도, 어린 마음에 아까워서 버리지 말자고 했지만, 6가족이 살기엔 비좁은 집에 하나라도 살림을 줄였어야 해서 사용하지 않는 저 재봉틀은 짐일 수밖에 없었기에 고물상에서 가져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옛날 재봉틀이 티 테이블로 리폼되는 과정은 30년 전 어린눈으로 한 번쯤 생각했던 그대로였다.   살림도 부지런하고 관심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어렴풋하게 알고만 있었던 살림의 깨알 팁도 소개하고 있어서, 이사 후 정리해야 할 집안일들을 체크해두기도 했다.  솔직히 셀프 인테리어는 욕심나지 않는 분야지만 만들어진 테이블이나 작은 소품들을 보면 욕심이 나기도 했다.  집에서 쉽게 만들어볼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하기도 하고 집안일도 티 나게 하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살림의 깨알 팁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한 권쯤 놓아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살림도 폼 나게, 티나게 정리되고 예쁠 수 있는 문뽀는 살림왕!  즐겁게 읽었던 살림의 재미를 획득했던 시간이었다.


http://www.moonbbo.com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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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인생이 행복하다
무무 지음, 강은영 옮김 / 미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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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진정한 행복은 큰일을 해야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주전자에 담긴 물처럼 고요하고 평온하다.  하지만 일단 열이 가해지면 거품을 만들며 거친 물결을 일으키기도 한다."

때로는 인생이 가시덤불처럼 아프고 힘들 때가 있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금혼을 맞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도 모두 힘든 시기를 묵묵히 견뎌 지금까지 왔다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모옌이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그렇다.  만족할 줄 알고 일사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prologue



개인적으로 그의 글을 따스하다곤 생각하지만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는걸, 책을 읽고 나서야 매번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일단 출간되면 읽어보고 싶은 작가인 '무무'의 글을 읽게 되었다.  "애쓰지 않으니 사는 게 훨씬 편안해졌다"라는 메인 글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자신의 삶은 어딘가 모르게 힘들고, 타인의 삶은 나보다 나아 보이고 좋아 보인다.  심지어 매일이 행복해 보이는 건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조금은 삐딱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상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감정들, 상황들, 생각들을 담담하게 '애쓰지'않는 선에서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흘러가듯 살아도 좋다.'  고 다독여주는 듯하기도 하다.



나는 좋은 사람들을 영원한 친구로 만들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도 있기 마련이다.  그저 순리를 받아들일 뿐 강요할 수는 없다.  인연이 닿으면 그 친구는 자연스럽게 내게 다가올 것이고, 인연이 다하면 곁에 묶어두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떠나게 되어 있다.  헤어지는 순간 원망할 것도, 집착할 것도 없다.  의기소침한 모습은 혼자 견뎌 내고 사람들 앞에서는 밝은 모습만 보여주자.  그게 바로 인생이니까.  누군가는 오고, 누군가는 떠나는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p032~033


살면서 좋은 시절, 좋은 사람이 평생 나와 함께할 거라는 건, 내 욕심일지도 모른다.  때론 오해로 멀어지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멀어져서 소원해지기도 한다.  친자매처럼 가깝게 생각했던 친구와 한순간에 틀어지고, 바로잡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멀어졌다.  가끔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립기도 했지만, 이렇게 흘러가는 삶도 인생인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는데 10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아직 난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다가온다.  생각하고 그리워할 사람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또 누군가 가까이서 힘내라고 손 내밀어 줄 친구가 있다는 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그때그때 충실하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며 위안을 받기도 했다.



만약 행복하지 않고 즐겁지 않다면 포기하라.  아쉬워서 포기가 안 된다면 그냥 그렇게 계속 고통 속에 살아라.  시간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그 안에서 깨달음을 준다.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마라.  /p048

이 세상에는 시작하지도 못하고 끝나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긴 세월 백년해로하는 사랑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중요한 것은 함께한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한때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사실 그 자체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당신의 인생은 충분히 아름답다.  /p118


종이비행기를 띄운 것일까? 날아가는 종이비행기를 잡고 싶은 것일까?  책표지의 소녀는 조금 아슬아슬한 동작으로 한 손을 내밀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책표지는 그냥 예쁘구나,라는 생각이었지만 글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은 후 책표지를 다시 보며 느낀 건 행복은 이런 게 아닐까?  보고 생각하는 이에 따라 행복은 다 다른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현재에 충실해야만 자신에게도 충실할 수 있다.  과거의 일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 부질없는 일에 매달리느라 새롭게 주어진 현재와 앞으로 현재가 될 미래를 그렇게 허비하려 하는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라.  바꿀 수 없는 과거 때문에 현재와 미래까지 망치지 마라.  시간은 당신을 위해 멈추지 않는다.  오늘은 어제 때문에 아파하고, 내일은 오늘 때문에 아파한다면, 당신은 평생을 아파하면서 보내야 한다. 

인생은 아름답다.  잠시 아쉬워하고 아파하는 건 괜찮지만 평생 그렇게 살지는 않기를 바란다.  /p198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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