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을 걷는다 -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울역사산책
유영호 지음 / 창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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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서쪽 마을이란 의미로 '서촌'이라 불리게 된 지역.  사실 경복궁 인근으로 한창 출퇴근을 했던 6개월 정도가 있었다.  예스러운 돌담길을 따라 걸어 출퇴근하던 그 길이 참으로 좋았다.  조금만 걸어나가면 빌딩 숲이 가득한 도시인데 길을 건너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옛날 풍경이 조금 남아있는 돌담길과 마을을 만날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던 그 시절, 일이 고되서 몸은 힘들었지만 조용한 동네를 걸으며 예전에도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이 마을의 옛이야기가 가끔은 궁금했는데 <서촌을 걷는다> 라는 책에서 그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서울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경복궁 서쪽마을(서촌)은, '북촌'이라 불리는 경복궁 동쪽 마을에 이어 도심 관광지로 개발되며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세상은 '본 만큼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또한 특정 대상을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애정이 싹트게 마련이다.  나는 서촌 구석구석을 걸으며 지난날의 흔적을 살피고 그것들을 좀 더 깊이 느끼고 싶었다.   /머릿말


느리게 걸어보자 서촌(광화문 일대) / 역사와 문화의 보물창고 서촌 (사직동, 체부동, 통의동 일대) / 수많은 예술가들의 둥지 서촌 (누하동, 통인동 일대) / 도심의 살아있는 박물관 서촌 (옥인동 일대) / 우리가 몰랐던 서촌 (효자동, 궁정동, 신교동, 청운동 일대)

동네 이름만으로도 아는 동네가 꽤 된다.  그런데 이 지역에 관련된 역사와, 인물들의 이야기가 꽤 흥미롭다.  길을 걸으며 안내를 받는 것처럼 청계천 물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길에서 동네로, 동네에서 골목으로, 사람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며 이야기를 하나둘 읽어가다 보면 현재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이 오마주 되기도 한다.



TV사극을 보노라면 '종묘사직'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바로 그 종묘사직의 한 축인 사직단이 종교교회 네거리의 서쪽 길 끝에 있다.  '종묘'는 역대 국왕과 왕비의 신주가 모셔진 곳으로 왕조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한편 '사직단'은 국가에서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결국 종묘와 사직은 나라와 왕실의 상징인 셈이다.  /p61


청계천, 광화문, 교보단지, 세종문화회관등을 돌아 금천교, 보안여관, 김가진 가문, 이상과 구본웅의 이야기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지역과 역사속 인물의 이야기들은 일제침략과 전쟁으로 얼룩진 과거사와 오늘날에 이르른 우리의 현실을 재조명 하기도 했다.  단순히 더 이상 개발 될 곳이 없어 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사적으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서촌은 수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고 우리 선조들의 삶이 녹아나는 곳이다.



김좌진의 권고로 무장투쟁을 위해 만주로 가려 했던 김가진은 1922년 7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한 건 물론이고, 육신마저 이국땅에 의탁해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해방이 되자 김의한 내외는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하지만 또 다른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김의한은 북을 선택했다.  전쟁도 분단도 잠시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후로 70여 년이 지나고 말았다. 

동농 김가진은 평양 재북인사묘에, 며느리 정정화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잠들어 있다.  상하이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함께 싸웠지만 그들은 여전히 이산가족인 셈이다. /p93

1926년 이상은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에 들어갔다.  이때 구본웅은 자신이 선물로 받은 사생상(화구를 담는 상자)을 이상에게 주었다.  가난했던 이상은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필명에 '상자'를 의미하는 '상'(箱)을 넣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앞글자는 흔한 성씨를 사용하되, 사생상이 나무로 만들어졌으니 '나무 목'(木)이 들어간 성씨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나무 목'이 들어간 성씨 중 다양성과 함축성을 지닌 이씨와 상을 합친 '이상'(李箱)이라는  필명이 탄생되었다. /p98~99

노천명은 대표작 「사슴」때문에 시적 낭만을 지닌 순수한 소녀처럼 연상되지만, 오만할 정도의 도도함과 결벽증을 지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한 성품 때문에 동료들과 충돌이 잦았으며,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아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그녀는 자신의 성격을 "대처럼 꺾어는 질망정 구리처럼 휘어지거나 구부러지기는 어려운 성격"이었다고 시 「자화상」에서 고백했다.  하지만 그런 도도함조차 절대권력 앞에서는 한낱 갈대에 불과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총독부의 권력에 굴복했고, 6.25 때는 인민군과 유엔군으로 교차되는 무력에 굴종했다.  따라서 그녀에게 도도함이란 기회주의와 동의어에 지나지 않았다.  /p107


역사는 정말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했고, 무조건 암기하는 과목이라 재미없었는데 이렇게 현재와 닿아있는 과거의 서촌을 하나씩 짚어가며 이야기하는 책을 읽다 보니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서촌을 걸으며 과거 역사와 현재를 다시 이야기해보는 것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교과서의 역사가 아닌 우리가 생활하며 접하는 현실적인 역사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남산골 한옥마을은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민족의 전통가옥을 보고 체험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에 옮겨지거나 새롭게 지어진 한옥 다섯 채 가운데 세 채가 대표적인 친일파의 가옥이다.  무릇 인간이란 현상적으로 보이는 건축물만이 아니라 그곳에 거주했던 이들의 삶까지 느끼고 상상하게 마련이다.  한옥마을을 기획한 이는 관광객들에게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려 한 것일까.  집과 주인은 결코 분리될 수 없지 않을까.  /p162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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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통장 (합본호) - 평범한 사람이 목돈을 만드는 가장 빠른 시스템, 10주년 기념 특별 개정판
고경호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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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투자 이런 쪽으로 조금 일찍 관심을 가졌던 지인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이미 삼십 대 후반에 자신의 집을 마련했으며 기존에 해왔던 재테크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들의 학비와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이십 대 초반 이들이 금융상품에 관심을 갖고 주택 분양을 알아보고 있을 때도 '그런 목돈이 어디 있다고?'라는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들은 먼 미래를 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번 돈을 어떻게 배분하고 운용할 것인지 직접 쪼개고 은행과 제2금융권에 발품을 팔고 가끔은 경매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그 당시 그들보다 더 많은 수입을 벌고 있었지만 이십여 년이 흐른 지금, 그 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들은 과 나의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돈을 버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들어오는 돈을 관리하고 불리는 일'이다.  '4개의 통장'은 그래서 탄생한 돈 관리 시스템이다. /p7~8

당신은 이번 달 급여 중 얼마를 소득세로 뗐고, 국민연금이나 건강 보험료는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알고 있는가?  그리고 이번 달에는 얼마를 소비했는지, 지난 달 보다 소비가 늘었다면 왜 늘었는지, 줄었다면 왜 줄었는지 파악하고 있는가?

지출하는데 돈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저축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매월 일정한 금액의 돈으로 살아가는 습관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분명히 지금보다 좀 더 저축할 수 있다.  /p22~23 


재테크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재출간 되는 책은 얼마나 있을까?  고경호 저자의 <4개의 통장>은 10년 만에 시대에 맞춰 내용을 보강해 재 출간된 재테크, 투자 분야의 책이다.  (사실 10년 전 출간 당시 구입했지만 읽지 않고 누군가에게 주고 없어진 책이었다.)  태어나면서 죽는 순간까지, 아니 죽어서도 그 이후의 절차 때문에 돈은 필요하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어들고 고령화로 노인인구는 점점 늘고 있으며 정부에선 이 노인들을 다 책임질 수 없다.  그렇다면 개개인이 약간의 노후라도 준비해야 한다.


지출한도를 정하고, 그 이상을 쓰지 않는다.  / 투자 목적은 분명히 정하고 투자해라. / 돈이 되는 지식이나 기술을 쌓는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건 누구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돈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투자는 돈의 흐름을 통제할 수 없어 돈이 어디로 새는지 알 수가 없고 돈도 모이지 않게 된다.  저자는 적어도 1년에 한두 번은 돈 관리 상태를 점검하라고 한다.  수입 중 얼마의 돈을 저축했는지, 순자산은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서 돈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읽었지만 실천은 글쎄(?) 부자 되는 돈 관리 습관, 돈 관리 정석, 실전투자관리, 미래를 위한 자금 마련 계획까지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거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이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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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 덜 신경 쓰고, 더 사랑하는 법
전승환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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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럽지 않은 진심으로 전하는 행복의 메시지 " 당신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전승환 작가의 글은 지루한 장마의 시작에 행복연습을 위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읽어주는 남자 전승환의 신간인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는 행복도 연습을 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현주소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감성적인 사진과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차분한 마음으로 글을 음미하며 글에 빠져들게 한다.



이제는 버리세요.

케케묵은 쓰레기를 버리듯 뒤돌아보지 말고 깨끗이 버려도 괜찮아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버려야 할 것들이 있어요.

마음의 짐

너무 열심히 살아가려는 마음

뭐든 내가 해결하려는 마음

너무 오랜 시간 많은 짐을 지고 있었어요.

이제는 덜어내도 괜찮아요.

당신을 짓누르는 것들

당신을 옭아매는 것들

모두 다 버리세요.  /p032~033

나는 원한다.

당신의 일상이 별일 없기를.

당신의 하루에 걱정이 생기지 않기를.

나는 믿는다.

복잡하고 소란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당신의 하루가 편안하면 나도 편안할 거라고.

나는 바란다.

일상 속에 주어진 아픔이 없기를.

그렇게 당신의 하루가 무사하기를

언제나 당신이 무사하기를.

그럼 나도 무사할테니.   /p143


누구나 행복하고 싶다.  다른 이의 삶에 드리우는 잣대만 없다면 아마 더 행복할 것이다.  아마도 자신이 행복하지 못한 건 행복의 기준이 높거나 나를 들여다보지 못하고 타인의 삶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경험과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이야기하듯 섣부르게 위로하려 들지 않고 다만, 이야기를 할 뿐이다.   때론 타인과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책을 읽으며 그 글에서 나의 길을 찾는 게 더 위로가 되는 시간들이 있다.  부러 이야기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가르치려 들지 않고 다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글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러했던 것 같다.  무엇이든 그냥 저절로 오는 것은 많지 않다.  특히나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조금이라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승환 작가는 그런 마음에 약간의 응원을, 지금의 삶도 괜찮지만 지금보다 더 괜찮아지기를,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 것 같다.   살아가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들은 조금씩이라도 내가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던 글이었다.



누구도 함부로 당신의 아픔을 이해한다고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된다. 타인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는거  같아도 막상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나이가 많다고 또는 그 사람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경험해 보았다고 다 아는 것처럼 이야기해서도, 시간이 지나면 다 지나갈거라고 쉽게 치부해서도 안된다... <중략>...나는 당신의 어려움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차 한잔에 조금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건네고 싶다는, 진심 어린 말은 건네고 싶다. /p213~215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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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컬러링 랜드마크 1 스티커 컬러링 랜드마크 시리즈
일과놀이콘텐츠연구소 지음 / 북센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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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작은집 7회에서 박신혜가 자신만의 시간을 위해 힐링하며 했던 스티커 컬러링 랜드마크 예쁜사람이 붙이고 있으니 더 예뻐보였던 컬러링 북이었다.  색연필도, 물감도 필요하지 않은 책 한 권만 있으면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는 스티커 컬러링북은 짧은 시간에 집중과 빠른 완성으로 개인적인 상취도도 높일 수 있는 컬러링 북이라고 생각했다.

 

 

 

 



숲속의 작은 집에 소개되었던  스티커 컬러링 랜드마크 편에는 자유의 여신상/ 성 바실리 성당/ 타지마할 / 오페라하우스 /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탕카멘 황금마스크/ 산토리니 등 7가지 배경 그림과 스티커가 있다.  배경을 고르고 해당하는 스티커를 준비한 후 그림에 맞는 번호를 찾아 붙여가면 된다.  모든 페이지가 낱장으로 깨끗하게 뜯어져서 원하는 배경을 찾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단, 작은 피스는 핀셋이 필수!  손으로만 붙이려고 하면 미세한 작업은 하기가 힘들다.

 

 

 

 


처음 고른 배경은 카파도키아 열기구, 실제로 보고 보고 싶은 풍경,  사실 스티커 개수가 가장 적어서 빨리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아 골라봤다.   덥기도 너무 더웠던 오후, 동생이랑 나란히 앉아서 하나씩 스티커 컬러링 붙이기를 시작했는데 개수가 적어서 인지 내가 완성하는 속도가 조금 빨랐지만, 스티커 간격이 조금 벌어져서 깨끗하게 완성하진 못했다.

 

 

 


스티커를 다 붙이고 난 후, 완성된 그림, 그리고 다 떼어진 스티커지를 보는 게 왜 이렇게 뿌듯하지?  저....저... 공간들.  동생이 붙이던 스티커 컬러링 배경지는 자유의 여신상.

 



하나만 더 붙여야지, 하고 골랐던 건 산토리니.  아... 붙이다 보니 아무 생각 안 나고 집중 정말 쵝오.  이 스티커 컬러링을 붙이던 날 정말 더운 오후였는데, 왠걸 그 더위도 살짝 잊게 되더라는 이래서 집중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한가 봄.

 

옆에서 구경만 하던 조카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 마무리를 맡겼는데, 깔끔하게 완성!

 

 


액자에 넣어 매장 한 쪽에 놓아두니, 정말 예쁨!!  그냥 종이로 두는 것도 예쁘지만, 액자에 끼워두니 나만의 작품을 완성한 기분이랄까?  하얀 액자가 잘 어울리는 산토리니라고 생각해서 끼워두었는데, 스티커 컬러링북에 있는 어떤 배경지도 잘 어울리더라는요!


투탕카맨의 황금마스크를 열심히 붙이기 시작한 명제는 자신의 스티커 컬러링도 액자에 끼워두고 싶다고 액자를 노리고 있습니다.  보통 게임, 유투브 동영상 보기 아니면 책 읽기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조카님인데 스티커 컬러링은 배경지 하나를 다 완성할 때까지 엄청나게 집중하더라고요.  이래서 컬러링북 등을 하는 건가 봐요.  편하고 쉽게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스티커 컬러링 종류도 다양하니 원하는 스타일대로 골라서 시작해보면 어떨까?



리뷰어스 클럽의 도서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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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밤 - 낯선 공기와 어둠이 위로가 되는 시간
장은정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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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문득 여행지에서의 순간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론 낯선 일상에서의 낮보다 어둠이 내려앉고부터의 시간들이 더 인상 깊게 오래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낯선 나라, 낯선 동네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 틈에 스며든다는 건 어쩌면 여행사는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 밤의 시간을 애틋하게 추억하고 기억하는 여행자인 것 같다.



그날 밤 이후로 나에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힘들고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은 때면 눈부시게 빛나던 프라하의 밤을 떠올렸다.  지금이 아니면 내가 원하는 '언젠가'는 영영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누리고 즐겨야 한다.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만끽하고 행복해야 한다.  파라하의 그날 밤엔 불빛만큼 많은 생각들이 반짝거렸다. /p37

아이슬란드를 향한 가장 큰 그리움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대자연이나 한여름의 오로라에서 찾아오지 않았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약간은 몽롱하게 즐겼던 늦은 저녁의 식탁.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 그 속에서 느꼈던 아주 작지만 소소한 행복.  매일 밤, 행복은 서툴고 느리게 차려낸 그 식탁 위에 있었다.  /p61


저자가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출장을 다니며 경험한 여행자로서의 밤의 기록들은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 여행을 하며 스치듯 생각했을지도 모를 단상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여행을 하며 애틋하고 보듬고 싶었던 시간들은 관광지들의 추억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밤'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때론 여행 메이트와 긴 시간 여행에 지쳐 틀어지기도 했고, 부모님을 모시고 떠났던 여행에선 보호자와 가이드로 자신만의 여행을 즐길 순 없었지만 그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했다고 고백한다.



사소한 대화가 끊임없이 오고 갔던 제주의 밤.  그 밤마다 나는 용기를 얻었다.  행복이란 때론 한여름 나무 밑의 그림자처럼 사소하기도, 나무 위 높은 곳에 대롱대롱 매달린 열매처럼 탐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그 행복이란, 강한 열망으로 끌어당기는 사람에게 조금 더 가까이 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창밖이 보이는 침대에 누워 잠이 들 때마다 나도 모르게 씩 미소를 짓게 되었던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인지 모른다.  제주에서 또 다른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용기를 얻었다.  진심으로 응원했기에 그들의 행복을 보는 것은 내게도 더없는 행복이 되어주었다.   /p79

어제는 좋았던 것들이 오늘은 싫고, 어제는 싫었던 것들이 오늘은 좋기도 했다.  때로는 여행도 귀찮다.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여행은 더욱 그렇다.  힘에 부치거나 힘이 빠지기도 했고, 무엇을 해봐도 힘이 나지 않기도 했다.  누구도 먼저 말을 걸어주지 않아 외롭고 우울했다.   한국으로 전화를 걸고 싶어도 낮과 밤이 뒤바뀐 시차 탓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럴 때면 아무도 없는 낯선 땅에 나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여행에서는 밤이 유난히도 어둡고 길었다.  그럼에도 혼자만의 여행은 온전히 내 것이라서 좋았다....<중략>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내가 사는 서울에서는 과연 그런 시간이 얼마나 되었던가. 아니, 그런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중략>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행.  그것 하나면 충분했다.  밤이 유난히 어둡고 외로울지라도 나를 믿고 의지하는 밤.  그런 날은 밤이 길게 느껴져도 좋았다.  /p85~87


우리가 먼 나라로의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일상에서 떠나 나를 바라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딱히 뭔가 관광을 하지 않아도 낯선 곳에 나를 풀어놓음으로써 다른 시각으로 내면의 내가 정리되어가는 걸 느끼는 순간이 있다.  자꾸 여행이 떠오르고 어딘가 떠나고 싶어진다면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있다, 조금 더 준비가 되면 떠나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떠날 수 없는 게 여행이 아닐까?



매일매일 이별하던 밤. 이별에 익숙해지는 법은 끝내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잘 이별하는 것도 좋은 인연으로 기억될 수 있는 방법임을 배웠다.  이별은 언제나 만남보다 더 어렵다는 것도, 이별 역시 여행의 일부라는 것도, 연이 닿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도 배웠다.  매일매일 이별하면서 나는 그렇게 조금씩 이별을 배웠다. /p141~143


지난 몇 개월, 낯선 도시로 이사를 와서 행동반경도 자유롭지 못하고 매일 같은 생활에 답답증이 돋고 있던 참이었다.  저자의 추억담 같은 여행자의 밤을 읽으며 얼마 되진 않지만 그동안 여행했던 밤들을 되짚어보며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마지막 밤들이 왜 그리 애틋했는지, 그 감상들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해 두기도 했는데 저자의 몇 줄 글을 읽으며 그 이유를 되짚어 보기도 했다.  앞으로 얼마나 여행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여행에 함께하게 될 '밤'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 또는 친구가 되어줄 여행자의 밤.  언젠가, 낯선 도시에서 맞이하게 될 미래의 밤들을 꿈꿔본다.



여행의 끝은 항상 많은 것을 잘 할 수 있게 되었을 즈음에 찾아왔다.  그래서 늘 아쉽고 후회도 많았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다.  <중략>  '좀 더 잘 할걸. 좀 더 노력할걸.'  인생은 언제나 아쉽고 후회스러운 것 투성이다.  아쉽고 또 아쉬워서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랐던 여행의 마지막 밤처럼 말이다.  /p221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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