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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 늘 남에게 애쓰기만 하느라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윤정은 지음, 마설 그림 / 애플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일부러 주말 즈음을 기다려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다. 책표지의 그림이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달까? 하루 일과를 마치고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가볍게 조금만 읽으려고 펼쳤던 책은 한때의 내가, 지금을 살아가는 동생들이, 엄마가 생각나서 책장을 자꾸만 넘기게 되었다. 자신의 일만을 했던 사회인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통과한 시간들의 이야기는 '이건 어쩌면 내 이야기!' 하며 공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자라면 한 달쯤 학교를 땡땡이치고 같이 여행을 다니며 세상을 보여 주고 싶다.
쓰고 읽는 삶,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다니며 바람의 소리에 맞추어 여행을 떠나는, 예정되지 않은 길을 걷는 삶을 살고 싶다. 다양한 직업으로 소통하며 오랫동안 읽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아흔이 되어도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곱게 단장을 한 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작업을 마치면 깔깔 웃으며 잔을 부딪칠 지인들이 곁에 있는 것. 그것이 꿈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 엄마이자 여자이자 윤정은으로 살기 위해, 춤을 추고 싶을 때 몸을 흔드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내가 지속 되길 바란다. 그런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p11~12 프롤로그
"결혼한 후에 사랑이 식는다면, 남은 생은 무엇으로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랑의 색이 달라지는 것을 지켜보기도 한다. 사십 대, 오십 대, 육십 대에 나눌 사랑에 관한 대화는 무엇일까. 나이가 들어도 사랑에 관한 대화를 지속하고 싶은데 그 시기가 되면 사랑 이야기는 하지 않게 될까?
건강과 노년과 아이들 혼사 문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까?
"팔십에 연애를 해도 똑같아요. 몸만 늙었지 젊을 때랑 똑같아." 오십 대 후반의 지인이 말했다.
남편과 사별한 할머니가 경로당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연애를 시작했는데, 그 사람 이야기를 하며 설레는 모습이 꼭 젊은 사람 같았단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봄날 같은 감정을 그려 보며 어쩌면 노년의 우리도 사랑에 관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겠구나, 싶다. /p034~035 #우리가 했던 사랑의 대화에 대하여
누구도 지금, 오늘 이시간은 처음 살아가는 삶이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인생. 그래서 더 애를쓰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기때문에 우리는 쉽게 피로해지고 좌절하게 되는걸지도 모르겠다. 사회적인 기준에 맞춰 살아가야 할것인지 내가 좋을대로 살아가는게 맞는지, 이런 선택을 해서 후회하게 되는건 아닌지...때론 지난 순간들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난 오늘의 내가 좋다' 고 즐기며 살아가는 이들을 꽤 많이 알고 있다.
아이들과 남편에게 신경질과 짜증이 늘고 있다면 한 시간만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자. 소진된 감정을 다시 충전하는 한 시간이 당신의 가정을 평화롭게 만들어 줄 거다. /p081 #혼영과 혼밥의 미학
"결혼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지금은 이혼해야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혼해서 행복해질 수 없었던 것처럼 이혼해서 행복해질 거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말, 이혼하면 행복해질까?
정말, 이혼하지 않으면 행복해질까?
모르겠다, 무엇이 정답인지. /p133
한땐 누구나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며 워킹맘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변에 비혼인 지인들도 꽤 많고 결혼하지 않았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의 삶을 더 알차게 살아가고 있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경력을 쌓아가고 틈틈이 여행과 취미활동을 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이들과 만나면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 혼자일 때의 '나'도 괜찮을까? 혼자여도 괜찮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가끔 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서울을 떠나 아는 지인도 많지 않은 곳에서 생활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되어가는 데 벌써 안면을 조금 익힌 지인들이 알은체를 해온다. '결혼은 왜 안 한 거야?' 사실 이런 반응이 귀찮아 부러 반지를 끼고 다니기도 하고, 조카들을 내 아이들처럼 보듬고 있기도 했는데... 자신들이 살아주지도 않을 타인의 삶에 훈수 두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오지랖은.... 정말 최고인 것 같다. 어쩌면 자신의 시간이 절실한 자녀를 키우는 부부가, 때론 애쓰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읽으면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글이었다.
어떤 삶을 살아가건 사람들의 참견이 문제다. 가만히 응원해 주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처럼 입방정을 떤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남의 선택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하는 이들이 또 있을까. 하고 싶은 대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책임져 주지 않는 타인의 무례한 말에 상처받지 말고 휘둘리지 않는 굳건한 태도가 아닐까....<중략>....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다.
그게 무엇이든 가장 나다운 삶을 선택해 행복하게 살아도 괜찮다. 단 한 번밖에 없는 당신의 인생이니까. 눈을 감았다 뜨면 오늘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바로 가장 특별한 선물이니까. 감사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충분히 그럴 자격 있다.
그저 나라는 이유만으로.
/p202~203 #하고싶은대로살아도괜찮아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