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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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더울 수 있을까 싶은 폭염이 연일 되는 며칠이다.  여름엔 역시 스릴러지.  평소 즐기는 장르는 아니지만 이즈음 출간되는 책들 중 스토리가 탄탄하고 재미있는 책들을 꽤 만날 수 있어 주목하는 편이다.  출간 전 38개국 계약을 한 소설이라니, 게다가 신인작가!!  C.J 튜더의 <초크맨> 은 시작부터 시체가 등장한다.


한 소녀의 머리가 황갈색 낙엽 더미 위에 놓여 있었다.  아몬드 모양의 눈은 차양처럼 우거진 단풍나무와 너도밤나무와 떡갈나무를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나뭇가지 사이를 머뭇머뭇 뚫고 숲속 땅바닥 위로 금가루를 뿌리는 햇살을 쳐다보는 건 아니었다.  검은 색으로 반짝이는 딱정벌레들이 동공 위에서 종종걸음 쳐도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 어둠 말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 근처에서는 핏기 없는 한쪽 손이 도움을 청하려는 듯, 그도 아니면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얻으려는 듯 낙엽의 장막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손은 도움도 위안도 찾을 수 없었다. 시신의 나머지 부분은 손이 닿지 않는 숲속의 다른 은밀한 곳에 여기저기 숨겨져 있었다. /프롤로그


 시체가 등장했고 사체의 다른 부분 다 찾았지만 머리는 끝내 찾지 못했다.  사체가 있는 장소를 가리켰던 초크로 그려진 낙서.  범인의 별명이 초크맨으로 남았던 사건은 1986년 작은 마을의 신나는 축제로부터 시작된다.  열두 살 에디는 호포, 미키, 개브, 니키 패거리들과 어울려 지역축제를 즐기러 간다.  어른들 없이 그들끼리 신나게 축제를 즐 길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댄싱걸(눈에 띄는 미녀)이 눈앞에서 끔찍한 사고로 얼굴은 피범벅이 되고 다리는 거의 두 동강이 났다.  방학이 끝나면 부임하게 될 핼로런(백색인간)을 도와 응급처치를 했고 놀랍게도 댄싱 걸은 목숨을 구했다.  댄싱휠의 한 축이 부러지며 떨어져 날아간 사고에서 크게 다친 건 댄싱 걸 한 명이었다.



호포에게 거짓말을 하기는 싫었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공유할 수 없는 게 있기 마련이다.  아이들에게도 비밀이 있다.  어른들보다 더 많을 때도 있다.  우리 패거리에서 나는 꺼벙이 역할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했고 조금 고지식했다.  나는 잡동사니를 수집할 만한 성격의 아이였다. ...(중략)....나는 수집한 잡동사니들을 애지중지했다.  꽁꽁 숨겨서 안전하게 보관했다.  뭔가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아이들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데, 나는 그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았고 오직 나만이 뭘 새로 넣거나 뺄 수 있었다. /p49~50

특이한 주인공, 분필로 그린 섬뜩한 그림 그리고 소름 끼치는 살인.  우리는 역사에 흔적을 남겼다.  초크맨 모양의 조그만 흔적을.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씁쓸해한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사실은 윤색됐고 진실은 점점 모호해졌다.  역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일 뿐이다.  /p89


아마도 그들이 분필로 낙서를 할 즈음부터 였을까?  분필낙서로 사람그림을 만들어 자신들만의 암호를 만들어 낙서를 시작하기 시작한 아이들,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만들던날 미키의 형 패거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아이들이 도망치면서 에디가 그의 형을 다치게 하고 이에 앙심을 품은 아이들이 에디를 불러내 괴롭히는걸 핼로런이 구해주게 된다. 



죽음은 우리 같은 어린아이나 우리 주변이 아니라 다른 데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죽음은 추상적이고 먼 일이었다.  나는 아마 션 쿠퍼의 장례식을 통해 서늘하고 시큼한 입김 바로 그 너머에 사신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을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 그의 가장 놀라운 전략이다.  그의 차갑고 어두컴컴한 소매 속에는 전략이 많이 숨겨져 있다. /p164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우리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어떤 사람이 끔찍한 짓을 한 번 저질렀다고 해서 그가 지금까지 쌓은 선한 업적이 전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어떤 선행으로도 벌충이 되지 않을 만큼 나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나는 핼로런 씨에 대해 생각한다.  그의 작품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가 어떤 식으로 댄싱 걸의 목숨을 구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아빠와 나까지 구했는지. /p211

우리는 스스로 해답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건 정답이다.  그게 인간의 천성이다.  우리는 원하는 진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질문만 한다.  그런데 문제가 뭔가 하면 진실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실은 그냥 진실인 습성이 있다.  우리는 그걸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선택할 수 있을 따름이다.  /p242


자신을 괴롭히던 미키의 형이 물에 빠져죽고, 호포가 키우던 개가 독극물을 먹고 죽었다.  아버지가 목사인 니키는 늘 몸에 멍이 가실날이 없다.  자신이 저지른대로 되돌려 받게 될거라는 이야기를 했던 핼로런은 사고로 부터 구했던 댄싱걸(일라이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런 그녀가 살해되었다.  범인은 누구일까?



어른이 된다는 건 환상이다.  따지고 보면 실제로 어른이 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냥 키가 커지고 털이 많아질 뿐이다.  나는 나에게 운전면허가 주어졌고 술집에서 술을 마셔도 잡혀가지 않는다는 데 지금도 가끔 놀랄 때가 있다.  어른이라는 허울을 걷으면, 한 해, 두 해가 태연하게 흘러가는 동안 켜켜이 쌓인 경험을 헤치면 까진 무릎으로 코를 흘리며 엄마, 아빠를 찾는....그리고 친구를 찾는 어린애가 숨어 있다.  /p260


스릴러를 읽으면 자연스레 사건을 중심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를 시작하게 된다.  핼로런? 목사? 아니면 제 3의 인물?  사건 현장에 남아있던 분필로 그린 그림들.  범인은 사건 현장을 알리고자 함이었을까?  범죄를 저지른 자의 표시였을까?

 12살 에디 패거리들은 살인사건으 발생한 시점을 계기로 그들의 관계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니키는 아빠의 사고로 엄마를 따라 마을을 떠나게 되고, 미키는 죽은 형을 대신해 친구들 무리에서 벗어나 형의 친구들과 어울린다.  개브와 호포 셋이 남았지만 미묘하게 어긋남을 느끼고 그렇게 30년의 시간이 흘러 42살의 어른이 되었다.  영어교사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던 에디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는 그의 일상을 흔들기 시작한다.  초크맨의 표식이 담긴 편지와 분필 사건이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1984년과 2016년을 오가며 에디의 기억으로 진행되는 글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특히나 마지막 몇 페이지는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게 한다.  기대되는 작가의 글!  기억해둬야겠다. 장르소설을 즐기지 않는 편인데도 참 재미있게 읽었고 적어두고 싶었던  문장들도 눈에 띄어 멈출수 없었던 <초크맨>.   시원한 카페에 앉아 읽다 보면 서늘해지는 책 몇 권으로 북캉스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절대 예단하지 마." 예전에 아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예상하고 단정 짓지 말고." 

....(중략)....

아빠의 목소리가 좀 더 진지해졌다.  "사람들은 항상 속임수를 쓴다.  에디, 거짓말도 하고,

그래서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 거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중략)....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예단을 하는 이유는 그게 좀 더 쉽고 게으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떠올리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일들에 대해 너무 열심히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p374~375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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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안송이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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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떤 일은 시간과 함께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일은 지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무런 기대감 없이 읽기 시작했던 글이었다.  제목과 책표지가 마음에 들었고 책을 펼치고서야 저자에 대한 정보와 글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점점 안송이라는 한 여자의 삶 속에 빠져들었고 함께 울고 웃기도 했다.  이십 년째 스웨덴에 살고 있으며 마음에 더 가깝게 살려고 애쓰다 보니 싱글맘의 삶을 살고 있는 안송이.



우리의 가엷은 육체는 늘 무엇인가 필요하다.  매일매일 크든 작든 무엇인가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  그것이 극심한 추위일 때도 있고, 너무나 따가운 햇살일 때도 있고 어쩌면 맨발로 디디면 찌릿찌릿하게 아플 자갈길일 수도 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건 몸뿐이 아니다.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찬바람 부는 영혼의 겨울을 견디어나가기 위해 더 조심하고 단단히 지켜야 한다./p019 #영하18도 추위를 견뎌나가기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알기를 미루고 있었던 것, 그다음이란 영원히 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날은 부정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았다.  마흔이 넘으니 삶에 대해 그 전과는 다른 태도를 가지게 된다.  그냥 살아남는(survive) 게 아니라 살아가야겠다는(live).  정말 인생은 짧고, 빨리 지나가고, 어떤 때는 이게 다 인가 싶다.  스무 살 때는 노력만 하면 내가 원하는 건 다 될 줄 알았는데, 그때 생각한 미래에 있는 지금 나는 내가 가진 능력이 어디까지 인지도, 이변이 생가지 않는 한 내 생에 없을 일들도 생기고 있다.  그래서 더 마음을 잡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 /p052~053 #캐러멜도넛은남겨주면안될까요


타지에서 혼자로 살아간다는 건 어떨지 상상도 안되지만 가까운 지인 중에도 그런 아이가 있었다.  짧은 시간 대학을 함께 다녔고 유학길에 올라서 그대로 외국에 자리 잡고 살게 된 동생이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프로필 사진으로 아이를 낳았구나, 둘째를 낳았구나 잘 살고 있는지 sns로 안부를 묻곤 하는 참 체격에 작고 다부진 아이였는데, 이렇게 잘 살고 있구나 한 번씩 대견하게 생각되었던 아이였다.   타인의 삶은 타인의 삶일 뿐이다.  하지만 글을 읽으며 공감은 할 수 있다.  아이가 없어 싱글맘으로서의 그녀의 마음은 '그렇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였지만 그녀의 삶과, 생활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깊은 공감을 하게 했다.




나이를 먹고, 이혼을 하면서 삶이 교과서 같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어릴 때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자라서 학교에 가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에 가고, 성실히 일하면 그에 맞는 대가를 받고, 내가 정직하고 다정하면 나 역시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세상이 그만큼 단순하다고 생각했다.  노력한 만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나이를 먹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부모의 사랑조차 자연의 진리가 아니었다./p094 #너의심장은부서질거야

집을 나서기 전 그는 말했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참 평안해요' 우리는 손을 맞잡았다....(중략)....그와 내가 영원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안정을 붙잡은 것 같아서, 미래에 대한 어떤 약속이 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다.  지금은 거짓이 아니라는 믿음, 그리고 바람 불면 날아가는 그런 가벼움이 아니라는 믿음에 행복하다.  적어도 '당신은 참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란 말을 단도로 쓰지는 않겠지.  모든 따뜻한 말들이 그 의미 그대로 남아 있겠지.  그리고 내가 이 사람의 침묵도, 다른 행동도 오직 이 사람의 것으로만 바라본다면, 과거에 다른 사람이 입힌 상처에 기대어 해석하지 않는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p159~160

한국에서 살았어도 일어날 일은 피할 수도 없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선물 같았던 아이 '선물이'와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라보고 살아가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  혼자이기 때문에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없기에 혼자 버텨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곁에는 그녀와 선물이를 걱정하고 지지해주는 이들이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된 엄마를 두고 공부를 하기 위해 스웨덴으로 떠나겠다고 울었을 때, 그녀는 그곳에서 정착하게 될 걸 알았을까?  그녀가 면목동에 살았었다는, 어린 유년시절을 내가 지냈던 그 지역에 살았었다는 이유만으로 더 친근한 글이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많은 이들이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그녀의 상황이었더라면...' 주저앉고 싶고, 다 내려놓고 싶었을 테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행복에 감사하면서 그 순간을 아끼지 않고 누릴 줄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참 많이도 먹먹하고 애틋했다.  그녀와 선물이가 무사하고 안온한 삶을 살기를 그리고 그녀의 다음 이야기를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말 힘든 건 말이지, 행복했던 지난날이 다 잊혀지는 것뿐만 아니라, 정말 그때 난 행복했던 건지, 그런 날들이 정말 있었던 건지, 그날들이 거짓이었는지 생각하게 되는 거야.' /p219

예전 관계의 습관으로 혹시나 그가 오해할까 봐 내가 자꾸만 설명하고 있을 때면, 그는 곧 나를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말아요, 이해해요.'

어느 순간 알았다.  이 사람은 나를 온전히 보고 있다.  나의 행동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 주저리주저리 반복해서, 여러 언어를 사용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한 번만 말하면 된다.  내가 나를 거듭 설명하고 또 설명했던 것도, 노력하고 또 노력했던 것도 상대방이 사실 나를 믿지 않는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믿지 않는 사람에게 어떤 말로도 나를 이해시킬 수 없었다는 걸 일찍 깨달았으면 좋았을 걸.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해도 같은 말을 여러번 다르게 했을 뿐이라면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해야 할 이야기를 다 나누는 것이다.  그런 관계에서는 그립다는 말 대신 시간이 지나갔다는 말 한마디로도 그 뒤에 있는 긴긴 사연의 그리움을 다 느낄 수 있다.  이제야 알았다.  한 관계가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 어떤 것도 이야기할 수 있고, 어떤 말도 할 필요 없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p245

/p244~245


어디서 어떻게 살아도 어떤 일은 피할 수 없었다.

중요한 건 그 다음,

다시 괜찮아질 수 있을까?


견뎌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삶이지만,

행복을 찾아내는 일은 포기하지 않았다.

삶을 매만지고 다시 가꾸어나갔고 때로 아프게 넘어지기도 했던

스웨덴에 사는 한국인의 평범한 삶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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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여가 1
명효계 지음, 손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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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산, 얼음이 뼈가 되고 눈이 살이 되는 백년의 시간을 견뎌 내 신선이 되고자 했던 남자.  한 여자를 태어나는 순간부터 영원히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백발의 노인은 그렇더라도 그녀는 그를 기억하지 못하고 심지어 영원히 그를 사랑하지 않을것이라 말한다.  영원한 생의 고독과 괴로움을 견디면서까지 지키고 싶어했던 한 여인.  기나긴 세월 꽃이 피고, 지고,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되풀이 되는 시간을 혼자 견뎠던 남자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여인을 만나지만....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얻죠?"

여가가 겸허한 태도로 가르침을 청하자, 풍세세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정쩡한 답을 내놓았다.

"그게 참 어렵지...."

여가는 풍세세의 말을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웠다.

"남자의 마음이란 바다에 빠진 바늘과 같아.  헤아리기가 여간 어렵겠니?"

탄식 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음?  보통 그런 말은 여자를 두고 쓰지 않나? /p25


무림강호 열화산장 강주의 외동딸 여가는 산장의 수제자인 전풍과 연인 사이였지만 2년전 어느날 갑자기 싸늘해졌다.  연꽃 14송이를 바치며 평생 지켜주겠노라고 사랑을 맹세했던 소년은 이제 없는걸까?  여가는 그 마음을 돌리고 싶어 낙양의 품화루에 시녀로 일하며 기녀들을 통해 남자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배워보고자 한다.



"상처받는 일도 있겠지.  힘들어서 울 수도 있고, 화가 나서 누구를 때릴 수도!  하지만 절대 쓰러지지 않을 거니까!  좌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잖아.  난 항상 노력할 거야!" /p134

"세상에는 남의 말을 그대로 믿어선 안 되는 일이 많아.  그래서 직접 겪고 깨달아야 해." /p191

전풍은 짙푸른 연잎 사이로 보이는 붉은 옷이 마치 그 소녀인 것만 같았다.  언젠가 그는 그 소녀를 평생 지켜주겠다고 맹세했었다.  그래서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그는 차라리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편을 택했다.  죽어도 그녀가 지옥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p244


품화루에서 칠현금 명인이자 절세가인 은설이 여가에게 사랑을 고백해오는데, 눈길이 가지만 조금은 장난스러운 그의 행동과 말이 진심으로 믿어지지가 않는다.  어쩌면 너무도 현실감 없는 절세가인의 존재감 때문이 아닐까?  그의 사랑을 갈구하는 많은 사람을 뒤로 하고 오직 여가만을 바라보는 은설.  그리고 여가와 열화산장에서 어린시절을 함께 자란 사형 옥자한은 어릴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고 걸을 수도 없는 불편한 몸이지만 강호의 고수로 꼽히는 존재이다. (이름들이 참...ㅋㅋㅋ) 무엇보다 초긍정 여가의 캐릭터가 귀여우면서도 자신의 무공이 자각하지 못한 사이 조금씩 그녀를 깨어나는 과정도 흥미진진!



설은 여가의 기억 속에 자신이 없다는 걸 알았다.  사실 기억한다 해도 여가는 지금까지 그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예전의 여가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부 다 혼자만의 사랑이었다.  곁을 지키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줄 알았다.  하지만 욕심이 생겻다.  만족할 수 없었다.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원했다.  정말 아주 조금이라도 사랑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여가는 끝내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p382


비밀스러웠던 옥자한의 정체는 나라의 태자였고 궁을 둘러싼 위기와 열화산장과 견제중인 다른 강호의 고수들 간의 세를 차지하기 위한 계략이 진행되는 듯 하다.  꽤 빠른 속도로 진행 되는 이야기는 여가의 첫사랑 전풍, 그녀의 사형인 옥자한, 그리고 오로지 그녀만 사랑하는 은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각기 다른 비밀을 간직한 네 남녀의 사랑, 오해 무림을 둘러싼 음모와 격둘의 드라마는 1권에서 신선임이 밝혀진 은설의 소멸로 끝이 난다.  전풍의 존재감은 잘 모르겠지만 옥자한과 은설의 여가를 향한 애틋함과 사랑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절절... 2권이 너무 기다려지는데 어떻게 기다리지!!!



"꼬마 아가씨, 사랑해.  알아? 난 당신을 사랑해."

설의 미소가 눈물 속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나 당신한테 거짓말은 많이 했지만, 속인 적은 없어. 사랑해."  /p398


<삼생삼세 십리도화>제작진이 선택한 새로운 이야기!  열화여가

2018년 3월~4월까지 방영됐던 중국 최고 화제작인 <열화여가>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삼생삼세 십리도화에서 동화제군을 열혈 짝사랑했던 봉구역의 적려열파가 <열화여가>에서 열여가역 으로 열연을!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캐릭터와도 일치!  1권을 완독했으니 2권을 기다리며 드라마를 먼저 봐야겠다.  <삼생삼세 십리도화>도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드라마도 기대되는 <열화여가> 책으로도 꼭! 읽어보세요.



https://nstore.naver.com/broadcasting/detail.nhn?productNo=3455683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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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사 -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기
요조 (Yozoh) 지음 / 북노마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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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직업인 가수, 그리고 책방을 운영중인 요조(신수진)는 자신의 책방을 일기처럼 조근조근 이야기해주고 있다.  사실 인지도가 있는 엔터테이너들이 직접 책방을 운영하며 책과 소통하는 시도를 종종 접하게 되기도 한다.  <책방무사>의 소식은 sns를 통해 종종 접하고 있어 알고 있었지만, 책으로 읽는 그녀의 이야기들은 지나온 시간들이 녹록지만은 않았음을 조금 짐작할 뿐이다.



‘멈출까?’라는 질문 앞에서 다들 무력하다.   지금 다니는 직장을, 지금 만나는 사람을, 지금 꾸고 있는 꿈을, 지금의 삶을 끝내버릴까 하다가도 ‘말도 안 되지’라고 돌아서게 만드는 질문.  역설적으로 다시 힘을 내게도 하는 질문.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는 강요받는다. 딱 그만큼 우리는 그만두는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 /p45


책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카페나 서점, 책방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  실제로 그 꿈을 이뤄보겠다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영업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어찌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힘들어짐을 체감 중이라고 할까?  특히 '진상 손님'챕터는 완전히 공감했던 건, 경우도 예의도 없는 사람들이 어딜 가나 꼭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이라도 기록했던 공간은 때론 사람, 책, 고양이, 동네 할머니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전환되기도 하면서 소박한 책방의 일상을 엿보는듯하다.  부러 꾸미지 않은 공간에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고르고 진열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과정은 책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몇 년 씩 꾸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읽은 것에 대해 말이 없다. 책을 읽는 즐거움을, 우리는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느낌으로 간직하고자 한다. 그것은 책에서 그다지 화젯거리가 될 만한 내용을 찾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느낌을 발설하기 전에 시간을 두고 설익은 생각을 가다듬으며 농익도록 뜸을 들이느라 그럴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의 침묵은 우리 내면의 풍경을 드러낸다. (중략). 책을 읽었으되 우리는 말이 없다. 책을 읽었기 때문에 말이 없는 것이다. 설사 생각지도 못한 감시병이 튀어나와 “어때? 재미있어? 이해가 되니? 뭘 느꼈는지 얘기해봐!”라고 심문을 일삼는다 한들 우리에게서 답변을 끌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 #다니엘페나크 #소설처럼 중에서 /p114

책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정말 아름다운 일도 맞다.
그러나 자신이 책을 많이 읽으므로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어서 빨리 그 생각으로 부터 멀리 달아나야 한다. 그건 틀렸다. 책은 인생의 유일한 묘약은 아니다.   책을 많이 읽는 한심한 바보 멍청이들도 되게 많다 (나도 그런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책은 좋은 것이다.  독서는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고 아름답게 한다.
그것만 조용히 혼자 알고 있으면 된다./p174~175 #구린생각


가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책을 추천해 달라는 사람,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는 사람, 고전을 왜 읽지 않는지, 편향적인 독서를 하는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엔 질문 하나하나에 심각하게 고심하고 몇 번을 생각해서 신중하게 대답했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무례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엔 답을 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도 궂이 답을 듣겠다고 던지는 대답이 아님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스타일이 다르고 취향도 다르며 좋아하는 분야도 각자 다 다르다.  개인적인 취향은 여행서, 에세이,  소설등 책을 좀 읽는다 하는 이들이 본다면 가벼운 책이 아니냐? 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개인의 취향까지 부러 참견하는 이들의 심사가 더 궁금할 뿐이다.



"왜 독서가 취미예요?"

'게을러서'라고 대답했다. "게으른 사람에게 적격이에요.  그냥 자기가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한 다음에 책을 펴고 눈알만 굴리면 됩니다."  간단하게 눈알만 굴리며 영위해온 게으른 사람의 독서라는 취미.  (중략)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정신이 없었다.  무슨 일을 하면 해서 바쁘고 안 하면 안 해서 바쁜.  이상하게 어떻게든 바쁜 하루가 됐다.  그러면서 독서는 점점 시간을 때우는 개념이 아니라 쪼개서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버스나 지하철 안, 자기 전 시간을 틈틈이 내서 독서를 해야 했다.  사실 여건이 되지 않는데 굳이 고생스럽게 책을 펼쳐야 할 이유는 없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책을 읽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기어이 책을 읽었다.  아니, 사실 읽지 않고 들고만 다닌 날들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읽지 않더라도 가방에는 무조건 책이 있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즈음 나에게 삶의 만족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독서 행위가 맡았기 때문이었다. /p205~207 #취미는독서

가볍게 읽으려고 들었다가 이내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서울에 있을때 한 번쯤 가볼걸 왜 생각만하고 가보진 못했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제주도에 자리잡은 <무사>가 오래오래 삶의 안부를 전하기도 하고 물어주기도 하며 자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위로’를 얻게되었다.  '무사’라는 단어에 깊은 애정이 생겼다.  얼마난 많은 책을 읽고 옮겨적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게되는 걸까? 이렇게 좋은 글을, 따스한 위로가 되는 글을 읽을 수 있어 감사했다.  뜨겁고 뜨거운 여름 ‘무사’한 여름을 보내길,  연일되는 폭염에 지치는 마음을 잠시 쉬어갔던 <오늘도, 무사> 늘 무사하세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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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누구나 그럴 것이다.  마음이 매일 흔들리며 어딘가에 닿고, 우리는 그것에 지갑을 열거나 시간을 쏟는다.  그 끝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때론 절망, 때론 후회다.  하지만 운 좋게도 몇은 나에게 남는다.  나에게 꼭 어울리는 형태로. 나에게만은 꼭 어울리는 색깔로, '나의 취향'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마침내 생긴 것이다.  반갑게도, 기쁘게도.  그렇다면 나에겐 그 취향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  유행이 아니라, 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내 취향을 기준점으로 삼아 하루를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을 식량으로 삼아 나의 취향은 오늘도 나를 나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p8~9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여행> 이후 '취향'이라는 단어로 써 내려간 김민철 작가의 신간이 반가웠다.  무언가에 흔들리는 마음.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개인의 취향이란 건 어떻게 만들어질까?  어떠한 시간들과 경험들이 쌓여 '취향'이란 것이 생기게 되는 걸까.  각자의 색깔로 존재하는 '나의 취향'이라 부를 수 있는 것들.   많은 시간들과 고민 속에 다져진 수많은 마음의 결에 '하루의 취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드물게 에보라의 그 호텔을 떠올릴 때가 있었다.  "너를 대접하는 것이 나의 일이야.  나는 나의 일을 하는 거지"라고 말하며 커피 잔을 바에 가져다 주려는 나를 자리에 도로 앉힌 점원을 만났을 때.  나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높이는 서비스를 만날 때.  아니, 높낮음이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당한 주고받음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생길 때, 혹은 돈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요구를 해오는 사람과 마주하게 될 때.  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허리를 숙여야 하는 상황을 겪에 될 때.  서비스를 하는 사람도 비굴하지 않고,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은, 그리하여 그 누구도 초라하게 만들지 않는 순간이 그리울 때, 그때마다 나는 에보라의 호텔을 떠올린다.  지구 어딘가에선 서비스에 찌들지 않은 마음들이 누군가를 보살피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먼 등대 같은 위로를 받는 것이다. /p125


자신의 집에 '망원호프'라는 이름을 붙여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가는 민철 작가의 삶은 동네에 이런 이웃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미니멀리즘이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면 될 것이다.  친한 지인이 이웃으로 이사 오면서 본인이 더 질척거렸다고 하지만 멀리 떨어져 사는 엄마보다 더 가까운 이가 가족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요즘 이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것들도 생각해보게 하기도 한다.  동네 단골 슈퍼가 없어지는 게 지구가 흔들릴 만큼 충격적이고 조용한 동네지만 마음이 담긴 그들의 삶의 터전은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  그 삶 속에 스며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회생활을 하며 정형화된 직장인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 부단히 생각하는 저자의 글은 나의 일상에도 물음표를 던져주는 글이어서 얇지만 천천히 읽고 싶은 글이기도 했다.  이전의 두 권의 글보다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왔던 민철작가의 <하루의 취향> 마지막 장을 덮으며 벌써 그녀의 다음 글을 기다리게 된다.   짧은 여행길 들고 가야 할 한 권의 책이라면 '하루의 취향'을 추천하고 싶다.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라는 일본 철도청의 카피가 있다.  가로늦게 후회할지라도 도전을 한 번.  가로늦게 깨달음을 얻을지라도 시도를 한 번, 수많은 실패 앞에서도 나는 여전히 '가로늦게'를 응원한다.  아직 우리에겐 더 많은 모험이 필요하니까.  우린 더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하니까.  /p228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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