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만화가 열전 13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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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

“그들은 평생 동안 살아 있는 자연만을 마주하고  살아간다.
퍼덕퍼덕 움직이는 세계가 있으니 죽어 있는 글자 따위는 눈에 담지 않는다.” .

“그들은 평생을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나 얼룩말처럼 살다가 어머니인 대지의 품에 안겨서 잠든다.
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 번의 자기반성도 하지 않는다.” .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 강유원 #책과세계


🔖 세상에는 많은 책이 있지만 독서 중독자라 해도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은 소수일 뿐이다. 결국 살면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독서 중독자들은 남아도는 독서력으로 그럭저럭, 아니 심도 있는 수준까지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유독 할 말 없는 책들이 있으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그중 하나다. /p66




🔖 자네, 일반인과 독서 중독자의 가장 큰 차이가 뭔지 아나?
독서 중독자들은 완독에 대한집착이 없어.
흠, 지금껏 읽은 책 중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은 책은 20%도 안 될 것 같군./p147

🔖 “우리 모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또 어디쯤 서 있는지를 살피려고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읽는다. 우리는 이해하기 위해, 아니면 이해의 단서를 얻기 위해 읽는다. 우리는 뭔가를 읽지 않고는 배겨 내지 못한다.” - 알베르토 망구엘 <독서의역사>/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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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에세이에 지나치게 편향적인 독서를 하고 있었다는 건 알았지만,
#독서중독자들의독서리스트 에 내가 읽어본 책이 한 권도 없을까?
지난 10년간 난 무엇을 읽은 것인가? 하고 반성(?)하며
겸손한 자세를 만들어주었던 책...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체가 아니어서,
구입여부를 고심했던 책이었고,
평이 꽤 좋아서 구입했지만,
스토리, 구성은 둘째치고 그림체는 영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아예 책을 읽지 않았던 독자였다면,
이들이 이야기하는 책들이 오히려 가깝게 느껴졌을까?

글쎄,
이 책을 몇 번 더 읽어봐야 알 수 있을까?
일반인들의 독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줄거라는
책표지의 글에 동의하기는조금 힘들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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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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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그 두 번째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


  2018년 4월 베어타운의 여운이 꽤 깊게 남았었다.  1도 모르는 아이스하키와 아이스하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거대한 사건의 회오리 속으로 몰아넣고는 조금은 아쉬운, 뒷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데...하는 궁금증을 던져놓고 끝맺음을 했었다. 

  아이스하키로 하나 되었던 베어타운, 헤드와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선수인 케빈이 저지른 성폭행 사건이 밝혀지면서 경기는 지게 되고 베어타운의 선수들이 대거 헤드로 옮겨가면서 하키단의 존폐 위기에 몰리게 된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  사람들 말로는 만 시간을 투자해야 진정한 실력자가 될 수 있다고 하던데 아맛은 몇 시간을 더 바쳐야 여기서 탈출할 수 있을까?  그에게는 이제 심지어 소속팀도 없다.   봄에 케빈이 마야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진실을 공개하느라 모든 것을 포기한 이후에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마야의 아버지마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p165

  정치는 끊임없는 협상과 타협으로 이루어지고 그 과정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기본 전제는 단순하다.  누구나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을 받길 원한다는 것.  이 때문에 관료 조직은 대부분 거기에 맞춰서 움직인다.  네가 하나를 주면 나도 하나를 줄게.  그것이 문명사회의 건설 방식이다.  /p191

  병원 대 하키, 헤드 대 우리, 시골 대 대도시. 스포츠와 정치를 연결 짓지 마라.  아이스링크 위에선 스포츠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베어타운이 아이스하키로 일어서기 위해 단장인 페테르는 정치적인 협상을 해야 하는데...   사건의 피해자인 마야는 생존자임에도 그녀로 인해 케빈은 베어타운을 떠나야 했으며, 베어타운은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를 잃었다.  길 잃은 분노는 생존자에게 향했고 그들의 분노의 출구를 찾아 헤매는듯했다.  벤이의 방황이, 고뇌가 글의 전반에 깔린듯했던 우리와 당신들   



  사람들을 챙긴다는 건 힘든 일이다.  사실 감정이입이란 게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피곤할 수밖에 없다.  감정이입을 하려면 모든 사람의 삶도 끊임없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 모든 걸 감당하기가 너무 버거워지더라도 정지 버튼을 누를 방법이 없지만 생각해보면 남들도 마찬가지다. /p245


  베어타운 하키단을 위해 초빙한 신임 코치 사켈은 무뚝뚝하고 '감정'이 보이지 않는 캐릭터지만 코치로선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정치가 깊이 개인되는 듯 리샤르트 테오라는 지역구 의원의 등장으로 이쪽 저쪽을 오가며 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로 새로이 등장한다.   주전 선수를 잃은 베어타운은 회생할 수 있을까?  벤이, 아맛, 보보 그리고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하지만 타고난 골키퍼인 비다르와 그 일당.  베어타운에서 흐릿했던 인물들이 더욱 또렷해지는 우리와 당신들의 이야기는 스포츠보단 인물 중심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케빈이 떠나고 헤드로 옮겨갔지만 여전히 케빈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힌 빌리암과 누나의 사건으로 인해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었던 레오의 충돌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한다.

 

 


  팀 스포츠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단체의 일원이 되고 싶어서일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유가 단순하다.  또 하나의 가족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애초에 가족이 없었던 사람에게는 팀이 가족일 수 있다.... (중략)...  사랑과 증오.  기쁨과 슬픔, 분노와 용서.  스포츠는 그 모든 걸 하룻저녁에 맛볼 수 있다고 장담한다.  오직 스포츠만 그럴 수 있다./p472~473


  단장의 딸, 성폭행의 피해자이며 생존자였지만 경기 당일날 주전 선수가 잡혀가는 바람에 마을의 경기를 망치게 돼서... 유능한 선수였고 숨기는 게 없다고 생각했던 내 편이어서 배신감이 컸다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내뱉는 언어가, 폭력이 정당화 되진 않는다.   마을의 분위기,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단체행동은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베어타운을 읽었던, 베어타운이라는 마을의 분위기를, 아이스하키에 열광하는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렇다면...

 


  벤이는 한참 동안 아이스링크 앞에 서 있는다.  발은 눈 속에 깊이 묻고 나무 그늘 안에서 담배를 피운다.  그는 평생 동안 수많은 이유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아이스하키를 했다.  우리의 전부를 요구하는 것들도 있는데, 이 스포츠는 클래식 악기와 같아서 그냥 취미로 할 수 있을 만큼 만만치가 않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계적인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나 피아니스트가 된 사람은 없듯이 마찬가지 원칙이 하키 선수들에게도 적용된다.  평생 동안 집착해야 한다.  나의 정체성을 모조리 삼켜버릴 수도 있다.  결국 열여덟 살짜리는 아이스링크 앞에 서서 고민에 잠긴다.  '이게 아니면 나는 뭐가 될 수 있을까?' /p598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대 당신들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들의 패기가 마을 전체가 스포츠로 어떻게 하나가 되어 보이는지, 마야 때와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한마음이 되어 그를 몰아가는지, 가족을 위해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떤 희생을 감내하는지, 아이스하키에 빠져있는 동안 성장한 아이들이 어떻게 부모의 품을 떠나가는지... 자신이 평생을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어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어떠한지... 네 살 반에서 다섯 살이 되는 알리시아가 어떻게 성장할지... 그리고 짧지만 강렬한 러브스토리와 형제자매들의 이야기가 있는지...

  우리와 당신들 마지막도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솔직히 전편보다 나은 속편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개인적으론 베어타운보단 두 번째 이야기인 우리와 당신들 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베어타운이 아이스하키와 마을, 사람들에 대한 개요 였다면 우리와 당신들 은 본격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인 느낌었달까?   

작년 4월 #에어타운 이후 후속작.   600여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임에도,날샐각이다.  베어타운을 읽고 읽으신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이 책에도 상황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이 책만 읽으셔도 스토리 파악엔 무리가 없을것이라 생각되기도 했다.  역시 배크만 이란 감탄사가 나온다.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언어술사 프레드릭 배크만 입니다.



​당신에게는 용기가

끓는 피가

너무 빠르게 두근거리는 심장이

모든 걸 너무 힘들게 만드는 감정이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이

가장 짜릿한 모험이 주어지길 바라요.

당신은 탈출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길

해피엔드로 끝나는

그런 사람이길 바라요./p613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쓰레기를 벗겨내고 애초에 그것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들만 남기면 단순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다들 스틱 하나씩 들고, 골문 두 개를 두고.  두 팀으로 나눠서.

우리 대 당신들/616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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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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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완서 선생(1931~2011) 8주기
사람다운 삶에 대한 추구’ 라는 일관된 문제의식을 보여준 박완서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책으로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29인의 작가가 개성 넘치는 재치가 담긴 콩트 오마주. 



강화길, 권지예, 김사과, 김성중, 김숨,
김종광, 박민정, 백가흠, 백민석, 백수린,
손보미, 오한기, 윤고은, 윤이형, 이기호,
이장욱, 임현, 전성태, 정세랑,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조남주, 조해진, 천운영
최수철, 한유주, 한창운, 함정임


  박완서 선생 8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29인의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모였다.  문득, 난 박완서 작가의 책을 읽었던가? 생각해보면 기억이 가물가물, 아마도 꽤 오래전 읽었거나 읽지 않은 듯...  작가들이 기억하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어떤 작가였길래 이렇게 작가들이 한데 모을 수 있었던 걸까?  작가들이 박완서 작가를 기억하는 글은 그립고 또 그리운 힘들 때 읽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엄마'를 회상하는 듯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가난한 쉰 살의 독신 노처녀는 세상 천지에 홀로된 고아의 외로움과 서글픔을 깨달았다.  "엄마! 안아줘.  날 좀 안아줘, 엄마" 하고 조르던 늙은 아기였던 망령 난 엄마의 모습이 계속 떠올라 그녀를 괴롭혔다.  젊어서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외동딸을 키우며 살아온 어머니는 한평생 얼마나 따스한 사랑과 위로의 품이 그리웠을까.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졌다.  꿈에서라도 어머니를 만나면 몸이 부서져라, 뜨겁게 안아드리고 싶었다. /p32  권지예

 만 원에 일곱 장하는 돈가스는 '가정의 평화'라는 성찬식 풍경을 완성하며 저녁 식사로 준비될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미움을 감춘 채, 가엾고 무해한 자기 딸의 평화에 금이 가지 않도록 고기를 질겅질겅 씹을 것이다.  이것이 비극보다 오래가는 시트콤의 힘이라고, 나 자신의 인생이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얼마나 산문적인가. /p53  김성중


  29인의 작가의 글을 책 한 권에 담다 보니 한 작가의 분량이 길지 않다.  호흡이 짧은 글임에도 글 전체의 흐름은 끊김이 없어 단편을 모은 글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29명의 문체도 작가의 스타일도 다를 텐데 글 전반에 녹아든 '사람, 삶'에 대한 생각을 같이 했기 때문일까?  짧은 글이라 생각되어 가벼운 생각으로 읽으며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글에선 잠시 숨 고르기를 하기도 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주변을, 사람을 한 번쯤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글. 



  그는 그 레고 박스를 신용카드로 구입하면서도 어쩐 일인지 조금 화가 나 있었다.  머릿속에선 자꾸 반복, 반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봄이 다시 돌아오고, 또 봄이 돌아오고,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 또한 그렇게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할 것이고, 늘 집세와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진땀을 뺄 것이며, 어쩌다가 봄 점퍼 한번 구입할 때마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고려할 테고, 그러다가 다시 어느 봄이 돌아오면 허망하게 몸이 아파오겠지...그는 계속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기껏 아들에게 레고 하나 사주면서 그런 생각을 반복하는 자신이 못 미더워, 그는 자신에게 더 화를 냈다. /p181  #이기호

  나이 이야기를 계속 듣는 것도 싫지만 그보다는 일이 끊길까 봐 고민이 되었다.  사라지지 않기 위해, 지워지지 않기 위해 아라는 언제나 치열해야 했다.  가만 서 있으면 파도가 발밑의 모래를 끌어가듯이 자꾸 토대가 무너지는 게 느껴졌다.  싸우고 또 싸워야 족적을 남길 수 있으리란 걸 잊을 날이 없었다. 

  그래도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박완서 선생님이 계시는 듯했다.  세상을 뜨고 나서도 그렇게 생생한, 계속 읽히는 작가가 있다는 게 좋은 가늠이 되었다. /p229  정세랑


  "엔딩이 어떻든,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 다음엔 다 괜찮아져요."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문장들을 짚어가다 보면 어느새 한 권을 다 읽으며 책장을 덮게 될 것이다.  너무 빨리 읽어낸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한편, 읽으며 갈무리한 문장들을 다시 짚어보며 나의 생의 결도 보듬어보게 된다.  쉼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일상들은 괜찮지 않은 순간이 더 많을 것이다.  괜찮다... 라는 위로와 스치듯 반짝이게 해주는 순간이 삶을 계속 살아가게 해주는 게 아닐까?  우리가 또 언제 읽어볼 수 있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29인의 작가들이 한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작성한 책을....부디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은 글이다.


일상이라는 커튼이 휙 젖혀질 때

번쩍, 비춰 보이는 짧고도 강렬한 '생의 맛!'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할 때면, 나는 늘 박완서 선생님을 떠올린다.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그렇게 한참 그녀의 작품을 떠올리고 있다 보면 위로가 된다. 잘 할 수는 없어도 계속할 수는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으로 충분히 위로가 된다. #강화길


인생은 나의 것, 활자는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해준 분, 소녀 시절의 꿈과 희망을 오롯이 환기하는 분. #박민정 


 흙을 주무르다 까매진 손톱 밑을 며칠 방치하면 거기서 푸릇한 싹이 돋아나지 않을까, 언젠가 박완서 선생님의 이 고백에 홀딱 넘어간 적이 있다. 활자 몇 알이 내 안의 후미진 곳마다 들어와서 수상한 발아를 시작했으니, 이제 나는 맨손으로 책을 펼칠 때도 맨손으로 흙을 만질 때만큼이나 다부진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윤고은


 결코 쉽게 쓰일 수 없는 문장들이 쉽게 읽힐 때, 어떤 배려 깊은 다정함도 함께 읽게 된다. #임현


소설은 “사람을 불러들일 수 있는”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점과 그 가치를 보여주신 분 #조경란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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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1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안대근 지음 / 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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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힘들잖아요.

스스로를 나쁘고 부족한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은

생략해도 돼요.

훌쩍 건너뛰어도 돼요.



  힘들여 쓴듯한 글보다, 조금은 풀어져 위안이 되어주는 글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가오는 글의 온도도 다르겠지만, 아무 때고 펼쳐 읽어도 '아 좋다!'라고 생각될 만한 글 한두 줄을 만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에세이를 찾아 읽게 된다. 

 책표지가 예쁘진 않다.  부러 꾸미지 않은 듯한 표지에 무심코 눌러쓴듯한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은 책표지도 대충 보는 것보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봐야 예쁘다고 알려주는듯했다. 



  어린 시절 알림장에 적어야 했던 것처럼 '꼭 해야 할 일'로 가득 찬 하루하루는 아니구나.  그러니까 싫어하는 일을 먼저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p056

어떤 일을 단호하게 체념하기 좋은 온도.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달되는 온도.
막연한 불안함이 몸속으로 스미는 온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꽤 잘 살아왔구나, 하고
두 발로 오래 서 있을 수 있는 온도.  /p058 #필요한온도


  힘이 들면 무언가를 질리도록 생각한다는 저자 안대근, 어쩌면 그런 모습이 책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나도...'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출구가 없는듯한 생각에 빠지게 될 때면 책을 찾게 된다.  어느 문장이라도 당시의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짚어낼 수 있는건 책을 읽으며 내 생각과 기분을 합리화시키며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출구를 찾게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부러 힘들여 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  책장을 넘기다 꾹꾹 연필로 눌러쓴 글씨를 읽을 때면, 내 마음 같은 문장을 읽을 때면 울컥하는 마음에 잠시 멈추게 되기도 했다.  얼마나 질리도록 생각을 하고 글을 쓰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을 써보려고 해도, 글감이 없다고 투정 부리곤 했는데 슬프고, 행복하고, 답답했던 마음도 모든 순간이 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듯했다.   저녁이면 조금씩 읽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조용한 공간에서 문장들을 짚어가면 읽는 시간은 하루의 고단함을 위로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책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누구나 글을 써볼 수 있지만, 마음의 울림을 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되는 글이었다.



여행은 시간과 돈을 써서 그리움을 사는 일이다.
혼자일 때는 덤으로 외로움도 준다.
이건 나쁜 외로움이 아니라 착한 외로움,
살면서 꼭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러니 평생 같이 갈래. 착한 외로움이 가득했던 때. /p117  #착한외로움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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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프린세스, 내일의 너는 더 빛날 거야 - 지금 그대로 사랑스러운 당신에게
디즈니 프린세스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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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인생은 한순간에 바뀌기도 하는 거니까."


  추억의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에서 발견한 인생의 빛나는 순간들을 만드는 사랑의 말을 만날 수 있는 디즈니 프린세스, 내일의 너는 더 빛날 거야 는 일단 책표지가 예쁘다.   아이들 동화책같이 원색의 화려한 그림이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의 그림 때문에 책에 등장할 디즈니 프린세스 캐릭터들의 등장을 기대하게 된다.


  어린 시절, 주말이면 오전 볼 수 있었던 디즈니 만화들은 일주일을 기다려 누릴 수 있는 기쁨 중 하나였다.  개구장이 가득한 스토리도 좋아했지만 공주님 시리즈는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어린눈에도 예쁜 공주님들은 주변의 시기와 질투에 힘든 일을 겪고 아름다운 왕자님을 만나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지금 보면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는 스토리인데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그녀들을 응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밝은 방향으로만 생각하기엔 인생이 녹록치 않다는 걸 알아버린 어른에겐 조금 식상하게 느껴지는 글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이 한순간에 바뀐다는 건 드라마나 영화에 있을법한 일이 아니던가?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글을 읽으며 너무 현실적인 잣대를 빗대어 생각하게 되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그림과 응원을 보내는 글임에도 마음 한편 불편한 마음이 자리 잡게 되는 건 그림도 글도 꾸며진 모습을 많이 보게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스토리도 조금은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보게 되는 글이기도 했다.   '너도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어!'라고 무조건적인 응원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때론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 게 삶이다.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것....이 아닐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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