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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나리오 1 - 의문의 피살자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3월
평점 :

지금도 유효한 대한민국 제일의 화두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북미관계의 전환기를 다른 문제작
베이징에서 피살당한 한국 소설가 이정서. 베이징에 인연이 있던 검사의 공동조사 요청에 이정서의 출국 전 행적을 조사하던 장 검사는 그가 뉴욕으로 출국했지만 평양을 거쳐 베이징에서 피살, 그가 출국 전 대통령 안보보좌관실과의 통화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이정서가 집필하던 소설을 읽어가다 그의 행적이 소설과 일치한다는 걸 알게 되는데... 소설가 이정서는 왜! 베이징에서 피살된 것일까?
유능한 과학자이자 기술자인 김정한 역시 이정서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나름의 방식으로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대외적으로 나서서 움직일 수 없어 준과 미래에게 접근한다. 미국으로 직접 날아간 이준과 미래는 캠프 데이비드 인근 마을에서 부시가 계획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
한편 북에서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던 강철민 중좌는 북에서의 입지가 불안해지자 아내와 딸을 데리고 남한으로 탈북을 시도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내를 잃고 위기의 순간에 저우 회장을 알게 된다. 나라와 국가 이념을 다 떠나서 자신의 가족과 행복하고 싶었던 한 남자는 딸과 무사히 그가 꿈에도 그리던 땅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까?
<제3의 시나리오>는 베이징에서 살해된 소설가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조사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다룬 작품으로 2004년에 초판이 출간되어, 15년 만에 개정 재출간 되는 동안 작품 속 실존 인물들은 모두 고인이 되었다고 한다. 국가 간의 치밀한 대치 상황은 CIA 학술정보지에도 등재된 화제의 도서로 2006년에는 일본에 수출되기도 했다고 한다.
분단국가인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등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를 저울질하며 견제하고, 한 나라의 수장조차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세력들이 있다는 게... (어쩌면 팩트일지도 모를) 철저히 이익을 위해 청치를 이용하는 이들의 행보가 놀랍기도 했다. 15년 전 출간된 책이지만 세월의 흐름을 크게 느낄 수 없었던 건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제3의 시나리오가 밝힌 제거대상이 북한이 아니었다.' 시대를 넘어 정권이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는 힘의 관계, 지금도 유효한 대한민국 제일의 화두를 다룬 <제3의 시나리오>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잘 알지 못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제3의시나리오 #김진명 #알에이치코리아
그는 얼마 전 서점에서 산 이정서의 다른 소설 머리말에서 보았던 작가 서문을 떠올렸다.
'소설은 사실보다 더 진실이라야 한다.' 매우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p54 제3의시나리오 1권
"수사가 조금씩 진행되면서 민주당 스스로, 아니 노 대통령 스스로 깨달아버린 거야. 이건 자기도 건드릴 수 없는 사건이란 것을."
"이 나라에 대통령도 못 건드리는 사건이 있단 말인가?"
"그래. 청와대, 검찰, 한나라당, 민주당, 국정원. 대한민국 최고의 기관들이 모두 도청 사건을 한 자락씩 붙들고 있지만 그 진정한 실체는 접근 불가능이라는 얘기지."
"범인은 제 삼자야"
"그래. 모두가 제 삼자의 장단에 놀아난 거지." /p65 제3의시나리오 1권
소설대로라면 이정서는 북한 핵과 이라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다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비록 소설이지만 대안 없이 미국에 마냥 끌려만 가는 현실에 대해 무엇이 되었든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장 검사는 어쩌면 이 사건이야말로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서라는 사람은 생각이 뚜렷한 만큼 정치적인 적도 많았을 터였다. /p177 제3의시나리오 1권
미국을 거역하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었다. 김정일은 갑자기 자신이 크게 위축되는 걸 느꼈다. /p49 제3의시나리오 2권
"미국은 적이 필요한 나라네. 적이 없어지는 순간, 미국의 군대와 군수산업은 백척간두의 운명에 놓일 것이네."
월렌스키 역시 부시를 달래는 음성으로 말했다.
"미국은 비극적인 운명에 처해 있는 나라야. 세계를 리드하는 기술이 모두 군사 부문에서 나오고 있는 이상한 나라지. 군사적 적대 상황이 종료되는 그 순간, 미국은 병든 강아지처럼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음에 처하고 말아. 무슨 말인지 알겠지?" /p211 제3의시나리오 2권